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 상권
역자 미상동진록(東晉錄)에 부록됨
이창숙 번역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천신ㆍ대신ㆍ장자ㆍ백성과 96종의 외도 등 합쳐서 만 명이 넘는 이들이 어느 날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오늘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나 그 몸들은 평안을 얻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이 사람의 무리들로부터 떠나 한가한 피난처에 가 앉아서 도에 대하여 생각하고 싶어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즉시 사람의 무리를 떠나 산으로 들어가서 숲에 이르셨다. 그곳의 큰 나무에는 나무신[樹神]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나무 아래에 앉아서 도에 대하여 생각하셨다. 그 나무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코끼리의 무리 5, 6백 마리가 있었다. 그 가운데 코끼리의 왕은 현명해서 선과 악에 대한 일을 잘 알았으니, 비유하자면 사람과 같았으며 많은 코끼리의 무리들이 코끼리왕 주위를 맴돌았다. 많은 작은 코끼리들이 앞에 있는 물속으로 달려가서 물속에서 달리며 놀아서 물을 탁하게 만들었다. 또한 많은 작은 코끼리들이 앞으로 달려 나가 맛있는 풀들을 먹고 뛰어 놀면서 그 위를 짓밟았다. 코끼리왕은 ‘나의 이 많은 무리들에게 문제가 많구나. 이 여러 코끼리들과 작은 코끼리 새끼들이 물속에 들어가 물을 탁하게 만들고 풀을 더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 더러워진 물을 마시고 발로 밟은 풀들을 먹고 있다. 이 여러 코끼리들을 떠나서 어느 피난처에 가면 좋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코끼리왕은 즉시 코끼리 무리를 떠나서 여기저기를 들러서 두라(頭羅) 숲 속에 도착하였다. 그는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기뻤다. 즉시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굽혀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섰다.
부처님께서는 ‘내가 사람의 무리를 떠나서 이 숲 속에 와서 머무는데 이 코끼리왕도 역시 자기 무리를 떠나서 이 숲 속에 와서 머무니 그 뜻이 똑같구나’라고 혼자 생각하셨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코끼리왕을 위하여 경을 설하셨다.
“부처는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코끼리왕은 코끼리 가운데 가장 존귀하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마음과 코끼리왕의 마음이 똑같도다. 이제 나와 코끼리왕은 이 숲 속에서 함께 즐기겠다.”
코끼리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려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는 곳을 어슬렁거리면서 코로 물을 퍼서 땅에 뿌리고, 코로 풀을 뽑아서 땅을 깨끗이 하고, 발로 땅을 밟아서 평평하게 하였으며,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이와 같이 부처님의 시중을 들었다.
한참 뒤에 부처님께서 입멸하시자, 코끼리왕은 그 계신 곳을 알지 못하여 돌아다니며 부처님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는 울면서 눈물을 떨어뜨리며 우수에 잠겨 즐거워하지 않고 먹거나 마시지를 않았다.
그때 나라 안에 절이 있었는데 산 위에 있었으며, 이름을 가라원사(加羅洹寺)라고 하였다. 그 절에는 5백의 사문이 항상 머물고 있었으며, 이미 아라한의 도를 성취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항상 매월 8일ㆍ14일ㆍ15일ㆍ23일ㆍ29일ㆍ30일에는 경을 독송하였다.
날이 밝아오면 코끼리왕도 산에 올라와 절에 머물렀다. 코끼리왕은 한달 중 6일에 경을 독송하는 것을 알고 그날이 오면 절에 와서 독경소리를 들었다. 여러 사문들은 코끼리왕이 경을 들으려는 뜻을 알고 경을 독송하려고 할 때 코끼리왕이 오면 이내 경을 독송하였다. 코끼리왕은 경을 들으면서 날이 밝아도 자지도 않고 눕지도 않고 움직이거나 몸을 흔들지도 않았다.
코끼리왕은 경을 자주 듣고 부처님의 시중을 들었기 때문에 후에 수명이 다하여 죽은 뒤에 사람으로 환생하여 바라문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후 성장하면서는 불경(佛經)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사문을 만나지도 못했다. 어느 날 집을 버리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이도(異道)를 배우게 되어 산꼭대기에 머물렀는데 근처에 역시 바라문 출신의 도인이 함께 있게 되었고 서로 왕래하면서 지식을 주고받았다.
그 사람은 혼자서 생각하여 말하기를 ‘나는 세간에서 걱정과 고통과 늙음을 멀리하지 못하였으니 죽은 후에는 마땅히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나 빈궁한 가운데 태어나리라. 그러므로 나는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아라한의 열반도를 얻고 싶구나’라고 하였다. 다른 한 사람은 혼자 생각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국왕이 되어 자재(自在)를 얻어서 천하의 백성으로 하여금 나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고 싶구나’라고 하였다.
그 후 두 사람은 수명이 다하여 죽은 후에 함께 세간에 사람으로 태어났다. 그 중 전생에 국왕이 되고 싶어 했던 이는 해변에 태어나 국왕의 태자가 되었으며 이름을 ‘미란(彌蘭)’이라고 하였다. 전생에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열반도를 성취하기를 원했던 이는 천축(天竺)에 태어나 ‘타렵(陀獵)’이라고 하였으며 고기와 가사와 함께 그 집에 태어났다. 같은 날 큰 코끼리 한 마리가 태어났는데 천축에서는 코끼리를 ‘나(那)’라고 하였으므로 부모는 그 이름을 ‘나선(那先)’이라고 지었다.
15, 6세가 되었을 때 나선에게는 누한(樓漢)이라는 외삼촌이 있었는데 도를 배워 사문이 된 이로, 그 크고 높은 재능은 세간에서 견줄 만한 이가 없었다. 이미 아라한의 도를 성취하였으며 틈이 없는 데서 나오고, 구멍이 없는 데로 들어가며, 자재하게 변화해서 못하는 일이 없고, 천상천하의 백성 및 꿈틀거리는 생물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다 미리 알았고, 어디서 와서 태어났고 죽은 뒤에 어디로 가는 지도 다 알았다.
나선은 외삼촌에게 가서 스스로 생각한 바를 말하였다.
“저는 불도(佛道)를 좋아합니다. 사문이 되어 외삼촌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어찌하면 제가 사문이 될 수 있겠습니까?”
누한은 나선을 불쌍히 여겨 그 말을 들어주어 사미가 되게 하고 10계를 받도록 하였다. 매일 경을 독송하고 경에 대해 생각하여 문득 사선(四禪)에 도달하여 여러 경의 요체를 다 알게 되었다.
그때 나라 안에 화전(和戰)이라는 이름의 절이 있었는데, 그 절에는 5백 명의 사문이 있었으며 모두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성취한 이들이었다. 그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아라한은 알파왈(頞波曰)이라는 이로서 능히 천상천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일을 알고 있었다.
나선은 20세가 되자 즉시 대사문경계(大沙門經戒)를 받고 화전사에 도착하여 알파왈의 처소로 갔다. 그때 마침 5백의 아라한은 15일의 대사문계경(大沙門戒經)을 설하는데 맞추어 강당의 상좌에 앉아 있었다. 대사문이 모두 강당으로 들어가고 나선도 그 속에 끼게 되었다. 여러 사문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알파왈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여러 사문의 마음이 모두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나선만이 그렇지 못한 것을 보고 알파왈은 말했다.
“비유하건대 쌀을 날리는데 흰 쌀 가운데 검은 쌀이 들어있으면 쌀을 날리는 것이 좋지 않은 것과 같다. 이제 우리 좌중이 모두 청정한데 나선만이 검으며 아직 아라한이 되지 못하였도다.”
나선은 알파왈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매우 근심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나 5백 사문에게 예를 올리고 그 강당을 나갔다. 그리고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이 좌중에 끼는 것이 적절치 못하구나. 마치 사자들 가운데 여우나 개가 섞여 있는 것 같구나. 나는 이제부터 내가 아라한의 도에 들어가지 못하면 이 좌중에 들어가지 않겠다’라고 하였다. 알파왈은 나선의 속마음을 알고 손으로 나선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너도 머지않아 아라한이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그러면서 나선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머물게 했다. 나선에게는 또 한 사람의 스승이 있었는데 나이가 8, 90세로서 이름은 가유왈(加維曰)이라고 하였다. 그 가운데 또 한 우바새가 있었는데 그는 어질고 착한 이로서 어느 날 가유왈에게 공양을 올렸다. 나선 또한 스승을 위해 발우를 가지고 가서 공양구를 가져오게 되었다. 스승은 나선으로 하여금 입에 물을 머금고 우바새의 집에 가서 공양구를 가져 오도록 하였다. 우바새는 나선이 나이는 어리나 단정하고 여느 사람과는 아주 다르게 인품이 있고 지혜가 많고 뜻이 있어서 능히 진리를 설할 수 있음을 알아보았다. 우바새는 나선을 보고 우선 예를 올리고 손으로 말했다.
“제가 여러 사문에게 공양을 올리는 일을 한 것이 오래 되었으나 저를 위하여 경을 설해준 이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나선 스님을 따르고자 하옵니다. 원하건대 저를 위하여 경을 설하셔서 제 마음의 의심을 풀어주옵소서.”
나선은 마음속으로 ‘내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대로 한다면 입에 물을 머금어 말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머금은 물을 토하면 스승과의 약속을 깨는 것이 된다. 이를 어찌하여야 하는가’라고 생각하였다. 나선은 우바새 역시 높은 재질과 뜻을 가진 인물로서 그를 위하여 경을 설해주면 마땅히 득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나선은 즉시 입의 물을 토해내고 자리를 잡고 앉아 그를 위해 경을 설했다.
“사람은 마땅히 복을 짓고, 착한 일을 하며, 부처님의 경전과 계율대로 봉행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후에 세간에 태어나면 부귀하게 됩니다. 경전과 계율을 범하지 않은 사람은 지옥ㆍ아귀ㆍ축생 가운데 태어나지 않으며 빈궁한 가운데 태어나지도 않습니다.”
우바새는 나선의 설법을 듣고 마음이 매우 기뻤다. 나선은 우바새의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는 것을 보고 그를 위해 다시 설법을 했다.
“세간의 만물은 과거로부터 모두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 하는 일들은 다 고통스러운 것들입니다. 만물은 다 자재(自在)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열반(涅槃)의 도라는 것은 생겨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병도 없고 죽지도 않으며, 근심도 없고 괴로움도 없는 것이며, 모든 악과 고통이 소멸되는 것입니다.”
나선이 설법을 마치니 우바새는 즉시 제1의 수다원도(須陀洹道)에 들었으며 나선 역시 수다원도에 들게 되었다. 우바새는 매우 기뻐서 나선을 위해 맛있는 공양을 마련하였다. 나선은 우바새에게 말했다.
“저의 스승의 발우에 먼저 담으십시오.”
나선은 공양을 마치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한 후에 스승에게 드리는 공양구를 가지고 돌아가서 스승에게 드렸다. 스승은 나선을 보고 말하였다.
“네가 오늘 맛있는 공양을 가지고 오는구나. 그러나 대중과의 약속을 어겼으니 너를 내쫓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나선은 크게 근심스럽고 우울했다. 스승은 교시를 내렸다.
“비구들을 모으시오.”
모든 비구들이 모여 자리를 잡자 스승은 말했다.
“나선은 우리들과의 약속을 어겼소. 마땅히 내쫓아서 이 대중 가운데 머물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오.”
알파왈은 경을 설하면서 말하였다.
“비유하건대 화살 하나를 쏘아서 두 군데를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나선 자신이 도를 얻었고, 우바새로 하여금 득도하도록 했으니 내쫓지 않는 것이 옳을 듯하오.”
스승인 가유왈이 말했다.
“설령 화살 하나를 쏘아서 백 군데를 맞춘다고 해도 대중과의 약속을 어기면 머물 수가 없는 것이오. 다른 사람들이 계를 지키면서 나선과 같이 도에 들지 못한다면 어찌하겠소. 나선을 본보기로 하여 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오.”
좌중의 대중들은 말이 없었다. 스승은 즉시 나선을 내쫓도록 교시를 내렸다. 나선은 즉시 머리를 조아려 스승의 발아래 예를 올리고 일어섰다. 비구승들에게도 두루 예를 올리고 절을 나서서 깊은 산의 나무 아래에 가서 앉았다. 주야로 정진하면서 도를 생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 스스로 아라한이 되었다. 능히 날아다닐 수 있으며, 꿰뚫어 볼 수 있고 꿰뚫어 들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이 선악에 대해서 생각하는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전생에 대한 것과 내생에 대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라한이 된 후에 화전사로 돌아가서 여러 비구에게 예를 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한 후 화해를 청했다. 비구승들은 이를 즉시 받아들였다. 나선은 예를 올린 후에 즉시 절을 나서서 고을과 읍내와 마을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위하여 경전과 계율을 설하며 선을 행하도록 사람들을 가르쳤다. 그 가운데는 오계를 받은 사람도 있었고, 수다원도(須陀洹道)에 든 사람도 있었고, 사다함도(斯陀含道)에 든 사람도 있었고, 아나함도(阿那含道)에 든 사람도 있었으며, 사문이 되어 아라한(阿羅漢)이 된 사람도 있었다. 제2 도리천(忉利天)의 제석(帝釋)이나 제7천의 범천왕(梵天王)이나 제4천의 왕도 나선에게 와서 머리를 나선의 발아래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앉았다. 나선은 그 제천(諸天)들을 위해 경을 설하니 그 이름이 사방에 알려졌다. 나선이 가는 곳마다 제천과 백성과 귀신과 용들이 나선을 보고 모두 환희심을 냈으며 모두 복을 얻었다.
나선은 이렇게 돌아다니다 천축에 있는 사갈국(舍竭國)에 다다라서 설지가사(泄址迦寺)에 머물렀다. 전생에 알았던 한 사람이 바닷가에 있었는데 나라의 왕자가 됐으며 그 이름은 미란(彌蘭)이라 하였다. 미란은 어려서부터 경 읽기와 주장이 다른 학설들을 배우기를 좋아하였다. 주장이 다른 학설들의 경법(經法)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이기는 자가 없었다. 미란 왕자의 부왕이 죽은 후 미란은 왕이 되었다. 미란은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나라 안에 도인이나 또는 사람으로서 나와 경에 대해 논란을 할 수 있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
곁에 있던 신하가 대답하였다.
“불도를 배우는 이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를 사문이라고 부릅니다. 그 사람의 지혜는 뛰어나서 폐하와 경과 도에 대해서 논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방의 대신국(大臣國)에 사갈(沙竭)이라고 하는 옛 왕의 궁이 있었다. 그 나라의 안팎은 안온하고 사람들은 다 착했다. 그 성의 사방에는 길이 이중으로 나있고, 성문들의 나무나 쇠붙이는 파여져서 새겨져 있으며, 또한 다른 소국들도 다 높고 밝았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색깔은 밝게 빛나며, 국토는 지대가 높고 건조하며 진귀한 보배가 많고 사방에서 모여든 상인들은 돈으로 매매를 하고 오곡은 풍부하고 값이 싸서 집집마다 여축이 있고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미란왕은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으며 재질이 출중하고 지모가 있어서 나라의 행정에 밝았다. 전투에 대한 술수는 모르는 것이 없고, 96종의 도에 대해서도 잘 알아서 그 질문이 끝이 없으며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이미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 왕은 옆에 있는 신하에게 말했다.
“요즈음 경에 밝은 사문으로서 나와 더불어 경을 논하고 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이가 없겠는가?”
첨미리망군(沾彌利望群)이라는 왕의 신하는 말했다.
“야화라(野惒羅)라고 하는 사문이 있기는 합니다. 그는 경과 도에 밝아서 폐하와 함께 경도(經道)를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즉시 첨미리망군에게 명령을 내렸다. 신하는 곧 야화라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께서 대사를 뵙고 싶어 하십니다.”
“왕이 나를 뵙고 싶어 하신다니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직접 오셔야 할 것입니다. 나는 가지 않습니다.”
첨미리망군은 즉시 돌아가서 왕에게 야화라가 한 말을 전했다. 왕은 가마에 타고 5백의 기병을 거느리고 절에 도착하였다. 야화라와 만나서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5백의 기병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왕이 야화라에게 물었다.
“대사께서는 어떠한 연유로 집을 버리고 처자를 떠나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되셨습니까? 대사께서 구하는 도는 어떤 것입니까?”
“우리들은 불도를 배워서 치우치지 않는 바른 행을 합니다. 그리하여 금생에 복을 받고 내생에도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되었습니다.”
“만약 흰 옷을 입고 집에 머물며 처자가 있으면서 치우침이 없는 바른 행을 하면 금세에 복을 받고 내생에도 복을 받지 않습니까?”
“흰 옷을 입고 집에 머물며 처자가 있으면서 치우침이 없는 바른 행을 해도 금생에 그 복을 받고 내생에도 그 복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대사께서 집을 버리고 처자를 떠나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된 것은 헛된 일이 되는군요.”
야화라는 왕의 말에 대답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왕의 곁에 있던 신하가 말했다.
“이 사문은 크게 뛰어나고 지혜가 있는 이인데 다그쳐서 말을 못할 뿐입니다.”
왕의 신하는 손을 들고 말했다.
“대왕께서 이기셨습니다.”
야화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자기가 진 것을 인정하였다. 왕이 좌우를 돌아보니 우바새의 얼굴에는 부끄러운 기색이 없었다. 왕은 속으로 ‘여러 우바새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나와 경전과 도를 논할 명철한 사문이 있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왕은 곁에 있는 신하인 첨미리에게 말하였다.
“밝은 지혜가 있는 사문으로서 나와 경전과 도에 대해 논할 만한 이가 또 없겠는가?”
나선은 여러 사문들의 스승이 되어 있었고, 여러 경전의 요점과 어려운 것을 알고 있었으며, 12품경1)을 잘 설했으며, 장단구(章斷句)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특별한 점이 있었다. 열반의 도를 알고 있었으며 그의 말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며 능히 그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 그의 지혜는 강과 바다 같았고, 96종의 외도들을 굴복시키고 불제자들에게는 경애의 대상이 되었으며, 경도(經道)로써 가르쳤다. 나선이 사갈국에 도착하자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또한 고명해졌다. 나선은 마치 용맹한 사자와 같았다. 첨미리는 왕에게 말했다.
“나선이라는 사문이 있는데 지혜가 미묘해서 여러 경전의 요체를 알고 사람들이 의심하는 바를 풀어주며 통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폐하와 함께 경에 대해 논하고 도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나와 더불어 경과 도에 대해서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러하옵니다. 항상 제7천인 범천(梵天)과 경에 대하여 논하고 도에 대하여 말하는데 하물며 사람들의 왕과 못하겠습니까?”
왕은 즉시 첨미리에게 가서 나선을 청해 오도록 명령했다. 첨미리는 곧 나선의 처소에 가서 말했다.
“대왕께서 대사를 뵙고 싶어 하십니다.”
“좋습니다.”
즉시 제자들을 데리고 왕의 처소로 갔다. 왕은 이전에 나선을 본 일이 없었으나 많은 사람 가운데 섞여 있는 나선이 그 옷 입은 모습이나 걷는 모습이나 행동이 다른 이들과 아주 다른 것을 보고 멀리서 나선을 은밀히 알아보았다. 왕은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전후로 대중을 본 일이 많고 대중이 앉아 있는 자리에 들어가 본 일도 많은데 일찍이 오늘 나선을 만나면서 느꼈던 두려움 같은 것은 느껴본 일이 없도다. 오늘은 정녕 나선이 나를 이기겠구나. 내 마음이 두렵고 불안하도다’ 하였다. 첨미리가 앞에서 왕에게 고하였다.
“나선대사가 이미 출발하여 아침에 도착하셨습니다.”
“어디에 있는 이가 나선인가?”
첨미리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왕은 ‘내가 은밀히 알아보았던 바로 그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매우 기뻐했다. 나선이 즉시 도착하였다. 왕과 나선은 우선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나선과 대좌했다. 나선이 왕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안온한 것은 가장 큰 이득이 되며 사람이 만족할 줄 알면 그것이 큰 부자가 되는 일이며, 사람에게 믿을 것이 있으면 그것이 크게 마음을 쓰는 일이 되는 것이며, 열반의 도는 마음이 크게 상쾌한 일이다’고 하셨습니다.”
왕은 즉시 나선에게 물었다.
“대사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부모님은 나를 나선이라고 이름을 지으셨습니다. 사람들도 나를 나선으로 부릅니다. 어느 때는 부모님이 나를 수나선(首那先)으로 부르게 하셨고, 어느 때는 부모님이 나를 유가선(維迦先)이라고 부르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다 나를 알게 됩니다. 사람들도 다 이 이름을 취합니다.”
“이 나선이라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왕은 다시 물었다.
“머리가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귀와 코와 입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턱과 목과 어깨와 팔과 손과 발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넓적다리와 정강이가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안색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괴로움이나 즐거움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선악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몸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간장과 허파와 심장과 비장과 창자와 위장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안색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고락과 선악과 몸과 마음이 합해진 것, 이것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고락도 없고, 안색도 없고, 선악도 없고, 몸과 마음도 없는 것, 이 다섯 가지가 없는 것을 오히려 나선이라고 합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소리의 울림과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것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나선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 수레라고 합니까? 굴대를 수레라고 합니까?”
“굴대는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통이 수레입니까?”
“바퀴통은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살이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테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끌채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멍에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가마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덮개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이 재목들을 모아서 하나로 붙이면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소리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무엇이 수레입니까?”
왕은 말이 없었다. 나선이 말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이 여러 재목들을 합하여 써서 수레를 만듦으로 해서 수레가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머리와 얼굴과 눈과 귀와 코와 입과 목과 어깨와 팔과 뼈와 살과 손발과 허파와 간장과 심장과 신장과 비장과 창자와 위장과 안색과 소리의 울림과 숨이 헐떡거리는 것과 고락과 선악이 합해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나선대사께서는 나와 함께 경에 대해서 논하고 도에 대해서 말할 수가 있겠습니까?”
“대왕께서 지혜 있는 자의 질문을 하면 대왕께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나 왕으로서의 질문이나 어리석은 자로서의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혜 있는 자의 질문과 왕으로서의 질문과 어리석은 자의 질문은 어떻게 다릅니까?”
“지혜 있는 자는 상대를 대할 때 서로 힐난하기도 하고, 서로 존중해서 말하기도 하고, 서로 하대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대화로 승부를 가릴 때에는 자기 스스로 그것을 압니다. 이것이 지혜 있는 자의 말입니다. 왕으로서의 말은 방자한 데가 있어서 그 말에 오류가 있어도 왕에게 하는 말처럼 하지 않으면 왕은 즉시 강제로 그를 벌합니다. 이것이 왕으로서의 말입니다. 어리석은 자의 말은 말이 길어도 스스로 알지 못하고, 말이 짧아도 알지 못합니다. 사리에 어긋나는 것을 써서 이길 뿐입니다. 이것이 어리석은 자의 말입니다.”
“지혜 있는 자의 말을 쓰기를 원합니다. 왕으로서나 어리석은 자의 말을 쓰기를 원치 않습니다. 나와 말하면서 왕이라는 생각을 갖지 마십시오. 여러 사문과 같이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여러 제자와 같이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며, 우바새와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며, 곁에서 명령을 받는 사람과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서로 깨달음을 위해서 하는 것으로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좋습니다.”
“나는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물으십시오.”
“나는 이미 물었습니다.”
“나는 이미 대답했습니다.”
“무슨 말로서 내게 대답했습니까?”
“왕께서는 무슨 말로서 내게 물었습니까?”
“나는 물은 것이 없습니다.”
“나도 대답한 것이 없습니다.”
왕은 나선이 큰 지혜를 가진 인물임을 곧 알아차렸다. 왕이 말했다.
“내가 비로소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도다.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니 내일 나선을 청해서 궁중에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어떻겠는가?”
첨미리망군은 즉시 나선에게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니 대왕께서는 환궁하셔야 합니다. 대왕께서는 내일 나선대사를 청하실 것입니다.”
나선은 좋다고 말했다. 왕은 곧 나선에게 예를 올리고 말을 돌려 궁으로 돌아갔는데 말 위에서도 나선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다음날이 되자 첨미리망군과 신하들은 왕에게 말했다.
“나선대사를 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청해야 할 것이니라.”
“청할 때는 몇 분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왕은 나선이 임의대로 몇 명의 사문과 함께 와도 좋다고 말했다. 간(慳)이라는 이름의 창고를 지키는 이가 왕에게 말했다.
“나선대사로 하여금 열 명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해야 좋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했다. 왕이 화를 내며 말했다.
“어찌하여 나선으로 하여금 열 명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하는가?”
왕이 말했다.
“너의 이름은 ‘간’인 것처럼 왕의 물건을 너의 물건처럼 아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은 좋다. 그러나 어찌하여 너는 내 뜻을 거역하는가?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가히 불쌍히 여겨 너의 죄를 사해 주겠다. 내가 지금 국왕의 입장으로 사문에게 공양을 흡족히 못 올리겠는가?”
간은 몹시 두려워하며 다시는 말을 못하였다. 첨미리망군은 나선의 처소에 가서 예를 올린 후에 말했다.
“대왕께서 나선을 청하십니다.”
“대왕께서는 내가 몇 명의 사문과 함께 가도 좋다고 하셨는가?”
“나선대사께서 몇 분의 사문과 함께 오시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나선은 곧 야화라(野羅) 등 80명의 사문과 함께 갔다. 첨미리망군은 성에 들어가려고 할 때 도중에 가면서 나선에게 물었다.
