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Daum에 조·중·동 뉴스 제공 중지를 바라보며
과거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는 것은 누구나 인지상정이다.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지금 처해진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면 옛 시절의 영광은 더욱 애절하고 뼛속 깊숙이 스며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추억은 늘 그렇게 우리 곁에 다가온다. 이런 추억이라도 없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질곡들에 대해 한숨부터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글의 첫머리부터 추억 타령을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한참 잘나가던 어쩌면 지금도 거칠 것 없이 나아가는 신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올드 미디어들이 포탈에 뉴스를 제공하고, 포탈이 그 뉴스를 포탈 이용자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우리 사회의 뉴스 시장은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예전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뉴스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지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소비자는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것이 포털 뉴스 서비스였다. 기존 뉴스에 자신의 생각을 달수 있는 꼬리말 기능의 등장으로 단순히 뉴스를 소화하는 모습에서 직접 참여하는 모습으로 소비자는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포털들의 기능 중에는 블로그 뉴스를 만들어 올드 미디어들이 다룰 수 없는 작은 부분까지 잡아내는 일인 미디어 시대를 열어놓았다.
이런 현상에 가장 당혹스럽게 여기는 집단은 아마 올드 미디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일 것이다. 그 중에서 신문 시장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조선, 중앙, 동아의 불편함은 최근 쇠고기 문제로 더욱 잘 드러난다. 포털에 조·중·동의 기사가 올라오면 사용자들이 댓글 기능으로 뉴스를 다시 생산해 내는 힘까지 보여주어 소비 지향적인 모습에서 생산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을 넘어 뉴스를 재창조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와중에 생긴 현상이 올드 미디어가 쏟아놓은 뉴스를 사용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용자들이 올드 미디어 뉴스를 검열 아닌 검열 수준으로 발전해 왔다. 혹여,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 하지 못하는 언론사들이 있다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사용자와 올드 미디어들은 공정성이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자세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엉뚱한 곳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조선과 중앙 그리고 동아일보가 포털 미디어 다음에 더 이상 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세 신문사가 Daum에 전화를 해서 통보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많은 네티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포털 기업들은 직접 뉴스를 생산하는 곳은 아니다. 일부 뉴스를 생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전체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고 대부분은 올드 미디어를 통해 뉴스 서비스를 제공받아 화면에 노출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이 더 이상 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Daum으로서는 당혹스러울 것이다.
다음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까. 네티즌과 시장의 70퍼센트를 선점하고 있는 조·중·동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론 공방에 새우 등터진 꼴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다음은 사용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공간을 제공했고 그 공간이 조·중·동은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 특히 다음에서 제공하는 토론방 아고라는 이번 쇠고기 집회로 네티즌들에게 재조명되었다. 그 과정에서 조·중·동의 보도 태도에 대해 많은 성토장이 된 것도 사실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조선·중앙·동아 불매운동에 동참했고 직접 조·중·동에 광고를 실은 기업들에 항의 전화를 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미디어 Daum에 뉴스 제공 중지를 놓고 누군가 책임을 진다면 과연 누가 책임 져야 할까. 포털 기업 Daum일까. 아니면 아고라를 이용하는 500만 네티즌일까. 그것도 아니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일까. 그 판단은 전적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싶다.
김희정 열린사용자위원회 위원 (현 산둘아카데미 원장, 시인)
*이 글은 Daum 열린사용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희정님의 칼럼입니다.
*이 글은 Daum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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