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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개심사(開心寺)를 소제로 쓴 4개의 시

開心寺 

 

路盡禪宮出 길 끝에서야 절이 나오고

蒼茫古木西 아름드리 고목은 서쪽에 서 있구나.

無僧可對話 대화할 만한 스님은 없고

有鳥謾驚棲 놀래서 숨는 새만 있구나.

灰冷留丹竈 식은 재가 화로에 남아있고

橋崩臥雪蹊 다리는 무너져 눈 쌓인 냇가로 넘어졌는데

開心幸有所 開心은 다행히도 있으니

三省壁間題 거듭 살피면서 담벼락 사이에 하노라 

 

저자: 조선후기의 학자 민정중(호는 老峯)의 시문집(1734년)에 실려있음. 민정중은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는 여정을 기록한 「연행일기」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와 쌍벽을 이룰 수 있는 작품으로, 박지원의 「열하일기」보다 먼저 쓰였다.

 

 

 

 

 

開心寺에서 

 

古寺僧何去 오래된 절 스님들 어디로 가고

荒庭日欲西 풀 덮인 뜰엔 해가 지려하네.

木魚風自響 목어는 바람에 저절로 울리고

山鳥暮還棲 산새는 해질녘 둥지로 돌아오네.

佛殿苔侵座 불전에는 이끼가 불상까지 뻗치고

巖扉葉沒蹊 바위 토굴엔 낙엽이 오솔길 덮었구나.

時看遊客至 지금 유람객이 와서 보고

破壁姓名題 무너진 벽에 이름(開心) 한다네. 

 

저자: 조선후기의 학자 김수항(호는文谷) 시문집(1699년)에 실려있음.

 

 

 

 

 

 

 

開心寺를 찾아서 


우뚝 솟은 동대에서 너른 바다 굽어보고 / 東臺岧巀府層溟
승방에 길손 이르니 술병이 놓여 있네 / 客到僧房有酒甁
도라지 캐 돌아올 제 두 갈래 길 새파랗고 / 桔梗採歸雙徑綠
꾀꼬리 울음 그치자 한 뫼가 푸르고녀 / 栗留啼罷一峯靑
구름과 솔 저 멀리 안면도가 분명한데 / 雲松遠識安眠島
바람 안개 그 속에 영보정이 잠기었네 / 風靄全沈永保亭
우연히 서로 만나 작별 또한 아쉬워 / 萍水相逢還惜別
숲 속에 말을 매고 날 저문 줄 모르네 / 中林繫馬到昏冥

 

저자: 정약용(호는 茶山)은 조선후기의 실학자이자 시인이다. 이 시는 태안군수가 찾아왔기에 함께 개심사의 동대에 가서 경치를 구경하고 하룻밤을 잔 뒤에 작별하는 시다[泰安郡守柳獻可 誨 見訪 同至開心寺東臺眺望 一宿而別]

 

 

 

 

 

開心寺 

淸笳催向洞天歸。
嶺雨霏霏下翠微。
香積夜深鍾韻斷。
石門秋冷桂花稀。
烟蘿宿計嘶戎馬。
玉帳離愁落禁闈。
坐對暗燈無一語。
前林月黑怪禽飛。


저자: 조선 후기 학자 정제두(호는 霞谷) 시문집에 실려있음. 한국 양명학 사상과 양명학 발전 과정을 엿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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