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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말걸기

[스크랩] 나를 울린 여자(노희경에세이)

 

 

 

 비가 옵니다

세상이 온통 반가움으로 가득합니다

 

비오는날을 싫어하는

나의 그녀도 생명의 단비앞에서는

아무런 투정없이 바람에 날리는 우산을

조심스럽게 받쳐들고

여느날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터를 향하고

 

 

비를 유독 좋아라하는

그녀의 그녀는

쉼표처럼 내리는 봄비앞에서

나름대로 누릴 수 있는 호사를

있는대로 펼쳐봅니다

 

봄비오는 소리를 배경으로 깔아놓고

낮은 창틀에 기대어 책을 읽습니다

 

생일날 받은 책선물

노희경에세이<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를.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나이 오십을 듬뿍 넘기면서야

비록 어른이 된것 같은 기분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것

상처 준 걸 알아 챌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그래도

완전한 어른이 될려면

더 많은 세월과함께

나 자신 성찰에 성찰을 거듭해야 할것

같습니다

 

 

노희경 그녀는

내가 품고 있는 마음을

내가 하고싶은 말을

어찌 이렇게 잘 풀어 내고 있는지

역시 훌륭한 작가는

세상사람의 마음을 보듬는

철학자임에

탄복을 합니다

 

 

 

전화를 할까

편지를쓸까

 

오십중반이 넘은 여자가

안부를 마음대로 묻지 못하는

대상이 있다면

주책이라고 하겠지요

 

그냥

마음에만 담아놓는 안부를

오늘은

봄비를 앞세워

편지로 안부를 물어 볼까 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립다"는 말을 하고 나면

그를 향한 나의 그리움이

희석될것 같아

그냥

부치지 않은 편지함

내 마음에 담아두렵니다

 

 

 

나의 어머니

최도연

그녀는

정말 나의 철천지 한입니다

 

어릴때는 어렸다고

그녀의 심정을 몰랐고

 

철들지 않은 이십대 초반에

생각지도 않은 결혼을 하고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그녀의 심정을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는데

 

나는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는데

....

.....

무엇이 그렇게 어려웠는지

늘 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로

그녀의 딸노릇을 한번도 못했습니다

 

언젠가

그녀의 마음을 흠뿍 적실

제대로 된 딸노릇을 하리라고

마음에 꽁꽁 담아놓은 나의 미련한 꿈이

이렇게 한이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찌 다 말로 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또 이렇게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소리없이 엉엉 울고 있습니다

 

노희경

그녀가 엄마를 생각하는 갑절

나도 그녀가 못견디게 보고싶습니다

 

 

 

 "그녀의 대사는 내 가슴속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않습니다-나문희-

아주 쪼그만 애가 세상에 의연하게 도전하는 그 무모함이 너무나 신통하고 예쁩니다-윤여정-

노희경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저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표민수-

.......

.......

......."

 

 

저를 많이 울게한 노희경 작가님께

저도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그녀와 사랑의 공감대(정토회)가 있는다는게

무엇보다 반갑습니다

 

 

 

 

 

 

 

 

 

 

 

 

 

 

출처 : a map on my mind
글쓴이 : 소정 원글보기
메모 : 노희경님의 글을 찾아왔는데 소정님집으로 오게 되었네요. 그동안 소식이 없어서 궁금했는데....여전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오랫만에 안부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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