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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서역기 보드가야 주변

후박나무 (허정) 2019. 2. 11. 01:34




보리수의 울타리에서 동남쪽에 있는 니구율수(尼拘律樹)의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그 곁에 정사가 있으며 정사 안에는 부처님의 좌상(坐像)이 있다. 옛날 여래께서 처음으로 불과를 증득하시자 대범천왕이 이곳에서 부처님께 미묘한 법의 바퀴를 굴리시도록 권하고 청하였던 곳이다.
47      菩提樹垣東南隅,尼拘律樹側,窣堵波傍有精舍,中作佛坐像。昔如來初證佛果,大梵天王於此勸請轉妙法輪。 



보리수 울타리 안의 네 귀퉁이에는 각각 커다란 솔도파가 있다. 옛날 여래께서 길상초(吉祥草)를 받아 들고 보리수로 나아가셔서 먼저 네 귀퉁이를 차례로 거치셨다. 이 때 대지가 진동하였지만 여래께서 금강좌에 이르자 그제야 안정을 되찾았다. 나무의 울타리 안에는 부처님의 유적이 연이어 너무도 많은데 일일이 모두 들어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48      菩提樹垣內,四隅皆有大窣堵波。在昔如來受吉祥草已,趣菩提樹,先歷四隅,大地震動,至金剛座,方得安靜。樹垣之內,聖迹鱗次,差難遍舉。




보리수 울타리 밖의 서남쪽에는 솔도파가 있는데 우유죽을 바쳤던 소 치던 두 여인의 옛 집이다. 그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소 치던 여인이 이곳에서 죽을 끓인 다음 이 솔도파에서 여래께 우유죽을 바쳤던 곳이다.
49      菩提樹垣外,西南窣堵波,奉乳糜二牧女故宅。其側窣堵波,牧女於此煮糜。次此窣堵波,如來受糜處也



보리수 울타리의 남문 밖에는 큰 못이 있는데 둘레가 7백여 걸음이 된다. 맑은 물결이 일렁이고 거울같이 맑으며, 용과 물고기들이 숨어 살고 있는 이 못은 바라문 형제들이 대자재천의 명을 받아서 판 것이다. 이어서 남쪽에 있는 또 다른 못은 옛날 여래께서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신 뒤 옷을 빨려고 하시자 제석천이 부처님을 위하여 못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서쪽에 커다란 돌은 부처님께서 옷을 빠신 뒤 말리려 하시자 제석천이 대설산으로부터 가지고 온 것이다. 그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여래께서 이곳에서 낡은 옷을 입으셨다. 이어서 남쪽의 숲 속에도 솔도파가 있는데 여래께서 가난한 늙은 아낙이 보시한 낡은 옷을 받으셨던 곳이다.
50      菩提樹垣南門外有大池,周七百餘步,清瀾澄鏡,龍魚潛宅,婆羅門兄弟承大自在天命之所鑿也。次南一池,在昔如來初成正覺,方欲浣濯,天帝釋為佛化成池。西有大石,佛浣衣已,方欲曝曬,天帝釋自大雪山持來也。其側窣堵波,如來於此納故衣。次南林中窣堵波,如來受貧老母施故衣處。  



 

제석천이 못을 만든 곳으로부터 동쪽의 숲 속에는 목지린타용지(目支隣陀龍池)가 있다. 그 물은 검푸른데 물맛이 감미롭다. 못의 서쪽 기슭에는 작은 정사가 있는데 그 속에 불상이 있다. 옛날 여래께서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신 뒤 이곳에서 좌선하시며 7일 동안 선정에 잠기신 채 지내셨다. 이 때 용왕이 여래를 호위하였는데 자신의 몸으로 부처님을 일곱 겹 감고 여러 개의 머리를 만들어 아래로 숙여서 덮개를 만들어드렸다. 옛 못의 동쪽 기슭에는 부처님께서 선정에 드셨던 방이 있다.
51   帝釋化池東,林中有目支隣陀龍王池,其水清黑,其味甘美。西岸有小精舍,中作佛像。昔如來初成正覺,於此宴坐,七日入定。時此龍王警衛如來,即以其身繞佛七匝,化出多頭,俯垂為蓋,故池東岸有其室焉。



