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배운 64가지 문자-방광대장엄경(Lalitavistaraḥ) 제4권
atha bodhisattva uragasāracandanamayaṁ lipiphalakamādāya divyārṣasuvarṇatirakaṁ samantānmaṇiratnapratyuptaṁ viśvāmitramācāryamevamāha—katamāṁ me bho upādhyāya lipiṁ śikṣāpayasi | brāhmīkharoṣṭīpuṣkarasāriṁ aṅgalipiṁ vaṅgalipiṁ magadhalipiṁ maṅgalyalipiṁ aṅgulīyalipiṁ śakārilipiṁ brahmavalilipiṁ pāruṣyalipiṁ drāviḍalipiṁ kirātalipiṁ dākṣiṇyalipiṁ ugralipiṁ saṁkhyālipiṁ anulomalipiṁ avamūrdhalipiṁ daradalipiṁ khāṣyalipiṁ cīnalipiṁ lūnalipiṁ hūṇalipiṁ madhyākṣaravistaralipiṁ puṣpalipiṁ devalipiṁ nāgalipiṁ yakṣalipiṁ gandharvalipiṁ kinnaralipiṁ mahoragalipiṁ asuralipiṁ garuḍalipiṁ mṛgacakralipiṁ vāyasarutalipiṁ bhaumadevalipiṁ antarīkṣadevalipiṁ uttarakurudvīpalipiṁ aparagoḍānīlipiṁ pūrvavidehalipiṁ utkṣepalipiṁ nikṣepalipiṁ vikṣepalipiṁ prakṣepalipiṁ sāgaralipiṁ vajralipiṁ lekhapratilekhalipiṁ anudrutalipiṁ śāstrāvartāṁ gaṇanāvartalipiṁ utkṣepāvartalipiṁ nikṣepāvartalipiṁ pādalikhitalipiṁ dviruttarapadasaṁdhilipiṁ yāvaddaśottarapadasaṁdhilipiṁ madhyāhāriṇīlipiṁ sarvarutasaṁgrahaṇīlipiṁ vidyānulomāvimiśritalipiṁ ṛṣitapastaptāṁ rocamānāṁ dharaṇīprekṣiṇīlipiṁ gaganaprekṣiṇīlipiṁ sarvauṣadhiniṣyandāṁ sarvasārasaṁgrahaṇīṁ sarvabhūtarutagrahaṇīm |
‘범매서(梵寐書 brāhmī)와 가로슬지서(佉盧虱底書, kharoṣṭī)ㆍ포사가라서(布沙迦羅書, puṣkarasāri )ㆍ앙가라서(央伽羅書, aṅga )ㆍ마하지서(摩訶底書 , magadha )ㆍ앙구서(央瞿書 aṅga )ㆍ섭반니서(葉半尼書)ㆍ사리가서(娑履迦書)ㆍ아파로사서(阿波盧沙書)ㆍ답비라서(畓毘羅書)ㆍ계라다서(罽羅多書)ㆍ다차나서(多瑳那書)ㆍ욱가라서(郁伽羅書)ㆍ승기서(僧祇書)ㆍ아발모서(阿跋牟書)ㆍ아노로서(阿奴盧書)ㆍ달라다서(達羅陀書)ㆍ가색서(可索書)ㆍ지나서(支那書)ㆍ호나서(護那書)ㆍ말제악찰라서(末提惡刹羅書)ㆍ밀달라서(蜜怛羅書)ㆍ불사서(弗沙書)ㆍ제바서(提婆書)ㆍ나가서(那伽書)ㆍ야차서(夜叉書)ㆍ건달바서(乾闥婆書)ㆍ마후라서(摩睺羅書)ㆍ아수라서(阿修羅書)ㆍ가루라서(迦婁羅書)ㆍ긴나라서(緊那羅書)ㆍ밀리가서(密履伽書)ㆍ마유서(摩瑜書)ㆍ폭마제바서(暴磨提婆書)ㆍ안다력차제바서(安多力叉提婆書)ㆍ구야니서(拘耶尼書)ㆍ울단월서(鬱單越書)ㆍ불바제서(弗婆提書)ㆍ옥게바서(沃憩婆書)ㆍ익게바서(匿憩婆書)ㆍ반나게바서(般羅憩波書)ㆍ바갈라서(婆竭羅書)ㆍ
梵寐書、佉盧蝨底書、布沙迦羅書、央伽羅書、 摩訶底書、央瞿書、葉半尼書、婆履迦書、阿波盧沙書、沓毘羅書、罽羅多書、多瑳那書、郁伽羅書、僧祇書阿跋牟書、阿奴盧書、達羅陁書、可索書、支那書、護那書、末提惡剎羅書、蜜怛羅書、弗沙書、提婆書、那伽書、夜叉書、乾闥婆書、摩睺羅書、阿修羅書、迦婁羅書、緊那羅書、密履伽書、摩瑜書、暴磨提婆書、安多力叉提婆書、拘耶尼書、鬱單越書、弗婆提書、沃憩婆書、匿憩波書、般羅憩波書、婆竭羅書、
발사라서(跋沙羅書)ㆍ여가발라지예서(戾佉鉢羅底隸書)ㆍ비게바서(毘憩婆書)ㆍ안노발도다서(安奴鉢度多書)ㆍ차사살다바서(差舍薩多婆書)ㆍ갈니나서(竭膩那書)ㆍ오차파서(嗚差波書)ㆍ익차파서(匿差波書)ㆍ파타려가서(波陀戾佉書)ㆍ지달오산지서(地怛烏散地書)ㆍ야바달서(夜婆達書)ㆍ발타산지서(鉢陀散地書)ㆍ말제하리니서(末提訶履尼書)ㆍ살바다증가하서(薩婆多增伽訶書)ㆍ바시서(婆尸書)ㆍ비타아노로마서(比陀阿奴路摩書)ㆍ니사답다서(尼師答多書)ㆍ호로지마나서(乎盧支磨那書)ㆍ다라니폐차서(陀羅尼閉瑳書)ㆍ가가나필리기나서(伽伽那必利綺那書) 살바옥살지이산타서(薩婆沃殺地儞産陀書)ㆍ사갈라승가하서(娑竭羅僧伽訶書)ㆍ살바부다후루다서(薩婆剖多睺婁多書) 등이 있습니다.
跋闍羅書、戾佉鉢羅底隸書、毘憩波書、安奴鉢度多書、舍薩多婆書、竭膩那書、嗚差波書、匿差波書、波陁戾佉書、地烏怛散地書、夜婆達書、鉢陁散地書、末提訶履尼書、薩婆多增伽訶書、婆尸書、比陁阿奴路摩書、尼師答多書、乎盧支磨那書、陁羅尼閉瑳書、伽伽那必利綺那書、薩婆沃殺地你產陁書、娑竭羅僧伽訶書、薩婆部多睺婁多書。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예순네 가지의 글[書]이 있는데, 어느 글로써 가르치려 하십니까?’
이때 비사밀다는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것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스스로 높은 체함을 버리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如上所說六十四書,欲以何書而相教乎?’是時毘奢蜜多聞所未聞,歡喜踊躍自去貢高,而說頌曰:
방광대장엄경 제4권
方廣大莊嚴經卷第四
지바하라 한역
송성수 번역
中天竺國沙門地婆訶羅奉 詔譯
10. 글을 나타내는 품[示書品]
示書品第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의 나이 일곱 살이 되자, 이때 백천의 길하고 상서로운 위의를 갖추고서 보살을 데리고 학당(學堂)에 나아가려 할세, 십천의 사내아이와 1만의 계집아이들이 둘러싸고 시중하였으며, 수레 1만 개에 맛 좋은 음식과 여러 보물을 싣고서 가비라성 네거리와 여러 가게들의 곳곳에 흩어 보시하였으며, 또 백천의 음악은 한꺼번에 울리고 뭇 하늘 꽃은 비처럼 내렸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 채녀들은 뭇 보배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혹은 누각의 난간에 있기도 하고 혹은 전당의 창문에 있기도 하면서 보살을 우러러보며 여러 묘한 꽃으로 멀리서 뿌렸느니라.
또 백천 하늘의 채녀들은 그 몸을 장엄하고 저마다 지닌 보배의 병에 향수를 담아다가 앞에서 길게 뿌렸으며, 하늘과 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 등은 저마다 허공에서 반몸만 나타내어 손에 꽃다발과 영락과 구슬 보배를 가지고 그 위에 드리웠으며, 모든 석가 성바지들은 앞뒤에서 둘러싸고 수단왕을 따르면서 보살을 데리고 학당에 나아갔느니라.
佛告諸比丘:“菩薩年始七歲,是時以備百千吉祥威儀之事,欲將菩薩往詣學堂,十千童男、一萬童女圍遶翊從,車一萬乘載以珍羞幷諸寶物,於迦毘羅城四衢道中及諸廛里,處處散施,復有百千音樂同時俱作雨衆天花,復有無量百千婇女,衆寶瓔珞莊嚴其身。或在樓閣軒檻,或處殿堂窗牖瞻望菩薩,以衆妙花,而遙散之。復有百千天諸婇女,莊嚴其身,各執寶缾盛以香水,於前灑道。天、龍、夜叉、乾闥婆、阿修羅、迦婁羅、緊那羅、摩睺羅伽等,各於虛空出現半身,手執花鬘瓔珞珠寶,垂懸其上。一切釋種前後圍遶,隨輸檀王,而將菩薩詣於學堂。
그때 보살이 학당을 올라가려 하매, 박사(博士) 비사밀다(毘奢蜜多)가, 보살이 오는데 거룩한 덕이 더할 나위 없음을 보고, 자신의 생각에 보살의 스승 되기에 적임이 아닌지라, 크게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여 땅에 넘어지며 기절해 버렸느니라.
때에 묘신(妙身)이라는 도솔천의 천자가 부축하며 일으켜서 자리 위에 편히 두고는 몸은 허공에 올라가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爾時菩薩將昇學堂,博士毘奢蜜多,見菩薩來,威德無上,自顧不任爲菩薩師,生大慚懼迷悶躄地。時兜率天子名曰妙身,扶之令起安置座上,身昇虛空,而說頌曰:
모든 세간의 여러 가지 재주를
한량없는 겁 동안에 이미 닦아 익혔지만
동자들을 이룩하려 하기 위하여
세속의 법 따라 학당에 오르셨네.
所有世閒衆伎藝,
於無量劫已修習,
爲欲成熟諸童子,
隨順俗法昇學堂。
또 모든 중생들을 조복시키어
대승의 참된 법에 들게 하려 함이며
인연을 잘 알고 네 가지 진리 알아
모든 존재[有] 없애며 시원함 얻게 하네.
復欲調伏諸衆生,
令入大乘眞實法,
善解因緣知四諦,
能滅諸有得淸涼。
하늘 중의 하늘이라 가장 높아서
단 이슬 베풂에 더 나을 이 없으며
일체 중생들의 마음 행 다름을
한 생각 가운데서 죄다 능히 알거니
적멸법(寂滅法)도 오히려 깨치셨거늘
하물며 문자로써 배움이겠는가.
天中之天爲最尊,
施甘露者無能勝,
一切衆生心行異,
於一念中悉能知。
寂滅之法猶能悟,
況復文字而須學。
그때 천자는 이 게송을 읊어 마치고 바로 하늘의 묘한 향과 꽃으로 보살에게 공양하고 홀연히 숨어 버렸느니라.
때에 수단왕은 여러 동자들과 그 부모들에게 신칙하여 보살을 보살피라 하고, 왕은 본래의 궁전으로 돌아갔느니라.
