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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꽃

후박나무 (허정) 2021. 7. 16. 03:59

 

도라지 꽃

 

살면서 한번쯤

죽음의 말을

떠올려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는게 힘들고 외로울 때

혹은 기뻐서

행복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화장해라.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그가 남긴 죽음의 말은

우리가 각자 준비하고 있는 말이다.

끝을 생각한다는 건

경건해지는 일이다.

삶의 밀도를 높이는 일이다.

하루에 충실해 지는 일이다.

감사하게 되는 일이다.

 

그렇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다만

일어날 일을 떠올리는 것이다.

뜨거운 여름에 피어난

보라색 도라지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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