“어제 대왕께 말씀하실 때 ‘나선이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그렇습니까?”
나선은 첨미리망군에게 물었다.
“경은 나선이라는 자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천식(喘息)이 들고 나는 생명의 숨에 나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숨이 한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그 사람은 정녕 다시 살 수 있습니까?”
“숨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그것을 정녕 죽음이라 합니다.”
“어떤 사람이 갈잎 피리를 불 때 숨을 내보내면 다시 들어오지 못합니다. 사람이 쇠로 단련한 큰 서까래를 갖고 크게 숨을 불어내면 한 번 분 숨은 다시 돌아옵니까?”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같은 숨인데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데도 이 사람은 어찌하여 죽지 않습니까?”
“숨이 헐떡거리는 사이의 일에 대해서는 나는 알지 못합니다. 원컨대 나선대사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그 의문을 풀어주십시오.”
“헐떡거리는 숨은 다 몸속에서의 일입니다.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혀가 이 일을 말한다면 그것은 혀의 일인 것처럼 뜻에 의심되는 바가 있어서 마음이 이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마음의 일인 것입니다. 각각 그 주인이 있으니 이를 허공과 같이 보면 나선은 없는 것입니다.”
첨미리망군은 마음의 의심이 풀렸다. 곧 우바새가 되어 오계(五戒)를 받았다. 나선은 곧 궁에 들어가서 왕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전각에 올랐다. 왕은 앞으로 나와 나선에게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나선은 즉시 자리에 앉았으며 80명의 사문도 함께 앉았다. 왕은 손수 맛있는 음식을 가져와서 나선 앞에 놓았다. 공양을 마치고 손 씻는 일도 끝냈다. 왕은 즉시 여러 사문 각자에게 여러 겹으로 접은 가사(袈裟) 한 벌과 가죽신 한 켤레씩을 하사하였다. 나선과 야화라에게는 각각 세 벌의 가사와 각각 한 켤레의 가죽신을 하사하였다. 왕은 나선과 야화라에게 말했다.
“열 분만 함께 머무시고 나머지 분들은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나선은 즉시 나머지 사문들을 돌려보내고 열 명만 함께 머물도록 했다. 왕은 후궁의 여러 귀인과 기녀들이 모두 어전으로 나와 휘장 뒤에서 왕이 나선과 경과 도에 대해서 서로 논하는 것을 듣도록 명령했다. 그때에 귀인과 기녀들은 모두 어전에 나와 휘장 뒤에서 나선의 설법을 들었다. 왕은 나선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왕이 나선에게 물었다.
“어떤 도에 대해서 설해주시겠습니까?”
“듣고 싶으신 말을 다섯 가지 청하면 마땅히 그 듣고 싶으신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사들께서는 어떤 것을 가장 착한 일로 여기십니까? 어떤 이유로 사문이 되셨습니까?”
“우리들은 세간의 고뇌를 버리고 후생에도 같은 고뇌를 다시 하지 않으려고 사문이 되었습니다.”
“사문들은 다 그러합니까?”
“다 그런 이유 때문에 사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가운데는 빚이 있어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고, 관리가 무서워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고, 가난해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습니다.”
나선은 말했다.
“나는 다만 애욕과 고뇌에서 벗어나서 금세에 고통을 없애려고 할 뿐입니다. 마음을 다하여 도를 구하려고 사문이 되었을 뿐입니다.”
“이제 대사께서는 그런 이유로 사문이 되신 것입니까?”
“어려서 사문이 되어 부처님의 경전과 도를 배웠습니다. 그런 연고로 금세와 후세에 고뇌에서 벗어나려고 사문이 되었을 뿐입니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사람은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납니까?”
“은애(恩愛)와 탐욕이 있는 사람은 후세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은애나 탐욕이 없는 사람은 후세에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면 후세에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까?”
“사람이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여 지혜를 갖고 다른 좋은 일들을 하면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착한 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는 것과 영리한 지혜를 갖는 것 이 둘은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그 뜻은 각각 다르며 같지 않습니다.”
“소나 말 등 여섯 마리 가축들은 각각 지모를 갖고 있으며 그 마음도 같지 않습니다.”
“대왕께서는 일찍이 보리 수확하는 것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왼손으로 보리를 잡고, 바른손으로 보리를 벱니다.”
나선이 말했다.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애욕을 끊어냅니다. 비유하면 보리 수확하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나선대사, 그 이외에 다른 착한 일은 없습니까?”
“성신(誠信)과 효순(孝順)과 정진(精進)과 염선(念善)과 일심(一心)과 지혜(智慧)가 착한 일입니다.”
“성신이란 무엇입니까?”
“성신은 사람의 의심을 풀어줍니다. 부처님이 계신 것을 믿고, 경법을 믿고, 비구승을 믿고, 나한도(羅漢道)가 있는 것을 믿고, 금세가 있는 것을 믿고, 후세가 있는 것을 믿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을 믿고, 착한 일을 하면 착한 과보를 받고 악한 일을 하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음으로 인해 마음이 청정해져서 다섯 가지 악을 버리게 됩니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음란한 것이고, 둘째는 화내는 것이며, 셋째는 눕기 좋아하는 것이며, 넷째는 노래하며 즐기는 것이며, 다섯째는 의심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 다섯 가지를 버리지 않으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며, 이 다섯 가지를 버리면 마음이 즉시 청정해집니다.”
“비유하면 차가월왕(遮迦越王:전륜왕)의 수레와 말과 사람들이 물을 건너게 되면 물이 탁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왕이 갈증이 나서 물이 마시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왕이 마침 물을 맑게 하는 구슬을 가지고 있어서 그 구슬을 물에 넣어두면 물이 맑아집니다. 이렇게 해서 왕이 즉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마음에 다섯 가지 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탁한 물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은 생사의 도를 벗어납니다. 사람의 마음이 청정한 것은 물을 맑게 하는 구슬과 같습니다. 사람이 여러 가지 악을 버리고 마음을 다해 믿으면 명월주(明月珠)처럼 청정해집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정진성신(精進誠信)이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은 스스로 무리들을 서로 보며 여러 가지 청정한 것에 대해 설합니다. 그 가운데는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사다함(斯陀含)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은 이도 있습니다. 서로서로 모범을 삼아 성심껏 믿어서 세상을 제도합니다.”
“비유하면 마치 산 위에서 큰 비가 내려 그 물이 아래로 흐르면 물 흐르는 폭이 넓어집니다. 물 흐르는 양편에 있는 이들은 그 물이 얼마나 깊은지 얕은지를 몰라서 감히 앞으로 나가지를 못합니다. 그때 만약 먼 곳에서 어떤 사람이 오면 물을 보고 물이 흐르는 폭이 넓은지 좁은지 또는 물 깊이가 깊은지 얕은지를 은밀히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은 물의 세력을 알고 능히 물에 들어가 물을 건너갑니다. 양쪽에 있던 사람들도 즉시 그 뒤를 따라 건너갑니다. 부처님의 제자들도 이와 같습니다. 그 마음이 청정하면 즉시 수다원도에 들게 되며, 사다함도를 얻고, 아나함도를 얻으며, 아라한도를 얻습니다. 착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도를 얻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성심껏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득도할 수 있으며, 세상 사람을 능히 자제케 하여 다섯 가지 욕심을 버리게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몸의 고뇌를 알게 되면 스스로 벗어날 수 있으며 사람은 모두 지혜로 그 도덕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효순(孝順)이란 어떤 것입니까?”
“여러 가지 착한 일이 다 효순이 됩니다.”
나선은 말했다.
“네 가지 착한 일이 있는데 거기에 마음을 집중시켜야 합니다. 마음을 집중시켜야 할 네 가지 일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자기 몸의 안팎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뜻으로 고락을 아는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으로 선악을 아는 것입니다. 넷째는 바른 법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네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그 뜻을 자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여러 가지 나쁜 일들을 마음속에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속에 있는 나쁜 일들은 쫓아내고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넷째는 그 마음속에 좋은 일들이 있으면 방일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네 가지가 더 있는데 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첫째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하는 것이고, 셋째는 마음을 자제하는 것이고, 넷째는 사유(思惟)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다섯 가지 본받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성신(誠信)이요, 둘째는 효순(孝順)이요, 셋째는 정진(精進)이요, 넷째는 마음을 다하여 착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요, 다섯째는 지혜(智慧)입니다. 이것이 다섯 가지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악을 제거하는 일곱 가지가 있는데 이를 7선(善)이라고 하며 7각의(覺意)라고도 합니다. 또한 8종도행(種道行)이 있습니다. 이는 또한 아구기(阿姤耆)라고도 합니다. 이것을 모두 37품경(品經)이라 하며 효순이 근본이 됩니다.”
“무릇 사람이 금을 지고 멀리서 와서 무엇인가 이루는 것이 있는 것은 다 땅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세간의 오곡과 수목 등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들이 다 땅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대토목공이 성을 만들려고 할 때 먼저 측량을 하고 다음에 토대를 만든 다음 성을 쌓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음곡과 가무를 하려고 할 때 먼저 땅을 깨끗이 한 후에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도를 구할 때 먼저 경계(經戒)를 행하고 선인(善因)을 짓고 근고(懃苦)를 알고 모든 애욕을 끊고 8종도행을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정진이란 어떤 것입니까?”
“착한 것을 돕는 것, 이것이 정진입니다.”
“비유하자면 울타리가 넘어지려고 할 때 옆에서 이를 받쳐주는 것이나 집이 무너지려고 할 때 이를 받쳐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군사를 보내서 공격해야 할 일이 있는데 군사가 약해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왕이 다시 군사를 보내어 이들을 돕게 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여러 가지 악을 가진 것은 마치 병사가 약한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착한 마음을 지니면 악한 마음이 소멸합니다. 비유하면 국왕이 병사를 늘려서 승리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5계를 지키는 것은 비유하면 전투에서 이기는 것과 같습니다. 정진이 착한 것을 돕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것을 설하였다.
“정진은 사람이 선도(善道)에 이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선에 이른 사람은 옛날의 삿된 것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뜻으로 여러 가지 착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향기가 있는 꽃을 모으는데 실로 묶으면 바람에 날려서 흩어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왕의 창고를 지키는 사람이 창고 안에 금ㆍ은이나 보배구슬이나 유리나 진보 등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도를 닦으려는 사람이 득도하려 할 때는 37품경을 생각합니다. 불도(佛道)를 생각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해야 하는 것으로 이것이 사람을 해탈시키는 길입니다. 사람에게 뜻이 있으면 선악을 앎으로 인해 행해야 할 바를 알게 되며 흑백을 가려 알고 생각하여 그 이후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에게 문을 지키는 사람이 있는데 왕을 공경하는 자도 있고, 왕에게 불경한 자도 있고, 왕에게 유리한 자도 있고, 왕에게 불리한 자가 있는 것도 알아서 왕을 공경하는 자나 왕에게 이로운 자는 문안에 들여보내고, 왕을 공경하지 않거나 왕에게 불리하게 하는 자는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뜻을 갖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여러 가지 착한 일 등은 안으로 들여보내고, 착하지 않은 것들은 안으로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뜻으로 사람의 선악을 자제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바를 설하였다.
“사람은 마땅히 그 생각과 몸의 여섯 가지 애욕을 굳게 지켜야 하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견고하다면 당연히 세상을 제도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그 마음을 하나로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여러 가지 선(善) 가운데 한마음이 첫째가는 것입니다. 한마음에는 여러 가지 선(善)이 뒤따라옵니다.”
“비유하자면 누각의 계단이 당연히 의지해 있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선(善)이라는 것이 모두 이 한마음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네 종류의 병사를 데리고 전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코끼리를 탄 병사와 말을 탄 병사와 수레를 탄 병사와 보병은 왕이 나갈 때 모두 앞뒤로 따라갑니다. 불경에서 말하는 착한 일이 다 한마음을 따른다는 것이 이와 같은 것입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바를 설했다.
“여러 가지 선 가운데 한마음이 주가 됩니다. 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다 한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람의 몸은 죽었다 태어나며 과거로부터 흐르는 물처럼 전후하여 서로 따라갑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지혜란 어떤 것입니까?”
“앞에서 이미 대왕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사람은 지혜로 모든 의심을 끊어버리고 여러 가지 선에 대하여 밝혔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등불을 가지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어두움이 즉시 사라지고 스스로 밝아지는 것과 같이 사람의 지혜도 이와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 나무를 베듯이 사람도 지혜로 여러 가지 악을 잘라버립니다.”
“이 세간에서 지혜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인생이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앞뒤로 말씀하신 바의 경은 여러 가지 지혜와 선에 대한 것입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신 것들은 단지 여러 가지 악한 일들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뿐입니까?”
“그렇습니다. 불경에서 설해진 여러 가지 선(善)에 대한 것은 일체의 악을 버리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네 가지 병사인 코끼리 탄 병사와 말 탄 병사와 수레를 탄 병사와 보병이 전투에 나가도록 하는데 처음 나가라고 할 때는 단지 적을 공격하려는 의도만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설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선에 대한 것도 여러 가지 악을 공격하여 뽑아버리기 위한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경에 설한 말씀은 정말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의 마음은 선도(善道)나 악도(惡道)를 향해 가게 되는데 몸은 이전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살아나가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정신으로 바꾸어서 살아가는 것입니까?”
“이전의 몸과 마음도 아니고, 이전의 몸과 마음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나선은 왕에게 물었다.
“대왕이 어려서 젖을 먹었을 때와 지금 몸이 자라서 커졌을 때, 예전의 몸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습니까, 없습니까?”
“어렸을 때의 몸과는 다릅니다.”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 처음에 정자로 있을 때와 점차 형태가 흐트러질 때는 이전의 정자와 같지 않습니다. 살과 뼈가 단단해지면 이전의 정자와는 다릅니다. 처음에 태어났을 때와 몇 살쯤 됐을 때는 옛날의 정자와는 다릅니다. 사람이 글을 배울 때 옆에 있는 사람이 그 공부를 대신해줄 수 있습니까?”
“공부를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죄를 지어서 이를 왕에게 말하는데 왕이 이해하지를 않습니다.”
왕이 말했다.
“나선대사께서는 이를 어떻게 해결합니까?”
“나는 예전 아주 어렸을 때와 어린아이에서부터 커졌을 때까지 옛날의 몸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을 뿐 커졌을 때나 어렸을 때나 한몸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양생된 생명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람이 등불을 켤 때는 새벽이 올 때까지 켭니까?”
“사람이 등불을 켤 때는 새벽이 올 때까지 켭니다.”
“등불 가운데 있는 심지가 하룻밤 동안 계속되면 먼젓번의 심지의 불이 빛을 발합니까, 안합니까? 한밤중에 이르거나 아침이 밝을 때에 앞의 심지불이 빛을 발합니까?”
“앞의 심지불은 빛을 못 냅니다.”
“등불을 밤새도록 켜서 한밤중에 이르면 또 다른 불을 켭니까? 새벽이 올 때 다시 불을 켭니까?”
“안 켭니다. 한밤 내내 불을 계속해서 켜기 때문에 한 심지의 불이 새벽까지 갑니다.”
“사람의 정신이 반복해서 상속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가 가면 두 번째가 옵니다. 정신에서부터 늙음과 죽음에 이릅니다. 뒤에 정신은 나아가서 태어나는 것이 됩니다. 반복해서 상속하는 이것은 이전의 정신이 아니며 또한 이전의 정신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죽은 이후 정신은 즉시 향해가는 바가 있어서 태어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우유의 즙으로 낙(酪)을 만듭니다. 상비(上肥)를 취해서 제호(醍醐)를 만듭니다. 낙과 소와 상비를 되돌려 유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를 수가 있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정신이란 유즙과 같은 것입니다. 유즙에서 낙을 만들고, 낙에서부터 상근이 되며, 상근에서부터 제호가 되는 것같이 사람도 정자에서부터 태어나기에 이르는 것이며, 태어나서부터 중년에 이르고, 중년에서부터 늙음과 죽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후에 정신은 다시 몸을 받아 태어납니다. 사람의 몸은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나서 몸을 받습니다. 비유하자면 두 개의 심지가 서로 연이어서 타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사람이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까, 모릅니까?”
“다음 생에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
“그 사람은 자신에게 은애(恩愛)가 없고, 탐욕이 없고, 여러 가지 악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비유하자면 농가에서 곡식을 심어서 수확을 많이 해서 대광주리에 담아 놓았는데 그 다음해에 씨 뿌려 경작하지 않으면 다시 곡식을 얻을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곡식을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도를 닦는 사람도 그와 같습니다. 고락과 은애를 버리고 탐하는 것이 없게 되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 사람은 그 지혜가 보통 사람과 다릅니까?”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과 다릅니다.”
“밝다는 것[明]과 지혜[智]는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밝다는 것과 지혜는 같은 것입니다.”
“사람이 밝음과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여러 가지 일들을 다 알게 됩니까? 하나를 도모하면 다섯 가지를 이루게 됩니까?”
“여러 가지를 도모하면 이루는 것은 하나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한 땅에 곡식의 씨를 심으면 그 싹이 날 때에 마땅히 각각 그 종류의 싹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의 몸의 다섯 가지 일도 다 여러 가지 일을 써서 각각 이루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세간 사람들은 머리나 얼굴이나 신체의 사지는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명이 긴 사람과 명이 짧은 사람이 있으며, 몸에 병이 많은 사람과 병이 적은 사람이 있으며,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있으며, 신분이 높은 사람과 비천한 사람이 있으며, 단정한 사람과 추악한 사람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과 의심을 받는 사람이 있으며, 지혜가 밝은 사람과 어두운 사람이 있게 되는 것입니까? 서로 같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비유하자면 여러 가지 나무들에서 과일이 열리는데 신맛이 나는 것도 있고, 쓴맛이 나는 것도 있으며, 매운맛이 나는 것도 있고, 단맛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이들 나무들은 왜 서로 같지 않습니까?”