보살은 그때에 하늘 향을 바르고 마니명주(摩尼明珠)로 꾸민 전단(旃檀)의 책인 천서(天書)를 손에 잡고 스승에게 물었다.
爾時天子說此偈已,卽以天妙香花供養菩薩,忽然不現。時輸檀王勅諸童子及諸保母,瞻侍菩薩,王還本宮。菩薩爾時手執天書栴檀之簡,塗以天香摩尼明璣以爲嚴飾,而問師言:‘有:
‘범매서(梵寐書)와 가로슬지서(佉盧虱底書)ㆍ포사가라서(布沙迦羅書)ㆍ앙가라서(央伽羅書)ㆍ마하지서(摩訶底書)ㆍ앙구서(央瞿書)ㆍ섭반니서(葉半尼書)ㆍ사리가서(娑履迦書)ㆍ아파로사서(阿波盧沙書)ㆍ답비라서(畓毘羅書)ㆍ계라다서(罽羅多書)ㆍ다차나서(多瑳那書)ㆍ욱가라서(郁伽羅書)ㆍ승기서(僧祇書)ㆍ아발모서(阿跋牟書)ㆍ아노로서(阿奴盧書)ㆍ달라다서(達羅陀書)ㆍ가색서(可索書)ㆍ지나서(支那書)ㆍ호나서(護那書)ㆍ말제악찰라서(末提惡刹羅書)ㆍ밀달라서(蜜怛羅書)ㆍ불사서(弗沙書)ㆍ제바서(提婆書)ㆍ나가서(那伽書)ㆍ야차서(夜叉書)ㆍ건달바서(乾闥婆書)ㆍ마후라서(摩睺羅書)ㆍ아수라서(阿修羅書)ㆍ가루라서(迦婁羅書)ㆍ긴나라서(緊那羅書)ㆍ밀리가서(密履伽書)ㆍ마유서(摩瑜書)ㆍ폭마제바서(暴磨提婆書)ㆍ안다력차제바서(安多力叉提婆書)ㆍ구야니서(拘耶尼書)ㆍ울단월서(鬱單越書)ㆍ불바제서(弗婆提書)ㆍ옥게바서(沃憩婆書)ㆍ익게바서(匿憩婆書)ㆍ반나게바서(般羅憩波書)ㆍ바갈라서(婆竭羅書)ㆍ
梵寐書、佉盧蝨底書、布沙迦羅書、央伽羅書、 摩訶底書、央瞿書、葉半尼書、婆履迦書、阿波盧沙書、沓毘羅書、罽羅多書、多瑳那書、郁伽羅書、僧祇書阿跋牟書、阿奴盧書、達羅陁書、可索書、支那書、護那書、末提惡剎羅書、蜜怛羅書、弗沙書、提婆書、那伽書、夜叉書、乾闥婆書、摩睺羅書、阿修羅書、迦婁羅書、緊那羅書、密履伽書、摩瑜書、暴磨提婆書、安多力叉提婆書、拘耶尼書、鬱單越書、弗婆提書、沃憩婆書、匿憩波書、般羅憩波書、婆竭羅書、
발사라서(跋沙羅書)ㆍ여가발라지예서(戾佉鉢羅底隸書)ㆍ비게바서(毘憩婆書)ㆍ안노발도다서(安奴鉢度多書)ㆍ차사살다바서(差舍薩多婆書)ㆍ갈니나서(竭膩那書)ㆍ오차파서(嗚差波書)ㆍ익차파서(匿差波書)ㆍ파타려가서(波陀戾佉書)ㆍ지달오산지서(地怛烏散地書)ㆍ야바달서(夜婆達書)ㆍ발타산지서(鉢陀散地書)ㆍ말제하리니서(末提訶履尼書)ㆍ살바다증가하서(薩婆多增伽訶書)ㆍ바시서(婆尸書)ㆍ비타아노로마서(比陀阿奴路摩書)ㆍ니사답다서(尼師答多書)ㆍ호로지마나서(乎盧支磨那書)ㆍ다라니폐차서(陀羅尼閉瑳書)ㆍ가가나필리기나서(伽伽那必利綺那書) 살바옥살지이산타서(薩婆沃殺地儞産陀書)ㆍ사갈라승가하서(娑竭羅僧伽訶書)ㆍ살바부다후루다서(薩婆剖多睺婁多書) 등이 있습니다.
跋闍羅書、戾佉鉢羅底隸書、毘憩波書、安奴鉢度多書、舍薩多婆書、竭膩那書、嗚差波書、匿差波書、波陁戾佉書、地烏怛散地書、夜婆達書、鉢陁散地書、末提訶履尼書、薩婆多增伽訶書、婆尸書、比陁阿奴路摩書、尼師答多書、乎盧支磨那書、陁羅尼閉瑳書、伽伽那必利綺那書、薩婆沃殺地你產陁書、娑竭羅僧伽訶書、薩婆部多睺婁多書。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예순네 가지의 글[書]이 있는데, 어느 글로써 가르치려 하십니까?’
이때 비사밀다는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것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스스로 높은 체함을 버리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如上所說六十四書,欲以何書而相教乎?’是時毘奢蜜多聞所未聞,歡喜踊躍自去貢高,而說頌曰:
희유하고 깨끗하며 뛰어나게 지혜로운 이시여
이미 절로 온갖 법을 널리 통달하셔서
학당에 드시어 물으시며 보이신데
말씀하신 글의 이름 아직 듣지 못했소.
希有淸淨勝智人,
已自該通一切法,
示入學堂從下問,
所說書名昔未聞。
정수리를 볼 수 없는 상호 아주 높디높고
얼굴 모양과 위엄 능히 볼 수 없나니
지혜와 신통력 가장 첫째라
좋은 수단으로 저를 가르쳐 주옵소서.
無見頂相極尊高,
面貌威嚴莫能視,
智慧神力最第一,
當以善巧教詔我。
자신을 돌보건대 미천하여 못 배워서
글의 이름 들어도 실로 아직 모르오니
바로 맨 위의 하늘 중의 하늘이라
세간 가운데서 둘도 없으리이다.”
顧己微淺焉能學,
徒聽書名實未知,
是爲最上天中天,
於世閒中無有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10천의 동자들은 보살과 함께 스승 앞에 있으면서 같이 자모(字母)를 배우는데, ‘아(阿)’ 글자를 부를 때에 ‘일체의 모든 행은 무상하다’는 소리를 내고, 장음 ‘아(阿)’ 자(字)를 부를 때에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리라’는 소리를 내고, ‘이(伊)’ 자를 부를 때에 ‘모든 근본은 넓고 크다’라는 소리를 내고, ‘이(伊)’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세간에는 여러 가지 병이 많다’는 소리를 내고, ‘오(烏上聲)’ 자를 부를 때에 ‘세간은 모두 괴롭고 어지러운 일 뿐이다’라는 소리를 내고, ‘오(烏)’ 자를 부를 때에 ‘모든 세간의 일체 중생들은 지혜가 좁고 낮다’는 소리를 내느니라.
‘예(翳)’ 자를 부를 때에 ‘바라고 구하는 것은 모든 허물이며 근심되는 일이다’라는 소리를 내고, ‘애(愛)’ 자를 부를 때에 ‘훌륭한 위의다’라는 소리를 내고, ‘오(烏)’ 자를 부를 때에 ‘죽음의 세찬 흐름이 저 언덕에 이른다’는 소리를 내고, ‘오(懊)’ 자를 부를 때에 ‘모두가 화(化)하여 난다’는 소리를 내고, ‘옴(唵)’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물건은 모두 나와 내 것[我所]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아(阿)’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법은 모두 사라져 없어지느니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佛告諸比丘:“爾時有十千童子,而與菩薩俱在師前,同學字母唱阿字時,出一切諸行無常聲;唱長阿字時,出自利利他聲;唱伊字時,出諸根本廣大聲;唱伊字時,出一切世閒衆多病聲;唱烏上聲字時,出世閒諸惱亂事聲;唱烏字時,出諸世閒一切衆生智慧狹劣聲;唱翳字時,出所希求諸過患事聲;唱愛字時,出勝威儀聲;唱烏字時,出死曝流到彼岸聲;唱懊字時,出皆化生聲;唱唵字時,出一切物皆無我我所聲;唱阿字時,出一切法皆滅沒聲;
‘까(迦上聲)’ 자를 부를 때에 ‘업의 과보에 드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카(佉)’ 자를 부를 때에 ‘모든 법은 허공과 같으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가( 伽上聲字 )’ 자를 부를 때에 ‘매우 깊은 법의 연기(緣起)에 드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가(伽)’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무명(無明)과 어두움과 두텁고 중하게 가린 꺼풀을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고, ‘아(哦)’ 자를 부를 때에 중생들의 열두 갈래[十二支]를 녹여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唱迦上聲字時,出入業果聲;唱佉字時,出一切諸法如虛空聲;唱伽上聲字時,出甚深法入緣起聲;唱伽字時,出除滅一切無明黑暗厚重瞖膜聲;唱哦字時,出銷滅衆生十二支聲;
‘짜(者)’ 자를 부를 때에 ‘네 가지 진리[四諦]를 자세히 살피라’라는 소리를 내고 , 차(車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탐욕을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며, ‘자(社)’ 자를 부를 때에 ‘온갖 생사의 저 언덕을 건너라’라는 소리를 내며, ‘자-(闍)’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악마 군사들을 항복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양(壤)’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중생들을 깨우치리라’라는 소리를 내며,
唱者字時,出觀四諦聲;唱車上聲字時,出永斷貪欲聲;唱社字時,出度一切生死彼岸聲;唱闍字時,出降一切魔軍衆聲;唱壤字時,出覺悟一切衆生聲;
‘따(吒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온갖 갈래[道]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며, ‘타( 咤 )’ 자를 부를 때에 ‘대답을 그만두라’라는 소리를 내고, ‘다(荼上聲)’ 자를 부를 때에 ‘일체 악마의 시달림을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다-(荼)’ 자를 부를 때에 ‘일체 경계가 모두 이는 부정한 것이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나(拏)’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작고 가는 번뇌를 뽑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唱咤上聲字時,出永斷一切道聲;唱咤字時,出置答聲; 唱荼上聲字時,出斷一切魔惱亂聲;唱荼字時,出一切境界皆是不淨聲;唱拏上聲字時,出永拔微細煩惱聲;
‘따(多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법과 진여(眞如)는 다름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타(他上聲)’ 자를 부를 때에 ‘세력은 두려움이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다(陀上聲)’ 자를 부를 때에 ‘보시하고 계율 지니고 질박 정직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다-(陀)’ 자를 부를 때에 ‘일곱 가지 거룩한 재물[七聖財]을 바라고 구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나(那上聲)’ 자를 부를 때에 ‘두루 이름과 물질[名色]을 알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唱多上聲字時,出一切法眞如無別異聲;唱他上聲字時,出勢力無畏聲;唱陁上聲字時,出施戒質直聲;唱陁字時,出希求七聖;財聲唱那上聲字時,出遍知名色聲;
‘빠(波上聲)’ 자를 부를 때에 ‘첫째가는 이치의 진리[第一諦]를 증득하라’라는 소리를 내며, ‘파(頗)’ 자를 부를 때에 ‘깨달음[果]을 얻어 현증(現增)에 들어가라’라는 소리를 내며, ‘바(婆上聲)’ 자를 부를 때에 ‘모든 얽매임을 해탈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바(婆)’ 자를 부를 때에 ‘일체의 존재[有]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마(摩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교만을 녹여 없애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唱波上聲字時,出證第一義諦聲;唱頗字時,出得果入現證聲;唱婆上聲字時,出解脫一切繫縛聲;唱婆字時,出斷一切有聲;唱摩上聲字時,出銷滅一切憍慢聲;
‘야(也)’ 자를 부를 때에 ‘일체 법을 통달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라(羅)’ 자를 부를 때에 ‘생사를 싫어하여 여의고 첫째가는 이치의 진리를 기뻐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라(羅上聲)’ 자를 부를 때에 ‘온갖 생사의 가지를 끊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와(婆上聲)’ 자를 부를 때에 ‘가장 훌륭한 법[乘]이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느니라.
