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종무원에게 폭력행위를 저지른 지오는 종단에서 여러 가지 소임을 살아온 스님이다. 그는 파계사에 출가하여 1991년 도원스님 앞으로 사미계를 수계하고 봉암사 태고선원, 백양사 고불총림선원, 제주도 남국선원등에서 안거 수행했으며, 화장사, 대각사, 반야사, 월라사 주지를 역임했다.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2013),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업국장(2020) 호법부 조사국장(2021)을 거쳐서 현재 봉은사 기획국장(2022) 소임을 살고 있다. 선원에서 공부하고 여러 절의 주지소임을 살았고 종단소임도 연이어 본것을 보면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님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호법부 조사국장(2021) 소임을 볼 때 나와 도정스님은 호법부에 출두하여 그에게 조사를 받았다. 상월선원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쓰고, 승려대회 취소기자회견을 한것이 이유였다. 그때 나를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조사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스님이 봉은사에서 박정규종무원에게 똥물을 퍼붓고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놀랍다.
지오스님은 폭행을 한지 이틀후 참회문을 발표했다. “출가 수행자로서 결단코 해서는 안 되는 언행이기에, 두고두고 사죄하고 엄한 징계를 받겠다”는 내용이다. 쓰러져 있는 박정규종무원에게 발길질을 한 승려와 욕설을 하고 피켓을 빼앗아간 다른 승려들이 아직도 참회를 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불교언론은 이 참회문을 신속하게 실어 주었다. 이렇게 참회함으로서 이 사건이 일단락 되기를 바라는 듯하다. 그러나 지오승려의 참회가 진실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지오승려는 폭행을 당한 박정규종무원을 찾아가 참회 하지 않았다. 정말 참회하는 마음이라면 폭행 피해자를 먼저 찾아가 참회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지오승려는 폭력을 저지른 나머지 2명의 승려들의 신상을 밝히는데도 협조하지 않았다. 그가 봉은사의 소임을 내려놓고 어디로가서 참회기도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도피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이런 폭력사태에 종단의 책임자와 봉은사 주지가 침묵하고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뉴스에서는 봉은사는 폭행범들에대해 책임을 묻는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조용하다. 옆에서 폭행을 지켜 보았던 경찰도 나머지 승려 2인의 신원을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지켜 보면서 조계종의 대응에 많은 문제점을 느낀다.
첫째는 현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무능함이다. 그는 부당하게 박정규 종무원을 해고시킨 장본인이다.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겨이 났음에도 아직도 복직을 시키지 않고 있기에 박정규종무원이 봉은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된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번 폭력행위를 발생하게 한 1차적인 원인을 만든 사람이다. 2020년 5월 19일 피디수첩에 방영된 ’나눔의 집 사태'때에도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나눔의집은 독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조계종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며 직접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문을 냈다.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의 정식 이름은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으로 등록되어 있었음에도 아무 관련 없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그 당시 불교계언론은 ‘대한불교조계종’을 빼고 단순히 ‘나눔의집’이라고 기사를 쓰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대응을 하였는데 이번에도 폭력사태는 모르쇠로 대응하고있다.
둘째는 봉은사 주지의 무능함이다. 지오스님 개인의 일탈행위인 것처럼 대응하려면 적어도 발길질한 스님까지 설득해서 두 스님이 함께 참회문을 발표해야 하건만 한 사람은 누군지도 모르고 참회도 안하고 있다.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스님들이 저지른 행위에 봉은사를 대표하는 주지스님이 오늘까지 침묵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폭행을 지켜보고 있는 포교부장 선업스님과 박물관장 탄탄스님도 책임을 져야한다.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똥물을 끼얹는 것을 구경하고 폭행을 방관한 것, 그리고 폭행승려들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 것은 수행자의 바른 태도가 아니다. 더욱이 포교부장과 박물관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자가 폭행승려들과 어울렸다는 것만으로도 종도들에게 참회해야 한다.
셋째는 불교계 언론의 무능함이다. 연합뉴스등 국내 일간지에서는 스님들의 폭력사태를 심도 있게 다르고 KBS,MBC등 텔레비전에서도 다루고 있는데 불교계신문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침묵하고 있다가 지오스님의 참회문이 나오자 신속하게 참회문을 올렸다. 마치 당사자가 참회를 했으니 신속하게 잊고 넘어가자는 듯이. 무능하고 불쌍한 불교계신문 기자들은 언론의 책임을 방기함으로서 불교를 망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들의 행위는 기사로 남아있으니 반드시 행위에 대한 과보를 받을 것이다.
사람들은 현 원행 총무원장이 침묵을 지키고 봉은사 주지와 언론이 침묵을 지키는 배경에는 강남의 ‘상왕’ 자승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승의 눈치를 보는 것은 이들 뿐일까? 종단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침묵하고 있는 종정스님과 원로의원스님들은 어떤가? 중앙신도회, 대불청, 대불련, 포교사단등 재가자 단체들은 어떤가? 이런 폭행이 되풀이 되고 폭행을 저지른 이들을 단죄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유야무야되는 것은 결국,침묵하는 다수의 출가자와 재가자의 자업자득일 것이다. "영원한 건 없습니다." “화무 십일홍, 지금 권력을 휘두르는 이도 곧 죽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이라고. 그렇게 구경꾼으로 지켜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니. 아!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희망이라니....
'종단개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만원 주고 걷기 (1) | 2022.10.23 |
---|---|
소통을 잘하고 싶다는 진우스님께 (1) | 2022.09.04 |
총무원장 단독후보 진우스님의 불교관 (2) | 2022.08.11 |
종단과 승단 (0) | 2022.07.19 |
도법스님의 불교관에 대하여 (0) | 2022.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