     
목지린타용지에서 동쪽 숲 속에 정사가 있는데 이곳에는 야위고 지친 모습의 불상이 있다. 그 옆에 거니시던 곳이 있는데 길이는 70여 걸음이다. 남북에는 각각 필발라수(畢鉢羅樹)가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풍속으로는 병에 걸린 사람 누구나 향유를 불상에 바르면 대부분이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보살이 고행을 닦던 곳이다. 여래께서 외도를 항복시키기 위해 그리고 악마의 청을 받아들여 이곳에서 6년간 고행을 하셨다. 하루에 한 톨의 참 깨와 한 톨의 보리를 잡수셨으므로 그 모습은 초췌하고 피부와 온몸이 야위고 수척해지셨다. 거니시거나 오가실 때에는 나뭇가지를 잡은 뒤에야 일어나셨다.
52目支隣陀龍池東,林中精舍有佛羸瘦之像。其側有經行之所,長七十餘步,南北各有卑鉢羅樹。故今土俗,諸有嬰疾,香油塗像,多蒙除差。是菩薩修苦行處。如來為伏外道,又受魔請,於是苦行六年,日食一麻一麥,形容憔悴,膚體羸瘠,經行往來,攀樹後起。

보살이 고행하던 필발라수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이곳은 아야교진여 등의 다섯 사람이 머물던 곳이다. 처음에 태자가 출가해 산과 들을 방황하며 숲이나 연못가에서 기거하시자 정반왕이 다섯 사람에게 명하여 태자를 모시고 보살피며 시중들게 하였다. 태자가 고행을 닦자 교진여 등도 정진하였다. 교진여 등 다섯 사람이 머물던 곳에서 동남쪽으로 솔도파가 있다. 보살이 니련선나하에 들어가셔서 목욕하시던 곳이다. 강 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보살이 우유죽을 받아 드셨다. 
53. 菩薩苦行卑鉢羅樹側有窣堵波,是阿若憍陳如等五人住處。初,太子之捨家也,彷徨山澤,棲息林泉,時淨飯王乃命五人隨瞻侍焉。太子既修苦行,憍陳如等亦即勤求。憍陳如等住處東南有窣堵波,菩薩入尼連禪那河沐浴之處。河側不遠,菩薩於此受食乳糜

그 옆에 있는 솔도파는 두 명의 장자가 부처님께 꿀에 탄 보릿가루를 바쳤던 곳이다.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 에서 결가부좌하시고 고요히 선정에 잠기셔서 7일 동안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신 뒤에 비로소 선정에서 일어나셨다. 이 때 상인의 우두머리 두 사람이 숲 밖으로 행차하였는데, 그 숲의 신이 이들에게 일러주었다. "석가 종족의 태자가 지금 막 불과(佛果)를 증득하시어 마음이 적정(寂定)에 머물고 계신다. 49일 동안 아무 것도 드시지 못하셨으니, 너희들이 가진 것을 받들어 올리면 크고 좋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자 두 사람이 각자 지니고 있던 꾸러미에서 꿀을 섞은 보릿가루를 꺼내어 부처님께 올리자 세존께서 그것을 받으셨다.
54. 其側窣堵波,二長者獻麨蜜處。佛在樹下結加趺坐,寂然宴默,受解脫樂,過七日後,方從定起。時二商主行次林外,而彼林神告商主曰:「釋種太子今在此中,初證佛果,心凝寂定,四十九日未有所食,隨有奉上,獲大善利。」時二商主各持行資麨蜜奉上,世尊納受。





