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기불교

끈질기고 은근하게

끈질기고 은근하게

 

"이 세상 안태어난 셈치고 정진해봐!"

몸숨바쳐 귀의합니다.”

"절하는 무릎이 끊어질지라도 불을 생각하지 말고...“

말뚝신심

 

절집에 들어오고나서 들었던 말들중에는 과격하고 결연하고 극단적인 말들이 많다. 위에 말들은 초심자들에게 주는 교훈들인데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도 사용하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저 말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절망하게 되었다. 저런 말들은 은근히 수행자를 낭패를 보게 만들고 수행자스스로에게 하근기라는 누명을 씌우게 된다.

"이 세상 안태어난 셈치고 정진해봐!"라는 말은 다른 일들은 신경끄고 공부만 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태어난 사람이 안태어난 것처럼 사는 게 가능한 일인가? 안이비설신의가 자동으로 돌아가기에 안태어난 것처럼 살수 없었다.

 

"절하는 무릎이 끊어질지라도 불을 생각하지 말고...“

추우니 자동적으로 불생각이 들었고 불생각 하지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불생각이었다.

몸숨바쳐 귀의합니다.” “말뚝신심도 이성적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을 바탕으로 나오는 말들이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감성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것이 힘이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난다는 질문한다.

세존이시여저희들은 어떻게 여인을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쳐다보지 말라"

세존이시여쳐다보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합니까?"

아난다여말하지 말라"

세존이시여말을 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아난다여마음챙김을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가르침이 "이 세상 안태어난 셈치고 정진해봐!"보다 더 논리적이고 은근하지 않은가?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법과 승가에 귀의하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오늘부터 목숨이 있는 날까지 귀의한 청신사로 받아주소서"

이러한 다짐이 몸숨바쳐 귀의합니다.”보다 더 끈질기고 은근하지 않은가?

 

죽음에 대한 명상은 세상을 탐닉하려는 마음을 쉬게 만든다.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대한 명상의 공덕으로 자연스럽게 끈질기고 은근하게 세상의 즐길 것들에 대해 넌더리치게 만드는 것이다. 출가하는 새내기들에게 "이 세상 안태어난 셈치고 정진해봐!"보다 죽음에대한 명상을 알려준다면 더 나아가는 힘이 쎄지 않을까? 

 





[참조]


죽음에대한 명상

조용한 곳에 혼자 머물러 '죽음이 올 것이고, 생명기능이 끊어질 것이다.' 혹은 '죽음, 죽음'하면서 근원적으로 마음에 잡도리함을 일으켜야 한다.

 

5. 근원을 벗어나서 마음에 잡도리함을 일으키면 원하는 사람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때 슬픔이 일어난다. 마치 생모가 사랑스런 아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때처럼. 원하지 않는 사람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때 기쁨이 일어난다. 마치 적들이 그들 적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때처럼. 무관심한 자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대 절박감이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시체를 태우는 자가 시체를 보는 것처럼. 자기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할 때 두려움이 일어난다. 마치 겁쟁이가 칼을 빼든 살인자를 보는 것처럼.

 

6. 이런 모든 것에는 마음챙김과 절박함과 지혜가 없다. 그러므로 여기저기서 [도적들에 의해] 피살되었거나 [자연적으로] 죽은 중생들을 쳐다보고 이전에 영화를 누렸던 이미 죽은 중생들의 죽음으로 전향하여 마음챙김과 절박함과 지혜를 확립하여 '죽음이 들이닥칠 것이다'라는 등의 방법으로 마음에 잡도리함을 일으켜야 한다. 이와 같이 일으킬 때 근원적으로 일으킨 것이다. 바른 방법으로 일으킨다는 뜻이다.

 

7. 이와 같이 일으키자마자 [기능이 예리한] 어떤 자는 장애들을 억압하고, 죽음을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이 확립되고, 명상주제는 근접삼매에 이른다.

 

8. 그러나 이와 같이 얻을 수 없을 때 그는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영화가 몰락하는 것으로 비고함으로써 몸을 여러 중생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수명이 힘이 없는 것으로 표상이 없는 것으로 시간이 한정된 것으로 [수명의] 순간이 짧은 것으로 이 여덟 가지 형태로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9. (1)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마치 살인자가 나타난 것처럼. '이 놈의 머리를 베리라'하면서 칼을 빼들어 목에 갖다 대는 살인자가 나타난 것처럼, '죽음도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라고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왜 그런가? 이것은 태어날 때부터 함게 왔기 때문이고 수명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10. 버섯의 싹이 반드시 머리에 포자를 띠고 나는 것처럼 중생도 반드시 늙음과 죽음을 갖고 태어난다. 그들의 재생연결의 마음이 일어나자마자 곧 바로 늙음에 이르고 그와 함께한 무더기()들과 함께 부서진다. 마치 산꼭대기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처럼. 이와 같이 순간의 죽음(khaṇika - maraṇa, 刹那死)은 태어남과 함께 온다. 태어난 자에게 죽음은 불가피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뜻하는 죽음은 태어남과 함께 온 것이다.

