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태어났다가 칠일만에 도솔천에 태어난 말리까>
법구경 151번 게송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잘 꾸며진 왕의 수레도 낡아가듯 마찬가지로 몸도 또한 늙어간다.
그러나 참사람의 가르침은 부패하지 않는다. 참사람이 참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老則形變 喩如故車 法能除苦 宜以力學
노즉형변 유여고거 법능제고 의이력학
盛飾王車亦必朽,此身老邁當亦爾。唯善人 法不老朽,善人傳示於善人。
Jīranti ve rājarathā sucittā, atho sarīram-pi jaraṁ upeti,
satañ-ca Dhammo na jaraṁ upeti, santo have sabbhi pavedayanti.
The splendid chariots of kings wear away; the body also comes to old age but the virtue of the good never ages, thus the good teach to each other.
[인연담]
어느 날 말리까 왕비는 발을 씻으려고 침실 옆에 있는 욕실에 들어갔다. 이때 왕비의 애완견이 왕비를 따라들어 왔다가 왕비가 발을 씻기 위해 몸을 구부리자 뒤로 접근하여 그녀의 중요한 부분을 자극했다. 왕비는 개의 이런 행동이 싫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두었는데, 마침 빠세나디 왕이 침실 창문을 통해서 그 장면을 보았다. 그는 왕비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화가 치밀어 소리쳤다.
"이 음란한 여인아! 욕실 안에서 개하고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내가 이 두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설마 아니라고는 못 하겠지?"
왕비는 마음속으로 굉장히 놀랐으나 잠짓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저는 다만 욕실 안에서 발을 씻고 있었을 뿐이에요. 저는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덧붙여서 “이상한 점은 있어요. 누가 아침에 욕실에 혼자 들어갔을 때 이쪽 창에서 보면 혼자인데도 둘이 있는 것처럼 보인단 말이에요. 만약 제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직접 한 번 들어가 보세요. 제가 이쪽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볼 테니까요.”
왕비의 말에 따라 왕은 욕실 안에 들어갔다가 밖으로 나왔다. 말리까 왕비는 이렇게 따지는 것이었다.
"아니, 점잖은 대왕께서 암염소와 그런 이상한 짓을 다 하신단 말입니까 ?"
왕은 자기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 한편으로 이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고 여기며 일단 왕비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왕비는 이 같은 기지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왕에게 터무늬 없는 누명을 씌워 가며 거짓말로 자기의 잘못을 위장한 데 대한 큰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그 뒤로 어느 누구와도 비교하기 힘들 만큼 많은 공양을 올렸고, 왕인 남편과 함께 많은 선행도 쌓았다. 그랬지만 이때의 자기 잘못은 잊지 않은 데 비해 자기가 쌓은 선행은 잊고 있었기 때문에, 죽자마자 바로 니라야(지옥)로 향하고 말았다.
왕비의 장례식이 끝나자 빠세나디 왕은 부처님께 왕비가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는지 여쭈려고 했다. 부처님은 왕이 왕비를 잃어 버린 슬픔과 그리움에 잠겨 있는 이때 왕비가 지옥에 있다고 하면 그 많은 공양 공덕과 선행이 다 소용없었다고 생각하여 업의 법칙을 의심하리라 여겼다. 부처님은 신통력으로써 왕이 다른 생각을 갖도록 만드시었다. 그리하여 왕은 부처님께 왕비에 대해 질문하려던 것을 까마득히 잊고 다른 대화만 나누다가 돌아갔다. 한편 말리까 왕비는 니라야에서 이레를 보낸 뒤 이번에는 뚜시따 천(도솔천)에 태어났다.
그날 부처님은 빠세나디 국왕의 궁으로 아침 탁발을 나가시어 왕에게 오늘은 왕실의 수레를 보관하는 창고 그늘에서 잠시 쉬어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였다. 왕은 부처님을 맞이하여 공양을 올렸고, 공양이 끝나기를 기다려 침통한 표정으로 왕비가 어디에 태어났는지를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은 왕비가 뚜시따 천에 태어났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 말씀을 들은 왕은 매우 기뻐하며 이같이 찬탄했다.
"말리까 왕비는 이제 뚜시따 하늘에 태어났는데, 그녀가 거기에 태어나지 않으면 갈 곳이 어디겠습니까? 그녀는 언제나 착한 일을 하려는 생각뿐이었고, 그 생각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으며, 내일은 부처님께 무엇을 공양 올릴까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왕비는 이제 참으로 기쁘겠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변변찮은 재가 신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저기 당신의 할아버지가 타시던 마차를 보시오. 저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제는 모두 낡아 버렸소. 대왕이여, 당신의 몸도 저 수레와 같나니, 그와 같이 늙고 있으며 죽어가고 있소. 오직 담마에 따르는 수행력만은 늙음과 죽음의 힘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오."
그리고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잘 꾸며진 왕실의 마차도 낡아져 있다.
인간의 몸도 이와 같이 늙어 가나니
다만 담마를 수행한 힘만이 쇠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담마야말로
모든 것 가운데 으뜸인 것이다.
[해설]
지옥에 태어났다가 칠일만에 도솔천에 태어난 말리까이야기는 다른 인연담에도 등장한다. 업의 과보는 이렇게 정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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