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암선원의 새로운 수행가풍을 소개한 기사이다. 백장원선원청규를 만드는데 힘을 보텐 한사람으로서 이 기사가 반가웠다. 기사의 내용을 보니 인터넷에 올려놓은 청규를 보고 정리한것같다. 오늘도 백장암선원에서 하안거 입승소임을 보고 온 사제스님을 만나 하안거 사는 동안 일어났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최근 실상사에서 백장암의 수행가풍을 좋게 보지 아니하고 한달에 4번(매주 1회) 실상산중 공부모임과 매월 1회 ‘사부대중 공동체의 날’을 만들어 안거중에 백장암 대중이 한달에 5번이나 실상사에 내려오길 원한다고 한다. 이것은 새로운 선원문화를 만들어 보려는 백장선원 대중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고 선원의 특성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이다. 부디 실상사는 백장암선원의 수행가풍을 방해하지 말고 어렵게 자리잡아 나가는 새로운 가풍을 존중해주기 바란다. 승가를 승가답게 꾸려나가는 유일한 도량을 좀 더 지켜보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최근 4~5년 전부터 백장선원에서는 화합승가 전통에 따라 백장선원 청규를 만들어 ▲ 대중공의를 통한 원융살림(대소사를 대중논의로 결정, 재가자들을 위한 정기법회, 살림의 투명한 공개, 스님들의 의료비와 연수비 지급, 대중공양비 비공개 등) ▲ 보름마다 정기 포살 실시, 포살 전 1:1 청정의식 실시 ▲ 대중 법담탁마(法談琢磨, 매주 1회)와 선지식 초청 탁마 등 수행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이에 대하여 올 동안거부터는 백장선원의 정진 대중들도 매주 1회 실상산중 공부모임과 매월 1회 ‘사부대중 공동체의 날’을 함께 합니다. 그리하여 점차적이지만 명실상부한 현대적인 실상산중 총림이 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2021년 7월 백장암에 보낸 실상산중 사부대중공동체 요구사항중에서-
좌선 위주 벗어난 독특한 백장선원 하안거
백장암 백장선원 하안거 입재 11명…하루 4시간 좌선 정진
육화경 기반 청규 제정해 원융살림·포살·법담탁마도 진행
도법 스님, “해제 이후도 안주 않고 정진해 세상 빛내길”
남원 실상사 하안거 해제법회에 동참한 백장선원 선객들의 모습.하안거 해제 날인 8월22일 오전 10시 지리산 실상사 반야전에서 ‘불기 2565년 실상산문 하안거 해제법회’가 열렸다. 이날 법회에 참여한 선객들은 11명. 지난 3개월 동안 스스로를 선원에 가둔 채 오롯이 수행에 몰두한 실상사 백장암 백장선원 선객들이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선객들의 모습은 다소 초췌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다.“선재동자를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준 53선지식이 출재가를 넘어 세상 모든 사람이었듯이 우리 사부대중 한 사람 한 사람도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고 깨우쳐 동체대비의 삶을 가꾸면서 화엄법계의 아름다운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겠습니다.”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은 “해제 이후에도 항상 깨어있도록 노력하며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빛낼 것”을 강조했다.실상사 산문은 홍척 국사에 의해 구산선문 중 가장 먼저 개창됐다. 개산조 홍척 국사는 통일신라 헌덕왕 때 당으로 건너가 마조 선사의 제자인 서당 지장 스님으로부터 법을 전해 받았으며 도의 국사보다 5년 뒤인 826년에 귀국해 828년에 실상사를 창건했다. “실상화상” “남한조사”라고 불렸던 홍척 국사는 편운·수철 선사 등 수많은의 제자를 깨침으로 이끌어 실상사 선문을 크게 일으켰다. 마조에서 지장으로, 지장에서 다시 홍척 국사로 이어지는 선법으로 해동에 선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던 실상산문은 현재 백장암에서 그 유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백장선원은 철저히 대중들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대중공사로 진행된다. 또 안거 내내 좌선 위주의 여느 선원과는 달리 좌선, 울력, 그리고 법에 대한 치열한 토론까지도 병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몸으로 동료에게 자애롭게 행동한다’ ‘입으로 동료에게 자애롭게 말한다’ ‘마음으로 동료에게 자애롭게 사유한다’ ‘동료들과 균등하게 나눈다’ ‘계를 구족하여 머문다’ ‘바른 견해를 구족하여 머문다’는 6가지 청규는 초기불교부터 대승까지 이어오는 승가의 화합원리이자 불법이 쇠퇴하지 않는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선원은 이 6가지 청규를 바탕으로 2016년부터 3가지 구체적인 항목을 실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원융살림’으로 스님들의 입방여부, 안거 시 수행 계획 등 백장선원의 모든 대소사를 대중갈마를 통해 결정한다. 법랍의 높고 낮음, 수행이력과 관계없이 평등하고 민주적인 갈마를 통해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이는 자연스레 불화가 줄어들고 화합승가로 연결된다. 지키기 어려운 소소한 조항은 대중의 뜻에 따라 추가적인 청규로 만들어 엄수한다.
두 번째는 ‘포살’이다. 부처님은 대중의 화합과 안락을 위하고 정법을 보전하기 위해 계율을 제정했다. 결제와 해제는 물론 보름마다 ‘비구계본’과 ‘보살계본’을 번갈아 포살한다. 포살 전 스님들은 일대일로 청정의식을 행한다. 포살은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대중 스스로의 힘으로 청정을 회복하는 시간이며 승가가 대중의 공의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다. 매달 보름과 그믐 오전 8시에 진행되며 일대일 참회는 포살 시작 20분 전까지 마쳐야 한다.승가에 귀의한다는 것은 사심을 내려놓고 공심으로 살겠다는 약속이며 불법을 세세생생 전승하겠다는 거룩한 다짐이다. 백장선원 청규는 타성과 관습에 물들지 않고 늘 깨어있으며 금강석 같은 굳은 서원으로 부처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르고자 하는 수행자들의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세 번째 ‘법담탁마(法談琢磨)’는 바른 견해를 세우고 대중들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시간이다. 대중이 돌아가면서 논주를 맡고 논주는 활발한 토론이 되도록 진행한다. 옛 선사는 ‘마음을 반조하지 않으면 경을 보아도 이익이 없고 자성이 공한 줄 알지 못하면 좌선해도 이익이 없다’ 말했다 한다. 지난 하안거 동안에도 법담탁마는 매주 목요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육화당에서 이뤄졌다.
백장암 감원 행선 스님은 “백장선원은 대중들 모두 수처작주의 정신으로 대중갈마·법담탁마·포살과 자자 등 실천을 통해 청정화합승가 구현을 지향하는 수행도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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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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