 

11. 그러므로 마치 태양이 떠오르면 반드시 서쪽으로 향할 뿐 간 곳으로부터 조금도 돌아오지 않듯이, 마치 산에서 내려오는 강이 급류와 함께 [그 물살에 떨어진 풀과 나뭇잎 등을] 쓸어내리면서 계속해서 떨어질 뿐 조금도 거슬러 올라가지 않듯이, 중생도 태어난 시간부터 시작하여 조금도 되돌아가지 않고 죽음을 향할 뿐이다. 그래서 설하셨다.

 

"중생이 밤에 자궁에서 처음으로 임신될 때부터

일어난 구름처럼 그는 갈 뿐

가면서 되돌아오지 않는다.(Jā.iv.494)"

 

12. 이와 같이 갈 때 여름의 열기에 증발하여 [산에서부터 떨어지는] 작은 개울이 말라가듯이, [밤새] 나무의 수액이 줄기로 되돌아갔을 때 아침에 그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듯이, 흙으로 만든 옹기가 방망이에 부딪치면 깨지듯이, 이슬방울이 햇살을 받으면 사라지듯이, 오직 죽음이 가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말씀하셨다.

 

"낮과 밤은 지나가고, 생명은 사라진다.

사람의 수명은 줄어드나니

마치 산에서 흐르는 물처럼.(S.i.109)"

 

"익은 과일들이 아침에 떨어질 두려움이 있듯이

이와 같이 태어난 중생도 항상 죽음을 두려워한다.

도공이 만든 흙으로 된 옹기가

작든 크든 구운 것이든 굽지 않은 것이든

모든 것은 끝내 파손되듯이

중생의 생명도 그와 같다.(Sn.476-77)"

 

"풀잎 끝의 이슬이 태양이 떠오르면 사라지듯이

인간의 수명도 그와 같습니다.

어머니, 저의 [출가를] 방해하지 마십시오(Jā.iv.122)"

 

13. 이와 같이 칼을 빼든 살인자처럼 죽음은 태어남과 함게 왔고, 이 죽음은 목에다 칼을 갖다 대는 살인자처럼 생명을 앗아간다. 다시는 [뺏은 생명을] 가지고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태어남과 함께 왔기 때문에, 생명을 앗아가기 때문에, 칼을 빼든 살인자처럼 죽음도 다가온다고 이와 같이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14. (2) 영화가 몰락하는 것으로: 몰락이 영화를 덮쳐버리기 전가지 영화는 빛난다. 몰락에 빠지고서도 유지될 그런 영화란 없다. 그래서 참으로,

 

전 대지를 정복하여 10억을 보시했던

행복한 왕도 마지막에는 그 왕국이

아말라까 열매의 반 정도에도 미치치 못했다.

비록 [슬픔 없는] 아소까였지만 공덕이 다 하여

죽음을 향했을 때 바로 그 몸으로 슬픔을 느꼈다.

 

15. 게다가 모든 건강은 병으로 끝나고, 모든 젊음은 늙음으로 끝나며, 모든 생명은 죽음으로 끝나고, 모든 세상은 태어남에 묶여있고, 늙음이 다가오고, 병에 시달리고, 죽음에 습격당한다. 그래서 말씀하셨다.

 

"거대한 석산이 하늘을 꿰찌르고

사방을 갈아내리면서 주위를 배회하듯

그와 같이 늙음과 죽음도 중생들을 정복한다.

왕족이든 바라문이든 와이샤든 수드라든

불가촉천민이든 야만인이든

그 누구도 이를 피할 수 없나니

[죽음은] 이 모두를 갈아버린다.

그곳은 코끼리와 전차와 보병의 영역도 아니고

주술의 전쟁이나 재물로도 이길 수 없다.(S.i.102)"

 

이와 같이 생명의 영화는 죽음의 몰락으로 끝이 난다고 구분하여 영화가 몰락하는 것으로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청정도론)

 

 

728x90

'초기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승은 끝났다’를 읽고  (0) 2019.06.10
부처님의 언어   (0) 2019.05.31
비구계받는 형식 변화  (0) 2019.02.02
반조경 깃발경  (0) 2013.11.07
경전반 자료  (0)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