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 개심사 안내판 수정을 건의하며
전통사찰의 안내판은 이해하기 쉽고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 그동안 안내판이 너무 학문적이고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문화재청은 2009년부터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재안내판 자문단 23명을 위촉하였다. 그런데 그 자문단이 그동안 어떻게 활동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개심사의 안내판을 보더라도 사찰의 문화재 정보나 역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듯이 보인다. 기존의 개심사 안내판에는 개심사에는 보물이 2점이 있고 문화재자료가 2점인 것처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개심사에는 2017년 목판 7종이 보물로 지정된 것을 마지막으로 총 14종의 보물이 지정되어 있다. 보물로 지정된지 4년이 지났는데도 변화된 문화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심사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도 밋밋하다. 개심사는 백제사찰의 소탈한 아름다움, 자연스런 건축미, 문화재, 청벗꽃등 종합적으로 사찰을 안내하는 인문학적인 안내판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개심사를 찾는 계단을 이용하여 걸어오고 있는 거시 아니라 대부분 도로를 이용하여 개심사를 방문하고 있으므로 기존 일주문옆에 안내판 이외에 종각앞 마당에 별도의 안내판이 필요하다. 새로 설치되는 안내판에는 스마트폰을 '큐알마크'에 대면 동영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해미읍성을 설명하는 스크린터치 안내판처럼 개심사에도 보물이 많으므로 스크린 터치 방식의 안내판도 시도해 볼만하다.
더군다나 올해 만들어진 심검당에 대한 안내판도 설명에 오류가 있다. 심검당을 '참선을 통해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오해하기 쉬운 표현이다. 지혜는 어리석음을 밝힌다는 뜻에서 '빛(광명)'으로 비유되고 번뇌를 자른 다는 뜻에서 '칼'로도 비유된다. 그러므로 심검당은 '번뇌를 자르는 지혜의 칼을 찾기 위해 수행하는 집'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을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이라고 표현하면 사람들은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칼, 형상화된 칼을 떠올릴 것이다. 칼은 지혜를 상징하는 비유이데 그 비유로 사용된 칼을 찾는 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 공무원들이 사찰의 안내판을 설치하려면 사찰에 살고있는 스님들의 점검과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동의를 받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다른 사찰의 안내판도 이렇게 공무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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