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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석에 압력 넣는 종단, 절망스럽다"

"법석에 압력 넣는 종단, 절망스럽다"
[야단법석]도법 스님 "비판 막는 건 자살행위"
발로참회 취지…참가자 "새로운 불교 보았다"
2009년 11월 25일 (수) 12:14:59 박봉영 기자 bypark@bulkyo21.com

   
▲ 도법 스님
지리산 야단법석에 이은 두번째 법석으로 마련된 백양사 야단법석의 4박5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회향의 자리에서 야단법석의 주최자인 도법 스님(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은 "야단법석은 발로참회의 심정으로 마련된 자리인데, 지리산 야단법석 후에 여러 압력이 있었고, 그 중에 종단적인 압력도 있었다"며 "종단에 대한, 선원에 대한, 또는 책임자에 대한 비판이 양심적이고 정직하게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나와 향봉 스님은 작심하고 하는 일이어서 괜찮다. 다른 분들은 드러내고 길을 찾아보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나온 분들인데, 많은 압력과 비난을 받는다. 보이지 않게 피해를 입는 그 분들을 보호할 수 없음이 절망스러울 때도 있다"며 야단법석을 이끌어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고백했다.

도법 스님은 야단법석의 취지에 대해 "곰팡이를 바람 쐬어서 사라지게 하자는 것이며, 만천하에 드러내 발로참회하지 않고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종단이나 수좌회가 보이지 않게 압력을 넣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도법 스님은 "그럼에도우리는 길 찾아야 한다"며 야단법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종단과 수좌회의 압력과 달리, 야단법석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고, 평가도 대체적으로 우호적이었다.

경주에서 왔다는 황선옥 씨는 "매일 매일 해야할 일이 많은데 모든 것을 접고 여기에 올 수 있는 용기를 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직접 여기와서 듣고 느끼면서 환희심이 났다"며 "새로운 불교를 보았다"고 말했다.

   
▲ 11월 21일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문을 연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찾는 야단법석이 25일 회향했다.

휴식년을 이용해 익산에 참가한 김은규 원불교교무는 "개혁의 목소리가 나올수록 부정을 위한 부정이 아니기 때문에 긍정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불교계의 어떤 광명을 본 것 같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사회, 나아가 세계사회에 이런 법어의 마당이 열리면 열릴수록 모든 이에게 희망이 커져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리산 실상사에 이어 두번째 참가한 이경용(전주) 씨는 "야단법석을 통해 불교계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실상사 참가자가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참가한 김민정 씨도 "실천하는 불교가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스님들의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생활에서 실천하는 불교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털어놓았다.

반면 우려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선원이나 각처에서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였다.

야단법석을 마련한 백양사 주지 시몽 스님은 회향의 자리에서 "조선이 망한지 100년이 넘었는데 우리는 지금도 조선시대의 불교에 머물러 있다"며 "21세기에 맞는 불교로 변화해야 하며, 대안을 찾는데 야단법석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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