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기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사람들






‘니까야’는 빨리어로 ‘아함’을 뜻하는 말로 부처님의 坪습?모아놓은 경장이다. 즉 초기불교 경전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디까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쌍윷다니까야」, 「앙굿따라니까야」, 「굿따까니까야」 등, 내용의 길고 짧음에 따라 5부로 구성돼 있다.
2006년 12월 시작한 ‘니까야독송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동산반야회 법당에서 전재성 박사가 번역한 「쌍윷다니까야」를 교재로 공부모임을 열고 있다.
지도 법사인 이미령 역경위원이 먼저 읽을 경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나오는 인물과 설해진 계기, 기억해야 할 부분 등을 소개한 다음 함께 1시간여 동안 큰 소리를 내어 경전을 읽는다. 그러고 나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3년까지 7년 동안 니까야를 꾸준히 읽겠다는 원력을 세운 니까야독송회는 단순한 경전읽기 모임에서 벗어난 신행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니까야를 공부하면서, 불교에 대해 내가 뭘 알고 싶은지를 스스로 깨달아 더 공부하겠다는 발심을 하고 부처님 말씀을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교리를 배우는 차원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연결시키고, 경전에 나오는 단어들을 사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상징하는 정신세계까지 파악해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피상적이고 현학적으로 불교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깊은 세계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면서 걸어가고 싶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미령 법사는 “불교 강의 하면 강사가 요약해 입에 넣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자신의 진정한 자양분이 될 수 없다. 단어 하나하나를 함께 소리 내 읽으며 그 뜻을 음미하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경전에서는 같은 내용이 수없이 반복되는데 단어의 뜻 하나하나가 바뀌어가는 것을 설명 들어 그 배경을 이해하다 보면 어느새 그 미묘한 차이가 스스로 느껴지게 된다는 의미다. 
안순자 불자(69·마포구 성산2동)는 “비슷한 내용이 자꾸 되풀이되는 것이 처음에는 짜증났으나 이제는 그 법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음으로 알 것 같다”면서 “되풀이해서 읽을수록 의미가 다가오고,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아들에게 가끔 불서를 사오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미령 법사는 “수행 하면 절이나 참선, 염불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을 읽는 것도 훌륭한 수행으로, 부처님 당시 스님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집중해서 받아 지녔고 그 가르침의 내용을 끊임없이 생각했다는 것을 유념해야 된다”고 말한다. 단지 읽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왜 이런 질문을 던졌을까?’, ‘왜 이렇게 대답했을까?’ 등등을 자꾸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하다보면 경전 보는 눈이 밝아지고 경전의 구조를 파악하게 되며 자연적으로 불교만의 특징을 알게 되고 불교 공부에의 신심이 배가된다.
이미령 법사는 “경전을 되풀이하여 읽다보면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다시 읽으면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일과 삼아 꾸준히 읽는 것이 중요하고 스스로 느끼고 답을 찾는 그것이 바로 수행’ 이라고 강조한다.
독송회에 참여하는 것이 “마치 부처님의 생생한 육성을 듣는 것 같아 좋다”는 박영철 거사(54·서초구 반포동)는 “7년 후 『아함경』을 끝내면 『대승경전』도 읽어볼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니까야독송회 회장 김영수 거사(37·경기도 덕양구 화정동)는 “읽다보니 아난이나 가섭 존자가 마치 할아버지처럼 생각돼 친근하면서도 진한 감동이 느껴진다”면서 “니까야 공부를 하다보니 나의 전공인 불교미술 제작에도 새로운 눈이 떠진다”고 밝혔다. 

● 니까야독송회 (02)732-1206, 010-2209-9550(김영수)
 
 
 
 
 






매일 아침 부처님과 함께 일어난다.
일어나고 앉고 하는 데 늘 함께하고
말을 하고 침묵하는 데도 같이한다.
털끝만큼도 서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마치 몸과 그림자 같다.
부처님이 간 곳을 알고자 하는가?
다만 지금의 말하는 소리가 그것이니라.
- 범어사 무비 스님



부산 금정구 남산동 소재 문수원에 위치한 청림회(靑林會). 이곳은 20명 안팎의 전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경전공부 모임이다. 위대한 스승은 제자 스스로가 마음의 문으로 들어가도록 인도해준다고 했던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문득, ‘뜻 맞는 교사들끼리 경전 모임을 만들어 부처님의 말씀을 담아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991년 7월 부산 금정구 소재 법해사에서 초등학교 여교사 11명이 매월 1회씩 법회를 갖기 시작하여, 그해 9월 범어사 무비 스님을 지?법사로 모시며 경전 공부를 한 것이 올해로 벌써 17년째다.
1991년 『예불문』, 『반야심경』을 시작으로 『천수경』, 『금강경』, 『능엄경』, 『증도가』, 『신심명』 등을 차례로 공부했고 2000년에 들어서는 『육조단경』, 『전심법요』를 거쳐 현재 『법화경』 공부를 하고 있다.
모임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이순자 불자. 오래전부터 경전 공부를 하다보니 모든 행동에 신중해진다고 한다. 성내는 마음이 줄어들면서 예전엔 어떤 일의 결과에 있어 남 탓을 하던 것이 어느 순간 ‘내 탓이 있어 이런 일이 벌어졌구나’ 반추해보게 된다고.
올해로 경전 모임 12년째인 이순승 씨 또한 공부를 하며 변화된 자신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감정의 변화가 참 심하고 오래 갔어요. 지금도 예전처럼 감정의 기복이 없진 않죠. 하지만 빨리 제자리를 찾아오게 됩니다.”
한 경전을 공부하는 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의 기간으로 17년간 이어온 공부 모임이다보니 부처님의 어느 한 가르침만을 특별히 꼽을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전마다 생활과 그대로 직결되는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개인의 마음을 정화할 수 있어서 좋다. 뿐만 아니라 처음 경전 모임을 결성한 동기만큼 자신은 물론이고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불법을 전할 수 있어 교육과도 자연스레 연관되는 장점이 있다.
정법이 귀한 이 시대, 부처님 경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정법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길이다.
“『금강경』을 보면 부처님께서 한 가르침에 대해 대중들에게 설법을 한 번만 하시는 게 아니라 거듭거듭 말씀하시는데 수보리가 그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린 구절이 나옵니다. 내가 안다고 해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생활을 반복하며 거듭거듭 생각해보게 됩니다”라고 말하는 장인옥 불자의 말처럼 이곳 청림회 회원들은 한결같이 부처님 경전을 통해 “매일 밤 부처님을 안고 자고 매일 아침 부처님과 함께 일어난다.”

● 경전공부모임 청림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무비 스님 염화실카페(http//cafe.daum.net/yumhwasil)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취재·글_허지선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