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처님 당시에 사용한 문자는 ?
부처님의 가르침은 라자가하에서 있었던 1차결집을 통해 암송으로 전해졌다. 암송으로 전해진 탓에 부처님 시대에는 문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처님이 열반하시고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곳곳에 만들어진다. 그중에 하나인 석가족이 만든 부처님의 사리탑을 1898년 영국인 펩페(Peppe)가 발굴해보니 고따마 붓다의 사리함이 발견되었다. 그 사리함에는 "석가족의 형제 자매 친척들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라는 내용이 브라흐미문자로 새겨져 있었다. 그 브라흐미 문자는 지금의 인도인들이 사용하는 데와나가리 문자와 모양은 다르지만 발음체계가 같다. 불멸후 200년후에 마우리야 왕조를 통일한 아소까대왕은 바위와 석주등에 브라흐미문자를 사용하여 칙령을 새겨 놓았다. 인도전역에 설치된 아소까 칙령은 같은 내용일 지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문자로 새겨졌다. 간다라지역에는 그리스문자와 카로스티문자로 새겨졌고 중부와 남인도 지역에는 브라흐미문자로 칙령이 새겨졌다. 칙령의 내용을 보면 아소까는 국민들에게 칙령의 내용을 하루에 한번씩 읽도록 명령하고 있는데 이 것만 보더라도 브라흐미문자는 그당시 대다수 인도인들이 이해할수 있는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경지역에서 발견되는 바위칙령은 마우리야 왕조가 얼마나 넓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아소까 대왕이 바위와 석주에 새긴 브라흐미 문자는 석가족이 부처님 사리함에 새긴 브라흐미 문자와 같은 문자이고 내용을 해독해보면 같은 언어임을 알수 있다. 즉, BC600년경 부처님 당시에도 아소까왕이 사용한 브라흐미문자와 언어가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Sukiti-bhatinaṃ sabhaginikanam sa-puta-dalanam iyaṃ salila-nidhane Budhasa bhagavate sakiyanam
"This relic-shrine of divine Buddha (is the donation) of the Sakya-Sukiti brothers, associated with their sisters, sons, and wives"
2. 부처님 당시에 사용한 언어는 ?
아소까왕이 바위와 석주에 새긴 브라흐미(Brahmi) 문자는 인도역사에서 철저히 잊혀져 있었다. 그러다가 1830년경에 영국의 프린셉(James Prinsep)에 의하여 그 내용이 해독되었다. 브라흐미문자를 해독하고 보니 인도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에 전해진 빠알리어 경전의 언어와 같은 언어였다. 그 언어를 우리는 빠알리어, 마가디어, 쁘라끄리뜨어 라고 부른다. 경전의 언어인 빠알리어와 아소까 칙령에 사용된 언어는 발음과 문법 구조가 같지만 문법적으로 볼때 동인도의 다울리(Dhauli)지역의 칙령보다 서인도의 기르나르(Girnar)지역의 칙령이 더 빠알리어와 가깝다. 이것은 스리랑카로 전법여행을 떠난 마힌다장로가 서인도 웃제니(Ujjenī)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어와 문자라는 것은 1~2백년 사이에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의 경전에 사용된 빠알리어와 아소까 석주에 나타난 언어가 단어의 뜻이 같고 발음이 같고 문법이 같다는 것은 부처님이 아소까시대의 언어가 부처님 당시의 언어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석주에 나타난 브라흐미문자의 발음체계와 과 빠알리어의 발음체계는 아래 사진처럼 완벽하게 같다. 아소까칙령은 처음에는 뛰어쓰기 없이 바위에 새겨지다가 후대에 석주에 새겨질때는 뛰어쓰기가 나타난다.