“그것이 같지 않은 것은 본래 묘목이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 하는 짓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명이 긴 사람도 있고, 명이 짧은 사람도 있고, 병이 많은 사람도 있고, 병이 적은 사람도 있고,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으며, 귀한 사람도 있고, 천한 사람도 있으며, 단정한 사람도 있고, 추악한 사람도 있으며, 그 말이 잘 먹혀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말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있고, 지혜가 밝은 사람도 있고, 어두운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호귀나 빈궁이나 잘생긴 것이나 못생긴 것은 다 자신의 숙명이 지은 것으로 자신이 선악에 대해 행한 바에 따라 얻어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那先比丘經卷上失譯人名附東晉錄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諸比丘僧比丘尼優婆塞優婆夷諸天大臣、長者、人民及事九十六種道者,凡萬餘人,日於佛前聽經。佛自念人衆日多,身不得安。佛意欲捨人衆去至閑避處,坐思念道。佛卽捨人衆,去入山,至叢樹閒,其樹大有神。佛坐其下,思念道。去樹不遠,有群象五六百頭,中有象王賢善,知善惡之事,譬如人狀,象輩衆多,周帀象王邊,諸小象走居前水中,走戲㧌撈,水令濁惡,諸小象復走居前,食噉美草,走戲蹈踐,其上,我衆大多患。是諸象及小象子㧌撈水,令濁惡,令草不淨,而反常飢,飮濁惡水,食足踐之草。象王自念:‘我欲棄是諸象,去至一避處快耶?’象王卽棄諸象而去,轉行入山,到頭羅叢樹閒。象王見佛坐樹下,心大歡喜,卽前到佛所,低頭屈膝,爲佛作禮,卻在一面住。佛自念:‘我棄衆人來在是樹閒,象王亦棄衆象,來到是樹閒。其義適同。’佛爲象王,說經言:“佛於人中最尊,象王於象中最尊。”佛言:“我心與象王,心適相中,今我與象王俱樂是樹閒。”象王聽經,心意卽開,解知佛意。象王卽視佛所仿佯經行處,以鼻取水灑地,以鼻撈草掃地,以足蹈地令平好,象王曰朝暮承事佛如是。佛久後般泥洹去,象王不知佛所在,爲周旋行,求索佛不得,便啼垂淚,愁憂不樂,不能食飮。時,國中有佛寺舍在山上,名加羅洹。寺中有五百沙門,常止其中,皆已得阿羅漢道。常以月八日、十四、日、十五日、二十三日、二十九日、三十日,常以是日,誦經至明。時,象王亦在山上,止於寺中,象王知有六日誦經,至其日當行入寺中聽經。諸沙門知象王意聽經,欲誦經時,湏象王來,乃誦經。象王聽經,至明不睡、不臥、不動、不搖。象王數聞經,承事佛故,後象王以壽命盡死,死後便化爲人,作子生婆羅門家。以後年長大,不聞佛經,亦不見沙門,便棄家,去入深山,學異道。在山上止近比,亦有一婆羅門道人,俱在山上,相與往來,共爲知識。其一人自念言:‘我不能於世閒懸憂苦老病死,後當入地獄、畜生、餓鬼、貧窮中,用是故我欲剃頭鬚,披袈裟,欲求羅漢泥洹道。’其有一人自念言:‘我願欲求作國王,得自在,令天下人民,隨我教令。’如是久後,二人各命盡,俱生世閒作人。其一人前求作國王者,生於海邊,爲國王太子字彌蘭。其一人前世欲剃頭作沙門,求羅漢泥洹者,生於天竺字陁獵。與肉袈裟,俱生其家。有一大象同日生,天竺名象爲那,父母便字爲那先。年十五六,那先有舅父字樓漢,學道,作沙門,大高才,世閒無比,已得阿羅漢道。能出無閒,入無孔,自在變化,無所不作,天上天下人民及蠕動之類,心所念,皆豫知之,生所從來,死趣何道。那先至舅父所自說言:“我喜佛道,欲作沙門,爲舅父作弟子,寧可持我作沙門?”樓漢哀之,卽聽作沙彌,受十戒日誦經,思惟經戒,便得四禪,悉知諸經要。時,國中有佛寺舍名和戰寺。中有五百沙門,皆得羅漢道。其中有第一羅漢名頞波曰,能知天上天下去來現在之事。那先年至二十,便受大沙門經戒,便到和戰寺中,至頞波曰所。時,五百羅漢適以十五日,說大沙門戒經,在講堂上坐,大沙門皆入,那先亦在其中,諸沙門悉坐。頞波曰悉視坐中諸沙門心皆是羅漢,獨那先未得羅漢。頞波曰言:“譬若揚米,米正白中,有黑米,卽揚爲不好,今我坐中,皆白淸淨,獨那先黑,未得羅漢耳。”那先聞頞波曰說如是,大憂愁,起爲五百沙門作禮出去。自念:‘我不宜在是座中坐。譬若衆師子中有狐狗,我從今以後,不得道,不入中坐。’頞波曰知那先意,以手摩那先頭言:“汝得羅漢道不久,莫愁憂。”便止留那先。那先復有一師,年八九十,字加維曰。其中有一優婆塞,大賢善日飯加維,那先且爲師持鉢行取飯食具。師令那先口含水,行到優婆塞家,取飯食具。優婆塞見那先年少端正,與人絕異,有名字,智慧廣遠,有志能說經道。優婆塞見那先,前爲作禮。叉手言:“飯諸沙門日久,未曾爲我說經者,今我從那先求哀願,與我說經,解我心意。”那先自念:‘我受師教戒,令我口含水,不得語。我今吐水者,爲犯師要,如是當云何?’那先知優婆塞,亦高才有志,我爲其說經,想卽當得道。那先便吐水,卻坐爲說經言:‘人當布施作福善,奉行佛經戒,死後生世閒,得富貴人。不犯經戒者,後不復入地獄、餓鬼、畜生中、貧窮中,得生天上。”優婆塞聞那先說經,心大歡喜。那先知優婆塞心歡喜,便復爲說經:“世閒萬物皆當過去無有,常諸所作皆懃苦,萬物皆不得自在,泥洹道者,不生不老,不病不死,不愁不惱,諸惡懃苦皆消滅。”那先說經竟,優婆塞便得第一須陁洹道。那先亦得須陁洹道。優婆塞大歡喜便極,與那先作美飯具。那先語優婆塞:“先取飯具,置師鉢中。”那先飯竟,澡漱訖畢,持飯具,還與師。師見言:“汝今日,持好飯具來,以犯衆人要當逐出汝。”那先大愁憂不樂。師教言:“會比丘僧悉會皆坐。”師言:“那先犯我曹,衆人要來當逐出,無令在衆中止。”頞波曰說經言:“譬若人持一箭,射中兩准。那先自得道,亦復令優婆塞得道,不應逐出。”師迦維曰:“政使一箭,射中百准,會爲犯衆人,要不得止。餘人持戒不能如那先得道,如效那先當用絕後。”衆坐中皆默然。師教卽逐出那先。那先便以頭面禮師足起,遍爲比丘僧作禮訖竟,便出去,入深山,坐樹下,晝夜精進思惟,道不懈,自成得羅漢道,能飛行,徹視徹聽,知他人心所念善惡,自知前世所,更從來生。得羅漢道已,便來還入和戰寺中,詣諸比丘所,前頭面悔過求和解。諸比丘僧卽聽之,那先作禮訖竟,便出去轉行,入諸郡、縣、街、曲、里、巷,爲人說經戒,教人爲善。中有受五戒者,得須陁洹道者,中有得斯陁含道者,中有得阿那含道者,中有作沙門,得羅漢道者。第二忉利天帝釋,第七天王梵,第四天王,皆來到那先所作禮,以頭面著足卻坐。那先便爲諸天說經,名字聞四遠。那先所行處,諸天人民、鬼神、龍,見那先無不歡喜者,皆得其福。那先便轉到天竺舍竭國,止泄坻迦寺中,有前世故,知識一人在海邊,作國王子名彌蘭。彌蘭少小好讀經學異道,悉知異道經法,異道人無能勝者。彌蘭父王壽盡,彌蘭立爲王。王問左右邊臣言:“國中道人及人民,誰能與我共難經道者?”邊臣白言:“有學佛道者,人呼爲沙門,其人智慧妙達,能與王共難經道。”北方大臣國名沙竭,古王之宮,其國中外安隱人民皆善,其城四方皆復道行,諸城門皆刻鏤,及餘小國皆多高明。人民被服五色焜煌,國土高燥珍寶衆多,四方賈客賣買皆以金錢。五穀豐,賤家有餘,畜樂不可言。其王彌蘭以正法治國,高才有智謀,明於官事,戰鬪之術無不通達。能知九十六種道,所問不窮,人適發言,便豫知其所趣。”王語傍臣言:“是閒寧有明經沙門,能與我共難經說道者不?”王傍臣名沾彌利望群,白王言:“然有沙門,字野和羅,明經道,能與王難經道。”王便勅沾彌利望群,卽行往請野和羅言:“大王欲見大師。”野和羅言:“王欲相見者,大善。王當自來耳,我不往。”沾彌利望群卽還白王如是,王卽乘車,與五百伎共行到寺中,與野和羅相見。前相問訊就坐,五百騎從皆坐。王問野和羅:“卿用何等故,棄家捐妻子,剃頭鬚披袈裟作沙門?卿所求何等道?”野和羅言:“我曹學佛道,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用是故,我剃頭鬚被袈裟作沙門。”王問野和羅:“若有白衣居家,有妻子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不?”野和羅言:“白衣居家,有妻子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王言:“卿空棄家捐妻子,剃頭鬚被袈裟作沙門爲?野和羅默然無以報王。王傍臣白言:“是沙門大明達有智者,迫促不及言耳。”王傍臣皆擧手言:“王得勝。”野和羅默然受負。王左右顧視,優婆塞面亦不慚。王自念:‘是諸優婆塞面不慚者,復有明健沙門,能與我共相難者耳。’王語傍臣沾彌利:“寧復有明智沙門,能與我共難經道者無?”那先者諸沙門師,知諸經要難,巧說十二品經,種種別異章斷句解,知泥洹之道。無有能窮者,無能勝者,智如江海,能伏九十六種道,爲佛弟子所敬愛。以經道教授,那先來到舍竭國,其所相隨弟子,皆復高明,那先如猛師子。沾彌利白王:“有沙門字那先,智慧微妙諸經道,要能解人所疑,無所不通,能與王難經說道。”王問沾彌利:“審能與我共難經道不?”沾彌利言:“唯然。常與第七梵天,共難經說道,何況於人?”王卽勅沾彌利,便行請那先來。沾彌利卽到那先所,白言:“大王欲相見。”那先言:“大善。”卽與弟子相隨行到王所,王雖未嘗見,那先在衆人中披服行步,與人有絕異。王遙見隱知那先,王自說言:“我前後所更見衆大多,入大坐中大多,未嘗自覺恐怖。如今日見那先,今日那先定勝我,我心惶惶不安。”沾彌利居前白王言:“那先以發旦到。”王卽問沾彌利:“何所是那先者?”沾彌利白:“因指示王。”王卽大歡喜:“正我所隱意是。”那先卽到王因,前相問訊語言,王便大歡喜因共對坐。那先語王言:“佛經說言,人安隱最大利,人知足最爲大富,人有所信最爲大厚,泥洹道最爲大快。”王便問那先:“卿字何等?”那先言:“父母字我爲那先。人呼我爲那先。有時父母呼我爲首那先,有時父母呼我爲維迦先,用是故,人皆識知我。世閒人皆有是耳。”王問那先:“誰爲那先者?”王復問言:“頭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耳、鼻、口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頤項、肩臂、手足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䏶腳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顏色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苦樂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善惡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身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肝、肺、心、脾腸、胃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顏色爲那先耶??”“不爲那先。”“苦樂善惡,身心合是事,寧爲那先耶?”言:“不爲那先。”王復言:“無有苦樂,無有顏色,無有善惡,無有身心,無是五事,寧爲那先耶?”那先言:“不爲那先。”王復言:“聲響喘息,寧爲那先耶?”言:“不爲那先。”“何等爲那先者?”那先問王:“何所爲車者,軸爲車耶?”“不爲車。”那先言:“轂爲車耶?”王言:“轂不爲車。”那先言:“輻爲車耶?”“不爲車。”那先言:“輞爲車耶?”“不爲車。”那先言:“轅爲車耶?”“不爲車。”“軛爲車耶?”“不爲車。”那先言:“輿爲車耶?”“不爲車。”那先言:“蓋爲車耶?”“不爲車。”那先言:“合聚是材,木著一面,寧爲車耶?”“不爲車。”那先言:“音聲爲車耶?”“不爲車。”那先言:“何等爲車耶?”王默然不語。那先言:“佛經說,合聚是諸材木,用作車,因得車。人亦如是,合聚頭、面、目、耳、鼻、口、頸、項、肩、臂、骨、肉、手、足、肺、肝、心、脾、腎、腸、胃、顏色、聲響、喘息、苦樂、善惡,合爲一人。”王言:“善哉,善哉!”王復問言:“那先,能與我難經說道不?”那先言:“如使王作智者問,能相答王,作王者問,愚者問,不能相答。”王言:“智者問、王者問、愚者問,何等類?”那先言:“智者語對相詰相上語、相下語,語有勝負,則自知,是爲智者語。王者語自放恣,敢有違戾不如王言者,王卽强誅罰之,是爲王者語。愚者語,語長不能自知,語短不能自知,𢤱悷自用得勝而已,是爲愚者語。”王言:“願用智者言,不用王者、愚者言,莫持王者意與我語,當如與諸沙門語,當如與諸弟子語,如與優婆塞語,當如與給使者語,當以相開悟。”那先言:“大善。”王言:“我欲有所問。”那先言:“王便問。”王言:“我已問。”那先言:“我已答。”王言:“答我何等語?”那先言:“王問我何等語?”王言:“我無所問。”那先言:“我亦無所答。”王卽知那先大明慧。王言:“我甫始當多所問。日反欲冥當,云何明日當請?”那先於宮中善相難問。沾彌利望群,卽白那先言:“日暮王當還宮,明日王當請那先。”那先言:“大善。”王卽爲那先作禮,騎還歸宮。於馬上續念那先。至明日,沾彌利望群及傍臣,白王言:“當請那先不?”王言:“當請。”沾彌利望群言:“請者,當使與幾沙門俱來。”王言:“自在。”那先與幾沙門俱來。主藏者名慳。慳白王言:“令那先與十沙門共來可。”如是至三,王瞋恚言:“何故齊令那先與十沙門共來?”王言:“汝字慳,不妄强惜王物自汝物,當云何汝逆我意?當有誅罰之罪。可言可哀赦汝過,今我作國王,不堪飯沙門耶?”慳大恐怖,不敢復語。沽彌利望群到那先所,爲作禮,白言:“大王請。”那先言:“王當令我與幾沙門共行。”沾彌利望群言:“自在。”那先與幾沙門共行。那先便與野和羅八十沙門共行。沾彌利望群旦欲入城時,於道中,竝問那先,往曰:“對王言無有那先,何以那先?”問沾彌利望群:“卿意何所爲那先者?”沾彌利望群言:“我以爲喘息出入命氣,爲那先。”那先問言:“人氣一出不復還入,其人寧復生不?”沾彌利望群言:“氣出不復還入者,定爲死。”那先言:“如人吹笳氣出不復還入,如人持鍛金筒吹火氣,一出時寧得復還入不?”沾彌利望群言:“不復還。”那先言:“同氣出不復入,人何故猶不死?”沾彌利望群言:“喘息之閒,我不知,願那先爲我曹解之。”那先言:“喘息之氣皆身中事,如人心有所念者,舌爲之言,是爲舌事。意有所疑心念之,是爲心事,各有所主。視之虛空,無有那先。”沾彌利望群心卽開解。便作優婆塞受五戒。那先便前入宮,到王所上殿,王卽前爲那先作禮而卻。那先卽坐,八十沙門皆共坐。王手自持美飯食著那先前,飯食已竟,澡手水畢訖。王卽賜諸沙門人,一張疊袈裟、革屣各一緉,賜那先野和羅,各三領袈袈,各一緉革屣。王語那先、野和羅言:“留十人共止。遣餘人皆令去。”那先卽遣餘沙門去,與十人共止留。王勅:“後宮諸貴人、伎女,悉出於殿上帳中,聽我與那先共難經道。”時,貴人、伎女悉出於殿上帳中聽,那先說經。時,王持座坐於那先前,王問那先言:“當道說何等?”那先言:“王欲聽要言者,當說要言。”王言:“卿曹道何等最爲善者,用何故作沙門?”那先言:“我曹輩欲棄世閒苦惱,不復更後世苦惱,故作沙門。”王言:“沙門者悉爾不?”那先言:“不悉用,是故作沙門。中有負債作沙門者,中有畏縣官作沙門者,中有貧窮作沙門者。”那先言:“我但說欲脫愛欲苦惱滅,今世懃苦,至心未道,作沙門者耳。”王言:“今卿用是故,作沙門耶?”那先言:“少少作沙門,有佛經道。是故欲棄今世、後世苦惱,作沙門。”王言:“善哉,善哉!”王問言:“寧有人死後復生不?”那先言:“人有恩愛貪欲者,後世便復生爲人。無恩愛貪欲者,後世便不復生。”王言:“人以一心念正法,後世不復生耶?”那先言:“人一心念正法,智慧及餘善事,後世不復生。”王言:“人以善心念正法,與黠慧者,是二事其義寧同不?”那先言:“其義各異不同。”王言:“牛、馬六畜,各自有智,謀其心不同?”那先言:“王曾見穫麥者不?左手持麥,右手刈之。”那先言:“黠慧之人斷絕愛欲,譬如穫麥者。”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餘善事者?”那先言:“誠信孝順,精進念善,一心智慧,是爲善事。”王言:“何等爲誠信者?”那先言:“誠信解人疑,信有佛,信經法,信有比丘僧,信有羅漢道,信有今世,信有後世;信孝父母,信作善得善,信作惡得惡,信有是以後心,便淸淨去離五惡。何等五?一者婬妷,二者瞋怒,三者嗜臥,四者歌樂,五者疑。人不去是五惡,心意不定,去是五惡,心便淸淨。”那先言:“譬如遮迦越王,車馬人從厲度,令水濁惡過度以去。王渴欲得水飮,王有淸水珠置水中,水卽爲淸。王便得淸水飮之。”那先言:“人心有五惡如濁水,佛諸弟子度脫生死之道,人心淸淨如珠淸水,人卻諸惡,誠信淸淨如明月珠。”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精進誠信者云何?”那先言:“佛諸弟子自相見輩中,說諸淸淨,中有得須陁洹道者,中有得斯陁含道者,中有得阿那含道者,中有得阿羅漢道者,因欲相效行誠信,便得度世道。”那先言:“譬如山上大雨,其水下流廣大,兩邊人俱不知水淺深,畏不敢前。若有遠方人來,視水隱知水廣狹深淺,自知力勢,能入水,便得過度去,兩邊人衆便隨後度去。佛諸弟子如是,人心淸淨便爲須陁洹道,得斯陁含道,得阿那含道,得阿羅漢道,善心精進,得道如是。佛經說言,人有誠信之心可自得度,世人能自制止,卻五所欲,人自知身苦惱,能自度脫。人皆以智慧,成其道德。”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孝順者?”那先言:“諸善者,皆爲孝順。”那先言:“有四善事,心意所止。言:何等四心意所止者?”那先言:“一者自觀其身中外內,二者知意苦樂,三者知心善惡,四者知正法,是爲四。”那先言:“復有四事。何等四?一者制其意。二者諸有惡事不聽入心中,三者心中有惡事,卽出之,索諸善。四者其心中有善制,持不放。是爲四。”那先言:“復有四事,自在欲所作。何等爲四?一者卻欲,二者精進,三者制心,四者思惟。是爲四。”那先言:“復有五效事。何等爲五?一者誠信,二者孝順,三者精進,四者盡心念善,五者智慧。是爲五。”那先言:“復有七事,棄除諸惡,名爲七善,亦名七覺意。復有八種,道行亦名爲阿姤者。是凡三十七品經,皆是孝順爲本。”那先言:“凡人負金致遠有所成立,皆由地成,世閒五穀樹木仰天之中,皆由地生。”那先言:“譬若師匠圖作大城,先度量作基址已乃起城。”那先言:“譬若倡伎欲作,先淨掃地乃作,佛弟子求道先行經戒,作善因知懃苦棄諸愛欲,便思念八種道行。”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精進者?”那先言:“助善是爲精進。”那先言:“譬若垣牆,欲倒從傍柱之,舍欲傾壞,亦復拄之。”那先言:“譬若國王遣兵有所攻擊,兵少弱欲不如,王復遣兵往助之便得勝,人有諸惡如兵弱,人持善心消惡心,譬如國王增兵得勝。人持五戒,譬如戰鬪得勝,是爲精進助善如是。”那先說經言:“精進所助致人善道,所致善者無有逮斯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意當念諸善事?”那先言:“譬若取香華,以縷合連,𢴲風不能吹散。”那先復言:“譬王守藏者,知中金銀、珠玉、琉璃、珍寶有幾所。”那先言:“道人欲得道時,念三十七品經。佛道意念當如是正所謂脫人道人有意,因知善惡知當所行,別知白黑思惟,以後便棄惡就善。”那先言:“譬如王有守門者,知王有所敬者,有所不敬者。知有不利王者,所敬利王者,便內之,王所不敬者,不利王者,卽不內。人持意若是。諸善者當內之,諸不善者不內,意制人善惡如是。”那先說經言:“人當自堅守其意,及身六愛欲持意甚堅,自當有度世時。”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一其心者?”那先言:“諸善獨有一心最第一,一其心者諸善皆隨之。”那先言:“譬若樓陛當有所倚,諸善道者皆著一心。”那先言:“譬若王持四種兵行戰鬪,象兵、馬兵、車兵、步兵,王行出諸兵,皆隨引前後。佛經善事,皆隨一心如是。”那先說經言:“諸善一心爲主,學道人衆多,皆當歸一心,人身死生過去,如流水前後相從。”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智?”那先言:“前已對王說,是人智斷諸疑明諸善。”那先言:“譬如持燈火入冥中,室便亡其冥,自明,人智如是。”那先言:“譬若人持利刀截木,人以智截諸惡如是。”那先言:“人於世閒智最爲第一,度脫人生死之道。”王言:“善哉,善哉!前後所說經,種種智善也。”王復問那先:“佛經但爲趣欲,卻諸惡事耶?”那先言:“然是所說種種諸善者,但欲卻一切惡。”那先言:“譬若王發四種兵,象、馬、車、步兵,行戰鬪,初發行時,意但欲攻敵耳。佛經說種種諸善,如是但欲共攻去諸惡耳。”王言:“善哉,善哉!說經甚快也。”王復問那先言:“人心趣善惡道,續持身故,神行生乎?更貿他神行生耶?”那先言:“亦非故身神,亦不離故身神。”那先問王:“王小時哺乳時,身至長大時,續故身非?”王言:“小時身異。”那先言:“人在母腹中始爲精時,至濁時,故精耶異,堅爲肌骨時,故精耶異,初生時至年數歲時,故精耶異。如人學書,傍人寧代其工不?”王言:“不能代其工。”那先言:“如人法有罪語王,王不能解知。”王言:“如人問那先,解之云何?”那先言:“我故小時,從小兒,至大續故身耳。大與小時,合爲一身,是命所養。”那先問王:“如人然燈火,至天曉時不?”王言:“人然燈火油至曉時。”那先言:“燈中炷一夜時續,故炷火光不至夜半至明時,故火光不?”王言:“非故火光。”那先言:“然燈火從一夜至半夜,復更然燈火耶?向晨時,復更然燈火耶?”王言:“不。中夜更然火續故,一炷火至明。”那先言:“人精神展轉相續如是。一者去,二者來,從精神至老死,後精神趣所生,展轉相續,是非故精神,亦不離故精神,人死以後精神,乃有所趣向生。”那先言:“譬如乳湩作酪,取上肥作醍醐,與酪酥上肥還,復名作乳湩。其人寧可用不?”王言:“其人語不可用。”那先言:“人神如乳湩,從乳湩成酪,從酪成肥,從肥成醍醐。人如是從精沫至生至中年,從中年至老至死,死後精神更受身生,人身死當復更生受一身,譬若兩炷更相然。”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不復生後世,其人寧能自知不?復生不?”那先言:“然有能自知不復於後世生。”王言:“何用知之。”那先言:“其人自知無有恩愛,無有貪欲,無有諸惡,用是自知不復生後世。”那先問王:“譬若田家種穀,大得收斂,盛簞簟中,至於後年,不復耕種,寧復望得穀不?”王言:“不復望得穀。”那先言:“道人亦如是,棄捐苦樂恩愛無所復貪,是故自知後世不復生。”王言:“善哉,善哉!”王復問:“其人於後世不復生者,於今寧有智異於人不?”那先言:“然異於人。”王言:“明與智爲同不?”那先言:“明與智等耳。”王言:“人有明智,寧能悉知衆事,作一事成五事耶?”那先言:“作衆事所成非一。譬若一地種穀,當其生時,各各自生種類,人身五事皆用衆事,各有所成。”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世閒人頭、面、目、身體四支,皆完具,何故有長命者,有短命者,有多病、少病者,有貧者、富者,有長者有卑者,有端正者,有醜惡者,有爲人所信者,爲人所疑者,有明者有闇者,何以故不同?”那先言:“譬若衆樹木生菓,有酢者,有苦者,有辛者,有甜者。”那先問王:“此等樹木何故不同?”王言:“不同者本栽各異。”那先言:“人所作各各異不同,故有長命,有短命,有多病,有少病,有富有貧,有貴有賤,有端正,有醜惡,有語用者,有語不用者,有明者,有闇者。”那先言:“佛經說,豪貴、貧窮、好醜,皆自宿命所作善惡,自隨行得之。”王言:“善哉,善哉!”那先比丘經卷上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역자 미상동진록(東晉錄)에 부록됨
이창숙 번역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천신ㆍ대신ㆍ장자ㆍ백성과 96종의 외도 등 합쳐서 만 명이 넘는 이들이 어느 날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오늘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나 그 몸들은 평안을 얻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이 사람의 무리들로부터 떠나 한가한 피난처에 가 앉아서 도에 대하여 생각하고 싶어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즉시 사람의 무리를 떠나 산으로 들어가서 숲에 이르셨다. 그곳의 큰 나무에는 나무신[樹神]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나무 아래에 앉아서 도에 대하여 생각하셨다. 그 나무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코끼리의 무리 5, 6백 마리가 있었다. 그 가운데 코끼리의 왕은 현명해서 선과 악에 대한 일을 잘 알았으니, 비유하자면 사람과 같았으며 많은 코끼리의 무리들이 코끼리왕 주위를 맴돌았다. 많은 작은 코끼리들이 앞에 있는 물속으로 달려가서 물속에서 달리며 놀아서 물을 탁하게 만들었다. 또한 많은 작은 코끼리들이 앞으로 달려 나가 맛있는 풀들을 먹고 뛰어 놀면서 그 위를 짓밟았다. 코끼리왕은 ‘나의 이 많은 무리들에게 문제가 많구나. 이 여러 코끼리들과 작은 코끼리 새끼들이 물속에 들어가 물을 탁하게 만들고 풀을 더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 더러워진 물을 마시고 발로 밟은 풀들을 먹고 있다. 이 여러 코끼리들을 떠나서 어느 피난처에 가면 좋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코끼리왕은 즉시 코끼리 무리를 떠나서 여기저기를 들러서 두라(頭羅) 숲 속에 도착하였다. 그는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기뻤다. 즉시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굽혀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섰다.
부처님께서는 ‘내가 사람의 무리를 떠나서 이 숲 속에 와서 머무는데 이 코끼리왕도 역시 자기 무리를 떠나서 이 숲 속에 와서 머무니 그 뜻이 똑같구나’라고 혼자 생각하셨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코끼리왕을 위하여 경을 설하셨다.
“부처는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코끼리왕은 코끼리 가운데 가장 존귀하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마음과 코끼리왕의 마음이 똑같도다. 이제 나와 코끼리왕은 이 숲 속에서 함께 즐기겠다.”
코끼리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려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는 곳을 어슬렁거리면서 코로 물을 퍼서 땅에 뿌리고, 코로 풀을 뽑아서 땅을 깨끗이 하고, 발로 땅을 밟아서 평평하게 하였으며,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이와 같이 부처님의 시중을 들었다.
한참 뒤에 부처님께서 입멸하시자, 코끼리왕은 그 계신 곳을 알지 못하여 돌아다니며 부처님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는 울면서 눈물을 떨어뜨리며 우수에 잠겨 즐거워하지 않고 먹거나 마시지를 않았다.
그때 나라 안에 절이 있었는데 산 위에 있었으며, 이름을 가라원사(加羅洹寺)라고 하였다. 그 절에는 5백의 사문이 항상 머물고 있었으며, 이미 아라한의 도를 성취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항상 매월 8일ㆍ14일ㆍ15일ㆍ23일ㆍ29일ㆍ30일에는 경을 독송하였다.
날이 밝아오면 코끼리왕도 산에 올라와 절에 머물렀다. 코끼리왕은 한달 중 6일에 경을 독송하는 것을 알고 그날이 오면 절에 와서 독경소리를 들었다. 여러 사문들은 코끼리왕이 경을 들으려는 뜻을 알고 경을 독송하려고 할 때 코끼리왕이 오면 이내 경을 독송하였다. 코끼리왕은 경을 들으면서 날이 밝아도 자지도 않고 눕지도 않고 움직이거나 몸을 흔들지도 않았다.
코끼리왕은 경을 자주 듣고 부처님의 시중을 들었기 때문에 후에 수명이 다하여 죽은 뒤에 사람으로 환생하여 바라문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후 성장하면서는 불경(佛經)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사문을 만나지도 못했다. 어느 날 집을 버리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이도(異道)를 배우게 되어 산꼭대기에 머물렀는데 근처에 역시 바라문 출신의 도인이 함께 있게 되었고 서로 왕래하면서 지식을 주고받았다.
그 사람은 혼자서 생각하여 말하기를 ‘나는 세간에서 걱정과 고통과 늙음을 멀리하지 못하였으니 죽은 후에는 마땅히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나 빈궁한 가운데 태어나리라. 그러므로 나는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아라한의 열반도를 얻고 싶구나’라고 하였다. 다른 한 사람은 혼자 생각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국왕이 되어 자재(自在)를 얻어서 천하의 백성으로 하여금 나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고 싶구나’라고 하였다.
그 후 두 사람은 수명이 다하여 죽은 후에 함께 세간에 사람으로 태어났다. 그 중 전생에 국왕이 되고 싶어 했던 이는 해변에 태어나 국왕의 태자가 되었으며 이름을 ‘미란(彌蘭)’이라고 하였다. 전생에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열반도를 성취하기를 원했던 이는 천축(天竺)에 태어나 ‘타렵(陀獵)’이라고 하였으며 고기와 가사와 함께 그 집에 태어났다. 같은 날 큰 코끼리 한 마리가 태어났는데 천축에서는 코끼리를 ‘나(那)’라고 하였으므로 부모는 그 이름을 ‘나선(那先)’이라고 지었다.
15, 6세가 되었을 때 나선에게는 누한(樓漢)이라는 외삼촌이 있었는데 도를 배워 사문이 된 이로, 그 크고 높은 재능은 세간에서 견줄 만한 이가 없었다. 이미 아라한의 도를 성취하였으며 틈이 없는 데서 나오고, 구멍이 없는 데로 들어가며, 자재하게 변화해서 못하는 일이 없고, 천상천하의 백성 및 꿈틀거리는 생물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다 미리 알았고, 어디서 와서 태어났고 죽은 뒤에 어디로 가는 지도 다 알았다.
나선은 외삼촌에게 가서 스스로 생각한 바를 말하였다.
“저는 불도(佛道)를 좋아합니다. 사문이 되어 외삼촌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어찌하면 제가 사문이 될 수 있겠습니까?”
누한은 나선을 불쌍히 여겨 그 말을 들어주어 사미가 되게 하고 10계를 받도록 하였다. 매일 경을 독송하고 경에 대해 생각하여 문득 사선(四禪)에 도달하여 여러 경의 요체를 다 알게 되었다.
그때 나라 안에 화전(和戰)이라는 이름의 절이 있었는데, 그 절에는 5백 명의 사문이 있었으며 모두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성취한 이들이었다. 그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아라한은 알파왈(頞波曰)이라는 이로서 능히 천상천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일을 알고 있었다.
나선은 20세가 되자 즉시 대사문경계(大沙門經戒)를 받고 화전사에 도착하여 알파왈의 처소로 갔다. 그때 마침 5백의 아라한은 15일의 대사문계경(大沙門戒經)을 설하는데 맞추어 강당의 상좌에 앉아 있었다. 대사문이 모두 강당으로 들어가고 나선도 그 속에 끼게 되었다. 여러 사문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알파왈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여러 사문의 마음이 모두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나선만이 그렇지 못한 것을 보고 알파왈은 말했다.
