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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4년마다 승려대회를 개최하자


4년마다 승려대회를 개최하자

 

승려대회하면 종단의 위기사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알기에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하겠죠. 우리종단은 하나의 종헌종법으로 규율되고 있는 단일승가이지만 승가구성원 전체가 함께 모이는 일은 없었어요. 이제부터라도 몇 년마다 한번씩 모여 승가의 앞날을 토론하고 화합을 시간을 가지는 승려대회가 필요합니다. 부처님은 릿차위족이 자주 함께 모여서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것을 보시고 승가도 자주모여서 토론하고 탁마하라. 그러면 승가는 쇠퇴하지 않으리라는 유훈을 남기셨어요. 이제 우리가 그 유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왜 유훈은 실현되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탁발을 해서 살아가야하는 스님들이기에 서로서로 떨어져 지내야만 했죠. 한 지역에 너무 많이 살면 그 지역에서 탁발하기가 어려워지기에. 그렇게 흩어져 살다가 해제가 되면 대중들은 부처님을 뵈러 갔는데 이 때 자연스럽게 여러지방의 스님들이 만나게 되었지만 거리차이로 인해 승가전체가 같은날 같은시간에 모이기는 힘들었죠.

 

그러나 요즈음은 교통의 발달로 같은시간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스님들은 평상시에 사찰승가와 교구승가에서 생활하다가 하나의 종헌종법으로 수계를하고 3, 2급등 승가고시와 법계품수를 받는 단일승가의 일원으로 살아갑니다. 마음만 먹으면 몇시간 안에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있죠. 이제는 우리가 4년마다 함께 모여지도자를 선출하고 승가교육과 포교를 평가하고 종단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결의와 지지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이는 방법을 제안하자면 이렇습니다. 첫회에는 스님들이 연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주의 한국문화연수원에 오전 9시에 모입니다. 매년마다 서울에서 개최되던 불교박람회가 이 때 만큼은 한국연수원에서 개최되고 스님들의 물물교환장터인 승시도 열립니다. 스님들 승가단체와 재가자 신행단체들이 승려대회 자원봉사를 돕고 자신들의 단체를 홍보합니다. 스님들은 9시부터 야외 잔디밭에 모여 참선을 하고 포살을 합니다. 포살이 끝나면 종정스님은 종단의 지도자가 되는 23급 법계를 주는 품수식을 거행하고 불자대상, 포교대상 시상식도 합니다. 10시부터는 총무원장선거에 나온 후보자들의 연설을 5~10분씩 듣고 11시부터 대강당에서 투표를 시작합니다. 12시부터 맛있는 점심공양을 하고 공양후에는 산책을 하고 박람회와 승시를 들러보며 오랜만에 도반들과 다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동안 중앙무대에서는 창작염불대회, 스피치대회, 설법대회 우승자들의 공연을 펼쳐지고 포교원과 교육원등에서 마련한 부스에서 정보를 더 얻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도 있겠지요. 오후 2시쯤 다수의 표를 얻은 총무원장이 발표되고 참석대중의 축하속에 새로운 총무원장 취임식이 거행됩니다.

 

오후 3시가 되어 스님들이 처소로 돌아갈 때에는 종단에서 마련한 의료지원비등을 지급합니다. 필요한 금액은 6천명이 참석할 경우 1인당 백만원씩 총 60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비구니회에서 실시한 직선제는 제적인원 6000명중에 약1000명이 투표했다.) 이 백만원은 스님들이 일년내내 사용할 의료지원비(50)+수행지원비(30)+교통비(20)이므로 많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이 비용은 종단에서 4년동안 신도들과 스님들에게 보시를 받고 모금을 하되 부족한 부분은 종단의 예산으로 충당합니다.

