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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답변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고전번역원의 조선왕조실록번역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허**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메일을 통해 조선왕조실록 번역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주신 사항을 잘 접수하였습니다. 지적해주신 대로 과거 실록 번역에서 僧을 비하 표현인 '중'으로 번역한 것은 적절치 못한 번역이며, 이는 명백히 수정되어야 할 대상임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은 1960년대 말부터 민족문화추진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나누어 번역하여, 27년의 기간을 거쳐 90년대 초에 번역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거질이고 2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장기로 진행되다 보니 개별 번역 내의 체계성과 통일성이 부족하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는 가독성, 전문성 등에 미흡한 부분들도 더러 있어, 구 민족문화추진회의 명맥을 계승한 저희 한국고전번역원에서는 2012년부터 기존 실록 번역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워낙 규모가 큰 거질이다보니 현재 이러한 수정, 보완 작업 역시 빠르게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어, 우선 정조실록부터 작업을 마친 뒤 이어서 태조실록부터 순차적으로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수정 작업을 마친 뒤에 이를 모아서 책으로 출간하고 이어서 데이터베이스로 구현하는 작업까지 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다 보니, 현재 한국고전종합DB 내에 이러한 결과물들이 정조실록의 일부분만 서비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수정, 보완 작업에 더욱 힘써서 지적해주신 여러 오류들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아 대중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애써 나가겠습니다.

 

지적하신 僧의 번역의 경우, 요즘의 번역자들이 이를 함부로 '중'으로 번역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승려' 등으로 적절히 번역해 가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이를 정식 지침으로 정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보니, 근래에 나오는 번역들 중에서도 개별 번역자에 따라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여지가 없지는 않습니다. 이에 적어도 조선왕조실록의 수정, 보완 작업 내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처리 방침을 서둘러 마련하고 수시로 체크해서 기존의 오류들을 최대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조선 왕조가 숭유억불의 시대이다보니, 간혹 대화나 상소, 여러 글 등에서 화자가 의도적으로 승려들을 낮잡아 보는 뉘앙스로 글을 썼거나 말을 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원문의 문맥을 살려서 번역하는 게 더 정확한 번역이 될 여지가 있으므로, 부득이하게 예외 사례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 외에 그냥 일반적인 서술문에서는 당연히 비하 표현인 '중'은 지양하고 가치중립적인 '승려' 등으로 번역이 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나 조선왕조실록의 수정, 보완 작업에서는 이러한 취지가 더욱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부족하게나마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조선왕조실록의 번역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리오며, 또다른 문제점이나 오류 등이 있을 시 적극적으로 개선 요청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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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실 조선왕조실록번역팀

선임연구원 팀장 허** / Tel. 02-350-4851 / Fax. 02-350-4896

서울시 은평구 진관1로 85 한국고전번역원 / mannimanni@itk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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