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 중반 국내 불교계가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표방하고 나섰을 무렵 한국에도 새로운 불교전통이 거세게 밀려들어왔다. 이중 팔리어 경전(니까야)과 위빠사나 수행법을 앞세운 남방불교는 급속히 확산됐다. 팔리어 경전은 ‘붓다의 원음’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속속 번역돼 소개됐으며, 위빠사나 또한 가장 오래되고 체계적인 불교의 정통수행법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 남방의 불교국가로 ‘수행유학’을 떠나는 출재가 수행자들도 잇따랐다.
동시에 지난 1000여 년간 한국 최고의 수행법으로 일컬어지던 선(禪)은 거센 도전에 직면해야 했고, 대승경전은 부처님 말씀이 아니라 대승의 논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위경이라는 목소리까지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했다. 거꾸로 한국의 전통불교 역시 남방불교를 소승이라 폄하하고 위빠사나는 간화선보다 열등한 수행법으로 치부하며 애써 외면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인 한국불교와 상좌불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꼼꼼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불교의 발전 방안을 조망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불교평론은 9월 10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상좌불교, 배척할 것인가 포용할 것인가’란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남방불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하는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게 될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재연 스님이 ‘한국불교가 당면한 교리․사상적 과제’
마성 스님의 ‘한국불교와 상좌불교의 만남과 역사’,
조준호 고려대 교수의 ‘불교경전의 결집 과정과 논쟁점’,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의 ‘상좌불교 공동체의 계율은 아직 유효한가’,
박경준 동국대 교수의 ‘팔리어 경전과 대승경전의 사상적 차이’,
이병욱 고려대 강사의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비교’,
이도흠 한양대 교수의 ‘틱낫한이 서양에 영향을 끼친 까닭과 배울 점’
등 논문이 잇따라 발표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