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의 생애

어질고 현명한 분이 마음은 잔인하구나.

 

 

 

 

 

 산스크리트 본에서 번역한 '붓다차리타'(부처님의 생애)의 부분입니다.

출가한 싯다르타를 두고 가족들이 한탄하는 이야기들이 눈물겹습니다.

특히 야소다라가 남편을 원망하는 대목이 인상 깊습니다. 

 

 하늘 나라에 나서 안락하기를 바란다 하나
사려 깊은 사람은 얻기에 어렵지 않으니
나를 버리지 않고도 얻을 수 있을 것을

 

 

제 8장 가족들의 슬픔


1. 주인이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가니 마부 찬다카의 마음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 눈물이 흘러서 앞을 볼 수 없었다. 2. 전에는 주인의 명령으로 하룻밤에 간 길인데 8일이 걸려서 성으로 돌아왔다. 3. 그다지도 힘이 센 간타카도 마음이 우울하고 힘이 빠지니 아름다운 장식도 빛을 잃었다. 4. 고행림을 되돌아 보며 슬피 울고 길가에서 풀이나 물을 보아도 기뻐하지 않고 먹지 않았다. 5. 가필라 성에 이르러 텅 빈 도성으로 들어가니 태양이 사라진 하늘과 같았다. 6. 연못엔 연꽃이 아름답게 피었고 나무들도 꽃으로 아름답게 장엄했으나 꽃은 빛을 잃고 사람들은 기쁨을 읽었다. 7. 마부와 말이 성으로 돌아오니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배회했다. 8. 석가족의 소와 같은 태자를 보내고 힘없이 돌아오는 그들을 보고 라마의 수레가 돌아온 듯이 슬퍼했다. 9. 눈물을 흘리며 다가오는 사람들은 "온 도성이 기뻐할 태자가 어디 갔는가?"하고 마부에게 물으면서 그 뒤를 따랐다. 10. 그 때에 충성스런 쨘다카는 말했다. "내가 태자를 버린 것이 아닙니다. 세속의 옷과 울고 있는 나를 그가 버렸습니다." 11.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렇게 탄식했다. '실로 어려운 일이로다. 이제 우리는 명줄 끊어진 몸과 같다.' 12. 이에 한 바라문이 위엄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코끼리와 같이 걷는 태자가 간 숲으로 가자. 태자가 없으면 살고 싶지 않다. 13. 태자가 없으면 숲이요, 태자가 있으면 도성이다. 그가 없는 도성은 빛이 없으니 브리트라를 죽인 인드라가 없는 신의 나라와 같다." 15. 아들이 돌아오기를 애태우는 왕은 슬픔에 심신이 피로했으나 신에게 기원하는 제의를 행했다. 16. 마부는 눈물 어린 눈으로 말을 끌고 슬픔에 싸여서 왕궁으로 들어갔다. 주인이 적에게 잡혀 간 듯이 19. 왕궁에 있던 여인들도 기뻐하며 "간타카가 소리치니 왕자가 돌아왔구나."하며 왕비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20. 슬픔에 빠져 있던 여인들은 가을 구름 사이에 번쩍이는 번갯불같이 왕자를 보려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21. 풀어헤친 머리에 더러운 옷, 눈물로 얼룩진 얼굴. 여인들은 새벽 하늘의 작은 별 같이 빛이 없었다. 24. 이 때에 왕비 가우타미가 손을 뻗으며 쓰러지니 물소가 송아지를 잃고 울 듯 황금색 파초나무가 쓰러지듯 하였다. 26. 슬픔에 잠긴 여인들은 흐르는 눈물로 젖가슴을 적셨다. 간다라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씻듯이. 27. 눈물에 젖은 그녀들의 얼굴은 쓸쓸한 왕궁에 처연함을 더했다. 연꽃에 떨어지는 빗방울 같이. 30. 가슴을 쳐도 가슴을 쓸어도 괴로운 마음 달랠 길 없어 손과 가슴만으로 괴로워했다. 31. 이 때에 분함을 삭이지 못한 야쇼다라는 눈물을 쏟으며 목멘 소리로 말했다.

