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 개비리. 참 아름다운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길과 낙동이 함께 인고의 세월을 흘러왔고, 앞으로도 흘로 것입니다. 도로와 운하에 위협을 받는 우리의 자연유산을 보전하여, 우히의 아이들이 이 길을 걷고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공명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남지 개비리. 이처럼 아름다운 길이 사라진다 합니다> <경부운하 구간 마무리 행사>
▪ 일시 : 4월 1일(화) 오후 1시
▪ 장소 : 부산 낙동강 하구 을숙도 공원
▪ 행사 : 천주교 기도회 및 시민사회 문화행사 <남지 개비리 오솔길.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안동에서 문경과 상주를 거쳐, 구미를 지나 북쪽에서 내려오던 낙동강이 대구에서 금호강을 만나고 서쪽으로 구비치면서 회천, 황강을 만나 다시 남쪽으로 물길을 돌리고, 진주에서 내려온 남강을 만나는 지점이 바로 남지읍이며, 여기서 다시 동쪽으로 먼 길을 달려 밀양에서 밀양강, 양산에서 양산천을 만나 낙동강 하구로 달려갑니다. 오늘 순례단이 걸었던 낙동강 길은 그 칠백리 길 중에서 가장 예쁜 길 중에 하나라는 ‘개비리’가 포함된 구간이었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길은 ‘개비리’, 문경 고모산성의 ‘토끼비리;, 안동 하회마을의 병산서원까지의 ’강변 벼랑길‘이 소문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남지읍 ‘아지리’ 마을에서 ‘용산리’ 마을까지 낙동강변의 벼랑을 따라 오솔길로 나 있는 ‘개비리’. 순례단은 오늘 그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였습니다. ‘개비리’라는 말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가장 설득력 있게 해석은 ‘물가’를 뜻하는 옛 말인 ‘개(浦 -퍼져 나가는 물)’과 ‘비리(벼루 -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라 합니다. 원래 ‘개벼루’라 불리던 말이 ‘개비리’로 변하였다 하더군요. 이 길을 걸어본 사람은 누구나 이 지명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남지읍 ‘아지리’에서 ‘용산리’까지 낙동강 벼랑에 나 있는 작은 오솔길 2.5km의 ‘개비리’. 옛날 아지리 주민들이 남지장에 가기 위해서 이용하였다던 ‘개비리’에는 자생 ‘마삭’과 ‘부처손’이 천지에 자리 잡고 있고, 강과 바람이 전해오는 낙동강의 소리만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남지 개비리. 이 아름다운 길이 사라진다 합니다. 지역도로 1022호선의 아지리의 창아지에서 남지읍 용산리까지 1022번 지방도로의 확장공사가 예정되어 있어, 개비리 곳곳에는 도로확포장 예정구간을 알리는 붉은 깃발만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개비리’ 오솔길이 너무 예쁘다 보니, 이 길을 걸으면서 벼랑 밑으로 추진된다는 운하는 생각도 못하고, 오늘 걸었던 이 길만은 반드시 보전되었으면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이곳에 새로운 길이 나면 일상의 편리함을 느끼는 주민들이 있겠지만,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힘들었던 이 아름다운 길이 사라진다는 것이 안타깝고, 아스팔트 길이 아니라 편안함을 주는 지금 상태로 보전되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창녕군 남지읍을 지나거나 혹은 별다른 일이 없더라도, 평화로움을 주는 우리 강산을 느끼고 싶은 분은 고요하고 아늑하게 순례자를 반겨주는 이 길을 한번 찾아가보시기를 권합니다.
<낙동강에 가사장삼을 수놓다> 오늘 순례단의 출발지에는 아침부터 대형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낙동강은 하루 종일 가사장삼으로 물들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호거산 운문사 승가대학의 120여 학인스님들께서 새벽부터 대형차량을 이용하여 순례단의 하루 일정에 동참하고자 먼 길을 달려 왔기 때문입니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미어지는 깍은 머리에 가사장삼을 수한 비구니 스님들이 속세의 일에 어렵게 마음을 모아 동참하였습니다. 운문사 스님들의 순례길 동참 사연은 지난 3월 7일 봉암사 법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순례단의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상님대표)께서는 봉암사 법회에 참석하였던 운문사 학인 스님들께 ‘법회 참석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운문사 학인 스님들과 함께 걸으며 산하대지의 무진 설법을 듣는 모습 기대한다’는 초청의 의사를 전했던 바가 있었습니다. 이에 화답하여 대한불교조계종 호거산 운문사 대중은 비록 전 일정을 순례단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26일 하루 동안 운문사 전 대중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순례단과 함께 낙동강을 모시며 ‘부처님의 마음과 생명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자 순례 동참을 결의하였던 것입니다. 운문사 120여 학인스님들은 발원문 낭독을 통해 ‘생명의 강과, 그 속에 깃든 무한한 생명체와, 그 모든 것을 품에 않은 국토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물신의 폭력' 앞에서 만생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두두물물이 법신의 현현인 까닭에 일마다 불공인 도리를 투철히 실천하지 못한 저희 불제자들의 허물이 크고도 무거운 것을 사무치게 깨닫습니다“라고 참회를 하며,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 낭독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는 생명의 질서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며, “(이병박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권력을 마치 신권을 부여 받은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잘못된 권력의 행사로 “국론 자체가 없는데 ‘국론의 분열’을 부추겨 대운하 계획을 기정사실화 하려 드는 불순한 정치권 의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이 둘로 나뉘어져 생명을 담보로 한 미망의 놀음놀이에 동원된다는 점”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운문사 학인스님들은 오늘 순례 참여의 의미를 “‘대운하 반대’를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흐름 속에서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연에 빚지지 않고는 살 수 없으면서도 자연의 고마움을 잊고 사는, 오히려 탐욕만 키워가는 몰염치한 우리네 삶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라며, ‘생명의 강을’ 대신하여 정치권과 정책 입안자에게는 “몇몇 정치인의 권력 의지를 ‘애국’으로 착각하지 말기를 바라며, 대운하로 인한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있는 그대로 밝히시기를 바라며”, 언론에는 “정치적 입장과 자사 이기주의 차원을 벗어나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보도‘를 요청하였고, 불교 종단의 어른 스님과 원로 스님들에게는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의 관점에서 대운하 문제의 해법과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특히 “(불교계의) 더 이상의 침묵은 묵시적 동의로 오해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진정 대승의 차원에서, ‘불교의 관점’으로 대운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가르침을 내려 달라”고 원로스님들께 요청하였습니다. 