唱也字時,出通達一切法聲;唱羅字時,出厭離生死欣第一義諦聲;唱羅上聲字時,出斷一切生死枝條聲; 唱婆上聲字時,出最勝乘聲;
‘사(捨)’ 자를 부를 때에 ‘일체가 사마타(奢摩他)며 비발사나(毘鉢舍那)니라’라는 소리를 내고, ‘사(沙上聲)’ 자를 부를 때에 ‘6처(處)를 눌러 조복하고 6신통을 얻으라’라는 소리를 내고, ‘사(娑)’ 자를 부를 때에 ‘실제로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라’라는 소리를 내고, 가(呵)’ 자를 부를 때에 ‘영원히 온갖 업의 번뇌를 해치라’라는 소리를 내며, ‘차(差)’ 자를 부를 때에 ‘모든 문자는 온갖 법을 설명하여 나타낼 수 없느니라’라는 소리를 내느니라.”
唱捨字時,出一切奢摩他毘鉢舍那聲;唱沙上聲字時,出制伏六處得六神通聲;唱娑字時,出現證一切智聲;唱呵字時,出永害一切業煩惱聲;唱差字時,出諸文字不能詮表一切法聲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여러 동자들과 함께 학당에 있을 때에 같이 자모를 부르면 한량없는 백천 법문의 소리를 연출하여 3만 2천의 사내아이들과 3만 2천의 계집아이들에게 죄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나니, 이 인연을 나타내 보이기 위하여 학당에 들어갔느니라.”
。”佛告諸比丘:“菩薩與諸童子居學堂時,同唱字母,演出無量百千法門之聲,令三萬二千童男三萬二千童女,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是因緣,示現入於學堂。”
11. 농사일을 자세히 살펴보는 품[觀農務品]
觀農務品第十一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나이 점점 들어 커지자, 곧 어느 때에 여러 석가 아들들과 같이 성을 나와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동산 가운데에 이르러 여러 농부들이 애쓰면서 일을 하는 것을 보았느니라.
보살은 본 뒤에 자비심을 일으키며 세간에는 이러한 고통이 있음을 한탄하면서 생각하였다.
‘어디가 한적할까? 나는 거기서 고통을 여읠 것을 생각해야겠다.’
그러다가 동산 가운데 염부수(閻浮樹)가 있음을 보고 가지와 잎이 우거져서 산뜻하고 무성하여 사랑할 만한지라, 보살은 그때에 그 나무 아래 가부하고 앉아서 모든 욕계의 악인 거친 생각[覺]과 세밀한 생각[觀]을 떠나며, 욕계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운 느낌을 내면서 초선(初禪)에 머무르고, 안으로 한마음을 깨끗이 하여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없애며 욕계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운 느낌을 내면서 2선(禪)에 머무르고, 기쁜 느낌을 떠나 성인이 기뻐하는 자리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버리며 몸으로 즐거운 느낌을 증득하면서 3선에 머무르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끊어 없애면서 근심스럽거나 기뻐하는 느낌을 없애고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아니하여 생각이 깨끗해지면서 4선에 머물렀느니라.
때에 외도의 5통(通) 선인들이 허공을 날면서 남쪽으로부터 북쪽으로 가다가 염부수에 이르자 더 날면서 지나갈 수가 없으므로 함께 서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이제 어째서 이 염부수를 날며 지나갈 수가 없을까?’ 하고는 마음으로 놀라서 털이 곤두서는지라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菩薩年漸長大,便於一時,共諸釋子出城遊觀行至園中,見諸農夫勤勞執役。菩薩見已,起慈悲心,哀嗟世閒有如斯苦!卽作是念:‘何處空閑?我當於彼思惟離苦。’乃見園中有閻浮樹,枝葉蓊鬱鮮榮可愛,菩薩爾時,於彼樹下結加趺坐,離諸欲惡,有覺有觀離生喜樂住初禪,內淨一心滅覺觀離生喜樂住二禪,離喜受聖說住捨有念有想身證樂住三禪,斷除苦樂滅憂喜,不苦不樂,念淸淨住四禪。時有外五通仙人,乘虛而行從南往北,至閻浮樹不能飛過,共相謂言:‘我今何爲不能飛過此閻浮樹?’心驚毛豎,而說偈言:
우리들은 옛날에
수미산과 금강산을 능히 통과하였으며
이와 같은 견고한 산일지라도
오고 감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我等昔能過,
須彌及金剛,
如是堅固山,
去來無罣㝵。
마치 큰 코끼리가
작은 숲을 마구 건너갈 적에
거기에서 걸리거나 어려움이 없듯이
그 일 또한 그와 똑같았습니다.
猶如有大象,
衝度小林叢,
於彼無留難,
其事亦如是。
또 일찍이 모든 하늘과
용과 신의 궁전을 날며 통과함에도
모두가 다 어렵지 아니하며
온갖 것에 장애가 없었습니다.
又亦曾飛過,
諸天龍神宮,
皆悉不爲難,
一切無所障。
지금은 바로 누구의 함이 와서
나의 신통을 억누르기에
여기에 염부수 숲에서
지정지정 돌면서 통과할 수 없을까.
今者是誰力,
來制我神通,
於此閻浮林,
遲迴不能過。
그때 숲 속에 신(神)이 있다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爾時林中有神,說偈答言:
수단왕의 태자께서는
원만하여 마치 깨끗한 달과 같고
몸매는 해가 처음 돋음 같으며
얼굴의 모습은 연꽃이 핌과 같네.
輸頭檀王之太子,
圓滿猶如淸淨月,
身相猶如日初出,
面貌猶如蓮花敷。
이 염부수의 그늘 아래서
바로 앉아 매우 깊은 선정 생각하는데
오랜 겁에 이미 선한 행을 닦았기에
뜨거움을 없애고 시원함 얻었나니
이 대사(大士)의 거룩한 신력 때문에
그대들을 여기에서 통과할 수 없게 하네.
於此閻浮樹陰下,
端坐思惟甚深定,
積劫已曾修善行,
故能除熱得淸涼。
由是大士之威神,
令汝不能於此過。
그때 선인들은 이 게송을 듣고서 멀리서 보살의 거룩한 빛이 번쩍거리며 상호가 견줄 데 없음을 보고 저마다 희유하고 기특한 마음을 내어 모두가 말하였느니라.
‘이 분은 어떤 사람이기에 위엄 있는 모습이 저러하실까, 이는 제석천일까, 이는 사천왕일까, 이는 악마왕일까, 이는 용왕일까, 이는 마혜수라천일까, 이는 비뉴천(毘紐天)일까, 이는 전륜성왕일까?’
때에 그 선인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爾時諸仙聞是偈已,遙見菩薩威光赫然相好無比,各生希有奇特之心,咸作是言:‘此爲何人,威容乃爾?爲是帝釋,爲是四王,爲是魔王,爲是龍王,爲是摩醯首羅天,爲是毘紐天,爲是轉輪聖王?’時諸仙人以偈讚曰:
몸 빛깔은 사천왕과 제석ㆍ범왕과
일천(日天)ㆍ월천(月天)ㆍ자재천보다 뛰어났으며
복덕과 상호도 넘을 이 없으므로
깨끗하고 때 여읜 부처님이시라.
身色超過四護世,
釋梵日月自在天,
福德相好無能踰,
淸淨離垢應是佛。
그때 숲의 신은 게송(偈頌)으로 선인들에게 대답하였느니라.
爾時林神,以偈答仙人曰:
석제환인과 호세천왕(護世天王)과
범왕과 비뉴천ㆍ자재천들이
보살의 거룩한 빛과 만약 견주면
백천만 분의 1도 못 되리.
釋提桓因及護世,
梵王毘紐與自在,
若比菩薩之威光,
百千萬分不及一。
그때 그 선인들은 이 게송을 듣고 공중에서 내려와 보살의 앞에 이르러도 보살이 깊은 선정에 들어 몸과 마음이 움쩍하지 않음을 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爾時諸仙聞是偈已,從空而下至菩薩前,乃見菩薩入深禪定身心不動,以偈讚曰:
세간은 번뇌의 불인데
높은 이는 바로 시원한 못이니
당연히 위가 없는 법으로써
그들에게 타는 번뇌 없게 해야 하오리다.
世閒煩惱火,
尊是淸涼池,
當以無上法,
令其除熱惱。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復有一仙,說偈讚曰:
세간은 무명(無明)으로 덮였는데
높은 이는 지혜의 등불이시매
당연히 훌륭하고 깨끗한 법으로써
그들 위해 어둠을 없애야 하오리다.
世閒無明覆,
尊爲智慧燈,
當以勝淨法,
爲彼除冥暗。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復有一仙,說偈讚曰:
세간은 근심과 괴로움의 바다인데
높은 이는 큰 배요 떼이시매
당연히 으뜸이며 뛰어난 법으로써
구제하여 저 언덕에 올려야 하오리다.
世閒憂惱海,
尊爲大舩筏,
當以最勝法,
濟之登彼岸。
또 하나의 선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復有一仙,說偈讚曰:
세간은 늙고 병든 괴로움인데
높은 이는 큰 의왕(醫王)이시매
당연히 미묘한 법으로써
구원하여 낫게 해야 하오리다.”
世閒老病苦,
尊爲大醫王,
當以微妙法,
救之令得愈。”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그 선인들은 보살을 찬탄하고 예배하며 둘러쌌다가 공중으로 올라 떠나갔느니라.
그때 수단왕은 잠깐 동안에 보살을 못 본지라 우울하여 언짢아하면서 말하였느니라.
‘태자는 지금 어디 있을까?’
그리고는 곧 여러 신하들을 보내어 곳곳을 찾게 하였느니라. 어느 한 대신이 염부수에 이르러서 보살이 그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생각하고 있음을 보았는데, 모든 나무들에 진 그늘은 해를 따르면서 옮기거늘 유독 염부나무의 그림자만은 잔잔하여 옮아가지 않는지라, 때에 그 대신은 이러한 일을 보고 마음에 희유함을 내며 돌아가서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佛告諸比丘:“時諸仙人讚菩薩已,頂禮圍遶昇空而去。爾時輸檀王於少時閒不見菩薩,悒然不樂,作如是言:‘太子今者爲在何許?’卽遣群臣處處求覓。有一大臣至閻浮樹,乃見菩薩在彼樹下端坐思惟,諸樹光陰逐日而轉,唯閻浮之影湛然不移。時彼大臣見如是事,心生希有,歸白王言:
태자께서 앉아 계신 염부수는
때가 지나가는데도 그림자는 그대로이며
갖가지의 상호는 뛰어나게 장엄되어
거룩한 덕의 빛은 제석과 범왕보다 뛰어났더이다.
太子宴坐閻浮樹,
其樹經時影不移,
種種相好以莊嚴,
威德光明超釋梵。
그때 수단왕은 이 말을 듣고 염부수 아래 가서 보살 몸의 상호가 장엄하여 거룩한 빛이 번쩍거림을 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爾時輸檀王聞是語已,往閻浮樹下,見菩薩身相好莊嚴威光赫弈,以偈歎曰:
봉우리에서 밤에 타는 횃불과 같고
밝은 달이 허공에 있음 같으며
태자가 안온하게 깊은 선정에 들매
나는 이제 보며 기뻐하면서도 두려워하네.”
