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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나눔의집은 조계종과 관련이 없어요?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5월 19일 피디수첩에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라는 예고방송이 나가고 나서 조계종은 즉각 반박문을 낸다. 피디 수첩 본방송이 나가자 불교신문은 “MBC PD수첩, 사실 왜곡과 불교 폄훼”라는 제목으로 ‘나눔의집은 독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조계종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며 직접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기사를 낸다.

 

불교신문,불교방송, 불교tv등에서도 똑같은 반박기사를 내보냈는데 한가지 공통된 사실은 공식 명칭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모든 언론에서 ‘나눔의집’으로만 부른다는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나눔의 집이 관련 없다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정식 이름인 ‘대한불교조계종’을 빼고 단순히 ‘나눔의집’이라고 불러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불교신문은 다시 "후원금 횡령·학대 없었다"라는 기사에서 “조계종 소속 스님이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한 법인의 경우 삼보정재 유실을 우려해 조계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은 조계종 산하 법인이 아니며, 조계종 총무원이 운영에 참여하거나 관리감독하는 것이 아닌 독립된 법인으로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해명을 하고도 잠이 잘오는가? 얼마나전에 승려들이 법주사에서 도박을 한 사건이 있었다. 법주사승려가 도박해서 사회문제가 되었는데 총무원은 법주사를 직접 운영하지 않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조계종스님이 법인을 세웠고 조계종스님들이 법인 운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총무원이 직접운영하는 것이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니....이러한 어리숙한 논리로 국민을 속이려하는 종단의 뻔뻔함에 종도들은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게된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불교사회복지현황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으로 등록되어 있고 대표자명은 송현섭(월주), 관련종단은 대한불교조계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나눔의 집이 조계종에서 운영한다는 것을 홍보해 오다가 방송에 나가자 조계종이 직접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말한다.

 

조계종 종헌 제9조에는 ‘조계종의 승려가 법인을 설립했을 때는 그 정관에 당해 법인이 본종 관장하에 있음을 명기하여야 한다.’고 못박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승려는 일체의 종무직에 취임할 수 없는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법인법의 취지를 따르기 위해서 나눔의 집은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이름을 굳이 법인 이름에 넣어서 법인법의 취지를 충실히 따르려고 하였다.

 

이렇게 확실하게 나눔의 집이 조계종 소속임을 명확히 하였기에 오랫동안 상임이사를 지낸 원행스님은 총무원장을 할 수 있었고 성우스님은 금산사주지를 할 수 있었다. 만약 나눔의 집이 조계종과 관련이 없는 단체로 운영되고 있었다면 나눔의 집 스님이사들은 법인법에 의거하여 저촉을 받게 되므로 총무원장도 본사주지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법인명에 ’대한불교조계종‘을 표시해 놓았고, 법인 정관에는 전체 이사의 3분의 2가 조계종스님들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운영권을 명시해 놓았는데도 조계종총무원은 직접적인 관리감독권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면 도대체 그 총무원은 누구를 위한 기구이고 왜 존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종단의 대응은 사회인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우스운 모습으로 보여질 뿐이다. 종단의 안이한 대응에 종도들은 실망과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낀다.

 

양심있는 종단이라면 진솔한 사과와 정확한 해명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내놓았어야 했지만 반대로 종단은 MBC방송을 ’불교폄훼‘하는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취재를 거부하고 법적책임 운운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계종의 이러한 꼰대스타일과 불통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계언론인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이라고 딱지를 붙여 1662일째 종단출입과 취재와 사찰관련 광고를 막고 있고, 조계종노조 심원섭 지부장을 해고하고 어용노조를 만들게 하였고, 종단에 비판을 가하는 승려들을 협박하고 고소하고 징계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일처리를 해왔던 습관이 몸에 베어있으니 일반언론에게도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마도 나눔의집 직원들이 1년동안 문제 제기를 했어도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이러한 권위적인 태도가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얼마전에 승려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체 종단에서 5000명 승려의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것도 종단의 일방통행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중공의제를 생명처럼 알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승가의 문화가 사라지고 종권을 잡은 몇몇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종단이 망해가는 근원적인 이유일것이다.

 

명령하고 갑질하는 꼰대의 자세에서 탈피하여 하심(下心)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갑질 하려고 꼰대가 되려고 부모형제를 버리고 출가수행자가 되고 부처님 제자가 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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