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30년에도 할 말 못하게 하는 종단” | ||||||||||||||||||
허정 스님 천장사 주지 재임 안 된 이유 공개 “총무원 전화 받은 수덕사 글쓰기 자중 하라 총무원이 주지직으로 길들이려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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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불교의 새벽별 경허 선사의 보림처인 서산 천장사를 전법의 현장으로 일군 허정 스님에게 주지 재임이 허락되지 않았다. 허정 스님은 경허 선사의 보림처라는 한국불교사적 위상에도 전법과 수행의 현장의 생명력을 잃고 있는 천장사에 4년 전 부임해 서산의 전법과 수행 일번지로 일구었다. 하지만 천장사의 본사인 수덕사는 이유조차 설명 없이 재산관리인을 위촉했다. 수덕사는 지난 22일 허정 스님 임기만료에 따라 재산관리인을 옹산 스님으로 위촉한다고 통보했다. 인수인계는 23일 오전 10시에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덕사는 “사찰법 11조 12조 13조에 의거해 천장사 주지임기가 9월 19일 만료돼 종무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산관리인을 위촉한다"고 했다. 재정 사고나 주지의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을 경우 사고 사찰로 지정해 재산관리인을 파견하는 것과 달리 최근 조계종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천장사를 지역포교의 생생한 현장으로 일군 허정 스님의 재임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재산관리인을 위촉했다. “천장사 임기를 마치며-제가 재임 받지 못한 이유” 허정 스님은 지난달 27일 주지 재임 품신서류를 본사인 수덕사에 접수했다. 수덕사는 허정 스님에게 품신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덕사 종무소 측은 “본사주지 스님과 상의하라” 정도의 말을 허정 스님에게 전달했다. 총무원장 직선제 운동을 비롯해 종단 현안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 100인 대중공사에서의 발언 등이 종단과 수덕사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허정 스님은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장사 주지 임기를 마치며-제가 재임 받지 못한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스님은 “종단과 본사에서는 제가 100인 대중공사 활동을 하며 글을 쓰고, 직선제운동을 하면서 글을 쓰고, 현각스님을 지지하는 글을 쓴 것에 대하여 불편함이 있었나 봅니다.”라며 “본사주지 스님으로부터 개인자격으로 글을 쓰는 것은 괜찮지만 말사주지로서 글을 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충고를 들었고 8월초에는 종단 호법부의 전화를 받았다는 본사 호법국장스님이 천장사를 방문하여 글쓰기를 자중하도록 부탁하였습니다.”라고 전했다. 허정 스님의 말 대로면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가 수덕사에 전화해 허정 스님의 글쓰기를 저지할 것을 주문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 호법부 전화받고 글쓰기 자중하라 요구” 허정 스님은 1986년 옹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승랍 30년 조계종 원로의원급 스님만 가능한 대종사 품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법계인 ‘종사’ 법계를 갖고 있다. 초기불교를 공부한 허정 스님은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으로 다년간 교역직 종무원의 소임을 살았다. 허정 스님이 4년간 천장사에서 벌인 일은 간단치 않다. 허정 스님은 학자이며, 종무직 소임자로, 경허 스님의 보림처에 선방을 만들어 수행 가풍을 복원한 수행자이다. 스님은 가난한 천장사에 선방을 열었다. “가난함을 미덕으로 알고 사실 분만 오세요”라며 방부를 받았다. 천장사에 신도는 거의 없었다. 그런 천장사에 일요일 마다 법회를 열고 토론을 했다. 천장사는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다.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절이다. 허정 스님은 이를 “듣는 불교에서 말하는 불교로”의 변화를 꾀했다고 말한다. 일요법회를 2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선방 스님들에게 법문 기회도 줬다. 수행자와 신도의 만남은 소통하는 불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허정 스님이 지역사회에서 이름을 더 알린 것은 도로명 주소가 한창 시행되려던 시기였다. 허정 스님은 천장사가 경허 스님이 오래도록 주석한 유서 깊은 사찰임에도 도로명주소가 경허와 관련 없는 이름이란 걸 알고 서산시 등 행정기관을 찾아 다니고 글을 써 도로명 주소의 문제를 환기시켰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경허로’라는 명예도로명과 ‘천장사길’이라는 법정도로명을 지정받았다. 주말에는 ‘암자에서 하룻밤’이라는 템플스테이를 열었다. 토요일에는 천장사에서 수덕사까지 경허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깨달음의 길’을 걷고, 사찰안내 팜플렛을 만들고, 경허 세미나를 개최하고, 경허기념관을 짓는 등의 불사를 했다. 아라메길 천장사 코스를 개발하고, 매년 오월에 인근 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산중사찰 모범 가능성 보여줬지만 쓴소리했다고…” 허정 스님은 지역사찰, 산중사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형적 불사만이 아닌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았다. 허정 스님은 “저는 4년동안 주지소임을 보면서 공심(公心)으로 살았다고 자부한다.”고 말한다.