장자가 보릿가루를 바친 곳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사천왕이 발우를 바친 곳이다. 상인의 우두머리가 꿀을 섞은 보릿가루를 바치자 세존께서는 어떤 그릇에 이것을 받아야 할까를 생각하셨다. 이 때 사천왕이 4방에서 다가와 각자 지니고 있던 금발우를 올렸다. 세존께서 묵묵히 계시면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금발우는 출가한 자에게 적당하지 않은 그릇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천왕이 금발우를 버려두고 은발우를 올렸다. 이어서 파지·유리·마노 ·차거·진주 등으로 만든 발우를 올렸으나 세존께서는 이런 것을 하나도 받지 않으셨다. 마침내 사천왕은 각자 궁으로 돌아가서 돌로 만든 발우를 가지고 왔다. 이 발우는 감청색이 영롱하게 비치는 것으로 사천왕이 다시 이것을 가지고 와서 바치니, 세존께서는 그들의 것을 사양하지 않고 모두 받으셨다. 그리고 차례로 포개니 그것은 하나의 발우가 되었다. 따라서 바깥쪽에서 보면 네 개의 테두리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長者獻麨側有窣堵波,四天奉鉢處。商主既獻麨蜜,世尊思以何器受之。時四天從四方來,各持金鉢,而以奉上。世尊默然,而不納受,以為出家不宜此器。四天王捨金鉢,奉銀鉢,乃至頗胝、琉璃、馬腦、車渠、真珠等鉢,世尊如是皆不為受。四天王各還宮,奉持石鉢,紺青映徹,重以進獻。世尊斷彼此故,而總受之,次第重疊,按為一鉢,故其外則有四隆焉。




 
사천왕이 발우를 바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솔도파가 있다. 이곳은 여래께서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설하셨던 곳이다. 여래께서 정각을 이루신 뒤 천상과 인간의 스승으로 일컬어지자 그 어머니인 마야가 천궁에서 이곳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마야의 근기에 따라서 법을 가르치고 보여주며 이익되게 하고 기쁨을 주었다. 그 옆에는 말라버린 못이 있는데 언덕에 솔도파가 있다. 이곳은 옛날 여래께서 여러 신통변화를 보이면서 인연이 있는 중생들을 교화하 시던 곳이다. 신통변화를 나타내셨던 곳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이곳은 여래께서 우루빈라가섭파(優樓頻螺迦葉波) 세 형제와 그들의 천 명의 문도들을 제도하셨던 곳이다.
55      四天王獻鉢側不遠,有窣堵波,如來為母說法處也。如來既成正覺,稱天人師,其母摩耶自天宮降於此處,世尊隨機示教利喜。其側涸池岸有窣堵波,在昔如來見諸神變化有緣處。 
 
 
 
 
 
 
 
 
여래께서는 바야흐로 진리를 베푸시고 근기에 따라서 중생들을 제도하시고 계실 때였다. 이 때 우루빈라가섭파의 문도 5백 명이 가섭파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자고 청하였다. 그러자 그가 말하였다.
"나 또한 그대들과 함께 미혹된 길을 되풀이하였소."
이에 서로 격려하면서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하였다.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사슴가죽 옷을 벗고 불을 제사지내던 도구들을 버려라."
그러자 범지들은 공손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입고 있던 옷과 도구들을 니련하에 버렸다. 한편 날지가섭파(捺地迦葉波)는 여러 제기(祭器)들이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자기 문도들과 함께 형의 동정을 알아보았다. 그리하여 형이 이전의 사상을 버리고 부처님의 제자가 된 사실을 알고 자신도 따라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가야가섭파(伽耶迦葉波)와 그의 문도 2백 명도 자신의 형들이 지금까지 고수하던 사상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또한 부처님의 처소 에 가서 범행(梵行)을 닦기를 청하였다.
56      現神變側有窣堵波,如來度優樓頻螺迦葉波三兄弟及千門人處。如來方垂善道,隨應降伏,時優樓頻螺迦葉波五百門人請受佛教,迦葉波曰:「吾亦與爾俱返迷途。」於是相從來至佛所。如來告曰:「棄鹿皮衣,捨祭火具。」時諸梵志恭承聖教,以其服用投尼連河。捺地迦葉波見諸祭器隨流漂泛,與其門人候兄動靜,既見改轍,亦隨染衣。伽耶迦葉波二百門人。聞其兄之捨法也,亦至佛所,願修梵行。




