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구경

법구경 47번 게송

 

법구경 47번 게송

 

1법정역 - 2전재성역 3維祇難(224) 4了參(1953) - 5pali6Fronsdal7인연담 8해설

 

 

꽃을 꺾는 일에만 팔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은 죽음의 신이 앗아 간다. 잠든 마을을 홍수가 휩쓸어 가듯이.

 

오로지 꽃들을 따는데 사람이 마음을 빼앗기면

격류가 잠든 마을을 휩쓸어 가듯악마가 그를 잡아간다.

 

如有採花 專意不散 村睡水漂 爲死所牽

여유채화 전의불산 촌수수표 위사소견

 

採集諸花已其人心愛著死神捉將去如瀑流睡村

 

Pupphāni heva pacinantaṁ byāsattamanasaṁ naraṁ,

suttaṁ gāmaṁ mahogho va, maccu ādāya gacchati.

 

Death carries off a man who is gathering (life’s) flowers, whose mind is distracted, even as a flood carries off a sleeping village.

 

[인연담]

 

꼬살라국의 빠세나디 왕은 까삘라왓투에 사신을 보내어 사끼야족의 공주를 자기 왕비로 삼겠다고 제의했다. 이 요청을 받은 사끼야 족 사람들은 회의를 열고 마하나마 왕과 노예 사이에 태어난, 아주 예쁜 와사바캇띠야를 공주로 만들어서 빠세나디 왕에게 보냈다.

왕은 즉시 그녀를 왕비로 책봉하고 오백 명의 궁녀들로 하여금 왕비를 보호하도록 했다. 그리고 왕비는 곧 아들을 낳았는데, 왕은 아들의 이름을 사끼야 족에서 받아와 위두다바(Vidudabha)라고 지었다. 위두다바는 그렇게 왕자가 되었는데,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외가집인 까삘라왓투를 방문하였다. 위두다바는 자기가 묵었던 방을 청소하던 궁녀들에게 자신이 마하나마 왕과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는 것을 듣게 되었다. 위두다바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소리쳤다.

"더러운 사끼야 족 놈들 ! 내가 만약 왕권을 잡으면 사끼야 족 놈들을 모두 말살하고 그 놈들의 피로 내가 앉았던 그 자리를 씻으리라 !"

 

위두다바는 이렇게 사왓티에 돌아왔고, 이 사실은 빠세나디 왕에게도 전해졌다. 왕도 사끼야 족에 대해 대단히 화를 냈고, 왕비와 위두다바의 지위를 박탈하여 노예로 삼아 버렸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다음 왕은 저간의 사정을 모두 부처님께 사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했다.

"대왕이여, 사끼야 족이 왕에게 한 행위는 참으로 옳지 않은 것이었소. 그들이 왕에게 딸을 시집보내려면 대왕의 신분에 맞는 배필을 보냈어야 마땅했소. 그러나 대왕이여, 여래는 와사바캇띠야가 분명 마하나마 왕의 딸이기도 한 만큼 귀족의 피를 받은 여인이라고 말하고 싶소. 그의 어머니 쪽이 누구였든 간에 아버지 쪽은 왕족이 아니오 ? 그리고 위두다바로 말하더라도 또한 왕의 아들임이 분명하오. 자식들의 혈통은 아버지로부터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소 ? 그들의 신분을 노예로 만든 것은 재고해야 할 것이오."

이에 빠세나디 왕은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와사바캇띠야와 위두다바의 신분을 예전대로 회복시켜 주었다.

 

왕이 된 위두다바는 지난날 사끼야 족에게서 당한 모욕을 상기하며 군대를 일으켜 사끼야 족을 멸망시키려고 진군해 나갔다.

부처님은 사끼야 족들이 파멸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을 아시고 사끼야 족을 보호하여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석양 무렵에 허공을 날아 까삘라왓투 근처로 가시었다. 그때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던 위두다바는 아주 큰 반얀나무 그늘 아래 서 있다가 부처님을 보았다. 그는 곧 가까이에 다가와 부처님께 머리를 땅에 대고 인사를 올린 뒤 여쭈었다.

"부처님, 이 더운 날씨에 왜 이렇게 그늘이 엷은 곳에 앉아 계십니까 ? 저쪽에 그늘이 좋은 반얀나무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서 앉으시지요."