[야소다라가 마부를 원망함] 32. "쨘다카여, 내 마음의 등불은 어디로 갔는가? 자는 동안에 나를 버렸구나. 셋이 갔는데 둘만 오니 떨리는 마음 가눌 길 없구나. 33. 냉정하고 의리 없는 마부 그대여 그렇게 하고 나서 지금 왜 우는가. 눈물을 흘리지 말라. 눈물 흘릴 이유가 없다. 34. 그대는 태자의 올바른 친구였는데 함께 가서 홀로 돌아오니 웃음을 울음으로 바꾼 것 같구나. 35. 어리석은 내편보다 현명한 적이 낫다. 그대는 현명한 친구가 아니다. 왕족을 파멸시킨 어리석은 사람이다." 36. 여인들의 애정은 눈물로 바뀐 듯 모든 장신구를 버리고 괴로워하니 히말라야 산 같은 의지처를 잃은 과부와 같았다. 37. 태자를 잃은 궁전의 여인들은 비둘기가 긴 소리로 울 듯이 높은 누대 전각에서 큰 소리로 울었다.

 

[야소다라가 말을 원망함 ] 38. "여기에 있는 말 간타카도 나에게 못할 짓을 하고 울고 있으니 밤중에 보물을 훔치듯이 나의 모든 것을 훔쳤다. 39. 날아오는 채찍도 감내하는 말이 채찍쯤이야 어찌 참을 수 없었겠는가. 설마 채찍이 두려워서 나의 행복을 빼앗았을까. 40. 지금은 슬픔으로 가득하여 큰 소리로 울부짖고 있으나 그분이 떠날 때는 벙어리같이 말이 없었다. 41. 만일 소리쳐 울거나 발굽으로 땅을 굴렀거나 또한 큰 소리로 깨웠더라면 나에게 이와 같은 괴로움은 없었을 것을." 42. 이와 같은 태자비의 말을 마부는 눈물로 듣고 있다가 합장하며 조용히 눈물 섞어 대답했다. 43. "간타카를 책하거나 내게 노하지 마소서. 나와 간타카가 죄가 없음은 천신이 아옵니다. 천신의 힘으로 천신같이 떠나갔나이다. 44. 왕의 명령을 알고 있었으나 천신에 이끌린 듯 말을 끌고 갔으니 태자를 따를 필요도 없었나이다. 45. 이 뛰어난 말도 대지를 달릴 때 하늘을 나는 듯 발이 땅에 닿지 않고 운명에 따르듯 울지도 않았나이다. 46. 태자가 밖으로 나갈 때 문은 스스로 열리고 어두움은 태양같이 밝아졌으니 이것은 하늘의 신이 한 일이옵니다. 47. 왕의 명령으로 수천 명이 경계했는데 모두 잠이 들어 이 일을 몰랐으니 이것은 하늘의 신이 한 일이옵니다. 49. 태자의 출가를 나와 간타카의 죄라고 생각지 마옵소서. 왕자가 스스로 신의 뜻에 따라 행한 것이옵니다." 50. 이와 같은 말을 듣고 여인들의 슬픔은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태자의 고행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비의 한탄] 51. 이 때 가우타미 왕후는 넋을 잃고 병아리가 수리에게 채인 듯이 괴로워하며 정신없이 소리쳐 울었다. 52. "태자의 머리털은 검고 부드러우며 고르게 나서 위로 말려 길게 물결쳤는데 왕관을 두를 그 머리를 땅에 던졌구나. 53. 긴 팔에 사자 걸음, 금빛 나는 큰 소의 눈, 뇌성 같은 목소리에 가슴 넓은 태자가 고행림에서 살기에 어찌 맞을까 보냐. 54. 확실히 이 대지는 다시없을 그분을 갖지 못한다. 태자는 떠났고 그와 같은 분이 다시 태어나는 것은 백성에게 복과 덕이 충만한 때이다. 55. 태자의 손가락은 아름다운 망이 있고 부드럽고 연꽃 같은 발에는 윤상 있으니 그런 분이 어찌 숲 속의 대지를 밟을 것인가. 56. 궁전에서 앉고 누우며 고귀한 옷과 전단향으로 장엄한 몸인데 어찌 춥고 더운 숲 속에서 견딜 것인가. 57. 몸과 힘과 심성이 더없이 은혜롭고 거룩한 그분은 주는 일엔 익숙하나 받는 일은 모른다. 58. 황금 침대와 음악에 젖은 태자가 이젠 고행자로 홑옷을 걸치고 땅 위에서 어떻게 잘 수 있을까." 59. 애처로운 비탄의 말을 듣고 여인들은 서로 얼싸안고 우니 바람에 흔들리는 꽃에서 꿀물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야소다라가 남편을 한탄함]

