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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말걸기

이제야 꽃을 드노니

이제야 꽃을 드노니

                                                            

 

 

이름 없이 얼굴없이 추모만 하라는 

더도말고 딱 그 만큼만 추모하라는 듯

추모기간을 서둘러 정해놓은 그들

 

위패도 없이 영정도 없이

국화꽃 무더기에 헌화하는 그들

매일 매일 출근하며 애도를 보여주던 그들

 

그들이 감춘 이름을 이제야 찾아 부른다

이제야 그대를 만난다

꽁꽁 감춘 그대의 이름을 
이제야 소리내어 부른다

 

그대의 이름을 부르며

이제야 꽃하나 올린다

이제야 향 하나 피운다

누가 그대들의 이름을 부끄러워 하는가

누가 그대들의 꽃다운 얼굴을 가리려 하는가

 

이제야 그대앞에

국화꽃 놓으며 향 하나 피우며 

우리는 스스로 안다

마약수사에 성과를 내려고

혼잡 경비대를 보내지 않은 검찰과 

윤석렬을 대통령이 되게 승려대회를 한 조계종과  

보수꼴통 기독교 목사들의 책임임을

 

우리의 애도는 쉬이 시들지 않으리

우리의 분노는 쉬이 식지 않으리


그대를 추모하는

우리의 애도는 기도로

우리의 분노는 발원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나니 

이것이 우리의 사랑일지니
 
안녕 그대들이여

부디 잘 가시라
그대들을 위하여 꽃을 든다


안녕 그대들이여

부디 잘 가시라

그대를 잊지 않으려고 
우리를 위하여 꽃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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