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보상절 서문
『석보상절』은 글을 보려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 후세 사람들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어진 책이다.
부처님은 삼계에서 가장 높으신 존귀한 분으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세상에 출현하셨다. 삼계는 욕계·색계·무색계를 말하며, 존귀하다는 것은 부처님의 신성하고 높은 가르침을 의미한다.
부처님께서는 삼계에서 가장 높으신 존재로서 모든 중생을 널리 제도하시어 건너게 하셨다. ‘널리’라는 말은 가르침이 넓고 크다는 뜻이며, ‘제도한다’는 말은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해 건너게 한다는 뜻이다. 중생이란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사람과 생명체를 의미한다.
부처님의 공덕은 끝이 없이 크고 깊어서 인간과 하늘의 존재라 할지라도 다 기리거나 찬탄할 수 없다.
세상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가운데 부처님의 출생부터 열반까지의 사실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비록 알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해도, 여덟 가지 중요한 일들을 넘어서서 깊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부처님의 일생은 탄생, 네 성문 유람, 성 밖으로 나아감, 설산에서의 수행, 보리수 아래에서의 깨달음, 마왕의 항복, 녹야원에서의 첫 설법, 쌍림에서의 열반의 여덟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넘어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근래에 왕실에서 불사를 일으키는 일을 도우려는 연고로, 여러 경전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 『석보상절』이라 이름하였다. ‘석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편찬한 글이라는 뜻이며, ‘상절’은 자세히 기록한 부분과 간략히 기록한 부분을 아울러 말한다.
이 책은 먼저 여러 경전의 기록을 근거로 하여 차례대로 엮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 도를 이루신 자취를 그림처럼 드러내었다. 그리고 한문으로 된 내용을 우리나라의 바른 글, 즉 ‘정음(훈민정음)’으로 번역하여 뜻을 더욱 분명히 밝히고자 하였다. 한문으로 먼저 글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정음으로 번역하여 덧붙임으로써, 사람이 쉽게 깨닫고 삼보(불·법·승)에 귀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통 12년 7월 25일에 수양대군이 이 서문을 지었다.
( 1447년 7월 25일, 곧 세종 29년에 해당하는 날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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