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단개혁

스님들이 주지자리를 안 놓으려는 이유

2021112일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2020년 분한신고 결과가 법보신문에 기사화 되었다.

"조계종 전체 스님의 수는 비구 5544명, 비구니 4900명으로 총 1만 444명이다. 50대가 3772(3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3161(30%)명, 40대가 1466(14%)명, 70대가 1145(11%)명, 80대 이상이 416(4%)명, 30대가 398(4%)명, 20대가 86(1%)명이다. 50대 이상이 8494명으로 전체 스님들의 81%를 차지했다.

주지를 맡고 있는 스님은 2092명이고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1143(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대가 799(38%)명, 70대가 283(14%)명이었으며 심지어 80대 이상도 61(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위 숫자들을 음미해보면 지금 조계종의 현실을 알 수 있다.

비구비구니가 1만명이라는 것은 몇몇 권승들에게 휘둘리기 좋은 숫자다.몇 년전에 미얀마에는 비구스님들만 47만명이라는 소식을 들었다.주지가 2000명이라하니 매년 하안거에 드는 스님의 숫자가 2000명이라는 것과 대비된다.

주지를 맡고 60대이상의 스님이 55%라는 것은 노령화가 되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공찰이 사유화 되었다는 증거이다. 60대가 되서 처음으로 주지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구나 70대,80대가 되서 처음으로 주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좋다. 그러므로 70, 80대가 되었어도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경우는 이미 2030년 전부터 주지 소임을 보고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건이 허락만 한다면 스님들은 주지를 죽을 때까지 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주지를 해야만 신도들에게 대접을 받고, 주지를 해야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주지를 해야 사회적인 존재감을 갖기 때문이다. 아무런 소임도 없이 선방을 다니는 스님들은 신도들에게 대접도 못받고 노후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고 승가에서 존재감도 없다. 주지를 한번 하기 시적하면 웬만하면 주지를 안 놓으려는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노후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종단의 현실에서 기인한다. 스님들이 욕심이 많다고 탓만 할수 없다. 대부분의 스님들은 주지를 하는 동안 노후준비를 하려고 한다. 1만기(4년) 해서는 준비가 안되니 2만기 3만기... 될 수 있으면 오래 주지를 하려고 한다. 80대 이상의 스님들이 60명이나 아직도 주지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조계종이 각자도생하지 않으면 안되는 종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번 법보신문의 기사를 보면

조계종단은 어느 단체보다도 노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공찰이 사유화되어 부익부빈익빈의 차이가 증가하고 있으며, 사찰을 차지하지 못한 못한 스님들은 점점 갈 곳이 없어지고 노후복지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주지를 못하고 있는 스님들은 부전생활(목탁노동자), 소임살기를 통해 수입을 얻고 있는데, 대개 신심페이를 강요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지가 '갑'이라면 이들은 '을'의 위치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불의를 보고도 소신 발언을 하지 못하고 주지스님과 종단의 눈치를보고 살아야 한다. 갑의 위치에 있는 주지도 종단의 눈치를 보아야 재임이 되기 때문에 소신발언을 하지 못한다. 결국 피라미드식의 먹이사슬로 약육강식의 정글같은 곳이 조계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용히 사는것이 지혜로운 것이라고 자위하게 되고 이러한 비겁함이 안개처럼 퍼지고 흘러들어 초심자들도 알아서 살아남는 처신을 배우게된다. 

이러한 상황이니 종헌종법이 불법적으로 적용되어 억울한 징계자가 속출해도 누구하나 항의 하는 사람이 없다. 얼룩말무리중에서 한 마리의 얼룩말이 사자에게 잡아 먹히면 다른 얼룩말들은 "이제 나는 공격당하지 않는다"는 안도감으로 죽어가는 동료옆에서 유유히 풀을 뜯는다. 마치 얼룩말처럼 나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무사인일주의가 종단을 지배하고 있다. 법보신문의 기사는 이러한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고있다.

 

 

728x90

'종단개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재관람료 징수 관련 갈등영향분석서  (0) 2021.11.11
내가 조계종의 주인이야  (0) 2021.11.09
화쟁위원회는 침묵하라  (0) 2021.10.19
방장스님을 뵙다  (0) 2021.10.07
‘선원일기’를 읽고  (0) 202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