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8대 대통령 선거를 마치고
[기고] 18대 대통령 선거를 마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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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로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되었다. 반면 문재인은 48%의 득표율로 당선되지 못했다. 대선이 끝나고 이틀 뒤가 동짓날이었다. 동짓날 절에 온 신도님들에게 누구를 찍었냐고 물었는데 신도님들은 환한 얼굴로 자랑스럽게 1번을 찍었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우리절 신도님들은 100프로가 1번을 찍었다는 것이다. 나는 2번을 찍었노라고 대답했다. 신도님들은 나의 선택에 대해서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였다. 믿을 수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 신도님들과 나는 앞으로 서로에게 할 말이 많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와 정치이야기는 안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여 합의점을 끌어내기 보다는 감정만 상하고 관계만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종교와 정치이야기를 마냥 회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사회문제를 공부하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가 있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어떻게 평화로운 대화를 지속하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대선에서 각자의 선택을 이야기 할 때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했는가를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다. 선택을 하게 되는 동기와 과정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가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선택하라고 하셨는가?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위 방법은 사회생활에 있어서나 투표를 하는데 있어서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판단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대선후보와 같이 살아보고 교제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니 우리는 TV토론을 통해서나 찬조연설을 통해서나마 후보들을 알게 된다. 작게는 각 후보가 어떻게 살아온 분들인가를 살피고 크게는 지금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문제와 교육,환경,복지 더 나아가 남북통일문제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연로하신 우리 신도님들은 과거에 우리나라를 잘 살게 해준 박정희에 대한 고마움과 박근혜에 대한 동정심으로 투표를 하셨다. 어떤 분은 문재인이 빨갱이다라는 주장을 하며 안보문제 때문에 박근혜를 찍었다고 말한다. 어느 시인은 이번선거를 ‘이미지’가 ‘메시지’를 이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더 나빠질 것에 대한 피해의식’에 패배한 것이라고도 했다. 후보들의 정책내용 보다는 박근혜를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이정희의 싸가지 없음’이 크게 이슈가 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미지’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들이 느끼는 안보에 대한 불안감과 힘 있는 자를 선택하여 안정을 얻으려는 심리 즉, ‘더 나빠질 것에 대한 피해의식’도 감지한다. 경쟁이 심화되어 자본이 목적이 되고 사람이 수단이 되어가는 현실에서 마땅히 튀어나와야 할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실종 되었고, 분단된 조국의 불안감은 이번에도 이용되어 ‘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삼켜 버렸다. 그러나 나는 우리 신도님들을 미워 할 수가 없다. 그들도 나쁜 언론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그렇게 믿도록 만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일찍이 사람사이의 차별을 인정하는 카스트제도를 부정하고 평등과 자유의 가르침을 주셨건만 부처님의 제자인 우리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불교를 실천하지 못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한 대화와 소통의 방법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지도 못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도 소홀히 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라’고 설명하는 불교를 권장하는 대신에, 기도와 믿음과 복을 강조하여 불자들에게 ‘생각하기’를 그만두게 하였다. 선거를 끝내고 우울한 마음으로 되돌아 보니, 나의 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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