譬如山峯夜然炬,
亦如明月在虛空,
太子安隱入深禪,
我今見之喜且懼。”
12. 재주를 나타내는 품[現藝品]
現藝品第十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보살은 나이 이미 장대하였느니라. 또 어느 때에 수단왕은 여러 석가 성바지에서 덕을 갖춘 장로들과 같이 서로 의논을 하는데, 때에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대왕에게 아뢰었느니라.
‘태자의 나이가 점차로 많아졌나이다. 한량없는 신선들과 상을 잘 보는 이들이 모두 말하기를, 〈태자께서 만약 집을 떠나면 반드시 부처님이 될 것이요, 만약 집에 있으면 당연히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되, 열 가지 선으로 만물을 부리고 법으로써 왕이 되어 7보를 이룩할 터인데, 7보라 함은, 첫째가 윤보(輪寶)요, 둘째가 상보(象寶)요, 셋째가 마보(馬寶)요, 넷째가 주보(珠寶)요, 다섯째가 여보(女寶)요, 여섯째가 주병신보(主兵臣寶)요, 일곱째가 주장신보(主藏臣寶)이며, 천의 아들을 완전히 갖추고 단정하며 씩씩하여 적을 잘 항복시키리라〉 하였다’고 하였나이다.
대왕이시여, 만약 태자가 집을 떠나지 않게 하면 전륜성왕으로서 틀림없이 이어받아 모든 작은 왕들을 다 항복시킬 터이므로, 마땅히 혼처(婚處)를 구하여 물들고 집착하게 해야 하리니, 이로 연유하여 저절로 집을 떠나지 아니하오리다.’
佛告諸比丘:“爾時菩薩年旣長大,復於一時,輸檀王共諸釋種長德耆年,相與談議。時諸釋種白大王言:‘太子年漸長大,無量諸仙善占相者皆云:太子若得出家必定成佛,若在家者當爲轉輪聖王王四天下,十善御物以法爲王,成就七寶。何謂爲七?一者輪寶,二者象寶,三者馬寶,四者珠寶,五者女寶,六者主兵臣寶,七者主藏臣寶。具足千子,端正勇健能伏怨敵。大王!若令太子不出家者,轉輪聖王必有繼嗣,諸粟散王咸當歸伏。應爲求婚令生染著,由是自當不出家也。’
이때 수단왕은 여러 석가에게 말하였다.
‘누구의 딸이 덕을 갖추었고, 그 비(妃)가 될 만합니까?’
때에 5백의 대신들이 있다가 저마다 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딸이 덕이 있고 태자의 비가 될 만하옵니다.’
수단왕은 말하였다.
‘태자의 비는 진실로 선택하기 어렵겠구나. 누구의 따님이 잘 그의 뜻에 맞을지 모르겠으니, 태자에게 〈어떠한 여인을 비로 삼겠는가?〉라고 물어야 하겠도다’라고 하자, 이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보살에게 가서 저마다 물었다.
‘태자께서는 어떠한 여인을 데려다가 비로 삼으시겠습니까?’
이때 보살은 여러 석가에게 대답하였다.
‘이로부터 이레 후에 그 뜻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하고는 보살은 생각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時輸檀王告諸釋言:‘誰女有德堪爲其妃?’時有五百大臣,各白王言:‘我女有德堪爲太子之妃。’輸檀王言:‘太子之妃固難爲選,不知誰女能稱其意?宜問太子何等之女可以爲妃?’是諸釋種往菩薩所,各各問言:‘太子娶何等女而以爲妃?’是時菩薩報諸釋言;‘卻後七日當述斯意。’菩薩思惟,而說偈言:
애욕은 그지없는 허물이 있어
모든 괴로움의 인(因)이 되나니
마치 독이 있는 나무 숲 같고
또한 훨훨 타는 불더미 같네.
欲有無邊過,
爲諸苦惱因,
猶如毒樹林,
亦如猛火聚。
지금 깊숙한 궁전 안에 있으면서
채녀와 함께 서로 즐기거니와
이곳은 매우 살기 어려운 것이
마치 날이 시퍼런 칼을 밟음 같나니
산과 숲에서 혼자 살면서
선정에 머무름만 같지 못하리.
今處深宮內,
婇女共相娛,
此處甚難居,
猶如履霜刃,
未若住禪定,
獨在於山林。
그때 보살은 이레를 지난 뒤에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생각하며 방편으로 중생들을 제도하려고 대신들에게 말하면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爾時菩薩過七日已,起大悲心思惟方便欲度衆生,告諸大臣而說頌曰:
연꽃은 흙탕에서 나고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아니하나니
왕이란 덕망이 백성에게 감통(感通)해야
바야흐로 모두가 존숭(尊崇)하니라.
蓮花生長淤泥中,
不爲淤泥之所染,
王者德感於衆庶,
方爲一切之所宗。
세간의 한량없는 모든 중생은
나에게 단 이슬을 증득해야 하므로
처자를 가지는 것 보이지마는
다섯 가지 욕심[五欲]에 물듦은 아니니라.
世閒無量諸衆生,
當於我所證甘露,
是故示有妻子等,
非爲五欲之所染。
나는 이제 과거의 부처님을 따르면서
모든 선정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니
혼인은 마땅히 좋은 짝을 선택하고
범녀(凡女)로 비를 삼지 말아야 하리.
我今隨順過去佛,
而不退失諸禪定,
婚娉宜應選仇偶,
勿娶凡女以爲妃。
상호를 두루 갖춘 깨끗한 사람이며
하는 말이 맘과 맞고 방일함이 없을지니
나는 이제 글로써 좋은 것을 말하면
그대들은 글을 쫓아 잘 찾아야 하리.
具足相好淸淨人,
諦語稱心無放逸,
我今爲書陳所好,
汝宜依書善求覓。
젊고 한창이며 위의가 좋거나
잘난 체 뽐내지 않으며 난 체하지[慢] 아니하고
교만과 인색과 시새움이 없으며
아첨과 속임수와 병이 없어야 하오.
若有少盛好威儀,
不恃麗容而起慢,
無憍無悋無嫉妒,
無諂無誑無諸病。
늘 질박 정직하고 인자한 맘 일으키어
중생 가엾이 여기기를 아들 사랑하듯 하고
보시하기 좋아하고 모든 허물 없으며
사문과 바라문을 공양하여야 하오.
恒常質直起慈心,
憐愍衆生如愛子,
好行惠施無諸過,
供養沙門婆羅門。
꿈꾸는 데까지도 삿된 맘 없고
아이 배지 못했었고 지극히 정결하며
늘 맘을 스승 삼아 젠 체하지 아니하고
뜻을 낮춰 겸손하기 천인[賤人] 같아야 하오.
乃至夢寐無邪心,
未曾懷孕至貞潔,
恒爲心師不高擧,
執意卑愻猶如賤。
좋은 맛과 욕락(欲樂)을 탐내지 않고
부끄러움이 있고 해침 없으며
일찍이 외도에게 귀의함 없고
늘 참되고 바른 이치와 서로 응해야 하오.
不貪滋味及欲樂,
有慚有恥而無害,
未嘗歸依諸外道,
恒與眞正理相應。
몸과 말과 뜻의 업이 언제나 깨끗하고
흐리마리 잠자는 것 모두 멀리 떠났으며
하는 일은 모두 다 잘 생각하고
선한 행을 항상하여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오.
身語意業常淸淨,
惛沈睡眠皆遠離,
所作無不善思惟,
恒行善行未曾捨。
시부모 섬기는 일 자기 부모같이 하고
좌우를 돌보는 것 자기 몸과 같이 하며
남편보다 늦게 자고 더 먼저 일어나고
모든 이치 아주 잘 알아야 하오.
이와 같은 여자라야 나는 장가들 것이요
어찌 보통 사람으로 비를 삼겠습니까?”
承事舅姑如父母,
愛念左右如自身,
夫睡方眠復先起,
善能解了諸義理。
如是之女我方取,
豈得凡劣以爲妃。”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대신들은 이 글을 전해 받고 수단왕에게 이르매, 왕은 이 글을 보고 신하들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글을 가지고서 가비라성에서 여러 성바지인 찰제리거나 바라문이거나 비사(毘舍)ㆍ수타라(首陀羅)의 성바지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살펴야 하며, 반드시 여인으로서 이런 여러 가지 덕을 갖추었으면 이 여인을 데려다가 태자의 비를 삼게 하여야 하리라.’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是時大臣乃傳此書,至輸檀王所,王見書已告諸臣言:‘汝宜齎書於迦毘羅城,觀諸族姓,若剎帝利、若婆羅門,乃至毘舍、首陁種族之中,必有令女具斯衆德,當娶是女爲太子妃。’卽說偈言:
찰제리거나 바라문이거나
비사거나 수다라거나
여인으로서 이런 덕을 갖추었으면
빨리 와서 나에게 알려야 하리.
剎利婆羅門,
毘舍及首陁,
有女具斯德,
宜速來報我。
태자가 마음으로 좋아한 바는
법 받듦을 가지고 우선 삼나니
그대들은 이제 살펴야 하며
성바지에 관해서는 말할 것이 없느니라.”
太子心所好,
以奉法爲先,
汝今應審觀,
無論於種族。”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대신들은 왕의 칙명을 받들고 가비라성에서 이와 같은 훌륭한 덕을 지닌 여인을 찾았느니라.
어느 한 대신의 이름은 집장(執杖)이요, 그 사람에게 딸이 있는데 이름은 야수다라(耶輸陀羅)며, 상호가 단정 엄숙하여 예쁘며 젊고 으뜸이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퉁퉁하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아니하여 여자의 몸차림과 몸가짐이 완전히 갖추어져서 마치 보녀(寶女)와 같았느니라.
이에 대신은 집장의 집에 나아가 야수다라를 만나보자, 그때 야수다라는 대신에게 절을 하며 물었다.
‘무슨 일 때문에 여기까지 오셨나이까?’
그러자 대신은 보살의 글을 야수다라에게 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佛告諸比丘:“爾時大臣奉王勅已,於迦毘羅城,求訪如是令德之女。有一大臣名爲執杖,其人有女名耶輸陁羅,相好端嚴姝妙第一,不長不短不麤不細,非白非黑具足婦容,猶如寶女。於是大臣詣執杖家,見耶輸陁羅。爾時耶輸陁羅拜於大臣,而問之言:‘以何緣故而來至此?’大臣以菩薩書授耶輸陁羅,而說頌曰:
석가 대왕의 태자야말로
얼굴이 단정하여 사랑할 만하오며
거룩한 이들의 서른두 가지 상(相)과
여든 가지 좋은 모습 다 원만하신데
태자는 글 가운데 부덕(婦德)을 말하여
이러한 여인으로 비를 삼겠다 합니다.
釋氏大王之太子,
顏容端正甚可愛,
大人之相三十二,
八十種好皆圓滿,
太子書中述婦德,
如是之女可爲妃。
그때 야수다라는 보살의 글을 보고 가져다 읽다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신에게 답하였다.
爾時耶輸陁羅,見菩薩書取而讀之,怡然微笑報大臣曰:
글에 실린 덕행을 지금 죄다 갖춘지라
태자만이 나의 남편 되어야 하니
이런 뜻을 빨리 알려 주어서
못난이와 같이 삶이 없게 해야 하오리다.
書載德行今悉備,
唯應太子爲我夫。
當以斯意速啓知,
無令不肖而共居。
그때 대신은 이러한 일을 보고서는 돌아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저는 가비라성을 곳곳마다 찾아다니다가 한 어진 여인을 보았사온데 태자의 비가 될 만하옵니다. 단정하고 예쁘며 맵시가 제일이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아니하여 여인의 몸차림과 몸가짐이 완전히 갖추어져서 마치 보녀와 같았나이다.’