범어와 훈민정음의 관계 | |||
범어 자음순서 | 중국 홍무정운 반절표기 | 훈민정음 반절표기 | 훈민정음 발음기호 |
ka kha ga ṅa | 껸(見)켸(溪)군(群)의(疑) | 君(군) 快(쾌) 虯(뀌) 業(업) | ㄱ ㅋ ㄲ ㆁ |
ta tha da na | 딴(端)투(透)덩(定)니(泥) | 斗(두) 呑(탄) 𫟛(땀) 那(나) | ㄷ ㅌ ㄸ ㄴ |
pa pha ba ma | 빵(幫)팡(滂)병(幷)명(明) | 彆(별) 漂(표) 步(뽀) 彌(미) | ㅂ ㅍ ㅃ ㅁ |
ca cha ja ña | 찌(知)철(徹)징(澄)양(孃) | 卽(즉) 侵(침) 慈(짜) 戌(술) 邪(싸) | ㅈ ㅊ ㅉ ㅅ ㅆ |
3. 중국과 한국에서 청음과 탁음의 변화
빠알리어의 ka그룹의 ka, kha, ca그룹 ca, cha, ta그룹의 ta, tha, pa그룹의 pa, pha는 성대(목청)의 울림을 수반하지 않는 청음(無聲音)이다. 그런데 홍무정운과 훈민정음에서는 성대의 진동을 수반하는 유성음(有聲音) ㄱga, ㅈja, ㄷdha, ㅂbha을 청음(淸音)이라고 설명한다. 빠알리어에서처럼 ka, kha, ca, cha,ta, tha, pa, pha는 청음(淸音,voiceless sound)으로 설명하고 ㄱga, ㅈja, ㄷdha, ㅂbha은 탁음(濁音, voiced sound)으로 설명해야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청음과 탁음의 순서가 바뀌니 kaㄲ, khaㅋ, gaㄱ, ṅaㄴ의 순서가 훈민정음에서는 ㄱga ㅋkha ㄲka ㆁn의 순서가 된 것이다. 성대가 울리지 않기에 kaㄲ, khaㅋ와 같은 무성음의 발음은 쉽고 경쾌하다. 발음의 쉽고 어려움때문에 빠알리어는 무성음( ka, kha)-유성음(ga,gha)-비음(ṅa)의 순서로 되어 있는데 훈민정음은 유성음(ㄱ), 무성음(ㅋ), 무성음(ㄲ),비음(ㆁ)이라는 엇갈린 순서가 되었다. 훈민정음 혜례본에 "ㄱㄷㅂㅈㅅㆆ 爲全淸, ㅋㅌㅍㅊㅎ 爲次淸, ㄲㄸㅃㅉㅆㆅ 爲全濁, ㆁㄴㅁoㄹㅿ 爲不淸不濁"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을 바로 잡자면 "ㄲㄸㅃㅉㅆㆅ 爲全淸 , ㅋㅌㅍㅊㅎ 爲次淸,ㄱㄷㅂㅈㅅㆆ爲全濁 ㆁㄴㅁoㄹㅿ 次濁"이 되어야 한다. 아마 발음기호를 만들면서 ㄱ을 기준으로 해서 배치하다보니 청탁(淸濁)이 혼란되었을 것이다.훈민정음과 같을 뿐만아니라 아래 사진처럼 빠알리어의 자음은 미얀마, 태국, 라오스, 스리랑카, 캄보디아, 티벳어의 자음체계와 발음이 같다.
4. 결론?
