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이해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다.
설득시켜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다.
나라고 불리어지는 이 하나의 생명체는 언제나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다.
살아가는 것도 나고 살아지는 것도 나다.
슬퍼하거나 즐거워 하는 것도 나다.
사랑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목표를 세워서 실행하는 것도 좌절하고 낙담하는 것도 나다.
깨달음을 구하는 것도
만사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사는 것도 나다.
차 한잔을 마시는 것도
“안녕 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것도 나다.
외로운 것도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것도
묵묵히 다만 살아있음을 애도 하는 것도 나다.
그러므로 나는 나를 이해하고 설득시켜야 한다.
이것을 이기심이라거나 소극적인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기심과 소극적인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이해시키지 못한 것이다.
나는 나를 알기위해 살고 있다.
내가 내게 하는 자책과 변명을 줄이려고 살고 있다.
그것이 이른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
나는 어디서든지 생각으로 나이고
느낌으로 나이고 표정으로 나이고 언어로 나이고 행위로서 나이다.
나는 나를 떠난 적이 없다.
떠나려 했던 시도들은 번번히 무참하게 실패하고 후회를 남겼다.
싫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나였다.
비겁하게 타협했다.
그것도 나였다.
억울해서 울부짖었다.
그것도 나였다.
살아옴 이라는 많은 시행착오 속에
나는 나를 이해하는 길이 나를 설득시키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전부임을 알았다.
나는 싸워야 한다.
죽음과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 하는 나와 싸워야 한다.
나는 싸워야 한다.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외롭다고 생각하는 나와 싸워야 한다.
그 싸움은 치열해야 할 것이지만 또한 고요해야 할 것이다.
그 싸움이란 다만 나를 이해하는 것이기에.
그리하여 나는 그대에게 향하는 모든 시선과 언어들이 나에게로 돌아올 것임을 안다.
그대를 사랑한 것은 나였고
세상을 아파한 것은 나였음으로.
나는 오늘도 미쳐 날뛰려 하는 나에게 차 한잔을 권하고
혼몽한 의식으로 쳐박혀 있는 나에게 경전 한 구절을 들려준다.
그러면 그런 대접을 받는 나는 말한다.
“됐다”
“이젠 되었다”
“그만 하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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