60. 이 때 야소다라는 짝을 잃은 거위같이 땅 위로 쓰러져 슬피 울면서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한탄하였다. 61. "법을 같이 행할 아내를 버리고 법을 바르게 행하려고 고행을 한다 하나 어찌 올바른 법을 행할 수 있겠는가. 63. 공양을 베풀고 베다의 제식을 닦아서 남편과 아내가 다 같이 과보를 즐기는데 태자는 나를 버리고 홀로 가지려 하는구나. 64. 나의 마음은 질투와 다툼이 일건만 태자는 홀로 법열을 느끼며 인드라의 나라에서 천녀와 즐기려 하는구나. 65. 왕위와 사랑을 버린 남편은 천녀들을 얻기 위해서 고행을 하니 그녀들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마음에 걸리는구나. 66. 하늘 나라에 나서 안락하기를 바란다 하나 사려 깊은 사람은 얻기에 어렵지 않으니 나를 버리지 않고도 얻을 수 있을 것을. 67. 거룩한 눈매와 단아한 용모, 청정하게 미소짓는 그 얼굴 나야 다시 보지 못한다 해도 불쌍한 라훌라는 언제 아버지 무릎에 안길 것인가. 68. 귀엽게 말을 하며 적조차 기쁘게 할 이 어린 자식을 어찌 버리는지. 어질고 현명한 분이 마음은 잔인하구나. 69. 주인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굳기도 하다. 돌로 되었는가, 쇠로 되었는가. 안락함을 버리고 숲으로 갔는데 내 마음은 무너지지 않으니." 70. 이와 같이 태자비는 남편을 생각하며 슬픔에 실신하고 몇 번이고 울었다. 강건하고 의젓한 성품이었으나 부끄러움도 잃었다. 71. 이와 같이 슬퍼하며 쓰러진 야쇼다라를 보고 여인들은 다 같이 큰 소리로 우니 마치 비에 젖은 연꽃과 같았다. 72. 왕이 기도를 마치고 호마를 행한 다음 밖으로 나오니 마치 우뢰에 놀란 코끼리와 같았다.

 

 

[왕의 한탄] 73. 왕은 아들의 굳은 결심을 자세히 듣고서 마부와 말을 보며 슬픔을 누를 길 없어 재사가 끝난 인드라 깃발같이 땅 위에 쓰러졌다. 74. 자식을 잃고 한동안 실신한 왕은 고귀한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말을 바라보며 엎드려 통곡했다. 75. "간타카여, 너는 싸움에서 나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슬픔을 주는구나. 태자를 태우고 숲 속으로 갔으니. 76. 태자는 어디로 갔는가? 나를 데리고 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속히 가서 데리고 오너라. 약이 없으면 죽는 병자와 같이, 아들이 없으면 나는 죽는다. 80. 너는 나의 아들을 어디로 가게 했느냐. 그가 간 곳을 나에게 고하라. 죽음으로 가려는 나의 혼이 목마름을 느끼는구나." 81. 이와 같이 아들이 떠나 괴로워하는 왕은 대지와 같이 굳은 위엄을 버리고 라마를 잃은 다샤라타와 같이 실신 통곡했다. 82. 학문, 예의, 덕을 갖춘 대신과 늙은 궁중의 제관들은 슬픔을 감추고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83. "가장 뛰어난 분이여, 슬퍼하지 마소서. 눈물을 흘리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소서. 이 지상의 훌륭한 왕들은 떨어지는 꽃과 같이 왕위를 버리고 숲으로 갔나이다. 84. 아시타 선인의 말을 생각하소서. 태자의 일은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천상이나 전륜성왕의 국토에도 안주할 수 없나이다. 85. 거룩하신 왕은 명했다. "자식을 사랑하는 숲 속의 새와 같이 나의 마음은 불안하니 곧 떠나라." 86. 왕의 명을 받고 대신과 제관은 숲으로 가고 왕과 왕비와 연인들은 제의를 끝내니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하였다.

 

 

 

http://www.buruna.org/main.htm

 

 

 

 

 

728x90

'붓다의 생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처님의 생애 를 읽고  (0) 2010.10.04
[스크랩] 부처님의 생애  (0) 2009.05.16
[스크랩] 머릿말  (0) 2008.07.04
[스크랩] 붓다  (0) 2008.07.04
[스크랩] 불교의 기본 입장  (0) 2008.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