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지니카야-남방의 증일아함
增支라는 이름은 이 니카야의 취급방식이 교설들의 수적인 특성을 살려 차례대로 묶고 있는 방식임을 드러낸다. 이러한 취급방식의 정신과 내용은 經藏중의 다른 책들과 비교할 때 대단한 것이다. 이 니카야는 2308개의 經들을 먼저 品으로 묶고 그 품들을 모아 部를 형성하거니와 그러한 부가 11부에 이른다. 따라서 이 니카야의 개설을 위해 우리는 경 하나하나에 초점을 둘 수는 없을 듯하다. 그보다는 200개를 조금 넘는 품에 초점을 두어 차례대로 살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증지라는 이름은 아함에 있어서는 增一이거니와 이는 동일한 의미이다. 그런데 『밀린다 질문 경Milindapa ha』과 같은 유명한 책도 자신을 증일(Ekottara)이라고 부르고 있듯이, 이 증지라는 이름은 때와 집단에 관계없이 유행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교설을 숫적인 특징으로 분류 정리하는 것은 오직 이 니카야만의 특징은 아니다. 물론 이 니카야가 그러한 방식의 전체적이고도 종합적인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똑같은 방식이 앞의 니카야들 중 어떤 부분들에도 적용되었다. 장니카야의 합송 경(Sa gt Sutta)과 십상 경(Dasuttara Sutta)이 있고, 소니카야 소송경의 동자 질문 경(Kum rapa ha Sutta), 장로게(Therag th ), 장로니게(Therg gh ), 여시어 경(Itivuttaka) 및 기타 경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증지니카야의 약 2천 3백여개의 경은 漢譯阿含 등에 불과 400개 정도만이 대응 경전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부파간의 이견차가 가장 심한 것이 증지니카야 및 증일 아함 쪽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증지니카야에는 숫적 특징에 의한 편집이라는 측면 외에는 그 내용 이해에 별다른 기준을 발견할 수 없다. 있다면 人施設(puggala-pa atti)에 관련된 가르침이 많다는 정도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현재의 증지니카야의 편찬 순서에 맞추어서 주요하고 음미할 만한 가르침을 소개하는 것으로 개설을 대신하고자 한다.
여인의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은 남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 머문다. (1법부, 제1색품)
마음은 가장 가볍게 회전한다. 마음은 찬란한 것이다. 바깥에서 온 때에 의해 더럽혀질 뿐이다. 그 바깥의 때로부터 해탈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스러운 제자는 마음을 닦는다. 한순간 우정의 마음[慈心]을 실천해도 이는 공허하지 않은 선정을 닦으며 지낸 것이다. (1법부 제6순간 품)
붓다의 견해를 완성한 자는 결합[行]을 영원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즐거움으로 보지 않는다. 자아로 보지 않는다. 부모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아라한 성자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사악한 마음으로 붓다의 몸에서 피를 흘리게 하지 않는다. 승단을 파괴하지 않는다. 다른 스승을 모시지 않는다. (1법부 제15경우아니 품)
