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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교육에 변화의 바람

승가교육에 ‘wind of change’ 불어온다
출가전 과정 개설-승가고시에 논술 등장


조계종 교육원, 12월 16일 ‘승가교육 발전계획’ 발표
“행자부터 교수사까지 ‘시대에 맞는 승려’ 길러낼 것”

 

 

조계종 승가교육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전망이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은 12월 16일 오후 3시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육원 승가교육 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교육원은 ‘시대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교육’을 전략과제로 내세우고, 행자 입문 교육과정부터 특수교육의 영역까지 교육과정의 현대화를 꾀하는 ‘5대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가장 먼저 달라지는 점은 출가행자 입문 교육과정의 개설이다. 교육원은 출가행자가 되기 전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승려로서의 다짐, 예절, 목표를 점검하는 ‘출가행자 입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함으로써 행자교육원에 들어가기 전 기초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출가를 권유하는 홍보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종단과 본말사 홈페이지, 사찰 종무소에 ‘출가를 권하는 글’을 붙이고, ‘출가를 권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나 각종 매체에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은 “현재 전국 사찰에서 출가자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사찰에 가만히 앉아서 출가자들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출가의지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출가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이런 방안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은 강원으로 대표되는 기본교육과정에서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원은 승가고시에 처음으로 ‘논술’ 시험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승가고시에서도 서술형 주관식이 출제된 적이 있지만, 시험자의 사유와 철학을 담아야 하는 논술형 출제가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시로 제시된 논술 문제들이 승려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이나 철학적 사유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보니, 강원의 커리큘럼의 변화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장 법인 스님은 “내년 3월에 치러지는 5급 승가고시부터 논술 시험을 적용해, 점차 4급·3급·2급 승가고시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원은 당장 3개월 뒤에 치러질 5급 승가고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예시 논술문항들을 공개했다. ‘중환자실에서 죽어가는 40대 가장이 육체적 심리적 불안을 호소했을 때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하겠나’, ‘산업화·정보화 시대에 한국불교를 어떤 실천행과 어떤 포교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최근 염불수행이 강조되고 있는데, 대승불교의 타력신앙과 기독교와 같은 서구의 종교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등 현장 포교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논술문제에 담아 승려들의 사유의 폭, 공부의 폭을 확대한다는 것이 교육원의 설명이다.

또한 5급 승가고시 우수자의 경우 기본교육기관에 진학할 시 장학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최근 학인들의 수가 감소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한 사회상을 반영해, 승가대학 운영사찰 중 일부를 전문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부분도 각 사찰들과 논의 중에 있다.

또 한가지 변화는 재교육과 특수교육이 처음으로 신설된다는 점이다. ‘재교육’은 이미 승려가 된 이들의 재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으로, 3급 혹은 2급 승가고시를 치르게 될 경우 몇 학점 이상의 재교육 강좌를 이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원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이나 태화산 연수원을 적극 활용해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교육 강좌로 개설되는 과목들은 ‘사찰모금 방안마련 과정’, ‘설법전문가 과정’, ‘불교-인문학 통섭 과정’, ‘빨리어 과정’, ‘생태사찰만들기 과정’, ‘불교사찰광고홍보 과정’, ‘건축불사 실제 과정’ 등 현재 말사주지이거나 종무원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유익한 내용들로 구성될 계획이다.

아울러 ‘어산학교’, ‘각종 불교관련 학교’, ‘영어특수학교’, ‘불교미술학교’, ‘다도학교’ 등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을 설치해 종단에서 필요한 특수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방침이다.

교육원은 교수사와 같은 승가교육 교수인력을 배출하는 전문교육과정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승려들 중 2~3%만 이수하고 있는 전문교육과정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원철 스님은 “다양한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종단의 사상적 토대가 튼튼해지고, 불교사상의 사회적 응용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원이 이와같은 원대한 포부를 세웠지만, 이 개편안의 성공여부는 사실상 지방의 ‘교구본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원의 교육과정을 변화시키는데 사찰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부응할 것인지, 강원 커리큘럼 확충에 얼마만큼 지원을 할 것인지, 우수한 인재들을 교수로 영입해 커리큘럼의 효과적인 운영을 가능케 할 것인지가 이번 ‘교육 개혁’의 성공 키워드라 하겠다.

 

http://www.mediabuddha.net/detail.php?number=4825&thread=23r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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