그러자 왕은 말하였다.
‘그대가 칭찬하는 이는 누구의 딸인고?’
신하가 아뢰었다.
‘집장(執杖) 대신의 딸로서 이름은 야수다라이옵니다.’
爾時大臣見是事已,歸白王言:‘大王!我於迦毘羅城,處處求訪睹一賢女,堪爲太子之妃,端正姝妙色相第一,不長不短不麤不細,非白非黑,具足婦容,猶如寶女。’王曰:‘汝所稱者誰之女耶?’白言:‘執杖大臣之女,名耶輸陁羅。’
왕은 생각하였다.
‘태자의 상호가 세간에서 뛰어난지라, 덕과 모습이 두루 갖추어졌어야 태자의 비로서 넉넉하겠거늘 그대가 칭찬하는 이가 틀림없이 미덕(美德)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무우보(無憂寶)로 그릇을 만들어 태자의 뜻대로 오는 이에게 주게 하고, 몰래 엿보면서 그가 좋아하는 이를 자세히 살피다가 그 좋아하는 이를 데려다 비로 삼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금공(金工)을 시켜 무우보의 그릇을 많이 만들게 하고, 다시 7보로써 꾸미고는 북을 치며 널리 칙령하여 가비라성에 알렸다.
‘스스로 여인으로서 덕망과 용모가 갖추어져서 태자의 비가 될 만하다고 여기는 이는 일곱째 날까지 다 왕궁으로 모여라.’
이레가 다 차자 모든 여인들은 죄다 모였느니라.
보살은 그때에 대전(大殿)의 인현상(仁賢床)에 의거하여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느니라.
수단왕은 은밀히 나인(內人)을 시켜 보살의 뜻이 가는 곳을 자세히 살피다가 빨리 왕에게 알리게 하였느니라.
王自惟念:‘太子相好超過世閒;德貌備足,方可以充太子妃耳。汝所稱者,何必具美?我當造無憂寶器,隨太子意來者遺之,竊使伺候觀其所好,其所好者卽娉爲妃。’乃遣金師多造無憂之器,復以七寶而爲嚴飾,擊鼓宣令告迦毘羅城,自知女有德貌堪爲太子妃者,至第七日摠集王宮。七日滿已,諸女皆集。菩薩爾時處于大殿,據仁賢牀婇女圍遶。時輸檀王密使內人:‘觀察菩薩意之所向,當速報我。’
때에 가비라성의 모든 미녀들은 모두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보살 앞에 이르러서는 잠깐 동안 거룩한 빛을 보기만 하면 우러러보지를 못하였느니라.
그때 보살은 무우보의 그릇을 차례대로 주었으므로 모두가 후한 예물만을 받고 얼굴을 숙이고서 떠나갔느니라.
그때 야수다라는 시중에게 둘러싸여 맨 나중에 이르렀는데, 자태가 단정하고 맵시가 둘도 없었다. 보살을 자세히 살피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다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였다.
‘어찌 저만 무우보를 내려 주시지 않나이까? 저의 몸을 뽑지 않으려 하심은 아니옵니까?’
보살은 대답하였다.
‘내가 이제 그대가 참으로 싫어서가 아니라, 그대 스스로가 뒤에 왔기에 보배 그릇이 다하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곧 가락지를 뽑아서 주었느니라. 그 가락지의 값어치는 백천 냥이나 되는데 야수다라는 가락지를 받고 또 말하였다.
‘주시는 물건이 어찌 그리 적나이까? 저의 몸이 비록 못났다 하더라도 그 값어치뿐이겠나이까?’
이때 보살이 입었던 여러 가지의 보배 영락을 다 벗어 주는지라, 야수다라는 말하였다.
‘제가 이제 어찌하여 태자께서 장엄하신 보배를 빼앗겠나이까? 스스로 모든 보배 장식물을 태자에게 받들어 올려야 하오리다.’
그리고는 받으려 하지 않고 본래 처소로 돌아갔느니라.
時迦毘羅城一切美女,皆以瓔珞莊嚴其身,至菩薩前,暫睹威光不能仰視。爾時菩薩以無憂寶器次第付之,皆蒙厚禮低顏而去。爾時耶輸陁羅,侍從圍遶最後而至,姿容端正色相無雙,諦觀菩薩目不暫捨,怡然微笑而作是言:‘獨不垂賜無憂之寶,將非我身不足採耶?’菩薩報言:‘我今於汝誠無所嫌,汝自後來寶器盡耳。’卽脫指環而以與之,其環價直百千兩金。耶輸陁羅受指環已,復作是言:‘所賜之物何太少乎?我身雖劣止直爾耶?’是時菩薩盡脫所著衆寶瓔珞而以贈之。耶輸陁羅言:‘我今何爲奪於太子嚴身之寶?自當以諸寶飾奉上太子。’作是語已,不肯受之還歸本處。
때에 왕의 사자(使者)가 자세히 위의 일을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아셔야 하오리다. 태자의 뜻은 집장 대신의 따님 야수다라에게 있었나이다.’
그러자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국사(國師)를 보내며 집장의 집에 가서 ‘듣건대 경에게는 딸이 있는데, 태자의 비가 될 만하다 하므로 재상을 보내어 구혼을 하게 하니, 이 뜻을 알아야 하리라’라고 말하게 하였다.
그때 국사는 왕의 칙명을 받들고 집장의 집에 닿아서 자세히 이 일을 말하였더니, 그때에 집장은 국사에게 대답하였다.
‘우리 집의 법은 오랜 대(代)를 이어오면서부터 기능이 남보다 뛰어나는 이어야 사위를 삼았습니다. 태자는 깊숙한 궁전에서 생장하여 아직도 문무(文武)의 글과 산수ㆍ도화ㆍ전쟁의 기밀과 권모며여력([打-丁+(企-止+衣)]力) 등 세간의 여러 가지 재주를 일찍이 익혔거나 배우지 못하였을 터이니, 어찌하여 저의 딸을 재주 없는 사람에게 가게 하겠습니까? 마땅히 여러 석가들을 모아서 기능으로 선택하여 누구든지 가장 우수한 이에게 이 딸을 얻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국사는 이 말을 듣고 돌아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時王使者具以上事而白王言:‘大王當知!太子意在執杖大臣之女耶輸陁羅。’王聞是語,卽遣國師詣執杖家作如是言:‘聞卿有女堪爲太子之妃,故遣相求,宜知此意。’爾時國師奉王勅已,到執杖家具陳是事。爾時執杖報國師言:‘自我家法積代相承,若有伎能過於人者,以女妻之。太子生長深宮,未曾習學文武書筭、圖象兵機、㩲捷[打-丁+(企-止+衣)]力世閒衆藝,何爲我女適無藝人?應會諸釋簡選伎能,誰最優長當得是女。’爾時國師聞此語已,歸白於王。
왕은 이 말을 듣고 근심 걱정하면서 언짢아하다가 가만히 생각하였다.
‘내가 먼저 여러 석가 성바지들에게 명하여 태자를 친히 모시게 할 때 모두가 나에게 말하기를, 〈태자가 용맹스럽지 못하다〉고 하더니, 집장이 이번에 사양한 것이 혹은 이 때문일까?’
王聞此言,愁憂不樂,竊作是念:‘我先勅諸釋種親侍太子,皆白我言:〈太子不勇。〉執杖此辭或因是也。’
그때 보살은 부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무엇 때문에 조심하고 걱정하시나이까?’
그러나 왕은 잠자코 있다가 세 번이나 물어서야 왕은 다른 사람을 시켜 그를 위하여 이 뜻을 말하였더니, 이에 보살은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며 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세간에서 묘한 재주가 자못 능한 이가 있다 하더라도 어찌 저와 똑같은 이가 있겠나이까?’
그러자 왕은 문득 기뻐하며, 자세히 물었다.
‘네가 지금 다른 사람들과 재주를 겨룰 수 있겠느냐?’
그리고는 이렇게 세 번이나 물었다.
爾時菩薩詣父王所,白言:‘大王何以憂愁?’王時默然,乃至三問。王遣餘人爲說斯意。於是菩薩熙怡微笑,來白王言:‘世閒寧有殊能妙伎與我等者?’王便歡喜,更審問言:‘汝今能與他人捔伎藝耶?’如是三問。
보살은 대답하였다.
‘다만 빨리 특이한 재주 있는 사람만을 부르시옵소서. 제가 앞에서 여러 재주를 잘 나타내야 하겠나이다.’
때에 수단왕은 가비라성 밖에 하나의 시험장을 마련하고 두루 천하에 알렸다.
‘7일을 지난 뒤에 만일 기술이 좋은 이면 모두 이 장소에 모여라. 함께 태자의 여러 가지 재주 부림을 구경하리라.’
드디어 제7일이 되자 5백의 석가 자제들은 보살을 우두머리로 삼아 함께 성을 나와 시합 장소에 갔다.
이때 집장 대신은 그 딸을 장식하여 보배 수레에 싣고 시중들에게 둘러싸여 와 재주를 구경하면서 표지를 세우고 외쳤다.
‘만약 재주가 남보다 뛰어난 이가 있으면 사위를 삼으리라.’
菩薩答言:‘大王!但當速召有異術人,我能於前現衆伎藝。’時輸檀王於迦毘羅城外,爲一試場,遍告天下:過七日後,若有善於伎術,皆集此場,共觀太子現諸伎藝。’至第七日,五百釋子菩薩爲首,當共出城往試場所。是時執杖大臣莊飾其女,載以寶車侍從圍遶,來觀伎藝,立表號令,若有伎藝出於人者,以女妻之。
때에 수단왕은 가장 훌륭한 흰 코끼리를 보내어 보살을 영접하였는데, 제바달다(提婆達多)가 먼저 성문에 도착하여 이 훌륭한 코끼리의 장엄이 제일임을 보고 물었다.
‘이는 누구의 코끼리냐?’
대답하였다.
‘대왕께서 이 코끼리를 보내시어 태자를 영접하려 합니다.’
그러자 제바달다는 이 말을 듣고 질투심을 내어 힘만 믿고 교만스럽게 나아가 코끼리 코를 붙잡고 손으로 쳐서 그만 죽여 버렸느니라.
난타(難陀)가 이어 도착하여 성문을 나가려고 하다가 그 흰 코끼리가 길에서 죽어 넘어져 있음을 보고 물었다.
‘누가 죽였느냐?’
時輸檀王遣將最勝白象以迎菩薩,㮛婆達多先至城門,見此勝象莊嚴第一,問:‘是誰象?’答言:‘大王遣將此象以迎太子。’提婆達多聞是語已,生嫉妒心,恃力憍慢,前執象鼻,以手搏之,於是而死。難陁續到欲出城門,見彼白象當路而斃,問:‘誰殺乎?’
대답하였다.
‘제바달다입니다.’
그러자 난타는 손으로 거꾸로 끌어다 길 곁에 두었는데, 보살이 바로 이르러서 물었다.
‘누가 코끼리를 죽였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제바달다가 왼손으로 코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치니까 그 코끼리는 그때 손이 닿자마자 죽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보살은 탄식하며 말하였다.
‘제바달다는 매우 착하지 못한 일을 하였구나.’
그리고는 다시 마부에게 물었다.
‘누가 옮겼느냐?’
대답하였다.
‘순타가 손으로 거꾸로 끌어다가 길 곁에 놓아두었습니다.’
보살은 감탄하며 말하였다.
‘착하도다, 순타여.’