두 법이 밝힘[明]에 이바지한다. 멈춤[止]과 관찰[觀]이다. 멈춤을 수행하면 마음의 닦임을 그 이득으로 경험하게 된다. 마음이 닦이면 탐착이 버려짐을 그 이득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관찰을 수행하면 지혜의 닦임을 그 이득으로 경험하게 된다. 지혜가 닦이면 밝힘아닌 것[無明]이 버려짐을 그 이득으로 경험하게 된다. 탐착의 때가 덮힌 마음은 해탈하지 못하며 밝힘 아닌 것의 때가 덮힌 지혜는 닦이지 못한다. (2법부 제3어리석음 품)
바른 사람이란 은혜를 알고 느끼는 자이다. 바르지 못한 사람이란 은혜를 알고 느끼지 않는 자이다. (2 법부 제4 고른 마음 품)
애욕의 즐거움보다 애욕을 떠남에서 생기는 즐거움이 뛰어나다. 재물의 즐거움보다 재물을 초월한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재가의 즐거움보다 출가의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몸에 속한 즐거움보다 마음에 속한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유쾌함에서 생긴 즐거움보다 당당히 바라보는 경지에서 생긴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삼매가 없는 즐거움보다 삼매를 갖춘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색의 즐거움보다 색 없는 즐거움이 더 뛰어나다. (2법부 제7즐거움 품)
수행 중인 제자를 퇴전하게 하는 것이 있다. 분노와 증오, 위선과 심술, 시기와 인색, 기만적임과 교활함, 부끄러워하지 않음과 미안해 하지 않음이 그것이다. (2법부 제16분노 품)
계율이 정해진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가. 뛰어난 승단을 이루기 위해, 편안한 승단을 이루기 위해, 마음이 나쁜 사람을 억제하기 위해, 상냥한 제자를 편히 지내도록 하기 위해, 믿지 못한 자의 믿음을 일으키기 위해 바른 법의 유지를 위해 계율이 제정된 것이다. (2법부 제17목적 품)
업이 일어나는 근거는 탐욕과 진에와 치암이다. 탐욕과 진에와 치암에 의해 업이 지어진 곳에 자아와 같은 것이 존재하면 그곳에서 그 업이 익게 된다. 업이 익는 곳에서 업의 과보를 받게 된다. 현재이든 미래이든 반드시 받게 된다. (3법부 제4천신심부름 품)
아침에 인색한 마음 점심 때는 시기하는 마음 저녁에는 애욕과 탐착의 마음을 가지고 지내는 여인들은 죽어서 지옥에 태어난다. (3법부 제13쿠시나라 품)
사랑스러워서 언제나 원하지만 이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네가지가 있다. 곧 재산과 영예와 장수와 죽은 뒤 하늘에 나는 것이다. 이 네가지를 얻기 위해선 바른 믿음, 바른 계율, 바른 보시, 바른 지혜의 넷을 갖추어야 한다. 바른 믿음이란 붓다의 깨달음을 믿는 것이다. 바른 계율이란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거짓말ㆍ음주를 멀리하는 것이다. 바른 보시란, 인색함 없이 보시하면서 기뻐할 줄 아는 것이다. 바른 지혜란 다섯 덮개가 지혜를 가리는 장애이니, 이것을 마음의 때라고 여겨 제거해 버리면 된다. (4법부 제7팟타캄마 품)
첫째 선정에 들어서 그곳에 맛들여 오래 즐기다 죽은 자는 梵衆天에 태어난다. 이곳의 수명은 1겁이다. 둘째, 선정에 들어서 그곳에 맛들여 오래 즐기다 죽은 자는 光音天에 태어난다. 이곳의 수명은 2겁이다. 셋째, 선정에 들어서 그곳에 맛들여 오래 즐기다 죽은 자는 遍淨天에 태어난다. 이곳의 수명은 4겁이다. 넷째, 선정에 들어서 그곳에 맛들여 오래 즐기다 죽은 자는 廣果天에 태어난다. 이곳의 수명은 5겁이다. 그런데 범부는 이들 하늘 세상에 태어나 오랫동안 살다가 수명이 다하여 죽게 되면 세가지 나쁜 곳에 나기도 한다. 그러나 붓다의 제자들은 모두 그곳에서 반열반한다. (4법부 제13공포 품)