“비유하건대 쌀을 날리는데 흰 쌀 가운데 검은 쌀이 들어있으면 쌀을 날리는 것이 좋지 않은 것과 같다. 이제 우리 좌중이 모두 청정한데 나선만이 검으며 아직 아라한이 되지 못하였도다.”
나선은 알파왈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매우 근심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나 5백 사문에게 예를 올리고 그 강당을 나갔다. 그리고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이 좌중에 끼는 것이 적절치 못하구나. 마치 사자들 가운데 여우나 개가 섞여 있는 것 같구나. 나는 이제부터 내가 아라한의 도에 들어가지 못하면 이 좌중에 들어가지 않겠다’라고 하였다. 알파왈은 나선의 속마음을 알고 손으로 나선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너도 머지않아 아라한이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그러면서 나선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머물게 했다. 나선에게는 또 한 사람의 스승이 있었는데 나이가 8, 90세로서 이름은 가유왈(加維曰)이라고 하였다. 그 가운데 또 한 우바새가 있었는데 그는 어질고 착한 이로서 어느 날 가유왈에게 공양을 올렸다. 나선 또한 스승을 위해 발우를 가지고 가서 공양구를 가져오게 되었다. 스승은 나선으로 하여금 입에 물을 머금고 우바새의 집에 가서 공양구를 가져 오도록 하였다. 우바새는 나선이 나이는 어리나 단정하고 여느 사람과는 아주 다르게 인품이 있고 지혜가 많고 뜻이 있어서 능히 진리를 설할 수 있음을 알아보았다. 우바새는 나선을 보고 우선 예를 올리고 손으로 말했다.
“제가 여러 사문에게 공양을 올리는 일을 한 것이 오래 되었으나 저를 위하여 경을 설해준 이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나선 스님을 따르고자 하옵니다. 원하건대 저를 위하여 경을 설하셔서 제 마음의 의심을 풀어주옵소서.”
나선은 마음속으로 ‘내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대로 한다면 입에 물을 머금어 말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머금은 물을 토하면 스승과의 약속을 깨는 것이 된다. 이를 어찌하여야 하는가’라고 생각하였다. 나선은 우바새 역시 높은 재질과 뜻을 가진 인물로서 그를 위하여 경을 설해주면 마땅히 득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나선은 즉시 입의 물을 토해내고 자리를 잡고 앉아 그를 위해 경을 설했다.
“사람은 마땅히 복을 짓고, 착한 일을 하며, 부처님의 경전과 계율대로 봉행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후에 세간에 태어나면 부귀하게 됩니다. 경전과 계율을 범하지 않은 사람은 지옥ㆍ아귀ㆍ축생 가운데 태어나지 않으며 빈궁한 가운데 태어나지도 않습니다.”
우바새는 나선의 설법을 듣고 마음이 매우 기뻤다. 나선은 우바새의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는 것을 보고 그를 위해 다시 설법을 했다.
“세간의 만물은 과거로부터 모두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 하는 일들은 다 고통스러운 것들입니다. 만물은 다 자재(自在)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열반(涅槃)의 도라는 것은 생겨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병도 없고 죽지도 않으며, 근심도 없고 괴로움도 없는 것이며, 모든 악과 고통이 소멸되는 것입니다.”
나선이 설법을 마치니 우바새는 즉시 제1의 수다원도(須陀洹道)에 들었으며 나선 역시 수다원도에 들게 되었다. 우바새는 매우 기뻐서 나선을 위해 맛있는 공양을 마련하였다. 나선은 우바새에게 말했다.
“저의 스승의 발우에 먼저 담으십시오.”
나선은 공양을 마치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한 후에 스승에게 드리는 공양구를 가지고 돌아가서 스승에게 드렸다. 스승은 나선을 보고 말하였다.
“네가 오늘 맛있는 공양을 가지고 오는구나. 그러나 대중과의 약속을 어겼으니 너를 내쫓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나선은 크게 근심스럽고 우울했다. 스승은 교시를 내렸다.
“비구들을 모으시오.”
모든 비구들이 모여 자리를 잡자 스승은 말했다.
“나선은 우리들과의 약속을 어겼소. 마땅히 내쫓아서 이 대중 가운데 머물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오.”
알파왈은 경을 설하면서 말하였다.
“비유하건대 화살 하나를 쏘아서 두 군데를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나선 자신이 도를 얻었고, 우바새로 하여금 득도하도록 했으니 내쫓지 않는 것이 옳을 듯하오.”
스승인 가유왈이 말했다.
“설령 화살 하나를 쏘아서 백 군데를 맞춘다고 해도 대중과의 약속을 어기면 머물 수가 없는 것이오. 다른 사람들이 계를 지키면서 나선과 같이 도에 들지 못한다면 어찌하겠소. 나선을 본보기로 하여 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오.”
좌중의 대중들은 말이 없었다. 스승은 즉시 나선을 내쫓도록 교시를 내렸다. 나선은 즉시 머리를 조아려 스승의 발아래 예를 올리고 일어섰다. 비구승들에게도 두루 예를 올리고 절을 나서서 깊은 산의 나무 아래에 가서 앉았다. 주야로 정진하면서 도를 생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 스스로 아라한이 되었다. 능히 날아다닐 수 있으며, 꿰뚫어 볼 수 있고 꿰뚫어 들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이 선악에 대해서 생각하는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전생에 대한 것과 내생에 대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라한이 된 후에 화전사로 돌아가서 여러 비구에게 예를 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한 후 화해를 청했다. 비구승들은 이를 즉시 받아들였다. 나선은 예를 올린 후에 즉시 절을 나서서 고을과 읍내와 마을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위하여 경전과 계율을 설하며 선을 행하도록 사람들을 가르쳤다. 그 가운데는 오계를 받은 사람도 있었고, 수다원도(須陀洹道)에 든 사람도 있었고, 사다함도(斯陀含道)에 든 사람도 있었고, 아나함도(阿那含道)에 든 사람도 있었으며, 사문이 되어 아라한(阿羅漢)이 된 사람도 있었다. 제2 도리천(忉利天)의 제석(帝釋)이나 제7천의 범천왕(梵天王)이나 제4천의 왕도 나선에게 와서 머리를 나선의 발아래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앉았다. 나선은 그 제천(諸天)들을 위해 경을 설하니 그 이름이 사방에 알려졌다. 나선이 가는 곳마다 제천과 백성과 귀신과 용들이 나선을 보고 모두 환희심을 냈으며 모두 복을 얻었다.
나선은 이렇게 돌아다니다 천축에 있는 사갈국(舍竭國)에 다다라서 설지가사(泄址迦寺)에 머물렀다. 전생에 알았던 한 사람이 바닷가에 있었는데 나라의 왕자가 됐으며 그 이름은 미란(彌蘭)이라 하였다. 미란은 어려서부터 경 읽기와 주장이 다른 학설들을 배우기를 좋아하였다. 주장이 다른 학설들의 경법(經法)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이기는 자가 없었다. 미란 왕자의 부왕이 죽은 후 미란은 왕이 되었다. 미란은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나라 안에 도인이나 또는 사람으로서 나와 경에 대해 논란을 할 수 있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
곁에 있던 신하가 대답하였다.
“불도를 배우는 이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를 사문이라고 부릅니다. 그 사람의 지혜는 뛰어나서 폐하와 경과 도에 대해서 논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방의 대신국(大臣國)에 사갈(沙竭)이라고 하는 옛 왕의 궁이 있었다. 그 나라의 안팎은 안온하고 사람들은 다 착했다. 그 성의 사방에는 길이 이중으로 나있고, 성문들의 나무나 쇠붙이는 파여져서 새겨져 있으며, 또한 다른 소국들도 다 높고 밝았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색깔은 밝게 빛나며, 국토는 지대가 높고 건조하며 진귀한 보배가 많고 사방에서 모여든 상인들은 돈으로 매매를 하고 오곡은 풍부하고 값이 싸서 집집마다 여축이 있고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미란왕은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으며 재질이 출중하고 지모가 있어서 나라의 행정에 밝았다. 전투에 대한 술수는 모르는 것이 없고, 96종의 도에 대해서도 잘 알아서 그 질문이 끝이 없으며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이미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 왕은 옆에 있는 신하에게 말했다.
“요즈음 경에 밝은 사문으로서 나와 더불어 경을 논하고 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이가 없겠는가?”
첨미리망군(沾彌利望群)이라는 왕의 신하는 말했다.
“야화라(野惒羅)라고 하는 사문이 있기는 합니다. 그는 경과 도에 밝아서 폐하와 함께 경도(經道)를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즉시 첨미리망군에게 명령을 내렸다. 신하는 곧 야화라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께서 대사를 뵙고 싶어 하십니다.”
“왕이 나를 뵙고 싶어 하신다니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직접 오셔야 할 것입니다. 나는 가지 않습니다.”
첨미리망군은 즉시 돌아가서 왕에게 야화라가 한 말을 전했다. 왕은 가마에 타고 5백의 기병을 거느리고 절에 도착하였다. 야화라와 만나서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5백의 기병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왕이 야화라에게 물었다.
“대사께서는 어떠한 연유로 집을 버리고 처자를 떠나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되셨습니까? 대사께서 구하는 도는 어떤 것입니까?”
“우리들은 불도를 배워서 치우치지 않는 바른 행을 합니다. 그리하여 금생에 복을 받고 내생에도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되었습니다.”
“만약 흰 옷을 입고 집에 머물며 처자가 있으면서 치우침이 없는 바른 행을 하면 금세에 복을 받고 내생에도 복을 받지 않습니까?”
“흰 옷을 입고 집에 머물며 처자가 있으면서 치우침이 없는 바른 행을 해도 금생에 그 복을 받고 내생에도 그 복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대사께서 집을 버리고 처자를 떠나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문이 된 것은 헛된 일이 되는군요.”
야화라는 왕의 말에 대답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왕의 곁에 있던 신하가 말했다.
“이 사문은 크게 뛰어나고 지혜가 있는 이인데 다그쳐서 말을 못할 뿐입니다.”
왕의 신하는 손을 들고 말했다.
“대왕께서 이기셨습니다.”
야화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자기가 진 것을 인정하였다. 왕이 좌우를 돌아보니 우바새의 얼굴에는 부끄러운 기색이 없었다. 왕은 속으로 ‘여러 우바새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나와 경전과 도를 논할 명철한 사문이 있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왕은 곁에 있는 신하인 첨미리에게 말하였다.
“밝은 지혜가 있는 사문으로서 나와 경전과 도에 대해 논할 만한 이가 또 없겠는가?”
나선은 여러 사문들의 스승이 되어 있었고, 여러 경전의 요점과 어려운 것을 알고 있었으며, 12품경1)을 잘 설했으며, 장단구(章斷句)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특별한 점이 있었다. 열반의 도를 알고 있었으며 그의 말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며 능히 그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 그의 지혜는 강과 바다 같았고, 96종의 외도들을 굴복시키고 불제자들에게는 경애의 대상이 되었으며, 경도(經道)로써 가르쳤다. 나선이 사갈국에 도착하자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또한 고명해졌다. 나선은 마치 용맹한 사자와 같았다. 첨미리는 왕에게 말했다.
“나선이라는 사문이 있는데 지혜가 미묘해서 여러 경전의 요체를 알고 사람들이 의심하는 바를 풀어주며 통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폐하와 함께 경에 대해 논하고 도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나와 더불어 경과 도에 대해서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러하옵니다. 항상 제7천인 범천(梵天)과 경에 대하여 논하고 도에 대하여 말하는데 하물며 사람들의 왕과 못하겠습니까?”
왕은 즉시 첨미리에게 가서 나선을 청해 오도록 명령했다. 첨미리는 곧 나선의 처소에 가서 말했다.
“대왕께서 대사를 뵙고 싶어 하십니다.”
“좋습니다.”
즉시 제자들을 데리고 왕의 처소로 갔다. 왕은 이전에 나선을 본 일이 없었으나 많은 사람 가운데 섞여 있는 나선이 그 옷 입은 모습이나 걷는 모습이나 행동이 다른 이들과 아주 다른 것을 보고 멀리서 나선을 은밀히 알아보았다. 왕은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전후로 대중을 본 일이 많고 대중이 앉아 있는 자리에 들어가 본 일도 많은데 일찍이 오늘 나선을 만나면서 느꼈던 두려움 같은 것은 느껴본 일이 없도다. 오늘은 정녕 나선이 나를 이기겠구나. 내 마음이 두렵고 불안하도다’ 하였다. 첨미리가 앞에서 왕에게 고하였다.
“나선대사가 이미 출발하여 아침에 도착하셨습니다.”
“어디에 있는 이가 나선인가?”
첨미리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왕은 ‘내가 은밀히 알아보았던 바로 그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매우 기뻐했다. 나선이 즉시 도착하였다. 왕과 나선은 우선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나선과 대좌했다. 나선이 왕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안온한 것은 가장 큰 이득이 되며 사람이 만족할 줄 알면 그것이 큰 부자가 되는 일이며, 사람에게 믿을 것이 있으면 그것이 크게 마음을 쓰는 일이 되는 것이며, 열반의 도는 마음이 크게 상쾌한 일이다’고 하셨습니다.”
왕은 즉시 나선에게 물었다.
“대사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부모님은 나를 나선이라고 이름을 지으셨습니다. 사람들도 나를 나선으로 부릅니다. 어느 때는 부모님이 나를 수나선(首那先)으로 부르게 하셨고, 어느 때는 부모님이 나를 유가선(維迦先)이라고 부르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다 나를 알게 됩니다. 사람들도 다 이 이름을 취합니다.”
“이 나선이라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왕은 다시 물었다.
“머리가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귀와 코와 입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턱과 목과 어깨와 팔과 손과 발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넓적다리와 정강이가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안색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괴로움이나 즐거움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선악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몸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간장과 허파와 심장과 비장과 창자와 위장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안색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고락과 선악과 몸과 마음이 합해진 것, 이것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고락도 없고, 안색도 없고, 선악도 없고, 몸과 마음도 없는 것, 이 다섯 가지가 없는 것을 오히려 나선이라고 합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소리의 울림과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것이 나선입니까?”
“나선이 아닙니다.”
“나선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 수레라고 합니까? 굴대를 수레라고 합니까?”
“굴대는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통이 수레입니까?”
“바퀴통은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살이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테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끌채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멍에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가마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덮개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이 재목들을 모아서 하나로 붙이면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소리가 수레입니까?”
“수레가 아닙니다.”
“무엇이 수레입니까?”
왕은 말이 없었다. 나선이 말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이 여러 재목들을 합하여 써서 수레를 만듦으로 해서 수레가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머리와 얼굴과 눈과 귀와 코와 입과 목과 어깨와 팔과 뼈와 살과 손발과 허파와 간장과 심장과 신장과 비장과 창자와 위장과 안색과 소리의 울림과 숨이 헐떡거리는 것과 고락과 선악이 합해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나선대사께서는 나와 함께 경에 대해서 논하고 도에 대해서 말할 수가 있겠습니까?”
“대왕께서 지혜 있는 자의 질문을 하면 대왕께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나 왕으로서의 질문이나 어리석은 자로서의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혜 있는 자의 질문과 왕으로서의 질문과 어리석은 자의 질문은 어떻게 다릅니까?”
“지혜 있는 자는 상대를 대할 때 서로 힐난하기도 하고, 서로 존중해서 말하기도 하고, 서로 하대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대화로 승부를 가릴 때에는 자기 스스로 그것을 압니다. 이것이 지혜 있는 자의 말입니다. 왕으로서의 말은 방자한 데가 있어서 그 말에 오류가 있어도 왕에게 하는 말처럼 하지 않으면 왕은 즉시 강제로 그를 벌합니다. 이것이 왕으로서의 말입니다. 어리석은 자의 말은 말이 길어도 스스로 알지 못하고, 말이 짧아도 알지 못합니다. 사리에 어긋나는 것을 써서 이길 뿐입니다. 이것이 어리석은 자의 말입니다.”
“지혜 있는 자의 말을 쓰기를 원합니다. 왕으로서나 어리석은 자의 말을 쓰기를 원치 않습니다. 나와 말하면서 왕이라는 생각을 갖지 마십시오. 여러 사문과 같이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여러 제자와 같이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며, 우바새와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며, 곁에서 명령을 받는 사람과 말하는 것으로 여기시는 것이 마땅할 것이며, 서로 깨달음을 위해서 하는 것으로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좋습니다.”
“나는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물으십시오.”
“나는 이미 물었습니다.”
“나는 이미 대답했습니다.”
“무슨 말로서 내게 대답했습니까?”
“왕께서는 무슨 말로서 내게 물었습니까?”
“나는 물은 것이 없습니다.”
“나도 대답한 것이 없습니다.”
왕은 나선이 큰 지혜를 가진 인물임을 곧 알아차렸다. 왕이 말했다.
“내가 비로소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도다.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니 내일 나선을 청해서 궁중에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어떻겠는가?”
첨미리망군은 즉시 나선에게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니 대왕께서는 환궁하셔야 합니다. 대왕께서는 내일 나선대사를 청하실 것입니다.”
나선은 좋다고 말했다. 왕은 곧 나선에게 예를 올리고 말을 돌려 궁으로 돌아갔는데 말 위에서도 나선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다음날이 되자 첨미리망군과 신하들은 왕에게 말했다.
“나선대사를 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청해야 할 것이니라.”
“청할 때는 몇 분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왕은 나선이 임의대로 몇 명의 사문과 함께 와도 좋다고 말했다. 간(慳)이라는 이름의 창고를 지키는 이가 왕에게 말했다.
“나선대사로 하여금 열 명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해야 좋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했다. 왕이 화를 내며 말했다.
“어찌하여 나선으로 하여금 열 명의 사문과 함께 오도록 하는가?”
왕이 말했다.
“너의 이름은 ‘간’인 것처럼 왕의 물건을 너의 물건처럼 아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은 좋다. 그러나 어찌하여 너는 내 뜻을 거역하는가?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가히 불쌍히 여겨 너의 죄를 사해 주겠다. 내가 지금 국왕의 입장으로 사문에게 공양을 흡족히 못 올리겠는가?”
간은 몹시 두려워하며 다시는 말을 못하였다. 첨미리망군은 나선의 처소에 가서 예를 올린 후에 말했다.
“대왕께서 나선을 청하십니다.”
“대왕께서는 내가 몇 명의 사문과 함께 가도 좋다고 하셨는가?”
“나선대사께서 몇 분의 사문과 함께 오시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나선은 곧 야화라(野羅) 등 80명의 사문과 함께 갔다. 첨미리망군은 성에 들어가려고 할 때 도중에 가면서 나선에게 물었다.
“어제 대왕께 말씀하실 때 ‘나선이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그렇습니까?”
나선은 첨미리망군에게 물었다.
“경은 나선이라는 자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천식(喘息)이 들고 나는 생명의 숨에 나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숨이 한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그 사람은 정녕 다시 살 수 있습니까?”
“숨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그것을 정녕 죽음이라 합니다.”
“어떤 사람이 갈잎 피리를 불 때 숨을 내보내면 다시 들어오지 못합니다. 사람이 쇠로 단련한 큰 서까래를 갖고 크게 숨을 불어내면 한 번 분 숨은 다시 돌아옵니까?”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같은 숨인데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데도 이 사람은 어찌하여 죽지 않습니까?”
“숨이 헐떡거리는 사이의 일에 대해서는 나는 알지 못합니다. 원컨대 나선대사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그 의문을 풀어주십시오.”
“헐떡거리는 숨은 다 몸속에서의 일입니다.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혀가 이 일을 말한다면 그것은 혀의 일인 것처럼 뜻에 의심되는 바가 있어서 마음이 이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마음의 일인 것입니다. 각각 그 주인이 있으니 이를 허공과 같이 보면 나선은 없는 것입니다.”
첨미리망군은 마음의 의심이 풀렸다. 곧 우바새가 되어 오계(五戒)를 받았다. 나선은 곧 궁에 들어가서 왕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전각에 올랐다. 왕은 앞으로 나와 나선에게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나선은 즉시 자리에 앉았으며 80명의 사문도 함께 앉았다. 왕은 손수 맛있는 음식을 가져와서 나선 앞에 놓았다. 공양을 마치고 손 씻는 일도 끝냈다. 왕은 즉시 여러 사문 각자에게 여러 겹으로 접은 가사(袈裟) 한 벌과 가죽신 한 켤레씩을 하사하였다. 나선과 야화라에게는 각각 세 벌의 가사와 각각 한 켤레의 가죽신을 하사하였다. 왕은 나선과 야화라에게 말했다.
“열 분만 함께 머무시고 나머지 분들은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나선은 즉시 나머지 사문들을 돌려보내고 열 명만 함께 머물도록 했다. 왕은 후궁의 여러 귀인과 기녀들이 모두 어전으로 나와 휘장 뒤에서 왕이 나선과 경과 도에 대해서 서로 논하는 것을 듣도록 명령했다. 그때에 귀인과 기녀들은 모두 어전에 나와 휘장 뒤에서 나선의 설법을 들었다. 왕은 나선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왕이 나선에게 물었다.
“어떤 도에 대해서 설해주시겠습니까?”
“듣고 싶으신 말을 다섯 가지 청하면 마땅히 그 듣고 싶으신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사들께서는 어떤 것을 가장 착한 일로 여기십니까? 어떤 이유로 사문이 되셨습니까?”
“우리들은 세간의 고뇌를 버리고 후생에도 같은 고뇌를 다시 하지 않으려고 사문이 되었습니다.”
“사문들은 다 그러합니까?”
“다 그런 이유 때문에 사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가운데는 빚이 있어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고, 관리가 무서워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고, 가난해서 사문이 되는 이도 있습니다.”
나선은 말했다.
“나는 다만 애욕과 고뇌에서 벗어나서 금세에 고통을 없애려고 할 뿐입니다. 마음을 다하여 도를 구하려고 사문이 되었을 뿐입니다.”
“이제 대사께서는 그런 이유로 사문이 되신 것입니까?”
“어려서 사문이 되어 부처님의 경전과 도를 배웠습니다. 그런 연고로 금세와 후세에 고뇌에서 벗어나려고 사문이 되었을 뿐입니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사람은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납니까?”
“은애(恩愛)와 탐욕이 있는 사람은 후세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은애나 탐욕이 없는 사람은 후세에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면 후세에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까?”
“사람이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여 지혜를 갖고 다른 좋은 일들을 하면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착한 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는 것과 영리한 지혜를 갖는 것 이 둘은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그 뜻은 각각 다르며 같지 않습니다.”
“소나 말 등 여섯 마리 가축들은 각각 지모를 갖고 있으며 그 마음도 같지 않습니다.”
“대왕께서는 일찍이 보리 수확하는 것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왼손으로 보리를 잡고, 바른손으로 보리를 벱니다.”
나선이 말했다.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애욕을 끊어냅니다. 비유하면 보리 수확하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나선대사, 그 이외에 다른 착한 일은 없습니까?”
“성신(誠信)과 효순(孝順)과 정진(精進)과 염선(念善)과 일심(一心)과 지혜(智慧)가 착한 일입니다.”
“성신이란 무엇입니까?”
“성신은 사람의 의심을 풀어줍니다. 부처님이 계신 것을 믿고, 경법을 믿고, 비구승을 믿고, 나한도(羅漢道)가 있는 것을 믿고, 금세가 있는 것을 믿고, 후세가 있는 것을 믿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을 믿고, 착한 일을 하면 착한 과보를 받고 악한 일을 하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음으로 인해 마음이 청정해져서 다섯 가지 악을 버리게 됩니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음란한 것이고, 둘째는 화내는 것이며, 셋째는 눕기 좋아하는 것이며, 넷째는 노래하며 즐기는 것이며, 다섯째는 의심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 다섯 가지를 버리지 않으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며, 이 다섯 가지를 버리면 마음이 즉시 청정해집니다.”
“비유하면 차가월왕(遮迦越王:전륜왕)의 수레와 말과 사람들이 물을 건너게 되면 물이 탁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왕이 갈증이 나서 물이 마시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왕이 마침 물을 맑게 하는 구슬을 가지고 있어서 그 구슬을 물에 넣어두면 물이 맑아집니다. 이렇게 해서 왕이 즉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마음에 다섯 가지 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탁한 물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은 생사의 도를 벗어납니다. 사람의 마음이 청정한 것은 물을 맑게 하는 구슬과 같습니다. 사람이 여러 가지 악을 버리고 마음을 다해 믿으면 명월주(明月珠)처럼 청정해집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정진성신(精進誠信)이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은 스스로 무리들을 서로 보며 여러 가지 청정한 것에 대해 설합니다. 그 가운데는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사다함(斯陀含)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얻은 이도 있고,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은 이도 있습니다. 서로서로 모범을 삼아 성심껏 믿어서 세상을 제도합니다.”
