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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말걸기

희망버스는 초유의 사건...언론은 뭐하나?

 

 

"희망버스는 초유의 사건...언론은 뭐하나?"
정치권·노동계·시민사회진영 분석... "세계 민중사에 처음"
11.07.10 06:17 ㅣ최종 업데이트 11.07.10 06:57 윤성효 (cjnews)

'희망버스'를 어떻게 봐야할까. 시민이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천리길을 달려왔는데, 무엇이 이들을 부산 영도까지 오게 했을까. 1차 희망버스에 참여했던 일부 시민이 경찰에게 소환장을 받았는데도, 2차 희망버스에는 무려 1만여 명이나 몰렸다. 

 

정리해고 철회를 내걸고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10일로 186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해고자들을 지원·격려하기 위한 게 첫번째 목적이다. 하지만 희망버스에 참여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이번 일은 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야당 인사들은 부끄럽다는 반응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와 '반값 등록금' 등을 내건 촛불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동자의 현실에 국민이 공감하는 있다"며 "노동자의 투쟁을 국민이 알고 행동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희망버스 현상'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10일 새벽 부산 영도로터리 경찰 차벽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액을 얼굴에 맞아 병원에 이송됐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아직도 우리 국민 가슴 속에 절망을 이겨내는 희망이 있다는 증명"이라며 "집회를 하면 사람 모으기 힘들다는데, 자발적으로 1만 명 이상 모였다는 것은 세계 민중사에서 처음 보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 조양호 회장으로, 그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형이다. 트위터에 올린 글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트위터에 "조남호 회장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인 조양호 회장이 형님이시죠. 평창올림픽이 유치된 원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감동입니다. 그런데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어떤 관계일까요"라고 올렸던 것.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광우병과 반값 등록금 문제는 이해 관계와 직결돼 있어 시민이 연대하고 행동하기가 쉽지만, (이해 관계가 없는) 이런 노동현장과 연대는 처음이다"며 "지난 1차 희망버스 때보다 시민의식이 더 깊어졌다. 삶의 문제를 함께 나서서 직접 해결하겠다는 주체성의 발원"이라고 해석했다.

 

"노동문제로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이다니... 희망버스, 역사상 초유의 일"

 

이어 정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제도가 작동해야 한다. 지금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은 경찰 최루액 속에, 확성기 속에 있다. 여기에 종이신문과 방송사가 없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민이 나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희망버스는 여러 측면이 있다. 기성 노동운동과 정당, 시민운동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새로운 방식의 운동이 보완하고 대체해 주고 있다"면서 "촛불 당시 노동문제가 대두되기는 했지만 중심에서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노동문제와 직접 이해 관계가 없는 시민은 노동문제를 당사자 문제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에 노동문제가 공공과 인권 문제로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희망버스에 고마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차 희망버스 때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며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조직된 노동자들이 함께 정리해고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풀어나가는 한다는 의미가 희망버스에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 노동문제는 남 이야기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은 저임금과 정리해고 등이 일상화 돼 '노동문제는 우리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며 "희망버스는 그 결과이다. 노동기본권이 시민권에 기초해 있고, 시민권을 확대하는데 희망버스가 기여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과 트위터, 인터넷의 위력이 대단하다. 사이버 공간의 관심거리가 광장으로 나온 것이다"며 "이제 노동운동도 과거 수동적이거나 선전선동, 상투적인 조직으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희망버스는 세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런데 제도언론은 경과는 물론이고, 의미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 언론의 치욕이다. 언론인들이 보도 투쟁을 해야 한다. 너무 한다. 언론의 직무유기다. 일선 기자와 피디(PD)들이 몸을 던져서라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등지에서 100여 명의 장애인과 함께 온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많은 사람이 함께 와서 신난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살기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자발적으로 왔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부산역에서 영도다리와 봉래로터리를 지났지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약 1km 앞두고 경찰의 차벽에 막혀 행진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오전 5시 30분 현재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래를 부르며 희망버스 현상을 즐기고 있다.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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