가섭파 형제를 제도한 곳에서 서북쪽으로 가면 솔도파가 있다. 이곳은 여래께서 가섭파가 섬기던 화룡(火龍)을 제도하신 곳이다. 여래께서 그 사람들을 교화하실 즈음 먼저 그들이 섬기던 대상을 항복시키고자 하셨다. 그리하여 범지가 섬기던 화룡이 사는 방에 들어가 머무셨다. 밤이 깊어지자 용은 화염을 내뿜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도 선정에 드셔서 불빛을 일으키시니 그 방은 불빛으로 환해졌으며 불꽃이 맹렬하게 솟아올랐다. 범지들은 부처님께서 해를 당하실까 두려워하였으나 감히 달려 들어가지 못하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을 가엾게 여기고 애석해 하였다.
그런데 이 때 우루빈라가섭파가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분명히 불에 타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틀림없이 이 사문은 화룡을 항복시키셨을 것이다."
과연 여래께서는 화룡을 발우 속에 담아들고 다음날 아침 외도의 문인들에게 가지고 와서 보여주셨다. 그 옆에는 솔도파가 있는데, 이곳은 5백 명의 독각(獨覺)이 함께 열반에 든 곳이다.
57      度迦葉波兄弟西北窣堵波,是如來伏迦葉波所事火龍處。如來將化其人,克伏所宗,乃止梵志火龍之室。夜分已後,龍吐煙焰,佛既入定,亦起火光,其室洞然,猛焰炎熾。諸梵志師恐火害佛,莫不奔赴,悲號愍惜。優樓頻螺迦葉波謂其徒曰:「以今觀之,未必火也,當是沙門伏火龍耳。」如來乃以火龍盛置鉢中,清旦持示外道門人。其側窣堵波,五百獨覺同入涅槃處也。




목지린타용지에서 남쪽으로 솔도파가 있는데 이곳은 가섭파가 여래께서 물에 빠질 것을 염려해 구하려 했던 곳이다. 가섭 형제들은 당시 신통력을 지녔으므로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으며 멀고 가까운 곳의 사람들이면 누구나 그의 덕을 우러르고 마음으로 귀의하였다.
한편 세존께서는 바야흐로 미망에 빠진 자들을 인도하시고 위대한 방편으로 그들을 거두고 교화하시고자 하여 짙은 구름들을 모아서 하늘에 가득 펼치시고 폭우가 쏟아지게 하셨다. 비는 부처님의 주위를 에워싸고 내렸지만 부처님 계신 곳은 전혀 비에 젖지 않았다. 이 때 가섭이 멀리서 이 구름과 비를 보고 문하의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사문께서 계시는 곳이 물에 떠내려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서 배를 타고 부처님을 구하러 나섰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마치 대지를 밟고 계신 것처럼 물 위를 밟고 계셨으며, 강의 한복판을 밟자 물이 나뉘어져 모래가 드러났다. 가섭이 이런 광경을 보고 마음으로 깊이 감복하고서 물러갔다.
58      目支隣陀龍池南窣堵波,迦葉波救如來溺水處也。迦葉兄弟時推神通,遠近仰德,黎庶歸心。世尊方導迷徒,大權攝化,興布密雲,降澍暴雨,周佛所居,令獨無水。迦葉是時見此雲雨,謂門人曰:「沙門住處將不漂溺?」泛舟來救,乃見世尊履水如地,蹈河中流,水分沙現。迦葉見已,心伏而退
  



 
보리수 울타리의 동문 밖으로 2∼3리를 가다 보면 앞 못 보는 용의 방이 있다. 이 용은 지난 세상에 쌓은 악업으로 인하여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였다. 여래께서 전정각산으로부터 보리수를 향하여 차츰 나아가시다가 이 방 옆에 도착하시자 용의 눈이 홀연히 광명을 찾았다. 이에 용은 불수(佛樹)29)로 가려하시는 보살의 모습을 보고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오래지 않아 정각을 이루실 것입니다. 저의 눈은 앞을 못본 지 이미 오래였으나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시게 되니, 저의 눈이 문득 광명을 찾았습니다. 현겁 중에 과거 세 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도 밝은 시력을 회복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그대가 이곳에 이르시자 저의 눈이 갑자기 앞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그대가 장차 성불하실 것을 저는 압니다."
29) 보리수를 말한다. 석가모니께서 이 나무 아래서 성도하셨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도수(道樹)라고도 한다. 59      菩提樹垣東門外二三里,有盲龍室。此龍者,殃累宿積,報受生盲。如來自前正覺山欲趣菩提樹,途次室側,龍眼忽明,乃見菩薩將趣佛樹,謂菩薩曰:「仁今不久當成正覺。我眼盲冥,于茲已久,有佛興世,我眼輒明。賢劫之中,過去三佛出興世時,已得明視。仁今至此,我眼忽開,以故知之,當成佛矣。」 