“비유하면 마치 산 위에서 큰 비가 내려 그 물이 아래로 흐르면 물 흐르는 폭이 넓어집니다. 물 흐르는 양편에 있는 이들은 그 물이 얼마나 깊은지 얕은지를 몰라서 감히 앞으로 나가지를 못합니다. 그때 만약 먼 곳에서 어떤 사람이 오면 물을 보고 물이 흐르는 폭이 넓은지 좁은지 또는 물 깊이가 깊은지 얕은지를 은밀히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은 물의 세력을 알고 능히 물에 들어가 물을 건너갑니다. 양쪽에 있던 사람들도 즉시 그 뒤를 따라 건너갑니다. 부처님의 제자들도 이와 같습니다. 그 마음이 청정하면 즉시 수다원도에 들게 되며, 사다함도를 얻고, 아나함도를 얻으며, 아라한도를 얻습니다. 착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도를 얻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성심껏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득도할 수 있으며, 세상 사람을 능히 자제케 하여 다섯 가지 욕심을 버리게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몸의 고뇌를 알게 되면 스스로 벗어날 수 있으며 사람은 모두 지혜로 그 도덕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효순(孝順)이란 어떤 것입니까?”
“여러 가지 착한 일이 다 효순이 됩니다.”
나선은 말했다.
“네 가지 착한 일이 있는데 거기에 마음을 집중시켜야 합니다. 마음을 집중시켜야 할 네 가지 일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자기 몸의 안팎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뜻으로 고락을 아는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으로 선악을 아는 것입니다. 넷째는 바른 법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네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그 뜻을 자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여러 가지 나쁜 일들을 마음속에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속에 있는 나쁜 일들은 쫓아내고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넷째는 그 마음속에 좋은 일들이 있으면 방일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네 가지가 더 있는데 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첫째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하는 것이고, 셋째는 마음을 자제하는 것이고, 넷째는 사유(思惟)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네 가지입니다.”
“또한 다섯 가지 본받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성신(誠信)이요, 둘째는 효순(孝順)이요, 셋째는 정진(精進)이요, 넷째는 마음을 다하여 착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요, 다섯째는 지혜(智慧)입니다. 이것이 다섯 가지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악을 제거하는 일곱 가지가 있는데 이를 7선(善)이라고 하며 7각의(覺意)라고도 합니다. 또한 8종도행(種道行)이 있습니다. 이는 또한 아구기(阿姤耆)라고도 합니다. 이것을 모두 37품경(品經)이라 하며 효순이 근본이 됩니다.”
“무릇 사람이 금을 지고 멀리서 와서 무엇인가 이루는 것이 있는 것은 다 땅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세간의 오곡과 수목 등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들이 다 땅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대토목공이 성을 만들려고 할 때 먼저 측량을 하고 다음에 토대를 만든 다음 성을 쌓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음곡과 가무를 하려고 할 때 먼저 땅을 깨끗이 한 후에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도를 구할 때 먼저 경계(經戒)를 행하고 선인(善因)을 짓고 근고(懃苦)를 알고 모든 애욕을 끊고 8종도행을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정진이란 어떤 것입니까?”
“착한 것을 돕는 것, 이것이 정진입니다.”
“비유하자면 울타리가 넘어지려고 할 때 옆에서 이를 받쳐주는 것이나 집이 무너지려고 할 때 이를 받쳐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군사를 보내서 공격해야 할 일이 있는데 군사가 약해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왕이 다시 군사를 보내어 이들을 돕게 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여러 가지 악을 가진 것은 마치 병사가 약한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착한 마음을 지니면 악한 마음이 소멸합니다. 비유하면 국왕이 병사를 늘려서 승리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5계를 지키는 것은 비유하면 전투에서 이기는 것과 같습니다. 정진이 착한 것을 돕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것을 설하였다.
“정진은 사람이 선도(善道)에 이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선에 이른 사람은 옛날의 삿된 것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뜻으로 여러 가지 착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향기가 있는 꽃을 모으는데 실로 묶으면 바람에 날려서 흩어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왕의 창고를 지키는 사람이 창고 안에 금ㆍ은이나 보배구슬이나 유리나 진보 등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도를 닦으려는 사람이 득도하려 할 때는 37품경을 생각합니다. 불도(佛道)를 생각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해야 하는 것으로 이것이 사람을 해탈시키는 길입니다. 사람에게 뜻이 있으면 선악을 앎으로 인해 행해야 할 바를 알게 되며 흑백을 가려 알고 생각하여 그 이후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에게 문을 지키는 사람이 있는데 왕을 공경하는 자도 있고, 왕에게 불경한 자도 있고, 왕에게 유리한 자도 있고, 왕에게 불리한 자가 있는 것도 알아서 왕을 공경하는 자나 왕에게 이로운 자는 문안에 들여보내고, 왕을 공경하지 않거나 왕에게 불리하게 하는 자는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뜻을 갖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여러 가지 착한 일 등은 안으로 들여보내고, 착하지 않은 것들은 안으로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뜻으로 사람의 선악을 자제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바를 설하였다.
“사람은 마땅히 그 생각과 몸의 여섯 가지 애욕을 굳게 지켜야 하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견고하다면 당연히 세상을 제도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그 마음을 하나로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여러 가지 선(善) 가운데 한마음이 첫째가는 것입니다. 한마음에는 여러 가지 선(善)이 뒤따라옵니다.”
“비유하자면 누각의 계단이 당연히 의지해 있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선(善)이라는 것이 모두 이 한마음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네 종류의 병사를 데리고 전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코끼리를 탄 병사와 말을 탄 병사와 수레를 탄 병사와 보병은 왕이 나갈 때 모두 앞뒤로 따라갑니다. 불경에서 말하는 착한 일이 다 한마음을 따른다는 것이 이와 같은 것입니다.”
나선은 경에서 말하는 바를 설했다.
“여러 가지 선 가운데 한마음이 주가 됩니다. 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다 한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람의 몸은 죽었다 태어나며 과거로부터 흐르는 물처럼 전후하여 서로 따라갑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지혜란 어떤 것입니까?”
“앞에서 이미 대왕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사람은 지혜로 모든 의심을 끊어버리고 여러 가지 선에 대하여 밝혔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등불을 가지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어두움이 즉시 사라지고 스스로 밝아지는 것과 같이 사람의 지혜도 이와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 나무를 베듯이 사람도 지혜로 여러 가지 악을 잘라버립니다.”
“이 세간에서 지혜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인생이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왕은 말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앞뒤로 말씀하신 바의 경은 여러 가지 지혜와 선에 대한 것입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신 것들은 단지 여러 가지 악한 일들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뿐입니까?”
“그렇습니다. 불경에서 설해진 여러 가지 선(善)에 대한 것은 일체의 악을 버리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왕이 네 가지 병사인 코끼리 탄 병사와 말 탄 병사와 수레를 탄 병사와 보병이 전투에 나가도록 하는데 처음 나가라고 할 때는 단지 적을 공격하려는 의도만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설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선에 대한 것도 여러 가지 악을 공격하여 뽑아버리기 위한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경에 설한 말씀은 정말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의 마음은 선도(善道)나 악도(惡道)를 향해 가게 되는데 몸은 이전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살아나가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정신으로 바꾸어서 살아가는 것입니까?”
“이전의 몸과 마음도 아니고, 이전의 몸과 마음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나선은 왕에게 물었다.
“대왕이 어려서 젖을 먹었을 때와 지금 몸이 자라서 커졌을 때, 예전의 몸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습니까, 없습니까?”
“어렸을 때의 몸과는 다릅니다.”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 처음에 정자로 있을 때와 점차 형태가 흐트러질 때는 이전의 정자와 같지 않습니다. 살과 뼈가 단단해지면 이전의 정자와는 다릅니다. 처음에 태어났을 때와 몇 살쯤 됐을 때는 옛날의 정자와는 다릅니다. 사람이 글을 배울 때 옆에 있는 사람이 그 공부를 대신해줄 수 있습니까?”
“공부를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죄를 지어서 이를 왕에게 말하는데 왕이 이해하지를 않습니다.”
왕이 말했다.
“나선대사께서는 이를 어떻게 해결합니까?”
“나는 예전 아주 어렸을 때와 어린아이에서부터 커졌을 때까지 옛날의 몸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을 뿐 커졌을 때나 어렸을 때나 한몸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양생된 생명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람이 등불을 켤 때는 새벽이 올 때까지 켭니까?”
“사람이 등불을 켤 때는 새벽이 올 때까지 켭니다.”
“등불 가운데 있는 심지가 하룻밤 동안 계속되면 먼젓번의 심지의 불이 빛을 발합니까, 안합니까? 한밤중에 이르거나 아침이 밝을 때에 앞의 심지불이 빛을 발합니까?”
“앞의 심지불은 빛을 못 냅니다.”
“등불을 밤새도록 켜서 한밤중에 이르면 또 다른 불을 켭니까? 새벽이 올 때 다시 불을 켭니까?”
“안 켭니다. 한밤 내내 불을 계속해서 켜기 때문에 한 심지의 불이 새벽까지 갑니다.”
“사람의 정신이 반복해서 상속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가 가면 두 번째가 옵니다. 정신에서부터 늙음과 죽음에 이릅니다. 뒤에 정신은 나아가서 태어나는 것이 됩니다. 반복해서 상속하는 이것은 이전의 정신이 아니며 또한 이전의 정신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죽은 이후 정신은 즉시 향해가는 바가 있어서 태어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우유의 즙으로 낙(酪)을 만듭니다. 상비(上肥)를 취해서 제호(醍醐)를 만듭니다. 낙과 소와 상비를 되돌려 유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를 수가 있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정신이란 유즙과 같은 것입니다. 유즙에서 낙을 만들고, 낙에서부터 상근이 되며, 상근에서부터 제호가 되는 것같이 사람도 정자에서부터 태어나기에 이르는 것이며, 태어나서부터 중년에 이르고, 중년에서부터 늙음과 죽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사후에 정신은 다시 몸을 받아 태어납니다. 사람의 몸은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나서 몸을 받습니다. 비유하자면 두 개의 심지가 서로 연이어서 타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사람이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까, 모릅니까?”
“다음 생에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
“그 사람은 자신에게 은애(恩愛)가 없고, 탐욕이 없고, 여러 가지 악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비유하자면 농가에서 곡식을 심어서 수확을 많이 해서 대광주리에 담아 놓았는데 그 다음해에 씨 뿌려 경작하지 않으면 다시 곡식을 얻을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곡식을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도를 닦는 사람도 그와 같습니다. 고락과 은애를 버리고 탐하는 것이 없게 되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 사람은 그 지혜가 보통 사람과 다릅니까?”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과 다릅니다.”
“밝다는 것[明]과 지혜[智]는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밝다는 것과 지혜는 같은 것입니다.”
“사람이 밝음과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여러 가지 일들을 다 알게 됩니까? 하나를 도모하면 다섯 가지를 이루게 됩니까?”
“여러 가지를 도모하면 이루는 것은 하나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한 땅에 곡식의 씨를 심으면 그 싹이 날 때에 마땅히 각각 그 종류의 싹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의 몸의 다섯 가지 일도 다 여러 가지 일을 써서 각각 이루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세간 사람들은 머리나 얼굴이나 신체의 사지는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명이 긴 사람과 명이 짧은 사람이 있으며, 몸에 병이 많은 사람과 병이 적은 사람이 있으며,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있으며, 신분이 높은 사람과 비천한 사람이 있으며, 단정한 사람과 추악한 사람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과 의심을 받는 사람이 있으며, 지혜가 밝은 사람과 어두운 사람이 있게 되는 것입니까? 서로 같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비유하자면 여러 가지 나무들에서 과일이 열리는데 신맛이 나는 것도 있고, 쓴맛이 나는 것도 있으며, 매운맛이 나는 것도 있고, 단맛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이들 나무들은 왜 서로 같지 않습니까?”
“그것이 같지 않은 것은 본래 묘목이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 하는 짓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명이 긴 사람도 있고, 명이 짧은 사람도 있고, 병이 많은 사람도 있고, 병이 적은 사람도 있고,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으며, 귀한 사람도 있고, 천한 사람도 있으며, 단정한 사람도 있고, 추악한 사람도 있으며, 그 말이 잘 먹혀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말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있고, 지혜가 밝은 사람도 있고, 어두운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호귀나 빈궁이나 잘생긴 것이나 못생긴 것은 다 자신의 숙명이 지은 것으로 자신이 선악에 대해 행한 바에 따라 얻어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那先比丘經卷上失譯人名附東晉錄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諸比丘僧比丘尼優婆塞優婆夷諸天大臣、長者、人民及事九十六種道者,凡萬餘人,日於佛前聽經。佛自念人衆日多,身不得安。佛意欲捨人衆去至閑避處,坐思念道。佛卽捨人衆,去入山,至叢樹閒,其樹大有神。佛坐其下,思念道。去樹不遠,有群象五六百頭,中有象王賢善,知善惡之事,譬如人狀,象輩衆多,周帀象王邊,諸小象走居前水中,走戲㧌撈,水令濁惡,諸小象復走居前,食噉美草,走戲蹈踐,其上,我衆大多患。是諸象及小象子㧌撈水,令濁惡,令草不淨,而反常飢,飮濁惡水,食足踐之草。象王自念:‘我欲棄是諸象,去至一避處快耶?’象王卽棄諸象而去,轉行入山,到頭羅叢樹閒。象王見佛坐樹下,心大歡喜,卽前到佛所,低頭屈膝,爲佛作禮,卻在一面住。佛自念:‘我棄衆人來在是樹閒,象王亦棄衆象,來到是樹閒。其義適同。’佛爲象王,說經言:“佛於人中最尊,象王於象中最尊。”佛言:“我心與象王,心適相中,今我與象王俱樂是樹閒。”象王聽經,心意卽開,解知佛意。象王卽視佛所仿佯經行處,以鼻取水灑地,以鼻撈草掃地,以足蹈地令平好,象王曰朝暮承事佛如是。佛久後般泥洹去,象王不知佛所在,爲周旋行,求索佛不得,便啼垂淚,愁憂不樂,不能食飮。時,國中有佛寺舍在山上,名加羅洹。寺中有五百沙門,常止其中,皆已得阿羅漢道。常以月八日、十四、日、十五日、二十三日、二十九日、三十日,常以是日,誦經至明。時,象王亦在山上,止於寺中,象王知有六日誦經,至其日當行入寺中聽經。諸沙門知象王意聽經,欲誦經時,湏象王來,乃誦經。象王聽經,至明不睡、不臥、不動、不搖。象王數聞經,承事佛故,後象王以壽命盡死,死後便化爲人,作子生婆羅門家。以後年長大,不聞佛經,亦不見沙門,便棄家,去入深山,學異道。在山上止近比,亦有一婆羅門道人,俱在山上,相與往來,共爲知識。其一人自念言:‘我不能於世閒懸憂苦老病死,後當入地獄、畜生、餓鬼、貧窮中,用是故我欲剃頭鬚,披袈裟,欲求羅漢泥洹道。’其有一人自念言:‘我願欲求作國王,得自在,令天下人民,隨我教令。’如是久後,二人各命盡,俱生世閒作人。其一人前求作國王者,生於海邊,爲國王太子字彌蘭。其一人前世欲剃頭作沙門,求羅漢泥洹者,生於天竺字陁獵。與肉袈裟,俱生其家。有一大象同日生,天竺名象爲那,父母便字爲那先。年十五六,那先有舅父字樓漢,學道,作沙門,大高才,世閒無比,已得阿羅漢道。能出無閒,入無孔,自在變化,無所不作,天上天下人民及蠕動之類,心所念,皆豫知之,生所從來,死趣何道。那先至舅父所自說言:“我喜佛道,欲作沙門,爲舅父作弟子,寧可持我作沙門?”樓漢哀之,卽聽作沙彌,受十戒日誦經,思惟經戒,便得四禪,悉知諸經要。時,國中有佛寺舍名和戰寺。中有五百沙門,皆得羅漢道。其中有第一羅漢名頞波曰,能知天上天下去來現在之事。那先年至二十,便受大沙門經戒,便到和戰寺中,至頞波曰所。時,五百羅漢適以十五日,說大沙門戒經,在講堂上坐,大沙門皆入,那先亦在其中,諸沙門悉坐。頞波曰悉視坐中諸沙門心皆是羅漢,獨那先未得羅漢。頞波曰言:“譬若揚米,米正白中,有黑米,卽揚爲不好,今我坐中,皆白淸淨,獨那先黑,未得羅漢耳。”那先聞頞波曰說如是,大憂愁,起爲五百沙門作禮出去。自念:‘我不宜在是座中坐。譬若衆師子中有狐狗,我從今以後,不得道,不入中坐。’頞波曰知那先意,以手摩那先頭言:“汝得羅漢道不久,莫愁憂。”便止留那先。那先復有一師,年八九十,字加維曰。其中有一優婆塞,大賢善日飯加維,那先且爲師持鉢行取飯食具。師令那先口含水,行到優婆塞家,取飯食具。優婆塞見那先年少端正,與人絕異,有名字,智慧廣遠,有志能說經道。優婆塞見那先,前爲作禮。叉手言:“飯諸沙門日久,未曾爲我說經者,今我從那先求哀願,與我說經,解我心意。”那先自念:‘我受師教戒,令我口含水,不得語。我今吐水者,爲犯師要,如是當云何?’那先知優婆塞,亦高才有志,我爲其說經,想卽當得道。那先便吐水,卻坐爲說經言:‘人當布施作福善,奉行佛經戒,死後生世閒,得富貴人。不犯經戒者,後不復入地獄、餓鬼、畜生中、貧窮中,得生天上。”優婆塞聞那先說經,心大歡喜。那先知優婆塞心歡喜,便復爲說經:“世閒萬物皆當過去無有,常諸所作皆懃苦,萬物皆不得自在,泥洹道者,不生不老,不病不死,不愁不惱,諸惡懃苦皆消滅。”那先說經竟,優婆塞便得第一須陁洹道。那先亦得須陁洹道。優婆塞大歡喜便極,與那先作美飯具。那先語優婆塞:“先取飯具,置師鉢中。”那先飯竟,澡漱訖畢,持飯具,還與師。師見言:“汝今日,持好飯具來,以犯衆人要當逐出汝。”那先大愁憂不樂。師教言:“會比丘僧悉會皆坐。”師言:“那先犯我曹,衆人要來當逐出,無令在衆中止。”頞波曰說經言:“譬若人持一箭,射中兩准。那先自得道,亦復令優婆塞得道,不應逐出。”師迦維曰:“政使一箭,射中百准,會爲犯衆人,要不得止。餘人持戒不能如那先得道,如效那先當用絕後。”衆坐中皆默然。師教卽逐出那先。那先便以頭面禮師足起,遍爲比丘僧作禮訖竟,便出去,入深山,坐樹下,晝夜精進思惟,道不懈,自成得羅漢道,能飛行,徹視徹聽,知他人心所念善惡,自知前世所,更從來生。得羅漢道已,便來還入和戰寺中,詣諸比丘所,前頭面悔過求和解。諸比丘僧卽聽之,那先作禮訖竟,便出去轉行,入諸郡、縣、街、曲、里、巷,爲人說經戒,教人爲善。中有受五戒者,得須陁洹道者,中有得斯陁含道者,中有得阿那含道者,中有作沙門,得羅漢道者。第二忉利天帝釋,第七天王梵,第四天王,皆來到那先所作禮,以頭面著足卻坐。那先便爲諸天說經,名字聞四遠。那先所行處,諸天人民、鬼神、龍,見那先無不歡喜者,皆得其福。那先便轉到天竺舍竭國,止泄坻迦寺中,有前世故,知識一人在海邊,作國王子名彌蘭。彌蘭少小好讀經學異道,悉知異道經法,異道人無能勝者。彌蘭父王壽盡,彌蘭立爲王。王問左右邊臣言:“國中道人及人民,誰能與我共難經道者?”邊臣白言:“有學佛道者,人呼爲沙門,其人智慧妙達,能與王共難經道。”北方大臣國名沙竭,古王之宮,其國中外安隱人民皆善,其城四方皆復道行,諸城門皆刻鏤,及餘小國皆多高明。人民被服五色焜煌,國土高燥珍寶衆多,四方賈客賣買皆以金錢。五穀豐,賤家有餘,畜樂不可言。其王彌蘭以正法治國,高才有智謀,明於官事,戰鬪之術無不通達。能知九十六種道,所問不窮,人適發言,便豫知其所趣。”王語傍臣言:“是閒寧有明經沙門,能與我共難經說道者不?”王傍臣名沾彌利望群,白王言:“然有沙門,字野和羅,明經道,能與王難經道。”王便勅沾彌利望群,卽行往請野和羅言:“大王欲見大師。”野和羅言:“王欲相見者,大善。王當自來耳,我不往。”沾彌利望群卽還白王如是,王卽乘車,與五百伎共行到寺中,與野和羅相見。前相問訊就坐,五百騎從皆坐。王問野和羅:“卿用何等故,棄家捐妻子,剃頭鬚披袈裟作沙門?卿所求何等道?”野和羅言:“我曹學佛道,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用是故,我剃頭鬚被袈裟作沙門。”王問野和羅:“若有白衣居家,有妻子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不?”野和羅言:“白衣居家,有妻子行中正,於今世得其福,於後世亦得其福。王言:“卿空棄家捐妻子,剃頭鬚被袈裟作沙門爲?野和羅默然無以報王。王傍臣白言:“是沙門大明達有智者,迫促不及言耳。”王傍臣皆擧手言:“王得勝。”野和羅默然受負。王左右顧視,優婆塞面亦不慚。王自念:‘是諸優婆塞面不慚者,復有明健沙門,能與我共相難者耳。’王語傍臣沾彌利:“寧復有明智沙門,能與我共難經道者無?”那先者諸沙門師,知諸經要難,巧說十二品經,種種別異章斷句解,知泥洹之道。無有能窮者,無能勝者,智如江海,能伏九十六種道,爲佛弟子所敬愛。以經道教授,那先來到舍竭國,其所相隨弟子,皆復高明,那先如猛師子。沾彌利白王:“有沙門字那先,智慧微妙諸經道,要能解人所疑,無所不通,能與王難經說道。”王問沾彌利:“審能與我共難經道不?”沾彌利言:“唯然。常與第七梵天,共難經說道,何況於人?”王卽勅沾彌利,便行請那先來。沾彌利卽到那先所,白言:“大王欲相見。”那先言:“大善。”卽與弟子相隨行到王所,王雖未嘗見,那先在衆人中披服行步,與人有絕異。王遙見隱知那先,王自說言:“我前後所更見衆大多,入大坐中大多,未嘗自覺恐怖。如今日見那先,今日那先定勝我,我心惶惶不安。”沾彌利居前白王言:“那先以發旦到。”王卽問沾彌利:“何所是那先者?”沾彌利白:“因指示王。”王卽大歡喜:“正我所隱意是。”那先卽到王因,前相問訊語言,王便大歡喜因共對坐。那先語王言:“佛經說言,人安隱最大利,人知足最爲大富,人有所信最爲大厚,泥洹道最爲大快。”王便問那先:“卿字何等?”那先言:“父母字我爲那先。人呼我爲那先。有時父母呼我爲首那先,有時父母呼我爲維迦先,用是故,人皆識知我。世閒人皆有是耳。”王問那先:“誰爲那先者?”王復問言:“頭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耳、鼻、口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頤項、肩臂、手足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䏶腳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顏色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苦樂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善惡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身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肝、肺、心、脾腸、胃爲那先耶?”“不爲那先。”王復言:“顏色爲那先耶??”“不爲那先。”“苦樂善惡,身心合是事,寧爲那先耶?”言:“不爲那先。”王復言:“無有苦樂,無有顏色,無有善惡,無有身心,無是五事,寧爲那先耶?”那先言:“不爲那先。”王復言:“聲響喘息,寧爲那先耶?”言:“不爲那先。”“何等爲那先者?”那先問王:“何所爲車者,軸爲車耶?”“不爲車。”那先言:“轂爲車耶?”王言:“轂不爲車。”那先言:“輻爲車耶?”“不爲車。”那先言:“輞爲車耶?”“不爲車。”那先言:“轅爲車耶?”“不爲車。”“軛爲車耶?”“不爲車。”那先言:“輿爲車耶?”“不爲車。”那先言:“蓋爲車耶?”“不爲車。”那先言:“合聚是材,木著一面,寧爲車耶?”“不爲車。”那先言:“音聲爲車耶?”“不爲車。”那先言:“何等爲車耶?”王默然不語。那先言:“佛經說,合聚是諸材木,用作車,因得車。