答言:‘提婆達多!’難陁于時以手倒曳,致於路側。菩薩尋至,問:‘誰殺象?’御者答言:‘提婆達多左手執鼻右手搏之,其象爾時應手而死。’菩薩歎曰:‘提婆達多甚爲不善!’復問御者:‘誰能移之?’答言:‘難陁以手倒曳致于路側。’菩薩歎曰:‘善哉難陁!’
그때 보살이 보배 수레에 앉아서 왼 발가락으로 그 흰 코끼리를 가져다 천천히 허공에 던지자 일곱 겹의 성을 넘어 1구로사(拘盧舍)를 지나가서 그 코끼리가 떨어져 큰 구덩이가 생겼는데, 그 뒤에 사람들이 여기를 코끼리 구덩이라 불렀느니라.
이때 허공에서 모든 하늘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며 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爾時菩薩坐於寶輅,以左足指持彼白象,徐擲虛空越七重城,過一拘盧舍,其象墮處便爲大坑,爾後衆人號爲象坑。是時虛空諸天皆大歡喜,歎未曾有,而說頌曰:
보살은 수레에서 왼발을 드리워
발가락으로 코끼리를 겹성[重城] 밖까지 던졌나니
틀림없이 능히 지혜의 힘으로써
중생들을 옮겨다 죽음의 성을 넘기리.”
菩薩車中垂左足,
以指擲象重城外,
決定當能以智力,
運諸衆生超死城。”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수단왕은 여러 석가 성바지에서 덕을 갖춘 장로들과 국사와 대신이며 한량없는 대중의 모임과 함께 재주 겨루는 장소에 모였으며, 5백의 석가 성바지의 동자들도 모두 이 장소에 닿았느니라.
때에 여러 석가 성바지들은 비사밀다(毘奢蜜多)를 청하여 재주를 시험하는 스승으로 삼고 비사밀다에게 말하였다.
‘우리의 여러 동자들 가운데서 누가 가장 글을 잘하고 누구의 학문이 우수한가를 자세히 살펴 주셔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비사밀다는 먼저 보살이 온갖 글을 알며 그보다 뛰어날 수 있는 이가 없음을 아는지라, 이에 빙그레 웃으면서 여러 동자들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爾時輸檀王,與諸釋種長德耆年國師大臣無量衆會,集藝場所,五百釋種童子皆至此場。時諸釋種,請毘奢蜜多爲試藝師,語毘奢蜜多言:‘應觀我等諸童子中,誰最工書、誰學優贍?’而毘奢蜜多,先知菩薩解一切書無能踰者,於是微笑向諸童子,而說頌曰:
천상과 인간에서
있는 바의 문자들을
태자는 연구하여
그의 끝까지 다했는지라
나와 그대들에서
그 누가 미칠 수 있는 이 있으리.
天上人閒,
所有文字,
太子究之,
盡窮其底,
吾與汝等,
誰能及者。
나에게 글을 말하는데
그 이름조차도 알지 못했거니
아마 거듭 생각하건대
인간과 천상에서 가장 훌륭하리라.
爲我說書,
靡識其名,
適曾挍量,
人天最勝。
그때 5백의 석가 성바지들은 나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먼저 태자께서 글의 재능이 통달하여 미칠 수 있는 이가 없는 줄 알고 있사오나 산술에서는 남보다 아직 뛰어나지 못할 것이옵니다.’
때에 알순나(頞順那)라 하는 대신이 아주 산술에 이숙한지라 수단왕은 알순나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여러 동자들이 산수에서 누가 가장 우수한가를 살펴 주셔야겠소.’
그때 보살은 자신이 숫자를 부르고 여러 동자들은 차례대로 산가지를 놓게 하였는데, 보살이 부르는 대로 계산을 못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자에서 5백 동자에 이르기까지 죄다 틀렸느니라.
보살은 이때 동자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숫자를 부르라. 내가 계산하리라.’
그러자 그 동자들은 차례로 숫자를 부르고 보살은 산가지를 놓았는데, 부르는 것이 미처 따르지 못하였느니라. 도무지 틀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5백의 동자들이 한꺼번에 같이 불러도 틀리지 않았느니라.
때에 알순나는 마음으로 희유함을 내며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爾時五百釋種,前白王言:‘我等先知太子通達書藝無能及者,而於筭術或未過人。’時有大臣名頞順那,極閑筭術,輸檀王語頞順那言:‘汝宜觀諸童子,於筭數中誰最爲優?’爾時菩薩自與唱數,令諸童子次第下籌,隨菩薩唱計不能及,一一童子乃至五百皆悉錯亂。菩薩是時語諸童子:‘汝等唱數我當筭之。’諸童子等次第擧數,菩薩運籌唱不能及,都無錯謬,乃至五百童子一時俱唱,亦不雜亂。時頞順那心生希有,以偈讚曰:
장하도다, 마음의 지혜가 기특하고 민첩하여
5백 석가 성바지들 미칠 수가 없구나.
그 옛날은 내가 산수 잘한다고 했건마는
이제 알고 보니 태자야말로 측량할 수 없도다.
善哉心智奇敏捷,
五百釋種無能及,
彼昔皆稱我能筭,
今知太子不可量。
때에 석가 성바지들과 일체 사람과 하늘들이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태자가 산수 계산을 하는 가운데서도 역시 제일이로다.’
그리고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예배하면서 대왕에게 아뢰었다.
‘거룩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쾌히 좋은 이익을 얻었나이다. 이제 태자의 변재와 지혜가 죄다 첫째입니다.’
時諸釋種及一切人天同聲唱言:‘善哉,善哉!太子於筭計中亦復第一。’皆從座起合掌頂禮,白大王言:‘善哉,大王!快得善利!今者太子辯才智慧皆悉第一。’
때에 수단왕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아니, 알순나와 산수를 견주어 볼 수 있겠느냐?’
그러자 보살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 일이 참 좋나이다.’
때에 그 산수 스승은 보살에게 물었다.
‘아니, 백 구지(拘胝)는 분명히 아신다 하거니와 그 밖의 숫자 이름을 아십니까?”
그러자 보살이 대답하였다.
‘제가 잘 압니다.’
알순나는 말하였다.
‘태자께서 잘 아신다 하오니, 저에게 말씀해 보소서.’
時輸檀王告菩薩言:‘頗復能與頞順那挍量筭不?’菩薩言:‘大王!此事可耳。’時彼筭師問菩薩言:‘頗有了知百拘胝外數名以不?’菩薩報言:‘我甚知之!’頞順那言:‘太子能知,請爲我說。
보살이 대답하였다.
‘백 구지를 아유다(阿由多)라 하고, 백 아유다를 니유다(尼由多)라 하고, 백 니유다를 경할라(更割羅)라 하고, 백 경할라를 빈바라(頻婆羅)라 하고, 백 빈바라를 아추바(阿芻婆)라 하고, 백 아추바를 비바하(毘婆訶)라 하고, 백 비바하를 울승가(鬱僧迦)라 하고, 백 울승가를 바호라(婆呼羅)라 하고, 백 바호라를 나가바라(那迦婆羅)라 하고, 백 나가바라를 지치바라(底致婆羅)라 하고, 백 지치바라를 비파바타반야제(卑波婆他般若帝)라 하고, 백 비파바타반야제를 혜도해라(醯兜奚羅)라 하고, 백 혜도해라를 가라파(迦羅頗)라고 합니다.
백 가라파를 혜도인다리(醯覩因陀利)라 하고, 백 혜도인다리를 승합달람바(僧合怛覽婆)라 하고, 백 승합달람바를 가나나가치(伽那那伽致)라 하고, 백 가나나가치를 니라사(尼羅闍)라 하고, 백 니라사를 목다라바라(目陀羅婆羅)라 하고, 백 목다라바라를 살바바라(薩婆婆羅)라 하고, 백 살바바라를 비승이야발치(毘僧以若跋致)라 하고, 백 비승이야발치를 살바승이야(薩婆僧以若)라 하고, 백 살바승이야를 비부등가마(毘浮登伽摩)라 하고, 백 비부등가마를 달라락차(怛羅絡叉)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한 개 수미산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을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도사아가라마니(度闍阿伽羅摩尼)라고 합니다.
’菩薩答言:‘百拘胝名阿由多,百阿由多名尼由多,百尼由多名更割羅,百更割羅名頻婆羅,百頻婆羅名阿芻婆,百阿芻婆名毘婆訶,百毘婆訶名鬱僧迦,百鬱僧迦名婆呼羅,百婆呼羅名那迦婆羅,百那迦婆羅名底致婆羅,百底致婆羅名卑波婆他般若帝,百卑波婆他般若帝名醯兜奚羅,百醯兜奚羅名迦羅頗,百迦羅頗名醯都因陁利,百醯都因陁利名僧合怛覽婆,百僧合怛覽婆名伽那那伽致,百伽那那伽致名尼羅闍,百尼羅闍名目陁羅婆羅,百目陁羅婆羅名薩婆婆羅,百薩婆婆羅名毘僧以若跋致,百毘僧以若跋致名薩婆僧以若,百薩婆僧以若名毘浮登伽摩,百毘浮登伽摩名怛羅絡叉。若有解此數者,卽能筭知一須彌山微塵數量。過此有數,名度闍阿伽羅摩尼。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恒河沙) 낙차(絡叉) 수의 양을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 숫자를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도사아가라마니사리(度闍阿伽羅摩尼舍梨)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 구지를 계산하여 알 수 있으며, 이 숫자를 지나서 숫자가 있는데 바하나바약이염치(婆訶那婆若爾炎致)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고로비(古盧鼻)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고타비나(古吒鼻那)라 하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사바니차(娑婆尼叉)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항하사 구지 낙차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아가라사라(阿伽羅娑羅)라고 합니다.
만약 이 숫자를 아는 이가 있으면 백 구지 항하사 낙차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을 지나서 또 숫자가 있는데, 수입극미진바라마노라사(隨入極微塵波羅摩呶羅闍)라고 합니다.
이 숫자까지 이르고 나면 일체 중생으로서는 모두 알 수가 없고, 오직 여래와 최후신(最後身)의 보살이라야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若有解此數者,卽能筭知恒河沙絡叉數量。過此數已,有數名度闍阿伽摩尼舍梨,若有解此數者,卽能筭知恒河沙拘胝。過此數已,有數名婆訶那婆若爾焰致。過此復有數名伊咤,過此復有數名古盧鼻,過此復有數名古咤鼻那,過此復有數名娑婆尼叉,若有解此數者,能知恒河沙拘胝絡叉。過此復有數名阿伽羅娑羅,若有解此數者,能知百拘胝恒河沙絡叉。過此復有數名隨入極微塵波羅摩呶羅闍,至此數已,一切衆生皆不能知,唯除如來及最後身菩薩,方能解爾。’
알순나가 말하였다.
‘태자는 어떻게 극미진(極徵塵)의 숫자를 알 수 있습니까?’
보살이 대답하였다.
‘무릇 7극미진은 1아뇩진(阿耨塵)이 되고, 7아뇩진은 1도치진(都致塵)이 되고, 7도치진은 1유중안소견진(牖中眼所見塵)이 되고, 7유중안소견진은 1토모상진(兎毛上塵)이 되고, 7토모상진은 1양모상진(羊毛上塵)이 되고, 7양모상진은 1우모상진(牛毛上塵)이 되고, 7우모상진은 1기(蟣)가 되고, 7기는 1개자(芥子)가 되고, 7개자는 1맥(麥)이 되고, 7맥은 1지절(指節)이 되고, 12지절은 1걸수(搩手)가 되고 양(兩) 책수가 1주(肘)가 되고, 4주가 1궁(弓)이 되고, 천 궁이 1구로사(拘盧舍)가 되고, 4구로사가 1유순(由旬)이 되나니, 이제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1유순 안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을 알 수 있겠습니까?’
