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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일곱 살의 아라한 사미 빤띠따- 80번 게송

 

<일곱 살의 아라한 사미 빤띠따>

 

법구경 80번 게송

 

물 대는 사람은 물을 끌어들이고 활 만드는 사람은 화살을 곧게 한다 목수는 재목을 다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룬다.

 

치수자는 물길을 끌고 화살을 만드는 자는 화살을 다루고

목공은 나무를 다듬고 현명한 님은 자신을 잘 다룬다.

 

弓工調角 水人調船 材匠調木 智者調身

궁공조각 수인조선 재장조목 지자조신

 

灌溉者引水箭匠之矯箭木匠之繩木智者自調御

 

udakaṃ hi nayanti nettikā usukārā namayanti tejanaṃ

dāruṃ namayanti tacchakā attānaṃ damayanti paṇḍitā

(DhP 80)

 

Engineers (who build canals and aqueducts) lead the water (wherever they like), fletchers make the arrow straight, carpenters carve the wood; wise people fashion (discipline) themselves.

 

[인연담]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계셨다. 빤디따는 사왓티에 사는 큰 재산가의 어린 아들이었다. 그는 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사미가 되었다. 그는 사미가 된 지 여드레째 되던 날 사리뿟따 비구를 따라 탁발을 나가다가 어떤 농부가 자기 논에 물 끌어내는 것을 보고 비구에게 이렇게 여쭈었다.

"비구님, 인식 기능이 없는 물은 누구든지 원하는 곳으로 끌어댈 수 있느니라."

비구와 사미는 탁발을 계속하여 가던 도중 이번에는 대나무로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대를 불에 가까이 대어 구부러진 화살을 바르게 펴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목수가 톱으로 나무를 잘라서 수레바퀴 따위의, 사람에게 유용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보았다. 그때 사미 빤디따는 혼자 생각했다.

 

"인식 기능이 없는 물이지만 농부가 그것을 끌어대면 곡식을 자라게 하고, 구부러진 대나무 역시 인식 기능이 없지만 불에 가까이 대면 바르게 펴지고, 나무도 인식 기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진데 마침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인식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찌 마음 하나를 다스려 내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현상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는 위빠사나와 사마타를 수행하지 못한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 한 그는 바로 사리뿟다의 허락을 받아 승원으로 되돌아왔다. 그자기 방문을 잠그고 앉아서 자기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마음을 집중시키는 수행에 몰두했다. 이때 삭까 천왕과 그 밖의 천신들이 사미의 수행을 돕기 위해서 승원의 안과 밖을 아주 조용하도록 지켜 주었다. 이같이 하여 사미 빤디따는 점심 시간 전에 이미 불환과를 성취하였다.

 

바로 이때 사리뿟따 비구는 사미의 점심을 가지고 돌아와서 그의 방문 밖에 서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은 신통력으로서 지금 사미가 불환과를 성취하였다는 것과, 여기서 쉬지 않고 계속 정진해 나가면 곧 아라한과까지 성취하여 수행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비구가 사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그곳에 가시어 짐짓 비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심으로써 시간을 지체시키시었다. 두 분 사이에 이런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사미 빤디다는 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 그래서 빤디따는 실로 수행을 시작한 지 여드레만에 아라한이 되었던 것이다.

부처님은 이와 관련하여 승원에 머무는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진지하게 담마를 수행하면 삭까 천왕을 비롯한 많은 천신들이 그를 도와주고 보호하느니라. 여래 또한 사리뿟따 비구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가 빤디따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그의 수행이 계속 되도록 도와 그가 아라한이 되게 하지 않았느냐?"

 

[해설]

 

농부는 물길을 내어 물을 대고 화살을 바르게 펴고 목수는 나무를 다루어 수레바퀴를 만드는 것을 보고 왜 사람은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단 말인가?라고 의문을 품는 빤띠따사미의 문제 제기는 멋지다. 상좌가 공부하는 것을 보고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은사스님의 행동도 멋지고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것이 수행에 방해된다는 것을 알아 사리뿟따를 지체시키시는 부처님도 멋지다. 이러한 장면은 선어록에 등장하는 어떤 기연보다도 멋지다. 사미는 이렇게 좋은 인연들이 모여서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나를 따르라’ ‘나를 믿어라라는 명령이나 강요 없이 스승과 제자 사이에 혜명(慧明)이 전달되고 전승되는 것은 아름답고 장엄하다. 사미의 간절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인식기능이 없는 물이지만 농부가 그것을 끌어대면 곡식을 자라게 하고, 구부러진 대나무 역시 인식기능이 없지만 불에 가까이 대면 바르게 펴지고, 마침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인식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찌 마음 하나를 다스려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현상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지 못한단 말인가?“

 

법구경 인연담과 장로게등에는 일곱 살난 9명의 아라한들이 등장한다. 사리뿟따의 제자 띳사(75) 꼬삼비에서 온 띳사비구의 제자 사미(96) 빤디따사미(80) 레와따사미(98) 상낏짜사미(110) 수마나사미(382,Thag.429) 소빠까사미(406) 밧다사미(Thag.479) 답바사미(Thag.5)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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