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스님께 다시 청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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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스님, 이제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겨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세상이 녹아내려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주석하시는 가야산에도 변함없이 봄소식이 와서 나무 가지마다 새 순이 움터 오르고 있겠지요? 얼마 전 제가 버릇없이 방장스님께 해인사의 몇 가지 문제를 말씀드리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저는 스님을 모시는 해인사 대중들이 방장스님께서 현실을 여실하게 판단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그 판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도 별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억울하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까움을 더하였습니다.
방장스님, 9년 전에는 주지가 절 입구에 거대한 청동대불을 조성하려고 하자 이를 걱정하는 스님들 중 한 분이 “이것은 자운 ․ 성철 스님 등 옛 어른들의 뜻과 어긋난다”며 <성철 ․ 자운을 곡(哭)한다>는 글을 썼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자 이 글을 쓴 스님이 머물던 지리산 모 사찰에 당시 선원 열중(悅衆)이 이끄는 해인사 대중들이 달려가 소란을 피워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청동대불 불사를 중단하게 된 주지가 그 다음에는 “고려대장경판을 그대로 본 따서 구리로 동판(銅板) 대장경을 만들겠다”며 기업의 후원을 받고 수많은 불자 대중들의 호주머니에서 불사 동참금을 받아냈지만 지금 실제 불사는 어정쩡하게 멈추어 있고, ‘그 돈이 다 어디로 어떻게 쓰였는지? 앞으로 이 불사를 어떻게 추진하는지, 아예 중단할지?’ 밖에서는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49재를 21회 지내는 1,029일 천도재’법회를 만들어내어 여러 차례 계속하면서 심지어 띠[干支]별로 전생에 지은 죄의 값을 매겨 돈을 받는 기상천외한 수법까지 동원하여 “과연 해인사가 한국불교 최고 수행도량 법보종찰인가?” 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 주지는 세속의 영리기업과 함께 해인사 경내 해발 900m가 넘는 높은 곳에 위치한 고불암에 납골당 ‘무량수전’을 지어 돈을 벌려다 일이 잘못되어 이 무량수전이 경매에 들어가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방장스님의 법호를 딴 팔공산 도림사에서도 납골당 사업을 펼치며 월간《해인》지 뒤 표지에 ‘명당’이라며 광고를 해온지도 몇 해가 되었습니다. 그 광고는 이렇습니다.
파주의 미타원도 해인사 명의로 한참 동안 광고를 해왔었던 것으로 보면, 해인사가 납골당 사업에 관심을 갖고 추진해온 지는 이미 오래 된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미타원도 사업 추진 주체 ․ 시공사와 해인사 사이에 일이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해인사 소유’라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해인사’에서 직영하는 줄로 알고 믿고 납골 신청을 한 불자 대중들은 ‘속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이 미타원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방장스님,
방장스님, 그런데 답답한 것은 이와 같은 해인사의 파행을 최근 10여 년 주지 소임을 역임한 전 ․ 현직 주지들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지가 최종 책임자인 다른 사찰들과 달리 해인사와 같은 총림에서는 방장이 모든 문제에 대한 최종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혹 일이 잘못되어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게 되거나 세속 법으로 문제가 불거질 경우에도 최종 책임을 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자격을 제대로 갖춘 인사를 뽑아서 주지로 임명하는 책임과 권한을 지고 계신 방장스님의 짐이 무겁습니다.
방장스님,
방장스님,
방장스님,
스님,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방장 스님 스스로 진퇴를 진지하게 고려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스님을 모시는 상좌나 총림 대중들도 더 이상 방장스님께 더러운 흙탕물이 튀어 스님을 더럽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른을 지극히 모시는 마음이 없어진 지 이미 오래 된 듯합니다.
방장스님, 이제 시끄러운 사중 일을 모두 놓으시고 ‘방장’이라는 이름도 벗어던지시고 고요한 선실(禪室)에서 법왕(法王)의 보물을 찾아 어리석은 중생들을 환하게 밝혀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도 싸움을 일삼는 꼬삼비 대중들을 피하여 시자도 없이 홀로 숲속에서 지내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방장스님, 혹시라도 “어르신, 괜한 비판을 해대는 무리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계속 자리에 머물러주세요!”라고 하는 대중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 다시 흙탕물에 스님 법체(法體)를 더럽히는 일은 없기를 엎드려 빕니다.
불기 2554년 3월 방장스님의 법체청안(法體淸安)을 기원하는 香山 올림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599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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