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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잘못했으면 사과해야지

 

 

잘못했으면 사과해야지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신현일)2021115일 조계종과 불교신문이 불교닷컴불교포커스에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법원은 조계종불교신문에 대해 해당 인터넷 언론사를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매우 긴 기간 동안 취재 활동을 막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 언론사 존립을 위태롭게 해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크게 훼손 원고(불교닷컴불교포커스 발행인)들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였을 것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밝혔다.”(미디어오늘)

 

위와 같은 판결에 99일 조계종이 항소포기를 하면서 오랫동안 불교닷컴불교포커스가 받아왔던 불신과 오해가 풀렸다. 201511월 조계종은 악성 인터넷 매체에 대한 공동 대응 지침을 만들었고 201811월엔 해종언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두 매체에 광고,후원,보도자료배포, 인터뷰,사이트접속등을 하면 징계 조치하겠다는 공문을 각 사찰에 보냈다. 그 중에서 법보신문은 불교닷컴 국정원 결탁·악성매체표현 문제없다” “PD수첩과 불교닷컴의 뻔뻔함” “불교닷컴, ‘악성 인터넷매체비판 벗으려면이라는 기사와 칼럼을 쓰면서 집요하게 불교닷컴을 공격하였다. 조계종 산하 단체들도 언론탄압에 부응하여 중앙신도회, 포교사단, 경제인불자연합회, 불교상담개발원, 전국교사불자연합회, 한국불교차인중앙회, 한국세무사불자연합회, 한의사불자연합회등은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지나고 보니 실로 조계종은 무법천지였다.

 

 

 

조계종의 소송취하로 그동안 불교닷컴불교포커스에 덮어씌운 악성매체, 프락치언론, 해종언론이라는 말들이 거짓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3천만원의 배상은 너무 약하다. 두 언론사에 각각 3억씩 배상하라해도 많은 것이 아니다. 배상에 그쳐서는 안된다. 잘못했으면 사과해야한다. 그동안 두 매체에게 쏱아낸 비난과 유언비어와 인격살해등의 언어폭력을 사과해야한다. 그 동안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한 것은 조계종이 항소하여 재판중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 건지 누가 잘못한 건지 알 수 없었기에 침묵해왔다. 이제 해종언론 대책위원회스님들과 불교신문,법보신문등 언론과 성명서에 동참한 단체들에게 고한다. 진심으로 사과하라. 약자를 마음껏 조롱하고 비난하고 왜곡했던 지난 일들을 통열히 반성하라. 언론탄압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조사하고 징계하라. 그래야 당신들이 부처님 제자라는 것을 믿을 수 있겠다.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왜곡해온 기사들로 인해 불교닷컴불교포커스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회복 불능의 피해를 입었다. 앞으로도 트라우마가 지속될 것이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진실이 드러났다. 불자로서 정직하게 사과하라. 더 이상 조계종에 몸 담고 사는 출가자들과 불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머리가 허옇게 바래고 승복의 옷깃이 낡아갈수록, ‘이런 집단에 살아야 하는가?’하는 회의가 몰려온다. 약자를 이렇게 괴롭히는 자들이 부처님 제자일 수는 없다.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들이 출가자일 수는 없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들이 불자일 수는 없다.

 

조계종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불교닷컴불교포커스를 탄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불교닷컴불교포커스가 종단의 말을 듣지 않는 비판언론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쥔 자들에게 이러한 비판언론은 눈에 가시같은 존재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약자를 괴롭힌다. 오직 이익과 권력을 쫓는 무리들에게는 정의, 자비, 그런 것은 없다. 국정원과 결탁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던 불교닷컴이 재판에서 이기고도 총무원에 들어가 참회의 삼배를 한 것은 경제적인 사정때문이었으리라. 불자들이 불교닷컴을 든든하게 지지해 주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 생각하니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리다. 엎드려 참회 해야하는 쪽은 불교닷컴이 아니라 5년동안 언론을 탄압해온 종단쪽이 아니던가?

 

불교포커스 신희권대표는 스트레스로 뇌졸증을 얻어 한때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천천히 회복되어가는 중이다. 어려운 경제 사정과 취재가 자유롭지 않은 까닭에 불교포커스 기자들은 뿔뿔히 흩어지고 지금은 자원봉사로 일하는 분들과 뉴스를 비평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5년동안 불교닷컴불교포커스가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불자들이 후원하고 응원해 주었다면 지금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이 죽으면 그 집단은 죽는다. 조계종에서 비판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면 종단의 자정능력도 죽는다. 우리가 불교닷컴불교포커스를 지지하고 살려야하는 이유다. 비판언론을 살리는 일은 종단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고 불자로서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다.

 

 

3년전에 나도 조계종과 불교신문으로부터 두 번이나 고소를 당하였다. 비판적인 발언과 1인시위를 했다고 징계를 당하였다. 나로서는 사실을 말한 것이고 부처님 제자답게 행동한 것이기에 나의 행동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면 징계 받는 종단 현실에서 어찌 징계가 자랑스럽지 않으랴?

 

지금도 비판적인 글을 쓰는 나를 보고 나를 아는 스님들은 더 이상 비판하지 말고 조용히 살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그러나 나는 말한다. 그 언젠가 오는 좋은 날은 과연 좋은 날인가? 그 좋은 날을 위해서 아무 말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게 정말 좋은 날인가?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그 언젠가를 기다리는 일과 무엇이 다른가? 그렇게 사는 일이 초라하지 않은가? 그렇게 조용히 사는게 목적이라면 뭐하러 머리깍고 살아가는가? 그 동안 악날하게 약자를 괴롭혀온 집단의 횡포에 아무런 말도 못하면서, 어떻게 지혜와 자비를 논하는가?

 

사찰이 갑을관계가 판치는 사업장이 되어가고 승려사이에 부익부빈익빈의 차이가 벌어져만 가는데 어찌 입을 다물고 살란 말인가? 그러므로 불자라면 말해야 한다. 종단은 사과하라! 언론탄압에 압장선 자들을 조사하고 징계하라! 불자들이여,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살리자. 그 두 매체에 정기적으로 후원하자. 제발, 발언의 자유가 보장되는 종단을 만들어 살자. 조용히 그때를 마냥 기다린다고 그 좋은 때가 다가오지 않는다. 종단에 건전한 비판을 하는 스님들이 10명 정도만 있어도 종단은 변화할 것이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내가 나서지 않으면, 내가 그렇게 살지 않으면 그 때가 와도 좋은 때가 아니다. 나는 부처님이 가르치신 불교가 그런 것이라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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