부처님이 사용한 브라흐미문자의 10음 5성구조(마가디어)가 중국을 거쳐 훈민정음은 전해지면서 7음 4성구조로 변화되었다. 홍무정운과 훈민정음에서는 유성유기음(gha, jha, ḍha, dha, bha)을 삭제하였는데 훈민정음은 더 나아가 ṭ그룹(ṭ,ṭh,ḍ,ḍh,ṇ)도 삭제하였다. 그리고 나서 네개의 발음(君모, 快모, 虯모, 業모)에 해당하는 발음기호(ㄱㅋㄲㆁ)를 만들었다. 훈민정음 혜례본에 나타나는 아음 ‘ㄱㄲㅋㆁ’, 설음 ‘ㄷㄸㅌㄴ’, 순음 ‘ㅂㅃㅍㅁ’, 치음 ‘ㅈㅉㅊㅅㅆ’, 후음 ‘ㆆㅎㆅㅇ’, 반설음(ㄹ), 반치음(ㅿ)이라는 23자가 그것이다. 중국에서는 발음기호를 만들지 못하여 한개의 한자 발음을 두개의 한자로 표시하는 '반절법'을 사용하는데 그쳤으나, 세종대왕은 각 발음에 맞는 발음기호를 만들었다.부처님이 사유하시고 전도하셨던 10음 5성구조의 빠알리어 언어체계가 훈민정음이라는 7음 4성의 언어체계로 변화된 것이다. 범어의 자음을 본떠서 만든 '홍무정운(洪武正韻1375)'은 `아설순치후반설반치'의 칠음은 같은데 자음은 31개로 줄었다. 홍무정운(洪武正韻)을 본받아 `아설순치후반설반치'의 칠음순서로 초성 23자를 만들고 그 자음들을 기존 운서에서 유행하던 오행(목화토금수)과 오음(각치궁상우)과 사시(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로 배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훈민정음해례본(1446)이다.
범어와 훈민정음의 관계 | |||
범어 자음순서 | 중국 홍무정운 반절표기 | 훈민정음 반절표기 | 훈민정음 발음기호 |
ka kha ga ṅa | 껸(見)켸(溪)군(群)의(疑) | 君(군) 快(쾌) 虯(뀌) 業(업) | ㄱ ㅋ ㄲ ㆁ |
ta tha da na | 딴(端)투(透)덩(定)니(泥) | 斗(두) 呑(탄) 𫟛(땀) 那(나) | ㄷ ㅌ ㄸ ㄴ |
pa pha ba ma | 빵(幫)팡(滂)병(幷)명(明) | 彆(별) 漂(표) 步(뽀) 彌(미) | ㅂ ㅍ ㅃ ㅁ |
ca cha ja ña | 찌(知)철(徹)징(澄)양(孃) | 卽(즉) 侵(침) 慈(짜) 戌(술) 邪(싸) | ㅈ ㅊ ㅉ ㅅ ㅆ |
요약: 범어의 자음은 다섯개씩 순서(ka kha ga gha ṅa)대로 발음 하는데 가(ga)와 가하(gha)를 구분하는 한자가 없어 중국에서는 가하(gha)열이 빠져서 네개씩(ka kha ga ṅa)순서대로 발음하였다. 그것이 반절로 표기한 홍무정운의 자음순서(見溪群疑)이다. 東(동)이라는 글자의 반절표기는 德紅切이다. 이것은 德(덕)의 초성인 ㄷ과 紅(홍)의 종성(옹)을 합해서, 東(동)이라고 발음하는 것이다. (그당시見은 '껸'으로 발음되고 端은 '딴'으로 발음됨) 한문 발음을 표기하는 중국의 반절표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세종은 독창적인 발음기호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ㄱㅋㄲㆁ, ㄷㅌㄸㄴ, ㅂㅍㅃㅁ이다. 이 발음기호는 범어와 홍무정운의 반절표기(見溪群疑)를 그대로 따라서 자음순서와 발음순서가 동일하지만 ㄱㄲ의 순서가 빠뀌었다. 후대에 훈민정음의 ㄱㅋㄲㆁ, ㄷㅌㄸㄴ 순서가 후대에 ㄱㄴㄷㄹ ㅁ ㅂ ㅅ ㅇ ㅈ ㅊ ... 순서로 바뀌면서 범어와의 관계성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다행히 훈민정음 혜례본에는 범어를 한문으로 반절표기(君快虯業)한 것이 그대로 남아있고 발음기호도 ㄱㅋㄲㆁ순서로 남아있어 범어와의 관계성을 알수 있다. |
𑀓𑀔𑀕𑀖𑀗ㄱ ㅋ ㄲ ㆁ
𑀢𑀣𑀤𑀥𑀦ㄷ ㅌ ㄸ ㄴ
𑀧𑀨𑀩𑀪𑀫ㅂ ㅍ ㅃ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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