人亦如是,合聚頭、面、目、耳、鼻、口、頸、項、肩、臂、骨、肉、手、足、肺、肝、心、脾、腎、腸、胃、顏色、聲響、喘息、苦樂、善惡,合爲一人。”王言:“善哉,善哉!”王復問言:“那先,能與我難經說道不?”那先言:“如使王作智者問,能相答王,作王者問,愚者問,不能相答。”王言:“智者問、王者問、愚者問,何等類?”那先言:“智者語對相詰相上語、相下語,語有勝負,則自知,是爲智者語。王者語自放恣,敢有違戾不如王言者,王卽强誅罰之,是爲王者語。愚者語,語長不能自知,語短不能自知,𢤱悷自用得勝而已,是爲愚者語。”王言:“願用智者言,不用王者、愚者言,莫持王者意與我語,當如與諸沙門語,當如與諸弟子語,如與優婆塞語,當如與給使者語,當以相開悟。”那先言:“大善。”王言:“我欲有所問。”那先言:“王便問。”王言:“我已問。”那先言:“我已答。”王言:“答我何等語?”那先言:“王問我何等語?”王言:“我無所問。”那先言:“我亦無所答。”王卽知那先大明慧。王言:“我甫始當多所問。日反欲冥當,云何明日當請?”那先於宮中善相難問。沾彌利望群,卽白那先言:“日暮王當還宮,明日王當請那先。”那先言:“大善。”王卽爲那先作禮,騎還歸宮。於馬上續念那先。至明日,沾彌利望群及傍臣,白王言:“當請那先不?”王言:“當請。”沾彌利望群言:“請者,當使與幾沙門俱來。”王言:“自在。”那先與幾沙門俱來。主藏者名慳。慳白王言:“令那先與十沙門共來可。”如是至三,王瞋恚言:“何故齊令那先與十沙門共來?”王言:“汝字慳,不妄强惜王物自汝物,當云何汝逆我意?當有誅罰之罪。可言可哀赦汝過,今我作國王,不堪飯沙門耶?”慳大恐怖,不敢復語。沽彌利望群到那先所,爲作禮,白言:“大王請。”那先言:“王當令我與幾沙門共行。”沾彌利望群言:“自在。”那先與幾沙門共行。那先便與野和羅八十沙門共行。沾彌利望群旦欲入城時,於道中,竝問那先,往曰:“對王言無有那先,何以那先?”問沾彌利望群:“卿意何所爲那先者?”沾彌利望群言:“我以爲喘息出入命氣,爲那先。”那先問言:“人氣一出不復還入,其人寧復生不?”沾彌利望群言:“氣出不復還入者,定爲死。”那先言:“如人吹笳氣出不復還入,如人持鍛金筒吹火氣,一出時寧得復還入不?”沾彌利望群言:“不復還。”那先言:“同氣出不復入,人何故猶不死?”沾彌利望群言:“喘息之閒,我不知,願那先爲我曹解之。”那先言:“喘息之氣皆身中事,如人心有所念者,舌爲之言,是爲舌事。意有所疑心念之,是爲心事,各有所主。視之虛空,無有那先。”沾彌利望群心卽開解。便作優婆塞受五戒。那先便前入宮,到王所上殿,王卽前爲那先作禮而卻。那先卽坐,八十沙門皆共坐。王手自持美飯食著那先前,飯食已竟,澡手水畢訖。王卽賜諸沙門人,一張疊袈裟、革屣各一緉,賜那先野和羅,各三領袈袈,各一緉革屣。王語那先、野和羅言:“留十人共止。遣餘人皆令去。”那先卽遣餘沙門去,與十人共止留。王勅:“後宮諸貴人、伎女,悉出於殿上帳中,聽我與那先共難經道。”時,貴人、伎女悉出於殿上帳中聽,那先說經。時,王持座坐於那先前,王問那先言:“當道說何等?”那先言:“王欲聽要言者,當說要言。”王言:“卿曹道何等最爲善者,用何故作沙門?”那先言:“我曹輩欲棄世閒苦惱,不復更後世苦惱,故作沙門。”王言:“沙門者悉爾不?”那先言:“不悉用,是故作沙門。中有負債作沙門者,中有畏縣官作沙門者,中有貧窮作沙門者。”那先言:“我但說欲脫愛欲苦惱滅,今世懃苦,至心未道,作沙門者耳。”王言:“今卿用是故,作沙門耶?”那先言:“少少作沙門,有佛經道。是故欲棄今世、後世苦惱,作沙門。”王言:“善哉,善哉!”王問言:“寧有人死後復生不?”那先言:“人有恩愛貪欲者,後世便復生爲人。無恩愛貪欲者,後世便不復生。”王言:“人以一心念正法,後世不復生耶?”那先言:“人一心念正法,智慧及餘善事,後世不復生。”王言:“人以善心念正法,與黠慧者,是二事其義寧同不?”那先言:“其義各異不同。”王言:“牛、馬六畜,各自有智,謀其心不同?”那先言:“王曾見穫麥者不?左手持麥,右手刈之。”那先言:“黠慧之人斷絕愛欲,譬如穫麥者。”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餘善事者?”那先言:“誠信孝順,精進念善,一心智慧,是爲善事。”王言:“何等爲誠信者?”那先言:“誠信解人疑,信有佛,信經法,信有比丘僧,信有羅漢道,信有今世,信有後世;信孝父母,信作善得善,信作惡得惡,信有是以後心,便淸淨去離五惡。何等五?一者婬妷,二者瞋怒,三者嗜臥,四者歌樂,五者疑。人不去是五惡,心意不定,去是五惡,心便淸淨。”那先言:“譬如遮迦越王,車馬人從厲度,令水濁惡過度以去。王渴欲得水飮,王有淸水珠置水中,水卽爲淸。王便得淸水飮之。”那先言:“人心有五惡如濁水,佛諸弟子度脫生死之道,人心淸淨如珠淸水,人卻諸惡,誠信淸淨如明月珠。”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精進誠信者云何?”那先言:“佛諸弟子自相見輩中,說諸淸淨,中有得須陁洹道者,中有得斯陁含道者,中有得阿那含道者,中有得阿羅漢道者,因欲相效行誠信,便得度世道。”那先言:“譬如山上大雨,其水下流廣大,兩邊人俱不知水淺深,畏不敢前。若有遠方人來,視水隱知水廣狹深淺,自知力勢,能入水,便得過度去,兩邊人衆便隨後度去。佛諸弟子如是,人心淸淨便爲須陁洹道,得斯陁含道,得阿那含道,得阿羅漢道,善心精進,得道如是。佛經說言,人有誠信之心可自得度,世人能自制止,卻五所欲,人自知身苦惱,能自度脫。人皆以智慧,成其道德。”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孝順者?”那先言:“諸善者,皆爲孝順。”那先言:“有四善事,心意所止。言:何等四心意所止者?”那先言:“一者自觀其身中外內,二者知意苦樂,三者知心善惡,四者知正法,是爲四。”那先言:“復有四事。何等四?一者制其意。二者諸有惡事不聽入心中,三者心中有惡事,卽出之,索諸善。四者其心中有善制,持不放。是爲四。”那先言:“復有四事,自在欲所作。何等爲四?一者卻欲,二者精進,三者制心,四者思惟。是爲四。”那先言:“復有五效事。何等爲五?一者誠信,二者孝順,三者精進,四者盡心念善,五者智慧。是爲五。”那先言:“復有七事,棄除諸惡,名爲七善,亦名七覺意。復有八種,道行亦名爲阿姤者。是凡三十七品經,皆是孝順爲本。”那先言:“凡人負金致遠有所成立,皆由地成,世閒五穀樹木仰天之中,皆由地生。”那先言:“譬若師匠圖作大城,先度量作基址已乃起城。”那先言:“譬若倡伎欲作,先淨掃地乃作,佛弟子求道先行經戒,作善因知懃苦棄諸愛欲,便思念八種道行。”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精進者?”那先言:“助善是爲精進。”那先言:“譬若垣牆,欲倒從傍柱之,舍欲傾壞,亦復拄之。”那先言:“譬若國王遣兵有所攻擊,兵少弱欲不如,王復遣兵往助之便得勝,人有諸惡如兵弱,人持善心消惡心,譬如國王增兵得勝。人持五戒,譬如戰鬪得勝,是爲精進助善如是。”那先說經言:“精進所助致人善道,所致善者無有逮斯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意當念諸善事?”那先言:“譬若取香華,以縷合連,𢴲風不能吹散。”那先復言:“譬王守藏者,知中金銀、珠玉、琉璃、珍寶有幾所。”那先言:“道人欲得道時,念三十七品經。佛道意念當如是正所謂脫人道人有意,因知善惡知當所行,別知白黑思惟,以後便棄惡就善。”那先言:“譬如王有守門者,知王有所敬者,有所不敬者。知有不利王者,所敬利王者,便內之,王所不敬者,不利王者,卽不內。人持意若是。諸善者當內之,諸不善者不內,意制人善惡如是。”那先說經言:“人當自堅守其意,及身六愛欲持意甚堅,自當有度世時。”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一其心者?”那先言:“諸善獨有一心最第一,一其心者諸善皆隨之。”那先言:“譬若樓陛當有所倚,諸善道者皆著一心。”那先言:“譬若王持四種兵行戰鬪,象兵、馬兵、車兵、步兵,王行出諸兵,皆隨引前後。佛經善事,皆隨一心如是。”那先說經言:“諸善一心爲主,學道人衆多,皆當歸一心,人身死生過去,如流水前後相從。”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何等爲智?”那先言:“前已對王說,是人智斷諸疑明諸善。”那先言:“譬如持燈火入冥中,室便亡其冥,自明,人智如是。”那先言:“譬若人持利刀截木,人以智截諸惡如是。”那先言:“人於世閒智最爲第一,度脫人生死之道。”王言:“善哉,善哉!前後所說經,種種智善也。”王復問那先:“佛經但爲趣欲,卻諸惡事耶?”那先言:“然是所說種種諸善者,但欲卻一切惡。”那先言:“譬若王發四種兵,象、馬、車、步兵,行戰鬪,初發行時,意但欲攻敵耳。佛經說種種諸善,如是但欲共攻去諸惡耳。”王言:“善哉,善哉!說經甚快也。”王復問那先言:“人心趣善惡道,續持身故,神行生乎?更貿他神行生耶?”那先言:“亦非故身神,亦不離故身神。”那先問王:“王小時哺乳時,身至長大時,續故身非?”王言:“小時身異。”那先言:“人在母腹中始爲精時,至濁時,故精耶異,堅爲肌骨時,故精耶異,初生時至年數歲時,故精耶異。如人學書,傍人寧代其工不?”王言:“不能代其工。”那先言:“如人法有罪語王,王不能解知。”王言:“如人問那先,解之云何?”那先言:“我故小時,從小兒,至大續故身耳。大與小時,合爲一身,是命所養。”那先問王:“如人然燈火,至天曉時不?”王言:“人然燈火油至曉時。”那先言:“燈中炷一夜時續,故炷火光不至夜半至明時,故火光不?”王言:“非故火光。”那先言:“然燈火從一夜至半夜,復更然燈火耶?向晨時,復更然燈火耶?”王言:“不。中夜更然火續故,一炷火至明。”那先言:“人精神展轉相續如是。一者去,二者來,從精神至老死,後精神趣所生,展轉相續,是非故精神,亦不離故精神,人死以後精神,乃有所趣向生。”那先言:“譬如乳湩作酪,取上肥作醍醐,與酪酥上肥還,復名作乳湩。其人寧可用不?”王言:“其人語不可用。”那先言:“人神如乳湩,從乳湩成酪,從酪成肥,從肥成醍醐。人如是從精沫至生至中年,從中年至老至死,死後精神更受身生,人身死當復更生受一身,譬若兩炷更相然。”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不復生後世,其人寧能自知不?復生不?”那先言:“然有能自知不復於後世生。”王言:“何用知之。”那先言:“其人自知無有恩愛,無有貪欲,無有諸惡,用是自知不復生後世。”那先問王:“譬若田家種穀,大得收斂,盛簞簟中,至於後年,不復耕種,寧復望得穀不?”王言:“不復望得穀。”那先言:“道人亦如是,棄捐苦樂恩愛無所復貪,是故自知後世不復生。”王言:“善哉,善哉!”王復問:“其人於後世不復生者,於今寧有智異於人不?”那先言:“然異於人。”王言:“明與智爲同不?”那先言:“明與智等耳。”王言:“人有明智,寧能悉知衆事,作一事成五事耶?”那先言:“作衆事所成非一。譬若一地種穀,當其生時,各各自生種類,人身五事皆用衆事,各有所成。”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世閒人頭、面、目、身體四支,皆完具,何故有長命者,有短命者,有多病、少病者,有貧者、富者,有長者有卑者,有端正者,有醜惡者,有爲人所信者,爲人所疑者,有明者有闇者,何以故不同?”那先言:“譬若衆樹木生菓,有酢者,有苦者,有辛者,有甜者。”那先問王:“此等樹木何故不同?”王言:“不同者本栽各異。”那先言:“人所作各各異不同,故有長命,有短命,有多病,有少病,有富有貧,有貴有賤,有端正,有醜惡,有語用者,有語不用者,有明者,有闇者。”那先言:“佛經說,豪貴、貧窮、好醜,皆自宿命所作善惡,自隨行得之。”王言:“善哉,善哉!”那先比丘經卷上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1)원시불교 시대에 불교의 성전을 12로 분류한 12부경을 말한다. 즉 경(經, Sutra)ㆍ응송(應頌, Geya)ㆍ기별(記別, Vyakarana)ㆍ풍송(諷頌, gāthā )ㆍ자설(自說, Udana)ㆍ여시어(如是語, Itivrttaka)ㆍ본생(本生, Jataka)ㆍ방광(方廣, Vaipula)ㆍ희법(希法, Adbhutadharma)을 9부경이라 하고 여기에 인연(因緣, Nidana)ㆍ비유(譬喩, Avadana)ㆍ논의(論議, upadeśa )의 셋을 합한 것을 12부경이라 한다.
나선비구경 하권
역자 미상『동진록』에 부록되어 있음
이창숙 번역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착한 일을 하려고 하면 마땅히 앞서 착한 일을 해야 합니까, 곧 뒤에 해야 합니까?”
“마땅히 앞서 착한 일을 해야 합니다. 뒤에 하는 것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대왕께서 목이 마를 때 땅을 파서 우물을 만들려고 하면 갈증이 가십니까?”
“갈증이 가시지 않습니다. 앞서 우물을 파놓아야 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착한 일도 앞서 해놓아야 합니다.”
“배가 고플 때 사람으로 하여금 씨 뿌려 경작하게 하면 곡식이 곧 익어서 먹을 수 있습니까?”
“먹을 수 없습니다. 먼저 준비를 해 놓아야 합니다.”
역자 미상『동진록』에 부록되어 있음
이창숙 번역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착한 일을 하려고 하면 마땅히 앞서 착한 일을 해야 합니까, 곧 뒤에 해야 합니까?”
“마땅히 앞서 착한 일을 해야 합니다. 뒤에 하는 것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대왕께서 목이 마를 때 땅을 파서 우물을 만들려고 하면 갈증이 가십니까?”
“갈증이 가시지 않습니다. 앞서 우물을 파놓아야 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착한 일도 앞서 해놓아야 합니다.”
“배가 고플 때 사람으로 하여금 씨 뿌려 경작하게 하면 곡식이 곧 익어서 먹을 수 있습니까?”
“먹을 수 없습니다. 먼저 준비를 해 놓아야 합니다.”
“사람도 이와 같이 먼저 착한 일을 해야 합니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착한 일을 하면 사람의 몸에 이롭지 않습니다.”
驚失譯人名附東晉錄王復問那先言:“人欲作善,當前作之,須後作之?”那先言:“當居前作之,在後作者不益人。”那先言王:“渴時乃掘地作井,能趣渴不?”王言:“不能趣渴,當居前作井耳。”那先言:“以是故,所作當居前。”那先問王:“飢時乃使人耕種,須穀熟乃食耶?”王言:“不。當先儲偫。”那先言:“人如是當先作善,有急乃作善者,無益於身。”那先問王:
“비유하자면 왕에게 원한이 있는데 그때를 당해서 전투에 필요한 것을 갖추려 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안 됩니다. 원한이 있으면 미리 준비해야 마땅합니다.”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먼저 스스로 생각해서 착한 일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뒤에 하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대도(大道)를 버리고 사도(邪道)를 취하는 것을 하지 말며, 어리석은 사람을 모범으로 삼아서 착한 일을 안 하고 악한 일을 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하면 후에 주저앉아 울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사람이 바른 길을 버리고 부정한 길을 취하면 죽음에 임해서 후회합니다.”
“譬若王有怨,當臨時出戰鬪具?”王言:“不當宿有儲偫。”那先言:“佛說經言,人當先自念作善,於後作善無益,莫棄大道就邪道,勿效愚人棄善作惡,後坐啼哭無益。人棄捐中正就於不正臨死時,乃悔耳。
『나선비구경』 2권(ABC, K1002 v30, p.251a01-a16)
『나선비구경』 2권(ABC, K1002 v30, p.251a01-a16)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와 같은 여러 사문들은 세간의 불과 지옥의 화열은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또 말하기를 작은 돌을 세간의 불에 던져 저녁에 이르러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 돌을 취해서 지옥의 불 가운데 놓으면 즉시 불이 꺼진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또한 말하기를 사람이 악한 일을 하여 지옥에 가서 수천만 세가 지나도 그 사람은 불에 타 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또한 믿지 않습니다.”
나선이 물었다.
“물속에 있는 이무기나 교룡(蛟龍)이나 용이나 물고기나 자라가 모래를 먹고 산다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실제로 모래로 밥을 삼습니다.”
“모래가 소화가 됩니까?”
“다 소화가 됩니다.”
“그 뱃속에 새끼를 배면 그 새끼도 소화가 됩니까?”
“소화되지 않습니다.”
“왜 소화가 안 됩니까?”
“본래의 복덕이 있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는 것입니다.”
“지옥에 있는 사람이 수천만 세가 지나도 불에 타 죽지 않는 것은 그가 지은 악을 다 갚지 못했기 때문에 타 죽지 않는 것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자나 호랑이나 이리는 다 육식을 하는데 먹은 뼈가 뱃속에 들어가면 그것들이 소화되어 없어집니까?”
“소화됩니다.”
“그 뱃속에 있는 새끼도 또한 소화됩니까?”
“소화되지 않습니다.”
“왜 소화되지 않습니까?”
“본래의 복덕이 있기 때문에 소화되어 없어지지 않습니다.”
“소나 말이나 큰 사슴이나 사슴은 풀을 먹고 삽니까?”
“풀을 먹고 삽니다.”
“그 풀들은 뱃속에서 소화가 됩니까?”
“다 소화가 됩니다.”
“그 뱃속에 새끼를 배면 그 새끼도 소화가 됩니까?”
“소화되지 않습니다.”
“왜 소화되지 않습니까?”
“본래의 복덕이 있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습니다.”
“지옥에 있는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악한 일을 많이 한 것이 다 갚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에 타 죽지 않는 것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세간의 여인들은 음식이 다 맛있어서 자기의 뜻대로 음식을 먹는데 그 먹은 음식이 뱃속에서 소화가 됩니까?”
“소화가 됩니다.”
“뱃속에 아기를 배면 그 아기도 소화가 됩니까?”
“아기는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왜 소화가 되지 않습니까?”
“본래의 복덕이 있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습니다.”
“지옥 가운데 있는 사람도 이와 같아서 수천만 세가 지나도 타 죽지 않는 것은 악한 일을 한 것들이 다 갚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타 죽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은 지옥 가운데서 태어나고, 지옥 가운데서 자라고, 지옥 가운데서 늙으며, 그 생이 다하면 지옥 가운데서 죽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와 같은 여러 사문들은 천하의 땅은 모두 물 위에 있고, 물은 바람의 위에 있고, 바람은 하늘 위에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이를 믿지 않습니다.”
나선은 먼저 왕의 먹을 가는 물을 취해서 손가락으로 그것을 찍어 들면서 왕에게 물었다.
“바람이 물을 쥔다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열반의 도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 없습니까?”
“열반의 도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 없습니다.”
나선이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몸에 탐착해서 몸을 아끼고, 아깝게 여기며 여기에 머무르기 때문에 능히 득도하여 생로병사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도를 배워서 몸의 안팎을 아끼거나 아깝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은애가 없게 되며, 은애가 없으면 탐욕이 없게 되며, 탐욕이 없으면 포태(胞胎)를 하지 않으며, 포태가 없으면 탄생이 없고, 탄생이 없으면 늙음이 없고, 늙음이 없으면 병이 없고, 병이 없으면 죽음이 없고, 죽음이 없으면 걱정이 없고, 걱정이 없으면 울음이 없고, 울음이 없으면 고통이 없고, 드디어 열반의 도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도를 배우는 모든 사람들은 다 열반의 도를 성취합니까?”
“누구나 다 열반의 도를 성취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바르게 열반의 도를 향해 가는 사람은 바른 일을 배워서 압니다. 마땅히 봉행해야 할 것은 이를 봉행하고, 봉행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이를 멀리 합니다. 마땅히 생각해야 할 것은 이를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이를 생각하지 않습니다.이와 같이 하여 열반의 도를 성취합니다.”
“열반의 도를 성취하지 못한 사람도 열반의 도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압니까?”
“그렇습니다. 열반의 도를 성취하지 못해도 열반의 도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은 압니다.”
“열반의 도를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열반의 도가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사람이 일찍이 손이나 발이 잘려 본 일이 없었는데도 그 아픔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습니까?”
“손이나 발이 잘려 본 일이 없었어도 그 아픔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 아픔을 알 수 있습니까?”
“손이나 발이 잘린 사람이 아파서 지르는 소리를 듣고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열반의 도를 성취한 사람이 열반의 도는 사람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하는 말을 듣고서 이를 믿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을 뵌 일이 있습니까?”
“뵌 일이 없습니다.”
“나선대사와 같은 여러 스님들께서는 부처님을 뵌 일이 있습니까?”
“여러 스님들 역시 부처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나선대사나 여러 스님들께서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으니 부처님은 정녕 없으셨던 것 아닙니까?”
“대왕께서는 5백 개의 시냇물이 한 곳으로 모이는 곳을 보았습니까?”
“나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왕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도 보셨습니까?”
“그분들도 다 보지 못하셨습니다.”
“대왕의 아버님이나 할아버지도 다 이 5백 개의 시냇물이 모이는 곳을 보지 못하셨으니 천하에 이 5백 개의 시냇물이 모이는 곳은 없는 것이 아닙니까?”
“나나 나의 아버님이나 할아버님이 보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이 물은 실제로 있는 것입니다.”
“나나 여러 스님들이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부처님은 실제로 계셨던 것입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이는 없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이는 없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이는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만약 사람이 바다에 들어가 보지 않았다면 어찌 바다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다섯 개의 큰 강이 있습니다. 5백 개의 작은 강물이 큰 강으로 흘러듭니다. 큰 강 중의 하나는 항(恒, Ganga강)이라 하고, 둘째는 신타(信他, Sindhu강)며, 셋째는 사타(私他, Sta강)며, 넷째는 박차(博叉, Vaksu 또는 Vanksu강)이며, 다섯째는 시피이이(施披夷爾)입니다. 이 다섯 개의 강물은 주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갑니다. 바닷물은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습니다.”
“대왕께서는 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득도한 분들이 모두 말하기를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분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그것을 믿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이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하여 압니까?”
“글자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 줄 아십니까?”
“글자를 만든 사람의 이름은 ‘질(質, Tissa)’이라고 합니다.”
“대왕께서는 질이라는 분을 만나보셨습니까?”
“질이라는 분은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만나보지 못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질이라는 분을 만나보지 못하셨는데 그 분이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옛날의 글자를 가지고 서로 전해가며 가르치므로 질이라는 분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같은 이유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과 계율을 보고 부처님을 뵌 것과 다름이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도는 깊고 깊어서 사람을 상쾌하게 만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계율을 알게 된 이후에 서로 이를 모범으로 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부처님보다 더 훌륭한 이는 없다고 아는 것입니다.”
“나선대사께서는 부처님 경전의 도를 보고 이를 행하신 지가 오래 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시설하신 가르침과 계율은 사람의 마음을 매우 상쾌하게 만드니 늙을 때까지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죽은 이후에 현재의 몸은 후생에까지 따라가지 않습니까?”
“사람이 죽은 이후에는 새 몸을 받기 때문에 현재의 몸은 따라가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등불 가운데 심지가 서로 연이어 타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심지가 있는 가운데 새 심지가 연이어 탑니다. 사람의 몸도 이와 같아서 먼저 몸을 가져가지 않고 새 몸을 받습니다.”
“대왕께서 어렸을 적에 스승을 따라서 글을 배우고 경을 읽지 않았습니까?”
“그랬습니다. 나는 그것을 계속해서 생각했습니다.”
“대왕께서는 스승에게서 경서를 배웠는데 스승께서는 어떻게 본 경서에 대해 알고 계셨을까요? 아니면 대왕께서 그 본 경서 모두를 탈취해낸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스승께서는 계속해서 스스로 본 경서에 대해 알고 계셨습니다.”
“사람의 몸도 이와 같아서 먼저의 몸을 놓아두고 새 몸을 받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상주(常住)의 주체인 영혼[智]이란 없는 것입니까?”
“상주의 주체인 영혼[智]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과일이나 열매를 도둑질한다면 그 사람은 잘못이 없는 것입니까?”
“잘못이 있습니다.”
“처음에 나무 묘목을 심었을 때 아직 과일이 열리지 않았었는데 도둑질한 사람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만일 묘목을 심지 않았다면 과일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도둑질 한 사람에게서는 본받을 것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도 이와 같아서 현재의 이 몸으로 착한 일도 하고 악한 일도 합니다. 그리고 후세에 다시 태어나 새 몸을 받습니다.”
“사람이 먼저의 몸으로 지은 착한 일이나 악한 일은 어디에 있습니까?”
“사람이 지은 모든 착한 일이나 악한 일은 그림자처럼 그 몸을 따라다닙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은 없어지지만 그가 행한 것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불을 켜고 밤에 책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불이 꺼져도 그 글자는 계속해서 있습니다. 불을 켜면 다시 글자를 볼 수 있습니다. 금생에 지은 행은 후생에도 남아있어 이를 받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나선대사께서는 선악의 소재를 분별하여 가리킬 수 있습니까?”