운문사 스님들은 더불어서 불자들에게는 “‘나’의 이익이 아니라 불제자의 입장에서 대운하 문제를 바라보고,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운문사 학인 스님들의 순례 참여에 화답하기 위해서인지 오늘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는 기도회에서 순례단의 수경 스님은 40여일이 넘는 순례 중 처음으로 ‘발언’을 하셨습니다. 수경 스님의 마무리 기도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아름다운 길을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걸어 마음이 포근했습니다. 대운하 문제 때문에 항상 어깨가 무거웠지만 오늘은 기쁘게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내 삶을 돌아보며 성찰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탐진치가 제 자신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깨끗해야 국토도 청정합니다. 운하는 우리 삶의 내용을 표출하는 것입니다. 삼라만상 두두물물이 비로화장세계이며 한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 운하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도 정진을 열심히 하여 마음과 국토가 청정해 져서 모든 중생들이 조화로운 삶으로 회향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일정은 칠현리 제방길을 출발하여 창아지와 영아지 등 아지리 마을을 지나쳐 '개비리' 오솔길을 통해 낙동강을 만났습니다. ‘개비리’가 끝나는 용산리에서 학계리 제방길을 거쳐 남지공원에 도착하였으며, 점심 이후에는 남지공원을 출발하여, 남지교와 남월대교, 구마간 고속도로 교량을 지나 남지IC 앞 제방을 걸었고, 남송교를 지나 송진 1구, 우강 3거리 관음사 앞 송진 참숯골 찜질방 앞 공터에서 하루 일정을 종료하였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하루 순례에 참여하신 운문사 승가대학의 한 스님은 “순례단의 뜻이 순수하여 동참하게 되었다”고 참여 동기를 밝히시면서, “운하 건설로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국토는 한번 망가지면 복원하기 어렵다. 자연처럼 위대한 예술가는 없다”고 하면서 생각한다 합니다. 또한 “화엄경에 보면 두두물물이 천지동근이라고 하여 만물이 내 몸과 둘이 아님”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정책결정자들이 “운하 건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인가. 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고 다른 경제부양 방도를 생각해 볼 것”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마산 열린사회희망연대의 남두현 사무총장은 “운하는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을 파괴한다. 더 이상 돈으로 환산하는 개발논리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생명환경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운하가 추진될 경우 투기광풍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이며, 지난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진단도 하셨습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운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하는 대통령 당선을 위한 공약으로 충분하다”라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을 촉구하였습니다. 학생 10명과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순례에 참여하신 간디학교의 김정식님은 운하에 대해 “우선 정밀한 진단 없는 경제성 공약이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생태학교의 교사로서 환경훼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또 “검증도 되지 않은 경제논리 중심으로 사회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현 위정자들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하셨습니다. 간디학교에서는 청소년 캠프를 열어 운하관련 프로그램, 토론회 등을 펼쳐 학생들 스스로가 운하에 대한내용을 정리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운하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합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이번 토요일까지 순례에 참여할 예정이라 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양재성 목사 / 김규봉 신부 / 최종수 신부 / 홍현두 교무 / 김현길 교무 / 수경스님 / 도법스님 / 연관 스님 / 지관 스님 / 박남준 시인 / 이원규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 동참자로는 운문사 승가대학의 영덕 스님, 은광 스님 외 150여명 학인 스님 / 운문사 신도이신 허경순, 성효심 등 / 종교환경회의 상황실의 양홍관님 / 가톨릭 마산교구의 김정은 신부, 최재상 신부, 최아나다시아 수녀 등 / 창녕환경운동연합의 송용철 대표님 /경남물처럼평화학교의 김옥금, 홍미옥, 주은정 등 / 마산열린사회희망연대의 김종연, 이동건, 남두현, 황만영 등 / 금산 간디학교의 김정식 외 10명 / 풍경소리 대구·경북지부장 류병구 외 10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3월 27일(목) 일정 :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 우강삼거리 출발 - 창녕군 길곡면 마천리 청암교 인근 점심 - 창원시 동읍 본포리 본포교 인근 종료 예정 * 3월 28일(금) 일정 : 창원시 동읍 본포리 본포교 인근 출발 -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 인근 점심 - 김해시 진영읍 시산리 시산마을 인근 종료 예정 * 3월 29일(토) 일정 : 김해시 진영읍 시산리 시산마을 인근 출발 - 밀양시 삼랑진 삼랑리 내부 마을 인근 점심 - 삼랑진읍 승선 철교 인근 종료 / 이후 순례단 선박 승선 이용 이동(순례단만 참여)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생명평화마중물에서 마음을 모아 점심식사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운문사 승가대학 학인스님들께서 마음을 모아 순례에 동참해주셨습니다. - 창녕환경연합 송용철 의장님이 지역 상황과 특성, 길 안내를 후원해 주셨습 니다. - 천주교 마산교구장이신 안명옥 주교님께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 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3. 26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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