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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교육체계에 대한 고민

불교평론에 실린 박재현교수의 '한국에서 불교학 하는 자세들'이라는 글은 내용적으로는  '승가교육체계에 대한 고민'에 대한 글이다. 승가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박재현교수의 충고는 새겨들을 만하다. 조계종은 중앙승가대학을 설립하고 강원을 지방승가대학이라고 변경하는등 현대식교육을 지향해왔다. 지난 10여년동안 '시대에 부응하는 승가교육'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조계종교육원은 승가교육교과개편작업도 벌여왔다. 그런데 이러한 승가교육이 지식교육에 머물고 대학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아울러 승가공동체의 붕괴에 이바지 해왔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평가가 온당한가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단순하게 '석사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이 많아져서 승가가 건강해지고 불교가 부흥했는가?' 라는 자문자답을 해 볼수 있다.

 

그렇다면 왜 승가교육이 대학교육에 의존하게 하였을까?

 

첫째는 승가에 대한 의미를 몰랐기 때문이다. 율장을 배우지 않고 가르치지 않으므로 승가운영원리와 승가운영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기에 율장과 동떨어진 종헌종법이 만들어 졌다. 이 종헌 종법은 종회의원 3분의2이상이면 언제든지 바꿀수 있어서 종권을 가진 이들이 상대편을 징계하여 몰아내거나 종권연장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오고있다.

 

둘째는 대학교육에 대한 환상 때문이다. 교육원장을 맡은 스님과 주변스님들이 승가에서 교육받아보니 내용이 빈약했다는 반성적 사고에서 체계적인 대학교육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대학은 자본주의에 적응하여 운영되고 있을 뿐 마음을 정화하고 지혜를 개발하는데 소홀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은 수행자들이 본인의 수행에 충실하지 못하고 화합승가를 만들어 내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수행자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뇌과학,양자역학,천문학,생태학등을 알아야 세속인들을 포교하고 제도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생각도 뒤떨어진 생각일 수 있다.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는 나의 문제를 놔두고 다른 문제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전도된 생각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상의 한계와 그 시대를 살았던 지도자들의 착각들로 인해서 승가교육은 세속화의 길을 걷고 승가는 붕괴되어 가고 있다.

 

"선원은 물론이고 강원과 율원 등으로 이루어진 승가교육체계에 대해 불교계 전체가 이제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강원의 연구와 교육 시스템은 대학보다 훨씬 오래된 교육체계이다. 다만 문제는 종단의 연구와 교육역량이 강원이나 선원으로 집중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승가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데 미래 승가의 모습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마음을 다잡고 출가한 이들을 다시 세속으로 돌려보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수행하도록 하는 이런 황당한 승가교육 방식으로, 한국불교가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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