알순나가 말하였다.
‘제가 태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도 오히려 아득하거늘, 하물며 다른 앎이 얕고 들음이 적은 이들이겠습니까? 오직 원컨대 태자께서는 저에게 1유순 안에는 얼마만큼의 작은 티끌이 있는가를 자세히 말씀하소서.’
頞順那言:‘太子!云何能解極微塵數?’菩薩答言:‘凡七極微塵成一阿耨塵,七阿耨塵成一都致塵,七都致塵成一牖中眼所見塵,七眼所見塵成一兔毛上塵,七兔毛上塵成一羊毛上塵,七羊毛上塵成一牛毛上塵,七牛毛上塵成一蟣,七蟣成一芥子,七芥子成一麥,七麥成一指節,十二指節成一搩手,兩搩手成一肘,四肘成一弓,千弓成一拘盧舍,四拘盧舍成一由旬。今此衆中誰能了知一由旬內微塵數量?’頞順那曰:‘我聞太子所說猶尚迷悶,何況諸餘淺識寡聞?惟願太子爲我宣說,一由旬內有幾微塵。’
보살은 대답하였다.
‘유순의 작은 티끌 수의 양은 아추바(阿芻婆) 1나유다(那由多)를 다하거니와 또 30구지 나유다 백천이 있고, 또 6만 구지가 있고, 또 32구지가 또 있고, 또 5낙차가 있고, 또 1만 2천 낙차가 있나니, 이렇게 하여 1유순의 티끌 수를 계산하여 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여 남염부제(南閻浮提)는 7천 유순이요, 서구야니(西拘耶尼)는 8천 유순이요, 동불바제(東弗婆提)는 9천 유순이요, 북울단월(北鬱單越)은 10천 유순인데, 이렇게 하여 4천하는 1세계를 이루며, 백억 4천하는 1삼천대천세계를 이룹니다.
그 중에는 백억 개의 4대해(大海)와 백억의 수미산ㆍ백억의 철위산ㆍ백억의 사천왕천ㆍ백억의 도리천ㆍ백억의 야마천ㆍ백억의 도솔타천ㆍ백억의 화락천ㆍ백억의 타화자재천ㆍ백억의 범신천(梵身天)ㆍ백억의 범보천(梵輔天)ㆍ백억의 범중천(梵衆天)ㆍ백억의 대범천(大梵天)ㆍ백억의 소광천(少光天)ㆍ백억의 무량광천(無量光天)ㆍ
菩薩答曰:‘由旬微塵數量,盡阿芻婆一那由多,復有三十拘胝那由多百千,復有六萬拘胝,復有三十二拘胝,復有五絡叉,復有萬二千絡叉;如是筭計成一由旬塵數。如是南閻浮提七千由旬,西拘耶尼八千由旬,東弗婆提九千由旬,北鬱單越十千由旬;如是四天下成一世界。百億四天下成一三千大千世界,其中百億四大海,百億須彌山,百億鐵圍山,百億四天王天,百億忉利天,百億夜摩天,百億兜率陁天,百億化樂天,百億他化自在天,百億梵身天,百億梵輔天,百億梵衆天,百億大梵天,百億少光天,百億無量光天,
백억의 변광천(遍光天)ㆍ백억의 소정천(少淨天)ㆍ백억의 무운천(無雲天)ㆍ백억의 복생천(福生天)ㆍ백억의 광과천(廣果天)ㆍ백억의 무상중천(無想衆天)ㆍ백억의 무번천(無煩天)ㆍ백억의 무열천(無熱天)ㆍ백억의 선견천(善見天)과 백억의 선현천(善現天)이며, 백억의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의 이와 같은 것을 삼천대천세계라 이름하는데, 세로와 너비의 양은 백 유순ㆍ천 유순ㆍ백천 유순ㆍ구지 유순ㆍ백 구지 유순ㆍ니유다 유순까지 이르는데, 이렇게 하여 차례로 하여 유순의 수량은 알 수 있거니와 작은 티끌의 양은 여러 숫자의 이름으로써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삼천대천세계의 작은 티끌은 산수로는 헤아릴 수 없으므로 아승기(阿僧祇)라 이름하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 숫자를 말할 때에 알순나와 모든 석가 성바지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여 희유한 마음을 내며 기뻐 뛰기를 한량없이 하였고, 죄다 훌륭한 의복과 여러 가지 보배 영락(嬰珞)을 벗어서 보살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찬탄하였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알순나는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百億遍光天,百億少淨天,百億無量淨天,百億遍淨天,百億無雲天,百億福生天,百億廣果天,百億無想衆天,百億無煩天,百億無熱天,百億善見天,百億善現天,百億阿迦尼咤天;如是名爲三千大千世界。縱廣之量乃至百由旬,千由旬,百千由旬,拘胝由旬,百拘胝由旬,尼由多由旬,如是次第由旬數量,可得知之。微塵之量,非諸名數所能及也,以是三千大千世界微塵不可筭計,是故名爲阿僧祇耳。’菩薩說此數時,頞順那及諸釋種,皆大歡喜生希有心踊躍無量,悉解上妙衣服衆寶瓔珞,奉上菩薩。讚言:‘善哉,善哉!’頞順那卽說偈言:
구지실다(拘胝室哆)에 아유다요
이렇게 하여 또 니유다 있고
경할라에 빈바라요
숫자 이름 극진하여 아추바에 이릅니다.
拘胝室哆阿由多,
如是復有尼由多,
更割羅及毘婆羅,
數名極至阿芻婆。
다시 초과하는 한량없는 숫자를
이러한 것 태자는 모두 잘 아나니,
석가 그대들은 이제 다 들으시라.
태자는 세간에서 같을 이가 없느니라.
而復超過無量數,
此等太子皆能知,
諸釋汝今悉應聽,
太子世閒無與等。
삼천대천세계의 뭇 초목을 꺾어서
산가지를 만들어도 지혜로운 이라 할 터인데
이런 것도 헤아릴 거리가 못 되거늘
하물며 또 5백의 석가 동자이리오.”
三千大千衆草木,
折以爲籌作智人,
如是不足爲挍量,
況復五百釋童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백천의 하늘과 사람들이 죄다 ‘장하십니다, 장하십니다’ 하고 외쳤고, 허공에서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時有百千天人,悉唱:‘善哉,善哉!’虛空諸天,以偈讚曰:
과거와 현재와 미래 세상의
여러 가지 중생들이 지닌 마음을
상품과 중품과 하품의 종류까지
한 생각에 죄다 아실 터인데
하물며 이러한 산수쯤이야
똑똑히 모른다 할 수 없으리.”
過現及未來,
若干衆生心,
上中下品類,
一念悉皆知,
何況此筭數,
而不能明了。”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여러 석가 동자들을 항복시키고 재주 겨루기나 뜀뛰기ㆍ차기ㆍ달리기의 모든 것에 다 가장 뛰어났느니라.
그때 허공에서 여러 하늘들은 또 게송을 읊었느니라.
佛告諸比丘:“菩薩降伏諸釋童子,捔試伎藝跳躑奔走皆悉最勝。爾時虛空諸天,復說偈言:
보살은 오랜 겁에 보시ㆍ지계 행하고
인욕과 정진과 자비의 힘을 행하여
이와 같이 가벼운 몸과 마음을 받았나니
동작이 재빠름을 그대들은 아시라.
菩薩多劫行施戒,
忍辱精進慈悲力,
感得如是輕身心,
周旋捷疾汝當聽。
그대들은 대사(大士)께서 늘 여기 계심 보고
한 생각에 시방세계 가는 줄도 모르며
부처 나라 놀며 다녀 두루 몸소 받드는데
거기에 오가는 것 일찍이 모르면서
여러 석가 동자에게 우승하게 되는 것
이 일을 희유하다 할 거리가 못되네.”
汝見大士常居此,
不知一念往十方,
遊歷佛國遍親承,
未曾知彼有來去,
於是釋子得殊勝,
此事不足爲希有。”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5백의 동자들은 힘을 겨루며 씨름하기 위하여 서른둘씩 짝을 나누었는데, 난타는 앞에 나와 용감을 떨치고 있으므로 보살은 손을 들어 겨우 그의 몸에 대며 힘을 쓰는가 할 때에 넘어졌느니라.
제바달다는 언제나 젠 체하면서 보살을 업신여기고 자기의 힘이 보살과 똑같으리라 생각하여 불쑥 대중에서 나와 그 경기장을 돌고 재빠르게 달려 와서 보살을 거꾸러뜨리려고 하였느니라.
그때 보살은 조급히 굴지도 않고 느즈러지지도 않으며, 또한 성냄이 없이 편안히 자상하게 기다리다가 오른손으로 천천히 붙잡더니 나부끼듯 잡아 올려 그 젠 체함을 꺾고는 세 번이나 공중으로 던졌지마는 자비스럽기 때문에 다친 데가 없게 하고서 여러 석가 성바지들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이 모두 와서 나와 씨름을 해야 하리라.’
佛告諸比丘:“是時五百童子角力相撲,分爲三十二朋。難陁就前騁其剛勇,菩薩擧手纔觸其身,威力所加應時而倒。提婆達多常懷我慢陵侮菩薩,謂己威力與菩薩等,挺然出衆巡彼試場,疾走而來欲挫菩薩。爾時菩薩不急不緩,亦無瞋忿安詳待之,右手徐捉飄然擎擧,摧其我慢,三擲空中,以慈悲故使無傷損,告諸釋種:‘汝宜盡來與我相撲。’
그러자 모두가 성을 내며 단단히 마음을 차려 일제히 달려드는데 보살이 손가락질만 하여도 죄다 넘어졌느니라.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느니라.
‘장하도다, 장하도다.’
허공의 하늘들은 여러 가지 하늘 꽃을 내리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俱生瞋忿銳意齊奔,菩薩指之悉皆顚仆。時諸人天同聲唱言:‘善哉,善哉!’虛空諸天雨衆天花,以偈讚曰:
가령 시방의 모든 중생들이
모두 큰 힘 갖추어서 나연(那延)과 같다 해도
맨 위의 지혜로운 사람은 한 생각에
겨우 손가락질 하는 때에 다 넘어지게 하네.
假使十方諸衆生,
皆具大力如那延,
最上智人於一念,
纔指之時悉顚仆。
가령 수미산과 철위산일지라도
대사는 손으로 만져 가루가 되게 하거늘
하물며 세간의 물렁한 사람들이
태자와 우열을 겨루오리까.
假使須彌鐵圍山,
大士手摩盡爲末,
何況世閒不堅人,
而與太子挍優劣。
마땅히 큰 자비로 도의 나무에 앉아
욕계 하늘의 악마 군사 항복하고
또 단 이슬로 중생에게 널리 미쳐야 할 이므로
꼭 알라. 보살에겐 이길 수 없느니라.
當以大慈坐道樹,
降伏欲界天魔軍,
復以甘露洽群生,
定知菩薩無能勝。
그때 집장 대신은 여러 석가 동자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내가 이미 갖가지의 재주를 자세히 보았으니, 이제는 활쏘기에 누가 가장 우수한가를 시험하리라.’
이에 같이 쇠북[鐵鼓]을 쏘기로 하였느니라.
아난(阿難)이 말하였다.
‘쇠북을 2구로사(拘盧舍)의 거리에 놓아두라.’
제바달다는 말하였다.
‘쇠북을 4구로사에 놓아두라.’
난타는 말하였다.
‘쇠북을 6구로사에 놓아두라.’
집장 대신은 말하였다.
‘쇠북을 8구로사에 놓아두라.’