부처님께서 말했다.

"대왕이여, 여래에 대해 상관하지 마시오. 내 종족의 그늘이 나를 시원하게 해주고 있소."

위두다바는 곧 부처님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하였다.

"부처님께서 이곳에 계시는 것은 사끼야 족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인사를 드린 다음 군대를 이끌고 사왓티로 돌아갔다. 얼마가 지나서 위두다바 왕은 두 번째로 군대를 이끌고 진격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부처님은 같은 장소에 앉으셔서 위두다바를 제지하시었기 때문에 군대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는 다시 군대를 이끌고 사끼야 족을 치러 갔고, 이때에도 부처님이 이를 막아내시었다. 부처님은 이 같은 방법으로 당신의 모국을 세 번이나 지키시었으나, 사실은 이 또한 임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네 번째로 위두다바가 군대를 이끌고 사끼야 족을 치러 가자 부처님은 사끼야 족의 업을 읽으시고 더 이상 그들을 보호하지 않고 그냥 승원에 남아 계시었다.

 

위두다바는 직접 군대를 지휘하여 사끼야 족을 공격했다. 위두다바는결국 자기가 어릴 때 앉았던 자리(우유와 물로 바닥을 씻으며 궁녀가 자신을 노예의 자식이라고 비웃던)를 맹세했던 말 그대로 사끼야 족의 피로 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복수를 한 다음 그의 군대는 철수하여 아찌라와띠 강변에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기로 했다. 밤이 되자 이상스럽게도 많은 개미들이 떼를 지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밤중에 강의 상류에서 큰 폭우가 내려 순식간에 강물이 불었다. 강가 모래밭에서 잠자던 수천 명의 병사들과 위두다바는 급류에 휩쓸려가 버림으로써 물고기와 거북이의 밥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부처님은 당신의 출신 종족이 멸망한 것과, 위두다바를 비롯한 많은 병사들이 물에 휩쓸려 가 버린 두 비참한 소식을 전해 들으시고 말했다.

"너희들은 홍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위두다바의 일을 계기로 다시금 느꼈으리라. 거센 홍수가 잠자는 마을을 휩쓸어 가듯이 죽음이라는 이름의 홍수 또한 감각적인 쾌락에 잡착해 있는 중생들을 휩쓸어 가느니라." 그리고 부처님은 게송을 읊었다.

 

 

 

[해설]

이 게송은 석가족의 멸망과 관련되어 있다. 마하나마가 왕과 하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를 공주라고 속여서 꼬살라국에 신부로 보내면서 사끼야족의 멸망은 시작되었다. 부처님이 드물게 직접 세 번이나 말렸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석가족은 멸망했다. 석가족을 멸망시킨 위두다바왕도 강변에서 홍수에 쓸려 내려가 죽었다. 업의 과보는 부처님이라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왓티에 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와찌라와띠강이다. 그 강변에 서면 강을 건너려다 남편과 아들 세명을 잃고 미치광이가 되어 나체로 떠돌다가 부처님을 만난 빠따짜라이야기(113번게송)도 떠 오른다. 아찌라와티 강은 홍수피해가 잦았는데 어느해 홍수피해를 입어 딸과 농토를 하룻밤사이에 잃고 슬퍼하는 농부의 이야기가 수따니빠따에 나온다. 지금도 홍수가 나면 강변의 마을과 논이 형채가 없이 사라져서 홍수가 지나간 뒤에는 마을사람끼리 서로 자기 논이라고 우기는 다툼이 일어나곤 한다고 한다.

부처님은 자주 다섯 개의 강을 열거하면서 설법하셨다. “강가, 야무나, 아찌라와띠, 사라부, 마히 같은 큰 강들은 모두 동쪽으로 흐르고 동쪽으로 향하고 동쪽으로 들어가듯이 팔정도를 실천하면 그는 열반으로 흐르고 열반으로 향하고 열반으로 들어간다.”(S45:120)

 

728x90

'법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구경 49번 게송  (0) 2021.01.18
법구경 48번 게송  (0) 2021.01.18
법구경 46번 게송  (0) 2021.01.17
법구경 44번 45번 게송  (0) 2021.01.16
법구경 43번 게송  (0) 202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