“선악의 소재를 알 수가 없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나무에 아직 과일이 열리지 않았을 때 대왕께서는 어떤 나뭇가지 사이에는 과일이 열릴 것이고, 어떤 나뭇가지 사이에는 과일이 열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별하여 가리켜 말할 수 있습니까? 그것을 미리 알아서 말할 수 있습니까?”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이 득도하지 못하면 선악의 소재를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후생에 다시 태어날 사람은 자신이 그것을 알 수 있습니까?”
“그 태어날 사람은 그것을 스스로 압니다.”
“어떻게 압니까?”
나선이 말했다.
“비유하자면 농가에서 씨 뿌려 경작할 때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그 사람은 당연히 곡식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압니까?”
“알게 됩니다. 그 밭에서 곡식이 많이 나오리라는 것을 압니다.”
“사람도 그와 같아서 후생에 태어날 사람은 그것을 미리 압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진정 열반이란 없는 것 아닙니까?”
“진정 열반은 있습니다.”
“나선대사께서는 내게 부처님께서 어디에 계신지 가르쳐주실 수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어디에 계신지 가르쳐드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열반하셔서 가셨기 때문에 부처님 계신 곳을 가르쳐드릴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큰 불을 켰다가 즉시 그 불을 끈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그 불빛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열반해 가셨습니다.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없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사문들은 그 자신의 몸을 아깝게 여깁니까?”
“사문들은 자기 몸을 아깝게 여기지 않습니다.”
“사문들이 자기 몸을 아깝게 여기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스스로 움직이거나 쉬며, 눕기도 하고, 편안하거나 따뜻하게 하고,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잘 보호하려고 합니까? 왜 그럽니까?”
“대왕께서는 일찍이 전투를 해본 일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일찍이 전투를 해본 일이 있습니다.”
“전투를 할 때 일찍이 칼날이나 투구나 화살로 인해 상처를 입은 일이 있습니까?”
“나는 일찍이 칼날에 상처를 입은 일이 있습니다.”
“칼날이나 투구나 화살로 상처를 입었을 때 어떻게 합니까?”
“나는 고약과 솜으로 치료합니다.”
“상처를 아깝게 여기기 때문에 고약과 솜으로 치료하는 것입니까?”
“나는 상처를 아깝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특별히 상처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다면 왜 고약과 솜으로 치료하여 그것을 보호하는 것입니까?”
“나는 상처를 빨리 낫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문도 그와 같습니다. 몸을 아깝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마음으로 즐겨서 아름다워지려고 하거나 좋은 것을 취하거나 신체를 좋게 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신체를 유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봉행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부처님의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몸에는 아홉 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것이 아홉 궁(弓)1)의 상처가 되며, 이 모든 구멍에서는 냄새가 나고 깨끗하지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32상(相) 80종호(種好)를 갖추신 몸으로 모두 금색이시고 빛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32상 80종호를 갖추신 몸으로 모두 금색이며 빛이 나셨습니다.”
“부처님의 부모님께서도 32상 80종호를 갖추신 분으로 모두 금색이며 빛나셨습니까?”
“부처님의 부모님께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32상 80종호를 갖추셨는데 부모님께서는 그렇지 않았다니 부처님께서도 그렇지 않으셨던 것 아닙니까?”
왕이 다시 물었다.
“사람의 자식은 다 부모를 닮습니다. 부처님의 부모님이 그렇지 않으셨다면 부처님도 정녕 그렇지 않으셨던 것 아닙니까?”
“부처님의 부모님께서는 32상 80종호를 갖추시지 않으셨고 금색에 빛나지 않으셨지만 부처님께서는 32상 80종호를 갖추시고 금색에 빛나셨습니다.”
“대왕께서는 일찍이 연꽃을 보셨습니까?”
“보았습니다.”
“이 연꽃은 땅에서 나서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빛깔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다시 진흙탕 빛깔과 같겠습니까?”
“땅이나 진흙탕 빛깔과는 다릅니다.”
“부처님의 부모님은 32상 80종호를 갖추지 않으셨지만 부처님께서는 이 상을 갖추셨고, 부처님께서는 세간에 태어나셔서 세간에서 자라셨지만 세간의 일을 닮지 않으셨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제7천의 범천왕과 같이 그 행하는 바가 청정하여 여자와 만나는 일이 없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여인과 떨어져 있어서 깨끗하며 허물이나 더러움이 없었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제7천왕의 행하는 바와 같으시다면 부처님은 제7천왕인 범천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제7천왕은 유념(有念)입니까, 무념(無念)입니까?”
“제7천왕은 유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이 제7천왕과 위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코끼리의 울음소리는 어떤 소리와 비슷합니까?”
“코끼리의 울음소리는 기러기의 울음소리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코끼리는 기러기의 제자가 되어야 할 것인데 각각 다른 종류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도 제7천왕인 범천의 제자는 아닌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경전과 계율을 배워서 알고 봉행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경전과 계율을 배워서 알며 봉행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떤 스승에게서 경전과 계율을 배우셨습니까?”
“부처님에게는 스승이 없었고, 부처님께서 득도하셨을 때 여러 경전의 도를 스스로 아셨습니다. 부처님은 여러 제자들이 배워서 아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것을 여러 제자들은 늙을 때까지 봉행해야 할 것입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슬퍼서 울며 눈물을 흘립니다. 사람들이 부처님의 경전을 들을 때 역시 슬퍼서 울며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습니다. 이것은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사람이 부모를 위해서 우는 것은 다 은혜와 사랑을 생각해서입니다. 은혜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합니다. 이러한 종류의 괴로움은 다 어리석은 괴로움입니다. 부처님의 경전을 듣고 우는 것은 다 자애의 마음에서 세간의 고통을 생각하고 우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울음은 그 복덕이 매우 큰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득도하여 해탈한 사람은 어떤 점에서 다릅니까?”
“해탈하지 못한 사람은 탐욕심이 있고, 해탈한 사람은 탐욕심이 없습니다. 그저 음식을 먹고 명을 유지하기 위할 뿐입니다.”
“내가 세간의 사람들을 보니 다 몸을 상쾌하게 하려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 하며,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사람이 해탈을 얻지 못하면 음식을 먹는 것은 왕성하게 되기 위한 것이 되거나 좋은 맛을 즐겨서 먹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해탈을 얻으면 비록 음식을 먹긴 하지만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좋은 맛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명을 유지하기 위해 그러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집에서 하는 일들 속에서 영원에 관한 일을 생각할 수 있습니까?”
“사람은 괴로운 일이 있을 때 영원에 관한 일을 생각합니다. 대왕께서는 어떻게 이것을 생각하십니까? 본래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생각하십니까, 기억으로 생각하십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일찍이 배운 것이 있은 후에 그것을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일찍이 배운 것이 있은 후에는 그것을 잊지 않습니다.”
“대왕께서는 이때 본래적인 마음이 없기 때문에 잊어버리는 것 아닙니까?”
“나는 이때 생각하는 것을 잊습니다.”
“마치 왕이라는 것을 빌려서 그 모습으로 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기억합니까? 만약 처음으로 했던 것이 이미 있어서 기억하는 것이고, 현재 하는 것은 그것을 기억해서 알고 있는 것입니까?”
“과거의 일들은 다 기억해서 알고 있으며, 현재의 일들도 기억해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은 단지 과거의 일들만 기억하고 새로운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령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사람이 처음으로 글을 배우는데 기교는 헛된 것입니까?”
“사람이 새로 서화를 배우는데 기억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제자로 하여금 배워서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은 어떤 일들에 대해 기억을 하는 것입니까?”
“사람에게는 대체로 열여섯 가지 일이 있어서 기억을 하게 됩니다. 첫째는 예부터 한 일에 대해 기억을 합니다. 둘째는 새로 배우는 것에 대해 기억을 합니다. 셋째는 큰 일이 있으면 기억을 하게 됩니다. 넷째는 좋은 일을 생각해서 기억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일찍이 겪은 고통에 대해 기억을 하고, 여섯째는 스스로 사유한 것에 대해 기억하고, 일곱째는 일찍이 안 잡다한 일에 대해 기억하고, 여덟째는 사람이 가르쳐주어 기억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특징에 대해 기억합니다. 열째는 일찍이 잊어버린 것에 대해 기억을 하며, 열한 번째는 기호(記號)에 대해 기억을 하며, 열두 번째는 산술(算術)에 대해 기억하고, 열세 번째는 빚진 것에 대해 기억하고, 열네 번째는 일심(一心)을 기억하고, 열다섯 번째는 독서에 대해 기억하고, 열여섯 번째는 일찍이 부탁받은 것이 있어 다시 보게 되어 기억합니다. 이것이 열여섯 가지 일이 있어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예부터 한 일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의 제자이신 아난(阿難)의 여제자인 우바이(優婆夷) 구수단파(鳩讐單罷)는 천억 세 전의 숙명의 일들을 기억했으며, 그 밖의 다른 도인들도 과거의 일들을 능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난의 여제자 같은 이는 많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 문득 이를 기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왕이 또 물었다.
“새로 배운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 일찍이 배워서 알고 요량하여도 이를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이 이를 요량하는 것을 보고 즉시 이를 기억합니다.”
“큰일에 대해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태자를 세워 왕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는 귀합니다. 이런 것이 큰일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생각해서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사람이 초청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지극한 마음에서 그를 귀빈으로 대접합니다. 초청을 받은 사람이 생각하기를 ‘언젠가 누구의 초청을 받았었는데 지극한 대접을 받았다’고 기억하면 이것이 좋은 일에 대해 기억하는 것입니다.”
“겪은 고통을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사람이 매를 맞거나 감옥에 갇힌 일이 있었으면 이것이 겪었던 고통을 기억하는 것이 됩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사람이 일찍이 본 바가 있는 가실(家室)이나 종친이나 축생들은 스스로 생각해서 기억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잡다한 것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사람이 만물의 이름이나 안색이나 향취나 초고(酢苦) 등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생각하면 이것이 일찍이 한 잡다한 일에 대하여 기억하는 것입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가르쳐주어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 스스로 기뻐서 주위 사람을 잊습니다. 그 가운데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잊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이 가르쳐주어 기억하는 것입니다.”
“특징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나 소나 말은 각각 자신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특징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일찍이 잊었던 것을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비유하자면 사람이 죽게 되면 잊히게 됩니다. 자주자주 혼자 생각해서 이를 기억하게 되는 것이 일찍이 잊었던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기호에 대해 기억을 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글을 배우는 사람은 글자의 차례를 압니다. 이것이 기호에 대해 기억하는 것입니다.”
“산술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 함께 요량하여 성취하면 그 모든 책술(策術)을 알아서 분명하게 됩니다. 이것이 산술에 대해 기억하는 것입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빚진 것에 대해 기억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 빚이 있으면 마땅히 갚아야 합니다. 이것이 빚진 것이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일심(一心)이 기억이 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문은 일심으로 여러 생을 내려오면서 수천억 세의 일들을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것을 나는 일심이 기억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독서가 기억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임금이 옛날 책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이 어느 임금 어느 신하 때의 책인 것이라고 기억하여 말합니다. 이것이 독서가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일찍이 부탁받은 것이 있어 다시 보게 되어 기억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이 부탁받은 것이 있었는데 이를 눈으로 보고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부탁받은 일이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일과 처음 시작하는 미래의 일들을 다 알고 계십니까?”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다 알고 계십니다.”
“가령 부처님께서 모든 일들을 알고 계신다면 어찌하여 한 번에 제자들을 가르치시지 않습니까? 왜 조금씩 가르치십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나라 안에 의사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의사가 있습니다.”
“그 의사는 천하의 모든 약들에 대해 다 알고 있습니까?”
“그 의사는 모든 약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 의사가 사람의 병을 치료하면서 한 번에 약을 다 줍니까, 조금씩 줍니까?”
“아직 병이 들지 않았는데 미리 약을 줄 수는 없습니다. 병이 들어야 약을 줍니다.”
“부처님께서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일들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 번에 천하의 사람들을 다 가르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당연히 조금씩 가르침과 계율을 주어서 이를 봉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와 같은 사문들은 말하기를 ‘사람이 세간에서 나쁜 짓을 많이 해도 임종에 당해서 염불을 하면 사후에 천상에 태어난다’고 합니다.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또한 말하기를 ‘한 생명을 살생해도 죽은 후에 지옥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람이 작은 돌을 물 위에 놓으면 그 돌이 뜹니까, 가라앉습니까?”
“그 돌은 가라앉습니다.”
“백 개의 큰 돌을 배 위에 놓으면 그 배가 가라앉습니까?”
“가라앉지 않습니다.”
“배 위에 있는 백 개의 큰 돌은 배 위에 있기 때문에 가라앉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이 비록 본래 악해도 일시에 염불을 하면 이로 인해 지옥에 들어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작은 돌이 물에 가라앉는 것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하고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몰라서 죽은 후에 지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께서는 어떤 연고로 도를 배우고 사문이 되셨습니까?”
“나는 과거의 고(苦)와 현재의 고와 앞으로 닥쳐올 고를 버리고, 다시 이 여러 고들을 받지 않으려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되었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고는 내세에 있는데 어찌하여 미리 도를 배우고 사문이 됩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적국이나 원수진 집이 있다면 서로 공격하려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적국이나 원수진 집이 있다면 항상 서로 공격하려 할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적군의 왕이 올 때에 당해서 전투에 필요한 도구를 준비하고 수비를 하고 참호를 팝니까? 미리 준비를 합니까?”
“마땅히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어찌하여 미리 준비를 합니까?”
“적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입니다.”
“적이 미래에 올 텐데 왜 미리 준비합니까?”
나선이 왕에게 다시 물었다.
“배고플 때 씨를 뿌리고 목마를 때 우물을 파지, 무엇 때문에 미리 준비하겠습니까?”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제7범천(梵天)이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매우 먼 곳에 있습니다. 대왕의 궁전에 큰 돌과 같은 것을 제7범천에서 떨어뜨리면 6일 동안 떨어진 후에 땅에 닿습니다.”
“대사와 같은 사문들은 말하기를 ‘나한도(羅漢道)를 성취하면 사람이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사이에 날아서 제7범천에 닿는다’고 합니다.”
왕이 말했다.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수천만억 리를 가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빠를 수가 있겠습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본래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셨습니까?”
“나는 본래 대진국(大秦國)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라 이름은 아려산입니다.”
“아려산에 가려면 여기서 몇 리나 됩니까?”
왕이 대답했다.
“2천 유순(由旬)으로 합하면 8만 리가 됩니다.”
“대왕께서는 일찍이 여기서 멀리에 있는 본국의 일에 대해 생각해보신 일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항상 본국의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대왕께서 본국의 일을 다시 생각하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나는 즉시 그것을 생각합니다.”
“대왕께서는 8만 리를 갔다 오시는데 어떻게 그리 빨리 갔다 오십니까?”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만일 두 사람이 동시에 죽었다고 합시다. 한 사람은 제7범천에 가서 태어나고, 한 사람은 계빈(罽賓)에 태어난다면 계빈국은 7백20리를 가야 하는데 누가 먼저 도착하겠습니까?”
나선이 말했다.
“자, 아려국을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계빈국을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했습니다.”
“이 양국 가운데 어느 곳에 빨리 갑니까?”
“똑같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죽어서 한 사람은 제7범천에 태어나고, 다른 한 사람은 계빈국에 태어나도 똑같습니다.”
“만일 한 쌍의 나는 새가 있는데 한 마리는 높은 나무에 앉고, 한 마리는 낮은 나무에 앉는다면 어느 새의 그림자가 땅에 먼저 생기겠습니까?”
“그 그림자는 동시에 땅에 생깁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죽었는데 한 사람은 제7범천에 태어나고, 한 사람은 계빈국에 태어난다면 그 도착하는 것도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은 몇 가지 일을 배워 도를 알게 됩니까?”
“사람은 일곱 가지 일을 배워 도를 압니다. 그 일곱 가지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선악에 대한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정진(精進)이며, 셋째는 도를 좋아하는 것이며, 넷째는 좋은 일을 위해 뜻을 굽히는 것이며, 다섯째는 도를 생각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한마음을 가지는 것이며, 일곱째는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사람은 이 일곱 가지 일을 배워야 도를 알게 되는 것입니까?”
“모두가 이 일곱 가지 일을 배워 도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선악을 아는 것 그 한 가지를 가지고도 압니다.”
“하나를 가지고도 안다면 어찌하여 일곱 가지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람이 칼을 칼집에 든 채 잡고서 벽에다 대면 그 칼이 부러질 수 있습니까?”
“부러질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비록 명철해도 이 여섯 가지를 행해야 지혜를 성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집에서 착한 일을 해서 복을 얻는 것이 큽니까, 악한 일을 해서 재앙을 얻는 것이 큽니까?”
“사람이 착한 일을 해서 복을 얻는 것이 큽니다. 악한 일을 해서 재앙을 얻는 것은 적습니다. 사람이 집에서 악한 일을 해도 매일매일 스스로 이를 참회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잘못은 날로 작아집니다. 사람이 집에서 착한 일을 하면 매일 밤 이를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을 얻는 것이 커집니다.”
“옛날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그 나라 안에 손발이 없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연꽃을 꺾어서 부처님께 올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이 손발이 없는 사람은 죽어서 91겁 후에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도 중에 태어나지 않으며 천상에 태어나리라. 천상에서 그 명을 다한 후에는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착한 일을 적게 해도 복은 크게 받는다는 것을 압니다. 악한 일을 한 사람이 스스로 참회하면 그 잘못은 매일매일 소멸해서 다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잘못을 해도 그 재앙은 적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지혜 있는 사람이 악한 일을 하는 것과 어리석은 사람이 악한 일을 하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재앙을 더 많이 받습니까?”
“어리석은 사람이 악한 일을 할 때 재앙을 더 많이 받습니다. 지혜 있는 사람이 악한 일을 하면 재앙을 적게 받습니다.”
“대사께서 하시는 말씀을 잘 모르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내가 나라를 다스릴 때 대신이 죄를 지으면 그 죄를 중하게 다스립니다. 백성이 죄를 지으면 그 죄를 가볍게 다스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혜 있는 사람이 악한 일을 하면 그 재앙이 크고, 어리석은 사람이 악한 일을 하면 그 재앙이 적으리라고 봅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비유하자면 불에 달궈진 철이 땅에 있는데 한 사람은 불에 달궈진 철이라는 것을 알고 한 사람은 모릅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불에 달궈진 철을 잡을 때 어느 쪽이 손을 더 많이 데이겠습니까?”
“모르는 쪽이 손을 데입니다.”
“그 몸과 입을 잘 제어하지 못하면 경계(經戒)도 잘 견지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그 몸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선이 말했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그 몸과 입을 잘 제어하고 능히 그 경계(經戒)를 잘 견지하여 그 한마음으로 4선(禪)을 성취합니다. 그리하여 헐떡거리지 않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우리가 바다라고 부를 때 이 바다는 물 때문에 바다라고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것 때문에 바다라고 하는 것입니까?”
“사람이 바다라고 부르는 까닭은 물과 염분이 각각 반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다라고 부릅니다.”
“어찌하여 바다는 모두 짜고 소금 맛을 가지고 있습니까?”
“바다가 짠 이유는 담축(啖畜) 이래 오래 됐습니다. 또한 물고기와 자라와 벌레들이 많이 물 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짭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도를 성취하고 나면 심오한 여러 가지 일을 다 생각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사람이 도를 성취하고 나면 심오한 일들을 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은 가장 심오하여 여러 가지 일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 여러 가지 일들을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 그 여러 가지 일들을 판단합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명기(命氣)와 지혜와 자연의 이 세 가지는 같은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명기에서 깨달음이 나옵니다. 지혜에서 도가 나옵니다. 자연은 허공으로서 거기에는 사람의 정신은 없습니다.”
왕이 또 나선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람에 대하여 깨닫는다’고 합니다. 이 사람에 대하여 깨닫는다고 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지금 눈으로 물건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알고, 몸으로 부드럽고 거친 것을 알며, 뜻으로 선악에 대한 일을 압니다. 사람에 대하여 깨닫는 것은 어디에서 합니까?”
“어리석은 사람은 악한 일을 하고도 참회할 줄 모르기 때문에 재앙이 큽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악한 일을 하면 그것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서 매일 참회하기 때문에 재앙이 적어집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사람이 이 몸으로 날아서 제7범천에도 이를 수 있고, 또 울단왈(鬱單曰)
에도 이를 수 있고, 또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습니까?”
“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 몸을 가지고 제7범천이나 울단왈에나 또는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있습니까?”
“대왕께서는 어렸을 때 땅에서 일장(一丈)을 뛰려고 생각하신 일이 없습니까?”
“내가 어렸을 때 뛰려고 생각한 일이 있습니다. 땅에서 일장을 뛰려고 했습니다.”
“도를 성취한 사람이 제7범천에 뛰어 오르려고 하는 것이나 울단왈에 이르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와 같은 사문들은 뼈의 길이가 4천 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몸의 뼈의 길이가 4천 리가 됩니까?”
“대왕께서는 일찍이 큰 바다 가운데 질(質)이라는 이름의 큰 물고기가 있는데 그 몸의 길이가 2만 8천 리가 된다고 들으신 일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나도 일찍이 그것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와 같이 2만 8천 리가 되는 물고기의 갈비뼈 길이가 4천 리라면 대왕께서는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대사와 같은 사문들은 ‘나는 숨을 헐떡거리는 일을 멈출 수가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숨이 헐떡거리는 일을 멈출 수가 있습니까?”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일찍이 마음[志]이라는 것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으십니까?”
“들어본 일이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음이 사람의 몸속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마음이 사람의 몸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왕께서는 어리석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십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사람이 능히 눈으로 본다면 눈동자를 빼서 이를 멀리해서 보면 더 넓게 멀리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귀를 찢어서 소리를 들으면 더 넓게 멀리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코를 터트려서 향기를 맡으면 더 많이 맡을 수 있지 않습니까? 입술과 입으로 맛을 알면 더 많이 알지 않습니까? 살갗을 찢으면 거칠고 부드러운 것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 의식을 뽑아서 거기에 생각을 담으면 더 많이 담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하신 일은 매우 어렵고, 부처님께서 아시는 바는 매우 미묘합니다.”
왕이 나선에게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 하신 일이 어떻게 어렵고 어떻게 미묘합니까?”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속을 통찰하시니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아시고, 그것을 다 이해하십니다. 눈에 관한 일을 다 아시며, 귀에 관한 일을 다 아시고, 코에 관한 일을 다 아시고, 입에 관한 일을 다 아시며, 몸에 관한 일을 다 아시고, 장사[販事]에 관한 일도 다 아시고, 그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도 다 아시고, 정신에 대한 일도 다 아십니다.”
나선이 물었다.
“사람이 바닷물을 취해서 입에 머금으면 이것은 어느 샘의 물이며, 이것은 어느 개울의 물이며, 이것은 어느 강의 물이라고, 입 안의 물을 구별해서 알 수 있습니까?”
“여러 종류의 물이 합해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각각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하신 바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각각 구별해서 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정신으로는 사람의 몸속에 있는 여섯 가지 일을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아십니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르면 눈으로 보는 데에 이르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르면 듣는 데에 이르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르면 코로 냄새 맡는 데에 이르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르면 입으로 맛보는 데에 이르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르면 몸이 괴로움과 즐거움과 춥고 따뜻하고 거칠고 단단한 것을 아는 데에 이르러서 마음으로 생각하는 대로 따라 그 향하는 바가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그것들을 분별해서 아시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나는 이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왕은 즉시 옆에 있는 신하에게 명을 내려 4단(端)2)
의 직물을 취해서 이를 기름에 담가 횃불을 만들도록 했다. 나선이 돌아가는데 배웅하되 그 공경하는 것을 왕에게 하듯 하라고 하니 옆에 있는 신하들이 모두 왕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했다. 왕이 말했다.
“스승을 모시되 나선대사 같은 분을 모시고, 제자를 두되 나 같은 사람을 두면 도를 빨리 성취할 수 있으리라.”
왕이 묻는 여러 가지 질문에 나선이 즉시 대답하니 왕은 크게 기뻐했다. 왕은 즉시 창고에서 10만에 해당하는 좋은 옷을 꺼내서 나선에게 올리고 나선에게 말했다.
“이제 가신 뒤에 어느 날 나선대사께서 8백의 사문과 함께 오셔서 궁중에서 공양을 드시면 좋겠습니다. 또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면 제가 다 드리겠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나선대사께서는 자신을 보호하셔야 하고, 나도 내 몸을 보호하여야 합니다.”
나선이 물었다.
“내 몸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대왕의 몸을 보호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나선대사께서 여러 가지 의문을 다 풀어주셨는데도 왕이 아무 것도 하사하지 않는다면 왕이 인색하다고 사람들이 수근거릴까 두렵습니다. 또 혹은 나선대사께서 왕의 의문을 풀어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왕이 아무 상도 내리지 않았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릴까 두렵습니다.”
“나선대사께서 받으시는 것이 나에게 복을 받게 하시는 것이고, 나선대사 역시 그 이름을 보호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사자가 우리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항상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처럼 나도 지금 나라를 위해 성 안에 있지만 그 마음은 기쁘지 않습니다. 나라를 벗어나 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왕이 말을 마치자 나선은 즉시 절로 돌아갔다. 나선이 돌아간 후 왕은 남몰래 혼자서 ‘나는 나선대사에게 어떤 일들을 물었으며, 나선대사는 나를 위해 어떤 일들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주었나’ 하고 생각했다. 왕은 또 ‘나의 의문에 대해 나선대사가 대답을 못해 준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나선 역시 절에 돌아가서 ‘왕이 나에게 어떤 것을 물었으며, 나는 어떻게 대답하였나’ 하고 혼자 생각하였다. 나선은 ‘왕의 의문을 내가 모두 풀어주었구나’ 하고 혼자 생각하였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날이 밝았다.
