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승려대회는 무효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주최측은 5000명이라 말하지만 현장에서 있던 분들은 절반인 2500명이 모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2500명도 30개종파가 모였기에 머리기른 사람, 가사 색깔이 다른 사람등 다양하였다. 승가는 중요한 결정을 승려들이 다 모이는 자리에서 결정한다. 이렇게 사찰과 선원별로 모여 회의하는 것을 대중공사라고 하는데 종단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대중공사를 승려대회라고 부른다. 이번 승려대회는 승려대회를 개최하는 이유, 진행과정, 결의문등에서 커다란 결함을 지니고 있기에 승려대회라 인정할 수 없다. 왜 무효인지 설명해보자.
첫째 승려대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적합하지 않았다. 승려대회 전까지는 정청래의원의 탈당과 제명을 요구하더니 막상 결의문에는 그 내용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대중을 기만하는 짓이다. 지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은 대통령도 어찌 할 수 없는데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정청래 국회의원의 탈당과 제명의 요구하며 승려대회를 밀어부친 것은 억지스럽고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행 총무원장은 “건국 이후 일어난 모든 종교편향 및 불교 왜곡 사례를 담아 짚고 넘어가는 승려대회를 봉행하기로 했다”는 발언을 함으로서 이번 승려대회가 명분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였다. 승려대회 경과보고에서도 정청래의원의 막말 발언에 대한 종단의 대응 사례만 열거하고 다른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애초부터 무리한 정치적인인 요구를 하고 개최 이유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승려대회는 무효다.
둘째 승려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승려대회가 아니었다. 승려대회는 승려들의 문제의식에서 기인한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져야한다. 종단은 일방적으로 승려대회 이유와 날짜를 잡아서 각 사찰에 통보했고 각 사찰마다 동원되어야 하는 인원까지 통보했다.총무원장과 본사주지는 각 사찰의 주지를 임명하는 인사권을 쥐고 있기에 주지스님들은 이들의 말을 거역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율적인 행사가 아닌 총무원에서 일방적으로 명령하여 이루어진 관제행사였기에 이번 승려대회는 무효다.
셋째 승려대회 참석자는 같은 율장을 수지하는 승려라야 한다. 이번 승려대회에는 30개 종파가 모여 구성원의 자격이 균일하지 않다. 참석한 승려중에는 머리를 기른자. 결혼을 하는 종파, 가사 색깔이 다른 자 등 같이 모여 포살과 자자를 할 수 없는 다양한 군상들이 모였다. 같은 율장을 가지고 포살과 자자를 할 수 없는 구성원들이 모인 집회를 승려대회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집회는 불자들의 모임이지 율장에 입각하고 조계종전통을 따르는 승려대회는 아니다.
넷째 이번 승려대회 결의문을 발표할 때 사과하라!, 수립하라!라는 진행자의 발언을 대중이 3번 복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법한 대중갈마는 먼저 1번 제안하고 사회자가 대중에게 세 번 “동의 하십니까?”라고 물어서 대중이 세 번 동의하면, 사회자가 이렇게 결정되었음을 선포하여야한다. 이번 승려대회는 일반인들이 하는 규탄집회 형식을 따랐고 대중갈마의 형식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승려대회라 이름 할 수 없다. 대통령이 외국순방 때 교황등 누구를 만나는 것은 대통령이 가진 고유의 외교행위인데 너무 자주 만났다는 것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것은 합리적인 요구가 아니다. 그리고 이미 대선 주자들이 이번에는 제정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승려대회에서 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다섯째 설문조사 결과 64%의 승려들이 승려대회 개최를 찬성하지 않았다. 정의평화불교연대가 1월 19일 오후 5시에서 20일 오전 11시까지 10,085명의 조계종 스님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301명(32.4%), 반대: 601명(64.4%), 기권: 37명(4%)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승려 대다수는 이번 승려대회를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승려 대다수가 반대하는 승려대회를 정당한 승려대회로 인정할 수 없다. 종단은 설문조사를 진행한지 1시간뒤에 전국승여들에게 문자를 보내어 설문조사에 응하지 말라며 설문조사를 방해하였다. 상식적인 종단이라면 대중의 뜻을 알아내어 대중의 뜻에 따르는 종무행정을 펼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이번 집행부는 대중의 뜻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하여 설문조사까지 해종프레임을 씌어 방해하였다. 이러한 종단의 태도는 대중의 뜻을 무시하는 일이며 협잡꾼들이나 하는 짓이다.
종단이 언급한 것처럼 종교편향으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불교왜곡’이라고 부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불교란 부처님 가르침인데 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고 있다는 말인가? 오히려 부처님이 가르친 “비구들이여 너희는 가르침(法)의 상속자가 되어야지 물질의 상속자가 되지 말라”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은 이번 승려대회에 참석한 승려들이 아닌가? 그러므로 불교왜곡은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였지 결코 외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산적’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등산객에게 문화재관람료를 기어코 기필코 받아야 겠다는 발상이 수행자의 마음인가 사업자의 마음인가? 불교의 자생력을 키우고 존경받는 승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문화재 관람료를 받지 말자는 승려대회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등산객에게 몇푼 안되는 관람료를 가지고 실랑이 하기전에 지금 승려들이 타고 다니는 비싼 차를 팔고 비싼 옷, 비싼 골프체를 팔아서 검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수행자다운 일이 아닌가?
원행 총무원장은 나눔의집 비상근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2003년 4월경부터 2019년 4월경까지 3억 4천여만원의 월급을 받았다가 돌려주었다. 2021년 9월 19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사건을 다시 수사 할 것을 명령했다. 지금 원행 총무원장은 횡령 혐의로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기에 그 화풀이로 이번 승려대회를 계획하였는가? 아니면 누가 총무원장의 약점을 가지고 협박하고 뒤에서 조정하고 있기에 이런 승려대회를 개최한 것은 아닌가?
나눔의 집에서 월급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가 돌려준 것은 명백하게 승적을 박탈해야 하는 죄를 진 것이다. 그렇다면 재빨리 자리에서 물러날 일이다. 검찰에 수사를 받으면서까지 총무원장 자리를 탐하다가 코로나 시국에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승려대회를 개최하여 불자들을 부끄럽게하고 불교의 위상을 땅에 떨어 뜨리는 짓을 해서야 되겠는가? 원행총무원장은 이번 승려대회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 조용히 수사를 받으라. -끝-
기어코 문화재관람료 받겠단 발상이 수행자 마음인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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