 

이렇게 승려결집대회를 개최하여 4년간의 정책을 평가하고 새롭게 대중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한다면 불교의 위상은 높아지고 승가는 화합할 것입니다.(단체장선거처럼 본사별로 다른 투표용지를 배포한다면 총무원장 선거와 더불어 종회위원 선거도 한번에 할 수 있음)

 

승려대회라는 종단의 축제를 개최하면서 직선제도 하나의 축제처럼 치루자는게 이 글의 요지입니다. 2017년 여름 종회직선특위에서 10년이상의 스님들에게 실시한 여론조사가 말해주듯이 대중스님들 81%가 직선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현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일체 선거를 부정적으로 보며 추대제를 거론하는데 94년도에 이미 추대제의 부작용 때문에 간선제를 도입했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94년도에 개혁회의 법제분과위원장으로서 직선제법을 통과시킨 분이 현 총무원장 설정스님입니다. 그때는 원로회의의 승인을 받지 못해 직선제가 시행되지 못했지만 24년이 흐른 지금 승가의 요구가 무르익었습니다.

 

승가의 전통은 대중에게 물어서 대소사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전체 대중인 종단승가에게 묻는 것, 이것이 직선제가 갖는 정통성이자 정당성입니다. 예전에는 3번 물어 침묵으로 통과시켰다면 지금은 투표로 1번에 통과시키는 것이 다를 뿐이지요. 간선제는 대중들에게 묻지 않습니다. 기득권끼리 밀약하여 승려를 각자도생하게 만들고 돈으로 표를 매수하고 이권을 약속하여 선거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듭니다. 직선제를 비판하는 자들은 만장일치를 문제 삼지만 지금의 종헌종법 운영도 만장일치는 없습니다. 현재의 종헌종법은 종회와 각종 위원회의 제적 3분의 2찬성이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고 있어요. 후보가 2인 이상이 나오는 직선제에서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거나 몰염치한 짓이죠. 율장에도 다수결로 대중공사를 결정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지도자 선출은 정법이냐 비법이냐를 가리는 사상논쟁이나 범계냐 아니냐를 가리는 계율의 문제가 아닌 비쟁사갈마이기에 승가분열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4년마다 새롭게 바뀌는 지도자 선출은 다수결로 선출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직선제는 승가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기회이자 자신이 승가의 일원인 것을 확인하고 합당한 책임을 가지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애종심이 생겨납니다.

 

어떤 분들은 직선제를 하게되면 문중과 인맥을 중심으로 투표를 하게되어 특정본사가 유리하게 될 것을 염려하는데 돈선거를 하지 않는 이상 많은 대중이 모여사는 곳이 유리한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종단의 절반인 비구니스님들에 의해 종단이 좌지우지 될 수가 있다고 걱정하는데 그것도 자연스런 일입니다. 절반이면 그 절반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왜 나쁜가요? 구성원의 절반인데도 절반의 권리를 제한하는 현 간선제나 추대제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승가의 구성원들이 성숙하여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기에 숫자가 많은 문중이나 특정본사가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대중의 손으로 선출된 총무원장은 대중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되어 종단을 중흥시킬 것이며 공동체를 회복시켜서 더 이상 각자도생의 우울한 승가가 되지 않게 할 겁니다. 그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았기에 대중이 원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테니까요. 이제 대중이 원하는 직선제를 두고 더 이상 거부하며 대중과 싸우지 않기를 바랍니다. 간선제하에서 개인이 돈을 쓰면 많이 쓸수록 비난받지만 직선제를 시행하여 종단이 선거비용을 쓰면 많이 쓸수록 칭찬 받습니다. 이것이 개인이 사사롭게 행동하는 것과 공의(公義)로서 행동하는 것의 차이겠죠. 종단의 수입을 몇몇 개인이 차지하는 이 풍토를 바꿔보자는 것고 직선제가 가져다줄 중요한 이득입니다.

 

이러한 승가공동체가 구현되면 그 자체로 사람답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고 젊은이들은 불교에 호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요즘 출가자가 줄어든다고 걱정하지만 지금처럼 각자도생 해야하는 종단의 현실속에서는 출가를 문의하는 젊은이들에게 출가를 권하기가 미안해서 꺼려집니다. 출가자 감소를 걱정 할 것이 아니라 출가에서 다비까지 수행생활이 안정적인 종단’, ‘승가는 풍족해도 스님은 가난한 종단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제 선입견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출가 정신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생각해 봅시다. 대중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저는 지금 우리의 선택이 종단이 추락(墜落) 혹은 비상(飛翔)하는 중요한 기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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