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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슬픔과 기쁨에 정신 차리지 못하는 자들- 83번 게송

 

<슬픔과 기쁨에 정신 차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

 

법구경 83번 게송

 

현명한 사람은 어디서나 집착을 버리고 쾌락을 찾아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 즐거움을 만나거나 괴로움을 만나거나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참사람은 어디서든지 놓아버린다. 참사람은 욕망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즐거움을 만나도 괴로움을 만나도 현명한 님은 우쭐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大人體無欲 在所昭然明 雖或遭苦樂 不高現其智

대인체무욕 재소소연명 수혹조고락 불고현기지

 

善人離諸欲不論諸欲事苦樂所不動智者無喜憂

 

Sabbattha ve sappurisā cajanti,

Na kāmakāmā lapayanti santo;

Sukhena phuṭṭhā atha vā dukhena,

Na uccāvacaṁ paṇḍitā dassayanti.

 

 

Good people walk on whatever happens to them. Good people do not prattle, yearning for pleasures. The wise do not show variation (elation or depression), whether touched by happiness or else by sorrow.

 

[인연담]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한 브라흐민의 요청을 받아 비구 오백 명과 함께 웨란자 지방에 머무신 적이 있었다. 그때 초청자인 브라흐민은 부처님과 비구들을 잘 보살피지 않았다. 그때는 웨란자 지방이 흉년을 겪고 있었고, 따라서 사람들은 자기들이 먹을 양식도 충분치 못했다. 그래서 탁발을 나오는 비구들에게 아주 적은 양의 공양밖에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구들은 실망하지 않고, 말에게 먹이려고 내놓은 죽정이 곡식이나마 매일같이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지냈다.

그렇게 우기 안거(안거)를 무사히 마친 뒤 부처님은 웨란자의 브라흐민에게 통보하신 다음 오백 명의 비구들을 거느리시고 제따와나 승원으로 돌아오시었다. 사왓티의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이 돌아오신 것을 환영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올렸다. 이때 비구들을 따르며 생활하는 까삐야(승원에서 일하는 속인 심부름꾼)의 한 무리가 비구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배불이 먹고 실컷 잠자고 일어나 소리지르면서 뛰고 춤추며 야단법석을 부렸다.

이날 저녁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이 모여 있는 곳에 오셨을 때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저 까삐야들은 웨란자 지방에서 흉년을 당했을 때는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고분고분하더니, 이제는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이리저리 날뛰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등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을 합니다. 그에 비해 저희 비구들은 좋은 환경에서나 나쁜 환경에서나 변함없이 자기의 행동을 잘 제어하면서 여일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다.

 

"저것은 어리석은 자들의 일반적인 행동으로서, 그들은 무엇인가 잘못되어 갈 때는 슬퍼하고 당황하며, 무엇인가 잘 되어갈 때는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인생의 괴로운 오르막길에서나 혹은 즐거운 내리막길에서나 항상 평정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느니라."

 

[해설]

 

여기서 잘 분간해야 할 것은 비구들은 어디에서나 한결같았는데 비구들을 시봉하는 까삐야(청신사)들이 일이 잘못되어 갈 때는 슬퍼하고 당황하며, 일이 잘 되어갈 때는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마음이 한결 같지 못하여 지내는 자는 슬픔과 기쁨에 압도되어 제2의 사건, 3의 사건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인생이 왜 그래?”라고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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