4아승지 겁이란 첫째, 우주가 전개되는 동안의 겁이 제1 아승지 겁이다. 둘째, 전개된 우주가 그 모습으로 머무는 동안의 겁이 제2 아승지 겁이다. 셋째, 우주가 소멸되어 가는 동안의 겁이 제3 아승지 겁이다. 넷째, 소멸된 우주가 그 모습으로 머무는 동안의 겁이 제4 아승지 겁이다. (4법부 제16감관 품)
만나기 어려운 다섯 사람이 있다. 붓다를 만나기는 어렵다. 붓다의 교법을 설하는 자를 만나기도 어렵다. 붓다의 교법을 아는 자를 만나기도 어렵다. 붓다의 교법을 그대로 실천하는 자를 만나기도 어렵다. (15법부 제15티칸다키 품)
아직 해탈을 완벽하게 이루지 못한 제자는 다섯가지에 의해서 해탈에서 물러서게 된다. 일을 즐기고 말을 즐기고 잠을 즐기고 집단을 즐기고 해탈한대로 마음을 살피지 않는 것이 그 다섯이다. (위와 같음)
말이 많으면 다섯 가지 허물이 생겨 꾸짖음을 받게 된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그 가운데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 거친말을 하게 된다. 또 험담을 하게 된다. 또 실없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죽어서 악취에 가게 된다. 말을 많이 하면 이러한 다섯 허물이 생기므로 꾸짖음을 받게 된다. (5법부 제22꾸짖음 품)
악행을 하게 되면 다섯가지 환난이 있게 된다. 첫째, 스스로가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 둘째, 슬기로운 자들이 알고서 꾸짖는다. 셋째, 악명이 일어난다. 넷째, 죽을 때 우둔하게 죽게 된다. 다섯째, 죽은 뒤 악취에 떨어진다. (5법부 제25악행 품)
여섯가지를 버리지 않고서는 몸에서 몸을 보며 지낼 수 없고, 느낌에서 느낌을, 마음에서 마음을, 법에서 법을 보며 지낼 수 없다. 그것은 일을 즐기는 것, 말을 즐기는 것, 잠을 즐기는 것, 모임을 즐기는 것, 감관을 지키지 못하는 것, 먹는 데서 양을 모르는 것이다. (6법부 수행자 품)
일곱가지 결박을 버리고 끊기 위해 청정한 수행이 제시된다. 나쁜 버릇ㆍㆍ걸림ㆍ견해ㆍ의혹ㆍ교만ㆍ존재에의 탐착ㆍ밝힘 아닌 것 등이 일곱 결박이다. 아울러 시기함과 인색함도 결박이다. (7법부 제1활 품)
살생자는 단명하게 된다. 도둑질을 한 자는 재산 손실을 겪게 된다. 음행자는 적의 두려움을 겪게 된다. 거짓말을 한 자는 있지도 않은 일을 듣게 된다. 험담을 한 자는 자기 친구와의 관계가 부서진다. 거친 말을 한 자는 듣기 싫은 소리를 듣게 된다. 쓸데없는 말을 한 자는 받아 들일 수 없는 말을 듣게 된다. 음주자는 정신을 잃게 된다. 이상의 업을 지은 자는 이상의 과보가 최소한의 것이다. (8법부 제4보시 품)
아라한의 결과를 똑똑히 보기 위해서는 탐착ㆍ진에ㆍ치암ㆍ화냄ㆍ증오ㆍ위선ㆍ심술ㆍ시기ㆍ인색함의 아홉을 버려야 한다. (9법부 제6안온함 품)
승단을 파괴한 자는 劫에 걸치는 과실을 범한 것이니, 그 겁 동안을 지옥에서 보낸다. 승단을 화합시킨 자는 겁에 걸치는 범신의 복을 쌓은 것이니, 그 겁 동안에 하늘의 즐거움을 누리며 보낸다. (10법부 제4우팔리 품)
청정한 수행자 또는 성자를 욕하고 비난한 자에게는 다음 열한가지가 예상된다. 얻지 못한 것은 결국 얻지 못한다. 이미 얻은 것은 잃어버린다. 바른 법 속에서 정화 받지 못한다. 바른 법에 대해 거만하게 된다. 청정한 수행을 싫어하게 된다. 또 다른 때묻은 죄를 저지른다. 계율을 파괴하고 속퇴 한다. 무거운 병을 얻게 된다. 미치거나 마음의 호단을 얻게 된다. 우둔하게 죽는다. 죽어서 지옥에 간다. (11법부 제1의지 품)
이상과 같이 法數에 맞추어서 비교적 쉽거나 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았다. 이것으로도 증지니카야의 전체 흐름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자위하며 글을 맺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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