허정 스님은 천주교성지로 알려진 해미읍성에 들어가 ‘해미읍성연등축제’를 2회 개최했다. 해미읍성 서쪽 산수리 미륵불찾기에도 나서 1,750명의 서명을 받아 미륵불이 있는 호암미술관에 전달했다. 스님은 “이 모든 일들은 저의 ‘은사 스님’과 ‘서산주지협의회’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지만 제가 먼저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실무책임을 맡았기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며 “앞으로 해미읍성 동서남북에 있는 ‘사방비보미륵’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홍보하여 해미읍성이 애초에 불교성지임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고 했다. 허정 스님의 활동은 천장사와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종단 주도의 ‘선학원정상화대책회의’에 위원으로 참여해 조계종 입장에서 선학원이 조계종을 탈종하려는 시도를 지적했다. ‘종단백년대계를 위한 100인 대중공사’에도 원력을 갖고 참여했다. 대중공사 발언과 참가후기는 대중공사가 소통의 장을 여는 데 기여했다. 대중공사에서 도출된 종도들의 직선제의 여망을 알리기 위해 직선제의 필요성과 선거방법에 대안을 제시했다. 현각 스님이 조계종을 비판한 글에 대하여 지지하는 글도 썼다. 허정 스님은 “이 모든 노력은 오로지 불교와 종단을 아끼는 애종심의 발로였지 다른 마음으로 한일이 아니었다.”면서 “제가 종단을 향해 던진 쓴 소리는 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다.”고 했다. 허정 스님은 천장사 주지 재임을 신청하면서 자신이 활동한 내용을 정리해 첨부하고 소임 기간 동안 평가를 종단의 ‘주지평가제’에 맞춰 다뤄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떤 답변조차 듣지 못했다. “글쓰기를 자중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왜 글 써서는 안 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허정 스님은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왜 글을 써서는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본사주지스님께 재임이 안 되는 이유를 직접 듣지 못했지만 호법부에서 전화를 하였다는 것을 보면 재임이 되지 않은 이유는 본사주지스님의 의도가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저는 재임을 받기 위해서 본사주지스님께 편지를 쓰며 ‘주지평가제’를 기준으로 저의 4년을 평가해 달라는 부탁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해왔던 일들을 적다보니 산골짜기 절에서 4년 동안 한일은 생각보다 많았다.”며 “불심(佛心)이 약한 충청도의 작은 절에서 선방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고, 매주 10시에 경전 읽고 토론하는 일요법회도 우리교구 본사에서 최초로 시작한 일이다.”고 자부했다. 허정 스님은 본사 사무장과 주지 정묵 스님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냈다. 대부분 답이 없었다. 스님은 “주지스님께 문자를 보낸 다음날 수덕사 사무장님으로부터 천장사주지 임기만료가 되었으므로 차기 사찰관리인께 소임을 인수인계하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차기 사찰 관리인은 저의 은사스님(옹산 스님, 수덕사 전 주지)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사스님께서는 어떻게든 저를 보호하려고 ‘사찰관리인’ 위촉장을 받으신 것이다. 그러나 은사스님은 건강이 안 좋으셔서 천장사에 머무르시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또 “결국은 내가 소임 없이 천장사에 살게 될 것입니다. 사찰관리인의 임기는 3개월이고 1회에 한하여 연장된다.”면서 “3~6개월 동안 은사스님과 대중스님들 모시고 조용히 살고 있으면 그때 가서 재임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재임을 받으려면 저는 본사와 총무원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조용히 살아야 합니다. 그들은 주지자리를 가지고 저를 길들이려고 한다.”고 개탄했다. “재산관리인은 불명예 주지평가제로 판단요청했지만” 허정 스님은 “처음 재산관리인을 주겠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재산관리인은 사고사찰 등으로 지정될 때나 주지로서 잘 못 살았을 때 이루어지는 절차로 안다.”며 “재산관리인을 받는 것은 매우 불명예라고 느꼈다. 그래서 주지평가제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했다. “30년 종사도 할 말 못하는 못하게 하는 종단” 허정 스님은 종단 구성원이 할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종단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저는 올해로 출가한지 30년이 된다. 종단에서 규정하는 법계로는 ‘종사(宗師)’의 자격을 갖추었다. 종사는 승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이 될 수 있는 법계이며 종사보다 높은 법계는 대종사가 유일하다.”면서 “불가에 입문하여 인생의 젊은 시기를 온통 출가수행자로 살아온 제가 승가의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도대체 누가 종단의 문제를 거론해야 하는 것이나”고 했다. 또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불가(佛家)에 들어와서 노후가 보장되지 않은 가난한 생활을 영위 하면서도, 이렇게 가사를 입고 평생을 사는 것은 자유! 이 자유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지금 우리 승가는 구성원이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도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 그런 종단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허정 스님은 “그래서 현재 승가의 구성원들은 불이익을 받을까봐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며 “30년을 승가에 살아온 사람에게도 할 말을 못하게 하는 종단, 그런 종단은 나에게 왜 필요한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직선제가 희망…8500명 모두 설문조사하라” 허정 스님은 자신의 글에 “적어도 눈치 보느라 할 말을 못하는 이 기분 나쁜 분위기는 걷어내 줄 것 같아서 저는 총무원장 직선제를 지지한다.”면서 “‘직선특위’는 이왕에 설문조사 하는 김에 10년 이상 비구·비구니 8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하라. 8500명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도 종회와 원로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 부디 어렵게 만든 직선제법이 통과되기를 원하신다면 8500명 전부에게 설문조사를 하시기 바란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허정 스님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응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페친 김종연 씨는 “조계종의 슬픈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북한도 아니고 자유 대한민국에서 하고 싶은 말 제대로 하고 살 수 없는 21세기 조계종, 시계가 거꾸로 19세기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 대방’은 “그대와 같은 인재가 이 종단에 있는 한 우리 종단의 미래도 있어 보입니다. 멋져요. 힘내세요”라고 격려했다. 페친 ‘경륜’은 “장하십니다. 저도 바른소리한다고 종단에 고개 숙이지 않는다고...결국은 저희 사찰이 피해를 입고..종단 필요합니다. 진정 따르고 싶고 지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종단은 누굴 위해 존재할까요..내가 자꾸 일개미 같은 이유는 뭘까요..아 좀 아픕니다.”고 했다. 직선제 응원 글로 올라오고 있다. “직선제가 당연하다. 반드시 직선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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