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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초라한 누더기와 찌그러진 그릇을 스승 삼다>법구경 143번 144번 게송

<초라한 누더기와 찌그러진 그릇을 스승 삼다>

 

법구경 143144번 게송

 

누가 이 세상에서 스스로 겸손하고 잘 참는 사람일까?

그는 아무에게도 비난받지 않으리라. 좋은 말은 채찍을 받지 않듯이.

 

누가 세상에서 부끄러움을 알아 자제하는가?

준마가 채찍을 보듯, 창피함을 알아챌 것인가?

 

有人 能知慙愧 是名誘進 如策良馬

세당유인 능지참괴 시명유진 여책량마

 

以慚自禁者世間所罕有彼善避羞辱如良馬避鞭

 

Hirīnisedho puriso koci lokasmi’ vijjati,

yo nindaṁ appabodhati, asso bhadro kasām-iva.

 

Is there in the world any man so restrained by modesty that he avoids censure as a well-trained horse avoids the whip?

 

~법구경 144번 게송

 

채찍을 받은 좋은 말처럼 부지런히 힘써 수도하라. 믿음과 계율과 정진으로 정신을 모으고 진리를 찾아 지혜와 덕행을 갖추고 깊은 생각으로 고통에서 벗어나라.

 

채찍을 본 준마처럼열심히 노력하고 용맹을 일으키라.

믿음 계행 정진과 삼매 원리의 탐구와 명지와 덕행을 갖추고 새김을 확립함으로써 그대는 커다란 고통을 극복하리라.

 

如策良馬 進退能遠 人有信戒 定意精進 受道慧成 便滅衆苦

여책양마 진퇴능원 인유신계 정의정진 수도혜성 편멸중고

 

如良馬加鞭當奮勉懺悔以信戒精進以及三摩地善分別正法以及明行足汝當念勿忘消滅無窮苦

 

Asso yathā bhadro kasāniviṭṭho,

ātāpino saṁvegino bhavātha.

Saddhāya sīlena ca vīriyena ca,

samādhinā Dhammavinicchayena ca.

Sampannavijjācaraṇā patissatā,

pahassatha dukkham-idaṁ anappakaṁ.

 

Like a well-trained horse when touched by a whip, be strenuous and swift and you will, by faith, by virtue, by energy, meditation, by discernment of the law, put aside this great sorrow (of earthly existence), endowed with knowledge and (good) behaviour and mindfulness.

 

 

[인연담]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계시던 어느 때, 삘로띠까 띳사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43번과 144번을 설법하였다.

어느 때 아난다 비구는 탁발을 하다가 길거리에서 아주 초라한 누더기를 입고 찌그러진 그릇에다 음식을 구걸하는 소년을 보고 깊은 동정심을 느껴 그를 데려다가 사미를 만들었다. 그 사미는 자기가 구걸 다니며 입던 초라한 누더기와 찌그러진 그릇을 보자기에 소중히 싸서 승원 뒷산 나무에 매달아 두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정식 비구가 되었을 때 삘로띠까띳사라고 불리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소년 시절 아주 초라한 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비구가 된 이래 그는 이제 과거처럼 굶주리거나 헐벗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그로서는 모든 문제가 아주 잘 풀린 셈이었다. 그는 때때로 비구 생활보다는 차라리 구걸을 하며 살던 때가 더 좋았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계를 반납하고 다시 예날의 거지 생활로 돌아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곤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삘로띠까는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을 매달아 놓은 승원의 뒷산으로 올라가 다음과 같이 자기를 꾸짖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여! 너는 잘 먹여 주고 재워 주며 입혀 주고 또 존경까지 해주는 이곳을 정녕 떠나고 싶은 것이냐 ? 너는 해진 옷을 다시 걸치고 찌그러진 그릇을 손에 든 채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 정처 없이 이곳저곳으로 구걸을 다니겠다는 것이냐 ?“

 

그는 이런 말로 자기 자신을 꾸짖어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다시 승원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삼일쯤 지나면 또 그런 생각이 나는 것이어서, 그는 다시 그곳으로 가서 전과 같이 스스로를 꾸짖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는 이 같은 마음의 갈등을 자주 느꼈기 때문에 수시로 승원 뒷산을 오르내렸다. 다른 비구들이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겨 거기에 자주가는 까닭을 물었고, 그때마다 그는 "스승을 뵈러 갔었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는 이같이 자신을 다잡아 가며 자기 마음의 변화를 예의 관찰하였고, 수행 주제를 누더기 옷에 두어 열심히 수행 정진했다. 그 결과 그는 마침내 오온이 무상한 것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다.

그 다음부터 삘로띠까띳사는 더 이상 옛날처럼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이 있는 곳에 가지 않았다. 다른 비구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삘로띠까에게 질문해 왔다.

"형제여, 당신은 왜 이제는 스승에게 가지 않는 거요 ?"

삘로띠까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스승이 필요했을 때는 나는 스승을 찾아가야 했지만 이제 나는 스승이 필요없게 되었습니다.“

 

이 대답을 듣고 비구들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은 그가 이미 아라한이 되었다는 뜻인지라 삘로띠까 비구가 자기들에게 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구들은 부처님께 가서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 비구는 간접적인 어법을 통해서 자기가 아라한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그 비구들을 꾸짖으시며 이러허게 말했다.

 

"비구들이여, 삘로띠까는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그는 지금 진실을 말하고 있느니라. 그는 그가 말한 그대로 옛날에는 스승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과거에 그의 스승이었던 그것들이 필요없게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삘로띠까띳사는 스스로 자신을 지도하고 경책하고 꾸짖고 달래면서 열심히 수행 정진하였고, 그리하여 마침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를 알 게 되었으며, 사물의 원인과 결과가 어떠한지 그 성품을 바르게 보아 생사윤회의 근본을 깨달아 아라한이 된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는 이제 그의 옛 스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었느니라." 부처님은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 시었다.

 

이런 사람은 실로 흔치 않다.

악행으로부터 자기를 억제하고 부끄러움을 알며

스스로 깨어 자기를 다스리나니

마치 준마에게 채찍질할 이유가 없듯

이런 사람에게도 그러하다.

 

좋은 말이 몸에 채찍이 닿기만 해도 힘차게 달리듯

계속되는 생사윤회에 경각심을 일으켜 부지런히 정진하여

신심ㆍ계행ㆍ노력ㆍ마음 집중, 그리고

담마의 정확한 식별의 지혜를 갖추어 수행했기에

그는 한량없는 둑카를 모두 떨쳐 버렸다.

 

[해설]

"스승을 뵈러 갔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경책하는 소년이었다니 도과를 이루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가?

믿음 계행 정진과 삼매와 원리의 탐구와 명지와 덕행을 갖추고 새김을 확립함으로써 그대는 커다란 고통을 극복하라.” 다른 곳에서는 강조 되지 않지만 여기서는 믿음으로(Saddhāya)공부를 시작하라고 한다. 여기에서의 믿음은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확신일 것이다. 삘로띠까는 자신의 공부에 대한 태도가 헤이해질 때마다 나무에 메달린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을 보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여! 너는 잘 먹여 주고 재워 주며 입혀 주고 또 존경까지 해주는 이곳을 정녕 떠나고 싶은 것이냐?“라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나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게 아닌가? 삘로띠까 이야기를 들으니 나는 타성에 젖어서 살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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