보리수 울타리의 동문 옆에 솔도파가 있는데 마왕이 보살을 두려워하던 곳이다. 처음에 마왕은 보살이 장차 정각을 이룰 것을 알고 그를 유혹하고 어지럽히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득을 얻지 못하여 근심하고 당황하다가 여러 신들을 불러 모으고 마군(魔軍)을 정비하였다. 그리하여 마군들을 이끌고 세력을 휘두르며 보살을 위협하고자 바람과 비를 퍼부었고 어둠 속에서 천둥과 번개를 일으켰다. 불을 놓고 연기를 피우며 모래를 일으키고 돌을 뿌렸으며 창과 방패들을 갖추고 온갖 활과 화살을 모조리 동원하였다. 그러나 보살이 대자정(大慈定)30)에 들어가자 모든 병기와 무기들이 연꽃으로 변하였으며, 이 광경을 본 마군이 크게 놀라 황망하게 달아났다. 그 옆으로 멀지 않은 곳에 두 기의 솔도파가 있는데 제석천과 범왕이 세운 것이다.
30) 자정은 범어로 maitri라고 하며 모든 중생에 대하여 자비의 생각에 머물도록 하는 선정을 말한다. 
60      菩提樹垣東門側有窣堵波,魔王怖菩薩之處。初,魔王知菩薩將成正覺也,誘亂不遂,憂惶無賴,集諸神眾,齊整魔軍,治兵振旅,將脅菩薩。於是風雨飄注,雷電晦冥,縱火飛煙,揚沙激石,備矛楯之具,極弦矢之用。菩薩於是入大慈定,凡厥兵杖變為蓮華。魔軍怖駭,奔馳退散。其側不遠有二窣堵波,帝釋、梵王之所建也。  
 



보리수의 북문 밖에는 마하보리(摩訶菩提)승가람이 있다. 이것은 본래 승가라(僧伽羅) 국왕이 세운 것이다. 뜻을 갖춘 건축물 6원(院)이 이어져 있고 관각(觀閣)은 3층이며, 둘레에 쳐진 울타리는 높이가 3∼4길[丈]에 달한다. 장인의 미묘한 솜씨는 극에 달하였고 단청의 장식도 그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불상은 금은으로 주조하였고 진귀한 보배를 함께 어울려 장엄하게 만들었다. 모든 솔도파는 높고 넓으며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데, 그 속에는 여 래의 사리가 들어있다. 골사리(骨舍利)의 크기는 손가락 마디 만한데 빛이 나고 윤기가 돌며 선명한 흰색이고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육사리(肉舍利)는 커다란 진주와도 같은 크기인데 색은 붉은 색과 담청색을 띠고 있다. 해마다 여래대신변월만(如來大神變月滿)의 날31)[이 날은 인도의 달력으로는 12월 30일이며, 중국 당나라의 정월 15일에 해당한다]이 되면 이것을 꺼내어 대중들에게 보여준다. 이 때에는 이따금 빛을 발하 거나 꽃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승도들은 1천 명이 채 못 되는데 그들은 모두 대승 상좌부(上座部)의 법을 익히고 있다. 율의(律儀)는 엄숙하고 청정하게 지키고 있으며 계행(戒行)이 곧고 밝다. 
31) 신변월(神變月)은 신족월(神足月)이라고도 하며 정월·5월·9월의 삼장재월(三長齋月:특히 1개월의 긴 시간에 걸쳐서 제를 지내는 달이라는 뜻)을 말한다. 이 달에는 제불(諸佛)과 제천(諸天)이 신족(神足)으로 사천하를 다니면서 선악을 자세하게 기록한다고 한다. 
61      菩提樹北門外摩訶菩提僧伽藍,其先僧伽羅國王之所建也。庭宇六院,觀閣三層,周堵垣牆高三四丈,極工人之妙,窮丹青之飾。至於佛像,鑄以金銀,凡厥莊嚴,廁以珍寶。諸窣堵波高廣妙飾,中有如來舍利,其骨舍利大如手指節。光潤鮮白皎徹中外。其肉舍利如大真珠,色帶紅縹。每歲至如來大神變月滿之日,出示眾(即印度十二月三十日,當此正月十五日也)。此時也,或放光,或雨花。僧徒減千人,習學大乘、上座部法,律儀清肅,戒行貞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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