다음날 나선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왕의 궁전에 들어가 왕의 전각에 올라앉았다. 왕은 나선에게 예를 올린 후 물러나 앉았다. 왕이 나선에게 말했다.
“나선대사께서 가신 후 나는 혼자 생각하였습니다. 대사께 무엇을 물었으며, 대사께서 어떻게 대답해 주셨나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물은 것에 대해 대사께서 모든 의문을 풀어주신 것도 생각했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며 기쁘고 안심되어 누웠는데 날이 밝았습니다.”
나선이 말했다.
“나도 절에 돌아가서 생각하였습니다. 대왕께서 나에게 어떤 것에 대해 물었으며, 내가 어떻게 대답하였나를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또 생각하기를 대왕의 물음에 대해 내가 즉시 의문을 풀어주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기뻤는데 날이 밝았습니다.”
말을 마치자 나선이 돌아가려고 하였고, 왕은 즉시 일어나 나선에게 예를 올렸다.
那先比丘經卷下 驚失譯人名附東晉錄王復問那先言:“人欲作善,當前作之,須後作之?”那先言:“當居前作之,在後作者不益人。”那先言王:“渴時乃掘地作井,能趣渴不?”王言:“不能趣渴,當居前作井耳。”那先言:“以是故,所作當居前。”那先問王:“飢時乃使人耕種,須穀熟乃食耶?”王言:“不。當先儲偫。”那先言:“人如是當先作善,有急乃作善者,無益於身。”那先問王:“譬若王有怨,當臨時出戰鬪具?”王言:“不當宿有儲偫。”那先言:“佛說經言,人當先自念作善,於後作善無益,莫棄大道就邪道,勿效愚人棄善作惡,後坐啼哭無益。人棄捐中正就於不正臨死時,乃悔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卿曹諸沙門說言,世閒火不如泥犂中火熱。復言,持小石著世閒火中至暮不消。取大石著泥犂火中卽消,是故我不信。復言,人作惡死在泥犂中,數千萬歲其人不消死。是故我重不信是語。”那先問王:“寧聞見水中大蟒、蛟、龍、魚、鼈,以沙石爲食不?”王言:“然。實以此爲食。”那先問王:“沙石寧消不?”王言:“皆消。”那先言:“其腹中懷子寧復消不?”王言:“不消。”那先問王:“何故不消?”王言:“相祿獨當然故,使不消。”那先言:“泥犂中人數千萬歲不消死者,何所作過惡未盡,故不消死。”那先問王言:“師子虎狼皆肉食噉骨,入腹中時寧消盡不?”王言:“消。”那先問王:“其腹中懷子,寧復消不?”王言。“不消。”那先言:“用何故不消?”王言:“獨相祿故,不消死。”那先問王言:“牛、馬、麋、鹿,皆以芻草,爲食不?”王言:“然。”那先言:“其芻草寧於腹中消不?”王言:“皆消。”那先言:“其腹中懷子,寧消不?”王言:“不消。”那先言:“何以故不消?”王言:“獨以相祿,當然故,使不消。”那先言:“泥犂中人亦如是,過惡未盡,故。不消死。”那先問王言:“世閒女人飮食,皆美恣意食,食於腹中,寧消不。”王言:“皆消。”那先言:“腹中懷子,寧消不?”王言:“子不消。”那先言:“何以故不消?”王言:“獨相祿,當然故,使不消。”那先言:“泥犂中人亦如是,所以數千萬歲不消死者。用先作惡未解,故不消死。”那先言:“人在泥犂中生,在泥犂中長,在泥犂中老,過盡乃當死。”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卿曹諸沙門言:天下地皆在水上,水在風上,風在空上,我不信是。”那先前取王書水,適以指撮之,問王言:“風持水若此。”王言:“善哉!”王復問那先言:“泥洹道皆過去,無所復有耶?”那先言:“泥洹道無所復有。”那先言:“愚癡之人貪身愛惜坐,是故不能得度脫生老病死者。”那先言:“智者學道,內外身不愛惜,便無有恩愛。無有恩愛者無貪欲,無貪欲者無胞胎,無胞胎者不生,不生者不老,不老者不病,不病者不死,不死者不憂,不憂者不哭,不哭者不痛,便得泥洹道。”王復問那先:“諸學道者悉能得泥洹道不?”那先言:“不能悉得泥洹道。正嚮善道者學知正事。當所奉行者奉行之,不當奉行者棄遠之。當所念者念,不當所念棄之。如是能得泥洹道。”王復問那先言:“其不得泥洹道者,寧知泥洹道爲快不?”那先言:“然雖未得泥洹道,由知泥洹道爲快。”王言:“人未得泥洹道,何以故知快耶?”那先問王言:“人生未嘗截手足,寧知截手足爲痛劇不?”王言:“雖未曾更截手足,猶知爲痛。”那先言:“何用知爲痛?”王言:“見其人截手足呻呼,用是故知爲痛。”那先言;“人前有得泥洹道者,轉相語泥洹道,快用是故信之。”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寧曾見佛不?”那先言:“未曾見。”王言:“那先諸師寧見佛不?”那先言:“諸師亦未曾見佛。”王言:“如使那先及諸師不見佛者,定爲無有佛?”那先言:“王寧見五百溪水,所合聚處不?”王言:“我不見”“王父及太父,皆見水不?”王言:“皆不見”那先言:“王父及太父皆不見此水,天下定爲無此五百溪水所聚處不?”王言:“雖我不見,父及太父皆不見,此水者實有此水。”那先言:“雖我及諸師不見佛者,其實有佛。”王復問言:“無有復勝佛者耶?”那先言:“然。無有勝佛者。”王復問:“何以爲無能勝佛者?”那先問王言:“如人未曾入大海中,寧如海水爲大不?有五河,河有五百小河流入大河,河一者名恒,二名信他,三名私他,四名博叉,五名施披夷爾。五河水晝夜流入海,海水亦不增減。”那先言:“王寧能聞知不?”王言:“實知。”那先語:“以得道人共道說無有能勝佛者,是故我信之。”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言:“當何用知無有勝佛者?”那先問王:“造書師者,爲誰?”王言:“造書師者,名質。”那先言:“王寧曾見質不?”王言:“質已死久遠,未曾見。”那先言:“王未見質,何用知質爲造書師?”王言:“持古時書字,轉相教告,用是故,我知名爲質。”那先言:“用是故,我曹見佛經戒,如見佛,無異佛所說經道,甚深快人,知佛經戒,以後便相效。用是故,我知爲有不能勝佛者。”王復問那先:“自見佛經道,可久行之?”那先言:“佛所施教禁戒經甚快,當奉行之至老。”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死已後,身不隨後世生耶?”那先言:“人死已後,更受新身,故身不隨”那先言:“譬若燈中炷更相然,故炷續在,新炷更然。人身如是,故身不行,更受新身。”那先問王:“王小時,從師學書讀經不?”王言:“然我續念之。”那先問王:“王所從師受經書,師寧知本經書耶?王悉奪得其本經書。”王言:“不也。師續自知本經書耳。”那先言:“人身若此置故,身更受新身。”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審爲有智無。”那先言:“無有智。譬若人盜他人菓蓏,盜者寧有過無?”王言:“有過。”那先言:“初種樹栽時,上無有菓,何緣盜者當有過?”王言:“設不種栽,何緣有菓?是故盜者無狀。”那先言:“人亦如是。用今世身作善惡生於後世,更受新身。”王言:“人用是故身行作善惡所在。”那先言:“人諸所作善惡隨人,如影隨身,人死但亡其身,不亡其行。譬如然火夜書火滅,其字續在火至,復更成之,今世所作行,後世成如受之如是。”王言:“善哉,善哉!”王言:“那先,寧能分別指示善惡所在不耶?”那先言:“不可得知善惡所在。”那先問王:“樹木未有菓時,王寧能分別指示言,某枝閒有某菓,某枝閒無有菓,寧可豫知之不耶?”王言:“不可知。”那先言:“人未得道,不能豫知善惡所在。”王言:“善哉,善哉!”王復問:“人當於後世生者,寧能自知不?”那先言:“其當生者自知。”王言:“何用知之?”那先言:“譬如田家耕種,天雨時節,其人寧豫知當得穀不?”王言:“然知,知田當得穀多。”那先言:“人如是,人當於後世,生豫自知。”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審有泥洹無?”那先言:“審有。”王言:“那先,寧能指示我佛在某處不?”那先言:“不能指示佛處。佛已泥曰去,不可得指示見處。”那先言:“譬若人然大火已,卽滅其火,焰寧可復指示知光所在不?”王言:“不可知處。”那先言:“佛已泥曰去不可復知處。”王言:“善哉,善哉!”王又問那先:“沙門寧能自愛其身不?”那先言:“沙門不自愛其身。”王言:“如令沙門,不自愛其身者,何以故自消息,臥欲得安溫濡,飮食欲得美善,自護視何以故那先言王寧曾入戰鬪中不?”王言:“然曾入戰鬪中。”那先言:“在戰鬪中時,曾爲刀刃,牟箭瘡所中不?”王言:“我頗爲刀刃所中。”那先問王:“奈刀刃牟箭瘡何?”王言:“我以膏藥,緜裹耳。”那先問王言:“爲愛瘡故,以膏藥緜絮裹耶?”王言:“我不愛瘡。”那先言:“殊不愛瘡者何以持膏藥緜絮裹而護之?”王言:“我欲使瘡早愈。”那先言:“沙門亦如是。不愛其身,雖飮食心,不樂用作美,不用作好,不用作肌色,趣欲支身體,奉行佛經戒耳。佛經說言,人有九孔,爲九弓瘡,諸孔皆臭處不淨。”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佛爲有三十二相、八十種好身,皆金色有光影耶?”那先言:“佛審有三十二相、八十種好身,皆有金色光影。”王言:“佛父母寧有三十二相、八十種好身,皆有金色,有光影耶?”那先言:“佛父母無是相。”王言:“如是相好,是父母無是相,佛亦無是相。”王復言:“人生子像其種類,父母無是相者,佛定無是相。”那先言:“佛父母雖無是三十二相、八十種好身,金光色者,佛審有是相。”那先言:“王曾見蓮花不?”王言:“我見之。”那先言:“此蓮花生於地,長於泥水,其色甚好,寧復類泥水色不?”王言:“不類地泥水色。”那先言:“雖佛父母無是相者,佛審有是相。佛生於世閒,長於世閒,而不像世閒之事。”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佛審如第七天王梵所行,不與婦女交會不?”那先言:“然審離於女人淨潔,無瑕穢。”王言:“假令佛如第七天王所行者,佛爲第七天王梵弟子。”那先問王:“第七天王者有念無念?”王言:“第七天王梵有念。”那先言:“是故第七天王梵及上諸天皆爲佛弟子。”那先問王言:“象鳴聲何等類?”王言:“象鳴聲如鴈聲。”那先言:“如是象爲是鴈弟子#各自異類,佛亦如是。非第七天王梵弟子。”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佛寧悉學知經戒不?”那先言:“佛悉學知奉行經戒。”王言:“佛從誰師受經戒?”那先言:“佛無師,佛得道時,便悉自知諸經道。佛不如諸弟子學知佛所教,諸弟子皆當奉行,至老。”王又問那先:“人父母死時,悲啼哭淚,出人有聞佛經,亦復悲啼淚出,俱爾寧別異不?”那先言:“人爲父母啼泣,皆感恩愛,恩念愁憂苦痛,此曹憂者愚癡。憂其有聞佛經道淚出者,皆有慈哀之心,念世閒懃苦,是故淚出,其得福,甚大。”王言:“善哉!”王又問那先:“以得度脫者,有何等別異?”那先言:“人未得脫者,有貪欲心,人得脫者,無有貪欲之心。但欲趣得飯食支命耳。”王言:“我見世閒人,皆欲快身,欲得美食,無有厭足。”那先言:“人未得度脫飮食者,用作榮樂好美,得度脫者,雖飮食不以爲樂,不以爲甘,趣欲支命。”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家有所作,能念久遠之事不?”那先言:“人愁憂時,皆念久遠之事。”王用何等念之,用志念耶?用念念耶?”那先問王言:“寧曾有所學知,以後念之不?”王言:“然我曾有所學知,以後忽忘之。”那先言:“王是時,無志耶。而忘之乎?”王言:“我時忘念。”那先言:“可差王爲有象?”王復問那先人有作皆念耶,若甫始有所作念,見在所作,皆用念知耶?”那先言:“已去之事,皆用念知之,今現在之事,亦用念知之。”王言:“如是人但念去事,不能復念新事。”那先言:“假令新者有所作,不可念者,亦如是。”王言:“人新學書技巧爲唐捐耶?”那先言:“人新學書畫者,有念故令弟子學者有知。是故有念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用幾事,生念念耶?”那先言:“人凡有十六事生念。一者久遠所作生念,二者新有所學生念,三者若有大事生念,四者思善生念,五者曾所更苦生念,六者自思惟生念,七者曾雜所作生念,八者教人生念,九者象生念,十者曾有所忘生念,十一者因識生念,十二者教計生念,十三者負債生念,十四者一心生念,十五者讀書生念,十六者曾有所寄更見生念。是爲十六事生念。”王復問那先:“何等爲念久者?”那先言:“佛弟子阿難,女弟子、優婆夷、鳩讎單罷,念千億世宿命之事,及餘道人皆能念去世之事。如阿難、女弟子輩甚衆多念,此已便生念。”王又問:“何等新所學生念者?”那先言:“如人曾學知挍計,後復忘之,見人挍計,便更生念。”王又問那先:“何等爲大事生念?”那先言:“譬若大子立爲王,自念爲豪貴,是大事生念。”王復問那先:“何等爲思善生念者?”那先言:“譬若人爲人所請呼,極善意賓延遇待之,其人自念言:‘昔日爲某所請呼,善意待人。’是爲思善生念。”王又問那先:“何等爲更苦生念者?”那先言:“譬若人曾爲人所撾,捶閉繫牢獄,是爲更苦生念。”王復問那先言:“何等爲自惟生念者?”那先言:“譬若人曾有所見家室宗親及畜生,是爲自惟生念。”王又問那先言:“何等爲曾雜所作生念者?”那先言:“譬若人萬物字顏色香,臭酢苦,念此諸事,是爲曾雜生念。”王復問那先言:“何等爲教人生念者?”那先言:“人自喜忘邊人,或有念者,或有忘者,是教人生念。”王又問那先言:“何等爲象生念者?”那先言:“人牛馬各自有象類,是爲象生念。”王又問那先言:“何等爲曾所忘生念者?”那先言:“譬若人卒,有所忘數數獨念得之,是爲曾所忘生念。”王復問那先:“何等爲因識生念者?”那先言:“學書者能次其字,是爲因識生念。”王復問那先:“何等爲挍計生念者?”那先言:“如人共挍計,成就悉知,策術分明,是爲挍計生念。”王又問那先:“何者爲負債生念者?”那先言:“如人所當債所當歸,是爲負債生念。”王又問那先:“何等爲一心生念者?”那先言:“沙門一其心,自念所從來,生千億世時事,是我爲一其心生念。”王又問那先:“何等爲讀書生念者?”那先言:“帝有久古之書念言,某帝某吏時書也。是爲讀書生念。”“何等爲曾有所寄更見生念者?”那先言:“若人有所寄,更眼見之便生念,是爲所寄生念。”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言:“佛寧悉知去事、甫始、當來事耶?”那先言:“然。佛悉知之。”王言:“假令佛悉知諸事者,何故不一時教弟子,何故稍稍教之?”那先問王:“國中寧有醫師無?”王言:“有醫師。”那先言:“其醫師寧能悉知天下諸藥不?”王言:“能悉知諸藥。”那先問王:“其藥師治人病,爲一時與藥,爲稍稍與之?”王言:“未病不可豫與藥,應病乃與藥耳。”那先言:“佛雖悉知去來現在之事,亦不可一時教天下人當稍稍授經戒,令奉行之耳。”王言:“善哉,善哉!”王又問那先:“卿曹沙門言:‘人在世閒作惡,至百歲臨欲死時,念佛死後者,皆生天上。’我不信是語。復言:‘殺一生死,卽入泥犂中。’我不信是也。”那先問王:“如人持小石置水上,石浮耶沒耶?”王言:“其石沒。”那先言:“如令持百枚大石置船上,其船寧沒不?”王言:“不沒。”那先言:“船中百枚大石因船故,不得沒人雖有本惡,一時念佛,用是不入泥犂中,便生天上。其小石沒者,如人作惡,不知佛經,死後便入泥犂。”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卿曹用何等故行學道作沙門?”那先言:“我今以過去苦、現在苦、當來苦,欲棄是諸苦,不欲復受更,故行學道作沙門。”王復問那先:“苦乃在後世,何爲豫學道作沙門?”那先問王:“王寧有敵國怨家,欲相攻擊不?”王言:“然有敵國怨家,常欲相攻擊也。”那先問王:“敵主臨來時,王乃作鬪具備,守掘塹耶?當豫作之乎?”王言:“當豫有儲偫。”那先問王:“何等故先作儲偫?”王言:“備敵來無時故。”那先問王:“敵尚未來,何故豫備之?”那先又問王:“飢乃田種,渴乃鑿井,何故豫作備度?”王言:“善哉,善哉!”王又問那先:“第七梵天去是幾所?”那先言:“甚遠。令大如王殿石,從第七梵天上墮之六日,乃墮此閒地耳。”王言:“卿曹諸沙門言,得羅漢道,如人屈申臂頃,以飛上第七梵天上。”王言:“我不信是行數千萬億里,何以疾乃爾?”那先問王:“王本生何國?”王言:“我本生大秦國,國名阿荔散。”那先問王:“阿荔散去是閒幾里?”王言:“去是二千由旬,合八萬里。”那先問王:“曾頗於此,遙念本國中事不?”王言:“然恒念本國中事耳。”那先言:“王試復更念本國中事,曾有所作爲者?”王言:“我卽念已。”那先言:“王行八萬里,反覆何以疾?”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若有兩人於此俱死,一人上生第七梵天,一人生罽賓,罽賓去七百二十里,誰爲先到者?”那先言:“試念阿荔國。”王言:“我已念之。”那先復言:“王試復念罽賓。”王言:“我已念之。”那先問王:“念是兩國,何所疾者?”王言:“俱等耳。”那先言:“兩人俱死,一人生第七梵天上,一人生罽賓,亦等耳。”那先問王:“若有一雙飛鳥,一於一高樹上止,一鳥於卑樹上止,兩鳥俱飛,誰影先在地者?”王言:“其影俱倒地耳。”那先言:“兩人俱死,一人生第七天上,一人生罽賓,亦俱時至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用幾事學知道?”那先言:“用七事學知道。何等爲七?一者念善惡之事,二者精進,三者樂道,四者伏意爲善,五者念道,六者一心,七者適無所憎愛。”王又問那先:“人用此七事學知道耶?”那先言:“不悉用七事學知道知者。持知善惡,用是一事別知耳。”王又問那先:“假令用一事知者,何爲說七言?”那先問王:“如人持刀著鞘中倚壁刀,寧能自有所割截不?”王言:“不能有所割截。”那先言:人心雖明會,當得是六事,共成智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家作善,得福大耶?作惡,得殃大耶?”那先言:“人作善得福大;作惡,得殃小。人家作惡,日日自悔過。是故其過日小。人家作善,日夜自念歡喜,是故得福大。”那先言:“昔者佛在時,其國中有人掘無手足而取蓮花,持上佛。佛卽告諸比丘言:‘此掘足手兒,卻後九十一劫,不復入泥犂中、畜生劈荔道中,得生天上。天上壽終,復還作人。’是故我知人作小善,得福大。作其惡人自悔過,日消滅而盡,是故我知人作過,其殃小。”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智者作惡,愚人作惡,此兩人殃咎誰得多者?”那先言:“愚人作惡得殃大,智人作惡得殃小。”王言:“不知那先言。”王言:“我國治法,大臣有過,則罪之重,小民有過,罪之輕。是故我知智者作過惡,得殃大,愚者作惡,得殃小。”那先問王:“譬如燒鐵在地,一人知爲燒鐵,一人不知,兩人俱前取燒鐵,誰爛手大者耶?”王言:“不知者手爛制。”其身口:“者不能持,經戒如此,曹人亦不。樂其身那,先言其學道,人者能制其身能制口能持經戒能一其心得四禪便能:“不復喘息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爲?”呼言海:“海。”爲是:“水名爲海耶用他事故言,海那先言人,所以呼爲海者?”水與鹽參:“各半是故爲海耳,王復問那先何?”以故:“海悉醎如,鹽味那先,言所以海水醎。”者啖畜:“以來久遠及魚鼈虫多共漬水中是故爾醎耳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得道已寧能:‘悉思惟深奧衆。’事不那先言然人得?”道已能悉:“思惟深奧之事佛經最深,奧知衆事不可稱量衆?”事皆:“以。智評。之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神智自?”然此三事寧:“同不各異那先言,人神者生覺智者。”曉道:“自然者虛空無有人?”也王又問:“那先人言得?”人何:“等爲得。”人者今:“眼視色耳聽聲鼻聞香?”臭口:“知味身知軟麤志知。”善惡之:“事何所爲得人者大那先、言愚,者作惡不能。自悔故其殃大智者作。”惡知不:“當所爲日自,悔過故其殃少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人有能持此。”身飛:“行上,至第七梵天上及至鬱單曰地及所欲至處者不:“耶那先言,能王言奈何持此身?上第七梵天及。”鬱單曰:“地及所欲至處乎,那先問王王寧,自念少小時。”跳戲一丈地:“不王言我年少時意念?”欲跳便:“跳一丈餘地那,先言得道之人,意欲跳至第七天上及,至鬱單曰地者亦爾王言善哉善哉王復問那先:卿曹諸沙,門言有骨長四千里何等?”身骨長:“四。千里那先,問王曾聞大海中有。大魚名質身長二萬,八千里者不王,言然有是我。”曾聞:之那先言如是二萬八千里魚其脅骨長四千里:“王怪之,爲王復問那先卿曹諸沙?”門說言:“我能斷,喘息之事,王言奈何可,斷喘息氣耶那。”先問王寧曾:“聞志不王言我聞之那先?言王以爲,志在人,身中耶,王言我以,爲志在人,身中那先言王,以爲愚人不能?”那先問王:“如今合解用目視脫瞳子去之,視寧廣遠不?裂大其耳聽聲,寧廣遠不?決鼻令大其聞香寧多不?吻口令大知味寧多不?剝割肌膚,寧令信知麤軟不?拔去其意盛念寧多不?”王言:“不也。”那先言:“佛所作甚難,佛所知甚妙。”王復問那先:“所作何等甚難,何等甚妙?”那先言:“佛能知人腹中,目所不見事,悉能解之。能解目事,能解耳事,能解鼻事,能解口事,能解身事,能解販事,能解所念事,能解神事。”那先言:“人取海水含之,寧能別知口中水,是某泉水,是某流水,是某河水不?”王言:“衆水皆合爲一,難各別知。”那先言:“佛所作爲甚難,皆能別知。今人神不見人身,中有六事不可見。”那先言:“是故佛解之,從心念至目所見,從心念至耳所聽,從心念至鼻所嗅,從心念至口知味,從心念至身知苦樂寒溫麤堅,從心念有所向,佛悉知分別解之。”王言:“善哉,善哉!”那先言:“夜已半,我欲去。”王卽勅傍臣:“取四端㲲布,搵置油麻中,持以爲炬,當送那先歸。恭事那先,如事我身。”傍臣皆言:“受教。”王言:“得師如那先作弟子,如我可得道疾。”王諸所問,那先輒事事答之,王大歡喜。王卽出中藏好衣直十萬,以上那先。王語那先:“從今以去,願那先日與八百沙門共於宮中飯食,及所欲皆從王取之。”那先報王:“我爲道人,略無所欲。”王言:“那先當自護,亦當護我身。”那先言:“何等當自護,護王身?”王報言:“恐人論議呼王爲慳,那先爲解諸狐疑而不能賜與。或恐人言:那先不能解王疑故,王不賞賜。”王言:“那先受者,令我得其福,那先亦當護其名。”王言:“譬若師子在金檻中,由爲拘閉常有欲望去心,今我雖爲國宮省中,其意不樂,欲棄國去而行學道。”王語竟,那先便歸佛寺。那先適去,王竊自念:‘我問那先爲何等事?那先爲我解何等事?’王自念:‘我所問那先莫不解我意者。’那先歸佛寺,亦自念:‘王問我何等事?我亦報王何等事?’那先自念:‘王所問者,我亦悉解之。’念此事,至天明。明日那先被袈裟,持鉢,直入宮上殿,坐王前。爲那先作禮已,乃卻坐。王白那先:“那先適去,我自念:‘問那先何等語?那先報我何等語?’我又自念所問那先,那先莫不解我意者。念是語,歡喜安臥至明。”那先言:“我行歸舍,亦自念王,爲問我何等事,我亦爲王,解何等事?我復自念:‘王所問我輒爲解之。’用是故,歡喜至明。”語竟,那先欲去,王便起,爲那先作禮。那先比丘經卷下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1)길이의 단위, 1궁은 5척(尺).
- 2)옷감 길이의 단위, 1단은 20자ㆍ60자ㆍ16자의 세 가지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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