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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딸에게 주려던 고기반찬을 모두 비구에게 공양한 여인 - 82번 게송

 

 

<딸에게 주려던 고기반찬을 모두 비구에게 공양한 여인 >

 

법구경 82번 게송

 

깊은 못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려지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듣고 마음이 저절로 깨끗해진다.

 

현명한 님은 가르침을 듣고 아주 깊고 맑은

혼탁을 여읜 호수처럼청정하고 고요해 진다.

 

譬如深淵 澄靜淸明 慧人聞道 心爭歡然

비여심연 징정청명 혜인문도 심쟁환연

 

亦如一深池清明而澄淨智者聞法已如是心清淨

 

yathā pi rahado gambhīro vippasanno anāvilo

evaṃ dhammāni sutvāna vippasīdanti paṇḍitā

 

Even as a deep lake is clear and calm so also wise men become tranquil after they have listened to the laws.

 

[인연담]

 

깐아마따는 부처님에 대한 신심이 두터운 재가신자였다.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그 딸은 멀리 시집을 가서 다른 마을에 살았는데, 어느 때 오랜만에 친정에 와서 며칠을 보내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은 사람을 보내어 그녀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채촉했다. 친정 어머니는 딸에게 하루만 기다리면 맛좋은 마른 고기를 준비하여 너와 네 남편이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겠다며 딸을 붙들었다. 딸은 하루를 더 기다렸다가 마른고기 반찬을 가지고 떠나려는데, 때마침 비구들이 탁발을 나와 그때 한 비구가 깐아마따네 집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깐아마따는 딸에게 주려던 음식을 비구의 공양 그릇에 넣어 드렸다. 다른 비구들에게도 그 이야기가 퍼져서 깐아마따네 집에 맛좋은 고기 반찬이 있다 하여 모두 그 집으로 몰려 왔다(고기를 먹는 것은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다). 마침내 딸에게 주려던 고기 반찬은 모두 공양으로 올려지고 말앗다. 그래서 딸에게 주기 위해 다시 고기를 준비해야 하였고, 그 때문에 며칠이 더 지나갔다.

 

그러자 남편은 다시 사람을 보내어 아내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재독촉하였다. 친정 어머니는 이번에야말로 딸을 그냥 보낼 수 없다하여 또 고기를 준비했는데, 전처럼 그것을 비구들에게 공양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풀이되었다. 남편으로부터 세번째로 사람이 왔다. 이제 내일까지도 아내가 오지 않으면 자기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것이었다. 친정 어머니는 이번에야말로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 하여 고기를 준비하기 위해 하루 더 묵으라고 딸을 붙들었는데, 역시 다음날도 준비한 고기 반찬은 비구들에게 공양되어 끝내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딸은 비구들 때문에 자기가 빨리 시집에 돌아가지 못함으로써 이혼을 당했다며 비구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욕설을 해댔다. 비구들은 간아마따네 집에 가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 깐아마따네 집을 직접 방문하였다. 깐아마따는 부처님께 약간의 쌀죽을 공양올렸다. 부처님은 그 공양을 드신 다음 깐아()를 불러 물었다.

 

"여래의 비구들은 공양올린 것을 받아간 것인가, 아니면 공양올리지 않은 것을 가져간 것인가?"

"부처님이시여, 비구들은 공양올린 것을 받아가셨습니다. 그분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깐아는 부처님께 용서를 빌고 공손히 절을 올렸다. 이에 부처님은 깐아에게 설법을 해주시었고, 깐아는 그 설법이 끝나자 곧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부처님은 깐아마따네 집에서 승원으로 돌아오시던 길에 우연히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를 만났다. 꼬살라 국왕은 깐아가 비구들에게 한 모진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으므로, 이번에 부처님께서 깐아에게 설법을 하신 결과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여쭈었다. 부처님은 이에 대해서 말했다.

 

"대왕이여, 여래는 깐아에게 설법을 베풀어 그녀로 하여금 다음 생에 아주 부유해지도록 하였소.“

 

그러자 꼬살라 국왕은 매우 기뻐하여 그녀를 내생에 부자가 되게 할 것이 아니라 금생에도 부자가 되게 해야 한다면서 가마를 보내어 깐아를 궁으로 불렀다.

"누구든지 내 딸 깐아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간아를 데리고 가라."

그러자 어떤 신하가 깐아를 양녀로 삼겠다고 아뢰었다. 부자가 된 깐아는 비구들에게 맛좋은 음식을 풍부하게 공양올렸다. 비구들이 이런 깐아의 공양에 대해 부처님께 보고하자 부처님은 말했다.

 

"비구들이여, 깐아의 마음은 한동안 안개에 가린 것처럼 혼란 되었었으나 지금은 여래의 법문에 의해 청정하고 고요하게 되어 그 같은 공양을 즐겁게 행하는 것이니라."

 

[해설]

 

마른고기를 비구들에게 몽땅 공양하여 결국 딸이 이혼하게 만든 깐아의 어머니는 어리석은 것인가? 지혜로운 것인가? 어찌되었던 어머니의 평소 신심(信心)으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깐아 어머니가 딸에게 마른고기를 주어 남편에게 돌려보내고 그 다음 비구들에게 차례대로 공양을 했으면 어찌 되었을까?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딸은 남편과 계속해서 살았을테고 부처님 제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어머니의 신심은 무모한 것인가? 삼보에 귀의하는 공덕을 날마다 순간순간마다 경험하는 불자라면 그것이 최대의 축복이리라. 삼보에 귀의하는 공덕에 의해 마음이 안정되고 밝아지며 마음이 호수처럼 청정하고 고요해지기 때문이다. 혼탁한 세상에서 깨어 있기가 어디그리 쉬운가? 부처님이 깐아에게 다음 생에 아주 부유해지도록 하였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남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게하고 삼보에 귀의하게 하였으므로 자연스럽게 부유해지도록 하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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