爾時執杖大臣告諸釋子言:‘我已觀見種種伎藝,今可試射,誰最爲優?’於是共射鐵鼓。阿難陁曰:可置鐵鼓,二拘盧舍。提婆達多曰:‘可置鐵鼓四拘盧舍。’孫陁羅難陁曰:‘可置鐵鼓六拘盧舍。’執杖大臣曰:‘可置鐵鼓八拘盧舍。’
그러자 보살이 말하였다.
‘쇠북을 가져다 10구로사에 놓아두고, 아울러 일곱 마리 쇠돼지[鐵猪]와 일곱 개의 쇠다라나무[鐵多羅樹]를 10구로사 밖에 놓아두라.’
그때 아난은 활을 쏘아 2구로사까지 미치면서 두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제바달다는 쏘아서 4구로사까지 미치면서 네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순타는 쏘아서 6구로사까지 미치면서 여섯 개의 쇠북을 뚫어내었고, 집장 대신은 쏘아서 8구로사까지 미치면서 여덟 개의 쇠북을 뚫었나니, 여기에 한정되고 모두가 더 넘어갈 수는 없었느니라.
菩薩言:‘可將鐵鼓置十拘盧舍,幷七鐵猪及七鐵多羅樹置十拘盧舍外。’爾時阿難陁射及二拘盧舍,過二鐵鼓;提婆達多射及四拘盧舍,過四鐵鼓;孫陁羅難陁射及六拘盧舍,過六鐵鼓;執杖大臣射及八拘盧舍,過八鐵鼓;自此爲限,皆不能越。
그때 보살은 활을 끌어다 쏘려 하였는데 그 활과 시위가 한꺼번에 모두 끊어져 버리는지라, 보살은 돌아보며 다시 좋은 활을 찾고 있었는데, 때에 수단왕은 마음으로 매우 기뻐하여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 지니시던 활이 천묘(天廟)에 있는데, 항상 향과 꽃으로 그 활에게 공양하고 있다. 단단하고 억세서 당길 수 있는 사람이 없구나.’
보살은 말하였다.
‘시험 삼아 보내서 가져오게 하소서.’
그러자 왕은 곧 사자를 보내서 선왕의 활과 화살을 가져오게 하여 가져다가 여러 석가 성바지 동자들에게 주었더니, 이 석가 성바지들은 모두 당기지도 못한지라, 그런 뒤에 활을 가져다 보살에게 주었느니라.
爾時菩薩引弓將射,其弓及弦一時俱斷,菩薩顧視更覓良弓。時輸檀王心甚歡喜,報菩薩言:‘先王有弓在於天廟,常以香花供養。其弓勁强無人能張。’菩薩言:‘試遣將來。’王卽遣使取先王弓箭,持授與諸釋種子,是諸釋種皆不能張,然後將弓授與菩薩。
그때 보살은 편안히 앉아서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 손가락을 시위에 얹어 갑자기 당기며 힘을 들이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활을 튀기는 메아리가 가비라성에 두루 한지라, 성중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다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저마다 서로가 물었다.
‘이 무슨 소리일까?’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같은 때에 외쳤다.
‘장하도다, 장하도다.’
허공의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爾時菩薩安隱而坐,左手執弓右指上絃,忽然而張似不加力,彈弓之響遍迦毘羅城。城中居人咸皆驚怖,各各相問:‘此爲何聲?’時諸人天同時唱言:‘善哉,善哉!’虛空諸天說偈讚曰:
보살이 활을 당기실 때에
편안하여 동요하지 아니했으며
뜻은 좋고 마땅하며 원만했나니
악마 항복 받고 정각(正覺) 이루리라.”
菩薩張弓時,
安然不動搖,
意樂當圓滿,
降魔成正覺。”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보살의 몸과 마음은 안온하여 거동이 한가하고 자상했나니, 그런 뒤에 시위를 당겨 그 쇠북들을 쏘았는데 죄다 뚫고 지나가서 쇠돼지와 쇠나무를 모두 꿰뚫었으며, 화살은 땅으로 떨어져 그대로 우물이 되는지라 그 뒤 사람들이 여기를 화살우물[箭井]이라 불렀느니라.
때에 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소리를 같이하여 외쳤다.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 태자께서 그 동안 일찍이 익혔거나 배우신 일도 없었거늘 이와 같은 재주를 고루 지니셨었구나.’
허공의 여러 하늘들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是時菩薩身心安隱進止閑詳,然後控絃射諸鐵鼓悉皆穿過,鐵猪、鐵樹無不貫達,箭沒於地因而成井,爾後衆人號爲箭井。時諸人天同聲唱言:‘善哉,善哉!太子生年未曾習學,乃能具有如斯伎藝。’虛空諸天而說偈曰:
지금 보살의 활쏨을 보았지만
희유한 일거리가 되지 못하며
먼저 부처님의 자리에 앉아
큰 보리를 증득해야 하시리이다.
今觀菩薩射,
未足爲希有,
當坐先佛座,
而證大菩提。
선정으로써 활을 삼으며
공(空)과 무아(無我)로 화살을 삼아
소견의 그물들을 찢어 없애고
번뇌의 원수를 쏘아 깨뜨리소서.”
禪定以爲弓,
空無我爲箭,
決除諸見網,
射破煩惱怨。”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수단의 재빠름과 뛰기ㆍ달리기ㆍ넘기ㆍ서로 치기ㆍ씨름ㆍ글쓰기ㆍ산수ㆍ활쏘기ㆍ말타기ㆍ물 밟고 건너기ㆍ수레 타는 빠른 솜씨며 날래고 씩씩한 갈고리질 등 모두 묘하게 잘하였으며, 말마(末摩)와 노름ㆍ점ㆍ관상ㆍ그림ㆍ공예ㆍ조각이며 불고 타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과 농담ㆍ안마 등이며, 모든 값진 보배로 변화하는 환술과 해몽이며, 여섯 가지의 가축(家畜)을 상보는 것 등의 갖가지 여러 재주에 통달하지 아니함이 없었느니라.
선계타론(善鷄吒論)과 니건도론(尼建圖論)ㆍ포라나론(布羅那論)ㆍ이치하사론(伊致訶娑論)ㆍ위타론(韋陀論)ㆍ니로치론(尼盧致論)ㆍ식차론(式叉論)ㆍ시가론(尸伽論)ㆍ비시가론(毘尸伽論)ㆍ아타론(阿他論)ㆍ왕론(王論)ㆍ아비리론(阿毘梨論)과 여러 조수론(鳥獸論)ㆍ성명론(聲明論)이며 인명론(因明論) 등 인간의 온갖 기능과 사람을 뛰어넘는 위의 모든 하늘들의 재주까지도 죄다 통달하였느니라.
이에 집장 대신은 수단왕과 여러 석가 성바지며 일체 대중의 모임에 알렸다.
‘나는 이제 딸을 태자비로 삼겠습니다.’”
佛告諸比丘:“如是㩲捷騰跳,競走越逸,相扠相撲,書印筭數,射御履水,騎乘巧便,勇健鉤索,皆妙能辦。末摩博戲占相畫工雕鏤,管絃歌舞,俳謔按摩,變諸珍寶幻術占夢,相諸六畜,種種雜藝,無不通達。善雞咤論、尼建啚論、布羅那論、伊致訶娑論、韋陁論、尼盧致論、式叉論、尸伽論、毘尸伽論、阿他論、王論阿毘梨論、諸鳥獸論、聲明論、因明論,人間一切伎能,及過人上諸天伎藝,皆悉通達。於是執杖大臣白輸檀王及諸釋種一切衆會言:‘我今以女爲太子妃。”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보살은 세상 법을 따라 실제로 궁전에 있으면서 8만 4천의 채녀들과 재미있게 즐기며 살면서도 야수다라를 첫째의 비로 삼았는데, 처음 궁중에 와서도 부인으로서의 얕고 속된 의심을 행하지 아니하고 바로 머리를 드러내고 얼굴도 가리는 일이 없었다.
때에 수단왕과 우다이(優陀夷)는 은근히 이 일을 괴이히 여겼으며, 후궁 채녀들도 모두가 널리 말하였느니라.
‘비가 이제 처음 와서는 부끄러워함을 보여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드러내고 이상히 하여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없으며 경솔하고 천박함이 이러함에 까지 이를까?’
그러자 야수다라는 이 말을 듣고 여러 궁녀들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爾時菩薩,隨順世法現處宮中,八萬四千婇女娛樂而住,耶輸陁羅爲第一妃。初至宮中,不修婦人淺近儀式,俄然露首未曾覆面。時輸檀王及優陁夷竊怪是事,後宮婇女咸悉宣言:‘妃今初來應示羞恥,何爲顯異無有愧容?輕慢淺薄乃至如是。’耶輸陁羅聞此語已,爲諸宮女,而說頌曰:
다만 흠만이 없으면
무엇 때문에 가리고 감출건가.
가고 서고 앉고 누움이
모두가 다 깨끗하니라.
但無瑕疵,
何用覆藏,
行住坐臥,
皆悉淸淨。
마니(摩尼)의 보배가
높은 당기에 놓아두면
광채가 빛나서
온갖 것이 나타나고 보이는 것과 같으니라.
如摩尼寶,
置於高幢,
光彩照曜,
一切表見。
잠잠하거나 말을 하거나
언제나 사사로운 숨김 없나니
모든 공덕으로써
제물로 장엄이 되었느니라.
若默若語,
常無私匿,
以諸功德,
而自莊嚴。
비록 풀의 옷을 입거나
헐고 해진 의복을 입는다 하더라도
그 몸에 누를 끼침이 없고
더욱더 아름답고 화려할 뿐이니라.
雖衣草衣,
故弊之服,
無累其體,
唯增美麗。
만약 사람이 악을 품고서
밖으로만 그 모양 꾸민다 하면
마치 독이 든 단지에
꿀을 바름과 같네.
若人懷惡,
外飾其容,
猶如毒缾,
塗之以蜜。
이와 같은 사람들은
아주 두렵나니
마치 독사에게
가까이 갈 수 없음과 같네.
如是等人,
甚可怖畏,
譬如毒蛇,
不可附近。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나쁜 벗을 버려 버리고
착한 벗을 친히 한다면
중생의 허물이 없어지리라.
若復有人,
棄惡知識,
親於善友,
除衆生罪。
세 가지 보배[三寶]를 이룩한 것은
공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나니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모두가 다 깨끗하니라.
建立三寶,
功不唐捐,
身口意業,
皆悉淸淨。
모든 위대한 선인께서는
남의 마음을 능히 아시리니
자신은 당연한 밝은 거울이므로
거짓으로 덥거나 가림이 없느니라.”
諸大仙人,
能知他心,
自當明鑑,
無假覆蔽。”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수단왕은 야수다라가 이와 같은 지혜와 변재가 있음을 보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곧 훌륭한 의복과 보배 구슬과 영락이며 값어치가 한량없는 것을 야수다라에게 내려 주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佛告諸比丘:“爾時輸檀王,聞耶輸陁羅能有如是智慧辯才,心大歡喜,卽以上妙衣服寶珠瓔珞價直無量,賜耶輸陁羅,以偈讚曰:
태자가 뭇 덕을 갖추었거늘
너도 아주 서로가 꼭 맞는구나.
이제 이 둘의 깨끗한 이야말로
마치 소(蘇)와 제호(醍醐)와 같도다.”
太子具衆德,而汝甚相稱,今二淸淨者,如蘇及醍醐。”
方廣大莊嚴經卷第四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Hastā. 별자리 28수(宿) 가운데 하나.
2)
Citra. 별자리 28수 가운데 하나. 동방에 있는 청룡(靑龍)의 수성(首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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