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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말걸기

서울광장을 지금 당장 개방하라!"

 

노무현 대통령추모곡-http://www.youtube.com/watch?v=Dfg8-y72_RA

 

노무현대통령추모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8A5Oe4kpxRw

 

서울광장을 지금 당장 개방하라!
 
 
 

[7신 : 25일 오후 2시] "정부가 만든 분향소엔 가고싶지 않다"

 
25일 오전 11시 30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시작과 함께 정부 공식 분향소 2곳이 열렸지만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는 여전히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대한문 앞 도로에 빽빽이 배치됐던 경찰 버스는 약간 헐거워진 상태. 그러나 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여전히 경찰버스로 빈틈없이 원천봉쇄 돼 있다.
 
덕수궁 대한문 양쪽 돌담길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은 여전히 봉쇄 중인 서울광장을 가리키며 "경찰이 고인에 대한 예도 모른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김정화(45)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러 왔는데 이렇게 좁은데 사람들을 가두기보다 넓은 광장을 여는 게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정연희(27)씨는 "정부가 만든 분향소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씨는 "자전거도 타시고 농민처럼 평범히 사시고 싶었던 분이 이렇게 가시다니 안타깝다"며 "노 전 대통령은 참으로 서민적인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일부 시민들은 분향소 옆에 마련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서명에 동참한 박아무개(40)씨는 "이명박과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탄핵이 힘들 수 있더라도 이것이라도 해야 노 전 대통령이 편안하게 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사회의 온갖 모순들과 비극을 해소할 수 있었음 해 이곳을 찾았다"며 "정부 공식 분향소보단 광장의 상징성이 있는 만큼 시청 앞 광장이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는 "유신 때나 5공 때야 물리력으로 모든 것을 통제했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 이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를 통제하는 것은 이 정권이 자기 묘를 스스로 파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 대표는 이어, "광장이 노래나 부르고 춤추는 곳이 아니다, 광장의 참된 의미가 무엇이냐"며 "정부는 어서 빨리 광장을 열어 국민들의 생각을 분출할 수 있게 해주고 노 전 대통령이 가시는 길에 의미를 되살리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즉각 개방하라"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까지 가로막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덕수궁 대한문앞(사진 왼쪽 부분)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넓은 서울광장은 경찰버스로 원봉쇄되어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한편,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민생민주국민회의는 이날 낮 12시 덕수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행렬을 가로막는 경찰계엄을 즉각 해제하고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즉각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문 바로 옆에 있는 드넓은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차단하고 대한문 앞 분향소에 참여하는 시민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결례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추모마저 방해당하는 국민들 가슴에 무엇이 쌓이고 맺힐 것인지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촛불정국 때 반성한다고 말한 뒤 시청광장을 틀어막았고 지금도 비통하고 애석하다 말하며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있다"며 "분노는 이렇게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다, 더 깊이 내재돼 더 큰 폭발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방송법 등 'MB악법'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 국민들이 흘리는 슬픔의 눈물까지 막고 있다"며 "지금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추모행렬을 막는 것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과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신 : 25일 새벽 3시]
 
서거 이틀째 24일, 10만여 명 조문한 듯... 장례 일정 끝까지 거리 분향소 유지
 
"공과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잖아요."
 
이연숙(43)씨는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거리 분향소를 지키는 이유를 이렇게 짧고 '쿨'하게 답했다. 비단 이씨만이 아니었다. 24일 덕수궁 앞 거리 분향소를 찾은 많은 사람들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거리 분향소 '상황실'에 따르면 24일 조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약 10만여 명에 달한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4만여 명이 다녀간 23일 토요일보다 국화꽃, 검은 리본 등 모든 물품이 3배 이상 더 나갔다"며 "최소한 10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2시 현재까지도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 500여 명이 남아 있다. 조문 행렬 역시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정치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촛불을 밝힌 채 슬픈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상황실은 노 전 대통령의 모든 장례 일정이 끝날 때까지 거리 분향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전경차 차벽에 넘치는 추모글

 

  
24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켭켭이 둘러싼 경찰 차벽에 조문객들이 남긴 추모의 글이 빼곡히 붙어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찰은 차벽으로 추모를 막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차벽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24일 저녁,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에 설치돼 있는 전경버스 두 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대자보가 빼곡하다.

 

시민들은 땅바닥이나 친구의 등을 책상삼아 흰색 A4용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대자보에는 '사랑합니다' , '죄송합니다' 등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애틋한 내용들이 대부분이고, 이명박 정권을 비판 하는 내용도 있다. 이 대자보 때문에 전경버스 두 대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몇몇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글을 적다가 눈물을 흘렸다. 대학생 김아무개(23)씨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할 수 없어서 애석하다"며 "그에게 글로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경버스에 시민들이 남긴 내용의 일부이다.

 

"제 마음에는 항상 노랑 풍선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침묵했던 국민들이여, 이제 분노하셔도 됩니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 불의에 동조하는 것입니다."

"MB, 한나라당 1년에 죽어간 이들...용산 참사 6인, 화물 노동자 박종태 열사,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신들이 고발한 대한민국의 현실. 반드시 바꿔가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저에겐 대통령이 없습니다. 저의 유일한 대통령이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많이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현 정권을 심판하겠습니다."

"좀 더 힘 되는 지지 보내드리지 못했던 게 가장 큰 한으로 남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될 듯합니다. 당신이 가진 가치와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순수함, 열정 잊지 않고 삶의 지표로 삼겠습니다. 편히 잠드세요. 사랑합니다."

 

  
24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며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신은 권력을 가진 유일한 우리들의 벗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광장을 빼앗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2번 출구를 대자보와 쪽지로 장식했다. 이제는 대학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대자보와 손 글씨. 이곳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다.

 

특히 종이에는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글귀가 많이 적혀 있다. 시청역 2번 출구를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은 종이에 적힌 글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가방에서 펜을 꺼내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또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펜을 벽에 붙여 놓고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역 2번 출구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계속 새롭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덕수궁 일대를 돌며 방송으로 "추모객이 몰려 혼잡하니 조계사 등 다른 분향소를 이용하라"며 시민들의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덕수궁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분향을 위해 여전히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시민 약 5천여 명을 포함해 덕수궁 주변에 약 1만여 명의 추모객들이 남아 있다. 돗자리 등을 준비해 온 시민들은 밤샘 추모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시청역 입구에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종이에 적어 붙여 놓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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